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소녀 라오스에 가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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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소녀 라오스에 가다-10

시장소녀 4 2617
왕위앙은 기대보다 실망이 컸던 곳이다 물론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이구...

그래서 하루만 머물고 떠나려 했지만 어제 만난 커플과 수다 떠는 재미에 3일이나 더 머물렀다

물론 왠종일 수다만 떤 것은 아니다 낮에는 탐짱 갔다가 시간 넘겨서 입구만 보고 돌아오기도 하고,

자전거를 빌려 오 킬로미터가 넘게 언덕을 넘어 가보기도 하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강가를 거닐거나 (다리를 째려 보면서-- )

숙소 앞 벤치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생전 안하던 '편지쓰기'도 했다

라오스에만 4년 있었다는 아저씨에게 국수를 얻어먹기도 했고, 수박 한 통을 사서 커플이랑 나눠 먹기도 하고,

(과일 살 때 잘라 달라고 하니까 살만 발라서 줍디다 꼭 부탁하세요 저처럼 숟가락이 없다면...)

시장아줌마에게서 노란 콩고물이 들어있는 찹쌀 도나스랑 바나나 튀김도 사먹었다

'여유'라는 것...이런건가 보다.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왕위앙이다

특히 그 커플에게 고맙다는 말 하고 싶은데 사실 이름도 모른다

나두 참 못됐지 어째 이름도 안 물어봤을꼬...

암튼 이쁜 그 커플과 얘기 하며 느낀게 있쥐

내 남자친구는 꼭 수영을 할 줄 알고 오토바이를 몰 줄 알아야 한다는 것 --;;; 어찌나 부럽던지...

아무리 즐겁더라도 떠날 때는 떠나야 하는 것!

그래서 난 다음 목적지 루앙프라방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던 것이었던 것이었다아~

버스 출발 1시간 전에 표 사서 일찌감치 자리를 맡았다(선착순으로 자리를 준다)

내가 왕위앙으로 올 때 탔던 것보다 훨훨 좋다

아유~이번엔 편하게 가겠군~

버뜨...그러나...

처음 5킬로미터만 직선이구 그 이후는 줄곧 꼬부랑 꼬부랑 길이다

것두 평지가 아니라 산 중턱을 따라 빙글뱅글 돌아가는 도로였다

우째 이런 길이...--;;;

경치는 끝내 준다~

하지만 난... 잉 멀미한단 마랴~~~

그렇다...난 멀미한다...다들 놀린다 서울촌년이라고...

택시, 버스, 승용차, 배. 종목도 안 가린다

난 박박 우긴다 워낙 럭셔리해서 그렇다고...(비행기 멀미는 없거덩) 아무도 안 듣는다

내가 이십 년 넘게 살아오면서 터득한 써바이벌 방법이 바로 "잠자기'이다

시간 빨리 가지, 멀미 안하지 일석 이조 아니겠는가??

그래서 잤다...또 잤다..억지로 잤다...진짜 '억지로' 잤다

버스가 꼭대기 즈음에 이르러 잠시 쉬었다

난 신선한 바람을 즐겼고, 남자들은 배설의 기쁨을 즐겼다 --;; 부러워따~!

점심시간이 되자 지정(?) 식당에 버스는 서고 모든 식당이 동일하게 제공하는 덮밥을 먹었다 몇 가지를 얹어 먹든 동일가격이다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추어서인지 맛있었다

거기서 같은 버스에 탔던 다른 한국분들을 만나 함께 밥을 먹었다

버스는 다시 출발 꼬불꼬불꼬불...으으...안되...뱃속이 부글부글부글...

루앙프라방에 드뎌 도착! 아까 만난 한국인들과 일본인이 뭉쳤다.누가 둘이 앙숙이랬나?

여행 다니면 최고의 파트너인데~

이번에도 거기 내린 여행객들 중 유일하게 뚝뚝 값을 깎아 시내로 갔다(담합을 했는지 흥정 거의 불가능!!!)

역시나 어느 게스트 하우스 앞에 알아서 내려주는 운전사에게

난 라오스어로 시장으로 가자고 했다

내가 몇 마디 하던 라오스 말을 들은 일본애가 그런다

일본녀 : 와~ 너 라오스말 할 줄 아니?

나 : 응~ 태국말이랑 비슷하잖아

일본녀 : 아아~~~너 태국 사람이구나?

꾸당...

시장 앞에서 내려 난 인터넷에서 봐뒀던 비라데싸로, 다른 분들은 각자 알아서 흩어졌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거기에 강가라 그런지 바람도 휘몰아친다

간신히 찾은 숙소에서는 역시나 자리가 없고 같은 골목의 왓 탓 게스트하우스를 알려줬따

시간도 늦었고 가격도 쌌기에(1달러) 그냥 체크인 해버렸따

아아...너무너무너무 피곤하다

비는 본격적으로 쏟아지는데 가만...여기 천장도, 벽도 없네..?!

벽은 나무판자 몇 개 얼기설기 붙여 놔서 창문 없이도 사방이 다 보이고 천정 없이 슬레이트 지붕이 떡 얹어져 있다

더 가관인건 내가 사둔 과자를 본 주인의 아주아주 친절한 충고 한 마디

"여기 쥐 돌아다니거든~ 먹을꺼 조심해라~"

뭐라???

도저히 안 되겠다 아무리 싼거싼거 하는 나지만 여기는 못 있겠다

half day체크인이니 5000만 내고 나가겠다고 했더니 주인아줌마 눈빛이 달라진다

무조건 다 내라는거다

아무리 따져봐도 요지부동이다

내 참..더러워서...

여기서 잔다 그래도 돈 아까우니깐..^^;;

아까 부글거리던 배를 가라앉히려 콜라 한 병을 마셨는데 그것 마저 얹혀 버렸다

정말 단단히 체한 것 같다 이 한밤중에 약을 살 곳도 없고

손이라도 따고 싶은데 바늘 대용으로 쓸만한 것이 없다

아니 배 아프다고 징징거려볼 사람조차 없다

비는 그쳤지만 뚫린 벽 사이로 바람 솔솔 불구 천장에서는 쥐들이

여기저기서 두다다다 뛰어 다니는 소리가 날 깜짝깜짝 놀라게 한다

정말...힘들다...내가 여길 왜 왔을까...엄마....

4 Comments
시장소녀 1970.01.01 09:00  
고맙슴당~제가 지갑을 잃어버려서 정신이 없네요<br>이번 주말에 쫙 몰아서 쏴 드릴께요
애독자 1970.01.01 09:00  
바쁘신가요? 매일매일 기다리고 있는데...
다좋은데.. 1970.01.01 09:00  
빨랑빨랑 올려주면 더좋겠다..
워프 1970.01.01 09:00  
저 셩잘하구 오토바이두 잘타는데 글거 결정적으로 몇일후에 태국들어가는데 ㅡ.ㅡ(넝담이구염)<br>여행기 막막(여기만 태국어)잼나게 읽고있습니다<br>글 정말 잼나게 쓰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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