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방비벵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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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방비벵 에피소드

Soohwan 4 2982
몽주형과 나는 방비엥에서 커다란 정원이 있고 건물도 네 채를 가지고 있는

(이름은 기억이 안납니다...폰투어에서 1분 거리에 있음)곳에 투숙했는데

깨끗하고 거기다 널찍한 정원이 있어서 쉬기에도 안성마춤이었다.

2002년의 마지막 날 폰투어 카약킹을 하고 저녁때 칵테일 파티에서 참석했던

나는 10시경 푸짐한 음식과 함께 송년회가 있다는 말을 듣고 잠깐 눈을 붙이기

로 했고 형은 그냥 남아서 술을 더 마시겠다고 한다.

알람을 맞춰 놓고 눈을 붙였는데 일어나보니 새벽 두 시!

황당했다~~. 부랴부랴 일어나서 폰투어로 가보니 문은 닫혔 있고 형도

안보인다. 이럴수가...한 해의 마지막날이 이렇게 허무하게 가다니...

맛있는거 먹을거 기대하고 저녁도 안먹었던 나는 정말이 눈물 젖은 바나나 팬

케이크를 먹으며 새해를 자축했다.

얘기의 시작은 이렇다.

다음날인가 그 다음날 형은 송년회때 먹은 제육볶음 얘기며 한국 음식얘기를

하는데 배가 아팠던 내가 한숨만 푹푹 쉬고 있다가,

"형, 저기 저거 보이지?"

"뭐?"

"저기, 숯불로 음식 해먹는거..어제 여기 사람들 돼지 잡아서 저기다 바베큐

해먹고 우리한테도 좀 줬잖아.."

"어..저거..어제 고기 환상이더라..확실히 고기는말야 이 숯불로 구워 먹는게.."

"알았어..근데 우리 주인 아줌마 한테 얘기해서 저거 빌려서 한국음식 만들어

먹자"

"그럴까? 가만있자..."

하더니 형은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한국 양념들을 생각해 내고 우리는 고추장

이나 부족한게 있으면 한국여행자들 아니면 김치아줌마께 우려(?)내면 될꺼라

고 키득거리면서 일단 사야될 목록을 적었다.

방비벵에 가 본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여기가 워낙 좁아서 길거리 카페에 한 하루 이틀 정도만 앉아 있어도 방비엥에

있는 한국인 대부분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나와 형은 한국 사람보면(척보면 안다..대개는 헬로 들고 있거나 붉은 악마티

를 입고 있었다. 나도 붉은 악마티를 자주 입었다. 사람들 반응,주로 "어?" 하면

한국 사람)인사를 해서-여기선 유난히 인사를 많이 했다^^-꽤 많은 한국

사람들과 알았다.그리고 카약킹 같이 한사람들도 꽤 됐고.

우리는 먼저 같은 숙소에 있던 선아씨와 수경씨를 꼬셔서 얘기를 했더니 대찬

성이란다. 주인 아주머니도 흔쾌히 승락하시고 접시며 그릇도 써도 된다고 하

신다. 형과 나는 시장에 물건을 사러 시장에 가는데 역시 또 한국 사람들과

만나서 밥 같이 해먹자니까 다들 좋다며 1시까지 우리 숙소 정원에서

모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총 오기로 한 인원이 무려 열 다섯명!

모두들 거의 강촌에 엠티 온 것 같다며  좋아했다. 분위기도 딱 그런 분위기

였다.

우리는 쌀을 잔뜩사고(라오스에선 쌀이 아주 쌌다)야채며 고추가루 비슷하

거며 그리고 바베큐할 닭이 없어서 결국 폰이 아는 식당에서 닭도 사왔다.

우리의 메뉴는 계란말이,부대찌게,닭바베큐.

열 명정도가 모여서 야채 씻고, 계란 깨서 풀고, 하여튼 꽤나 분주히도 움직

였고 게스트하우스의 일하시는 아줌마도 궁금했는지 기웃거리며 쳐다보고

숙소에 많았던 일본애들도 궁금해 하는 눈치다.

1시쯤 계란말이가 완성되고, 2시경에 드디어 부대찌개-정말 맛있었다!!!-가

완성됐다. 딸과 함께 오셨던 어머니 한분이 부대찌게 간을 맞춰 주셨고

기념으로 맥주를 한 열병 사주셨다.

주인 아줌마며 일하시는 아줌마도 부대찌개가 맛있다고 하신다.^^

한쪽에선 닭바베큐 연기가 고소한 냄새와 함께 미각을 자극하고 우리는

여행중 재미었었던 얘기며 줏어들은 얘기며 아는 얘기는 다 꺼내 놓았다.

원래 몽주형은 나랑 같이 라오스에서 태국으로 가려고 했었는데 한커플이

캄보디아의 평양냉면의 맛과 그 곳 아가씨들의 미모 얘기를 한 후 부터

거의 환전상이 되다 시피 하며 달러를 사들였다.(참고:형은 방콕 도착후

공항에서 천불인가 이천불(!) 모두를 바트화로 바꿔서 지갑에 바트화가

두둑했다. 그래서 태국 들어갈 여행자들에게 좀 싼값으로 바트를 팔았다.

암튼 대단한 형이었다.)

배불리 먹고 또 먹어도 밥은 요지부동으로 잔뜩 남아 있다.

몽주형은 밥을 버릴 수 없다며 남은 밥으로 저녁에 볶음밥과 계란탕을-계란도

많이 남았다- 저녁으로 먹자고 제안 했고 남아있던 십여명되는 한국 총각,처녀

들은 갈 때까지 가보자며 그러자고 했다. (이후로 우린 형을 이벤트맨이라고

불렀다^^)

그 날.

방비벵의 절경의 모습을 한 산들과 저녁에 땡땡한 배들을 붙잡고 나름대로

달을 바라보았던 시간이며, 11시정도까지 그 날 하루 만큼은 아무 걱정도 없이

모든것을 잊은채로 다들 웃음으로 밤의 그 시간들을 채워갔다.

그립다,그 밤, 그리고 그 사람들.

그립기에 더욱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하루였다.

4 Comments
레아공주 2003.06.06 22:21  
  그 정원딸린 숙소 사진있으시면 ...사진쩜 올려주세욤~ 그날에 찍은 사진 없으세염..아웅..재밋었겠당
레아공주 2003.06.06 22:22  
  근데 소문에 이상한 이야기가 들려오던데요...요즘 루앙프라방 입장료 있어여? 울학교에 라오스에서 온 유학생이있는데여....그 라오스맨 왈~ 르왕프라방입장료가 외국인이 100불이라는 황당스러븐 말을 들어서리...컥..
Soohwan 2003.06.06 22:30  
  사진찍은것 있는데 제가 스캔이 없어서요. 조만간 올릴께요^^.. <br>
그리고 루앙프라방 입장료는 처음 듣네요. 루앙프라방은 도시인데..입장료도 백불하는데는 못봤어요..
M.B.K 2003.06.07 08:47  
  저두 캄보디아 갈때 직불 카드로 찾은 바트 현금 밖에 없어서... 다른 여행자들에게 암달라상 처럼 좋은 가격에 바트 환전해 주던 기억이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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