라오스2 - 메콩강, 야자수, 사원의 도시 루앙프라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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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2 - 메콩강, 야자수, 사원의 도시 루앙프라방

치비 0 3598
아침일찍 라오스 루앙프라방행 비행기에 오른다.
야자수와 물고기 불가사리가 그려진 아주 귀여운 프로펠라 비행기(방콕에어)를 타고 산위를 아슬아슬 날아간다. 밑으로 산풍경이 끝없이 펼쳐지고 그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같은 구름이 동동 떠 있다. 어느 선전처럼 컵에 쏙~담고 싶다. 울창산 산속에 군데군데 집이 십여채나 될까말까한 마을이 간간히 눈에 띄고 마을로 이어지는 작은 도로도 보인다.

한시간 반쯤 지났을까. 울창한 야자수 속에 황금장식의 화려한 사원들과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는 메콩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골버스터미널 같은 공항에서 비자를 만들고(30달라) 20달라를 환전하니 이십만 삼백kip 남짓을 오천킵짜리로 수북하게 건네준다. 지갑이 터질 정도로 돈을 넣으니 가슴속까지 뿌듯하다. 시내로 가는 버스비는 55,000킵으로 간판에 아예 써있다. 툭툭은 황당하게도 200밧을 요구한다.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듯 각자 그 돈을 내고 떠나는데, 시내까지 교통비를 5000킵정도로 알고 온 나는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비행기로 이동할 경우 함께 시내로 갈 팀을 섭외하는 것이 좋겠다(승객이 많지 않고 대부분 루앙프라방내의 호텔에서 픽업버스로 마중나와있다). 하긴 배낭여행객이 비행기를 타고 라오스에 오겠는가. 단체팀에 묻어 함께 버스를 탔는데 내려보니 시내랑은 전혀 다른 곳이었음을 T.T.(그랜드호텔이라는 삐까뻔쩍한) 다행히 친절한 미니버스 운전사의 호의로 시내까지 공짜로 이동했다. 에고 공짜호의를 넙죽넙죽 잘도 받아들인다^^.

사원의 도시답게 오렌지색 옷을 입을 승려들이 줄지어 걸어간다. 곳곳의 사원 뒤로 야자수가 멋드러지게 서있다. 열대과일이 노점에 수북히 쌓여있다. 시내의 모습을 구경하며 게스트하우스를 구하러 메콩강쪽으로 향한다. 창문을 열면 메콩강이 쫘악~~~펼쳐지는 그런 방이어야만 한다. 강변쪽의 게스트하우스를 훓으며 지나가는데 루앙프라방은 방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실감난다. 점찍어두었던 푸씨2 G.H를 포함 모두 full이고 강변전망은 10달라까지 부른다 헉. 조금만 더~ 멀리 3층짜리 높은 건물이 보인다. 약간 허름해 보이지만 전망이 진짜 좋을 것 같아 보이는 그곳으로 달려간다. 방있단다. 두근두근. 방문을 여는 순간~ 우와~ 역시나 메콩강의 풍경이 한눈에 쫘악 펼쳐진다. 너무 순진해서 얼굴도 못쳐다보는 라오스 총각에게 5달라짜리 방을 3달라에 깎아버렸다. 우와 이런 멋진 방이 3달라라니!(Sikhoun moung G.H). 큰길에서 초등학교 골목으로 내려가 늘 사람들로 붐비는 엘리펀트 식당 바로 뒤이다. 오렌지색 헬로 가이드북의 32번.

우왕 이곳에서 하루종일 강만 바라봐도 좋겠다. 조금 쉬었다가 메콩강을 건너 작은마을로 놀러간다. 내가 바보로 보이나 자꾸들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하는데 허허하고 웃으면 자기들도 헤헤하고 웃으며 알아서 깎아줄 정도로 어설프다^^. 경험상 거의 모든 시내 이동은 5000킵을 넘지 않는다(비엔티엔포함). 건너마을에는 평화로운 전원풍경이 펼쳐진다. 닭과 오리와 소들이 아무렇게나 돌아다니고 집집마다 아이들이 쫑긋쫑긋 사바이디~ 인사를 건넨다. 밥하는 냄새가 솔솔~ 풍겨오고 아낙네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든다. 눈이 마주치면 들어오라고 하여 라오라오(라오소주)를 권하기도 하고 시원한 물한잔에 따뜻한 정을 담아준다. 낯선사람들의 따뜻한 호의에 마음이 녹아 뭉클하다. 물론 영어는 한마디도 통하지 않는다. 학교가 있다는데 스쿨스쿨~ 아무리 해도 못알아먹는다^^;.

건너마을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올래 집을 좋아하는 난 항상 집을 거점으로 들락날락거린다. 여럿이면 쉽지않지만 혼자이기에 내 맘대로 집에와서 쉬었다가 다시 나갈 수 있어 좋다. 문닫는 시간즈음에 화려하다는 왓씨앙통(사원)을 보러간다. 화려하긴 하다. 내눈에 사원은 다 비슷해 보이지만 한 두개쯤은 봐줘야지^^. 이 곳에서 4개월째 떠돌고 있는 한국인 A를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야시장 구경을 간다. 예쁜 라오스 전통문양이 그려진 천제품들이 대부분이다. 물건을 사기 보다는 흥정의 재미를 쏠쏠 느낄 수 있다. 얘기를 하다 일단 주저 앉아 흥정을 시작한다. 1000kip(약100원)을 사이에 두고도 공방이 벌어지는데 분위기는 몹시 화기애애하다. 1/3정도까지도 깎을 수 있는데 머 안주면 말고. 옆집에 같은 물건이 또 있으므로 시세는 뻔하다. 거래가 성사되면 자기네도 웃고 나도 웃고..즐겁다.

저녁은 시장통에서 볶음밥위에 여섯가지 요리를 얹어주는 덮밥(5000kip)을 먹었다. 우와..진짜루 맛있다. 한국인 아저씨 단체팀까지 합세하여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그 많은 양을 거뜬히 해치우자 옆아저씨 한마디한다. 아가씨 여행 많이 다녔나봐요. 벌써 먹는게 다르네.. -.-;; 지글지글 숯불바베큐들, 온갖국수들, 덮밥, 꼬치, 코코넛빵, 튀김 등 먹거리가 넘쳐난다. 라오스의 음식은 어느나라보다 풍성하고 맛난다.

라오스에서의 첫날밤이 깊어간다. 어두워 보이진 않지만 건너편 메콩강의 풍경을 그리니 즐겁기만하다. 라오스..그래 드디어 메콩강이 펼쳐지는 침대에 누워 잠드는 것이다. 낯설지만 새로운 그래서 더욱 가슴두근거리는 라오스 여행. 정겨운 느낌이 물씬 풍기는 라오스 맘에 쏙! 들었쓰~~

20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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