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태국사랑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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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May 태국사랑 1

may 1 1099
<12월 12일>

예정보다 하루 일찍 떠나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정말 준비한게 하나도 없다.
떠날 날이 다가올수록 기대로 긴장되는 것이 아니라 까닭모를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리고... 자꾸 이번에 가면 못돌아올 것 같은 맘이 든다.

(음......... 실제로 가서 보니 돌아오기 싫어 죽을 뻔했다. 이곳에 내 뼈를 묻고파...--;;)

오늘은 대학에서의 마지막 시험을 보는 날이다. 원래 내일이 시험일인데... 낼은 죽어도 안된다..--; 며 리포트 내겠다고 생떼도 써봤는데 교수님 고집 만만치 않음이다..
결국 오늘 남의 시험장에 가서 나혼자 다른 시험지를 풀어야 한다. 그래도 다행이다.
아... 공부도 안하고 신문사설을 해석하려니 좀 무리가 온다. 한때 전공시험은 무조건 A만 맞던 혜선.
지금 이순간..
시험 못봐 죄송하다고 시험지 한 귀퉁이 편지를 쓰고 있다니.--;

며칠전 런던에서 귀국한 희연을 만나 함께 여행할 계획을 간단히 세운다.
내가 13일 출발. 희연은 17일 출발. 18일 아침에 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다.
잘 만날 수 있을런지 걱정이다. 희연이가 있기에 여행 준비 안하고 버틸 수 있었는데.. 행여나 엇갈리기라도 하면 큰일이다.
희연이 런던서 두달동안 여행준비만 했다더니 정말 벌써부터 빠삭하다.
(그래도 여행 내내 길찾은 건 나였다..--;)

지난번 런던에서 만난 이후 4-5개월만에 만나 할얘기도 많건만...
난 얼른 집에 가서 리포트 두개를 써야하기에 서둘러 집에 왔다.
집에 오니 10시가 넘었다.
리포트 하나는 오빠차지이다. 추켜주고 잘 꼬드겨서 대신 해준다는 약속을 받아냈다.으훗~
마지막으로 리포트를 다 쓰고 나니 2시! 에고 자자...

<12월 13일>

6시쯤 일어나서 준비한다.
왜이리 마음이 안좋은거야... 자꾸 가기 싫어진다.
내가 왜 가야하나.... 이건 여행이 아니라 도망가는 모습이다. 차가운 겨울이 싫어요~~!!! 그리고 날씨보다 더 추운 현실이....
다녀와도 달라질게 없으니 잠깐 도망가는게 얼마나 우스운가...
(이러한 고민... 참 무안하게도..태국에 도착하자 마자 사라지고 여행 내내 행복해~넘 좋아~~ 하며 실실거리고 다녔다.)

나의 여행 사실을 이틀전에야 알게 되신 아빠가 용돈을 쥐어주신다. 흑.. 감동. 안주셔도 되는데 하며 얼른 챙긴다.--;

그리고 우리 오라버니.. 떠나는 동생에게 한마디 하신다.
"야, 나 당장 현금이 없어. 2만원만 주고가."
아.. 저것이 오빠인가 철부지 막내동생인가.. 아님 웬수인가.....--;

유럽갈때 아빠 10만원 엄마 10만원 언니 10만원.

오빠 0원.

남의 도움 안 받고 너 혼자 돈 마련해서 하는 여행인데.. 그 의미를 흐리게 할 수 없다며 변명하던 인간이 아닌가.
그래도 돌아오자마자 자기 선물 어딨냐고 내 가방부터 찾던 ....--;

결국 터뜨리고 마는 나.
"야!!!!! 동생이 여행가는데 용돈은 못줄망정!!!!!!!!!!!!!"
그래도 떠나는데 내가 참자 하며 2만원 쥐어준다..(내 8자야.......)
엄마는 얇은 옷만 걸치시고 택시타는데까지 따라오신다.
괜찮다~ 들어가라 몇번 실갱이 한끝에 가디건만 달랑 걸친 두 모녀 찻길에 서니 시선집중이다.
잘 다녀올게...

공항에 들러 환전하고 , 가이드북 한권 더사고, 면세점에서 화장품좀 사고 나니 벌써 보딩시간... 매번 시간에 쫓겨 면세점 구경 맘놓고 못하는 ....
이번에는 싱가폴 항공이다. 세계최고의 서비스라던...
음.. 실제로 서비스는 별로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의 서비스는 정말 좋았지만.)
승무원 복장이 옆에 쫙 찢어진 타이트한 롱원피스인데.. 그게 서비스라는 건가..--;
암튼 비행기안은 너무 혼잡하다. 역시 동남아 단체 관광객들이 대부분. 애들은 왜이리 많이 달고 탔는지 정신이 없다.
내 뒷자리 앉은 5-6세정도 되는 여자아이 자꾸 의자 차고... 참다못해 주의를 줘봐도 잠시이다.
윽... 5시간이 더 길게 느껴진다.
기내식 우웩..... 넘 맛없다.
영화 그린치... 넘 잼없다. 투덜투절 대며 결국 방콕에 도착하다.

이제 난 북부 터미널에 가서 치앙마이행 야간 버스를 탄다. 직통버스가 없는데 어떻게 가야할 지 막막하다. 안내에게 물어봐도 저기가서 그냥 버스타라는 말만 할뿐......
여행 경찰에게 물어보러 가야지.
친절한 경찰 아저씨... 버스타는 길을 가르쳐주려고 하다가... 아무래도 설명이 넘 복잡할 것 같아 설명 포기하고 옆에 있던 알바 학생에게 뭐라고 말한다.
아무래도 날 정류장까지 데려다 주라는 말처럼 들린다..^^;;

에~~?? 하는 표정인 그애를 보니 더욱 확실해졌다.. 결국 그녀석이 날 정류장까지 데려다 준다.

얼굴펴라 이노마......

아.. 그의 얼굴에 자꾸 서울에 있는 누군가가 오버랩 된다. 웃음이 난다. 정말 닮았다.
내 짐을 들고 (끌어도 되는데 굳이 들고 가는...) 가는 뒷모습~~~ 쌍둥이 같다.

얼른 한국에 돌아가서 이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공항 밖으로 나오니 숨이 턱-막힌다. 푹푹 찐다는 말이 딱 맞는 날씨이다.덥고 습하고 전형적 열대기후. 차가운 겨울에서 날아온 내게 적응 안되는 날씨이다.

정신 차리고 주위를 돌아보다.어........가로수가 야자수다.
신기하다. 내가 태국에 오긴 왔구나..^^

착한 경찰과 알바소년으로 태국 첫인상이 넘 좋아졌다.
나의 태국향한 외사랑 시작되는 순간이다.

가자 북부터미널로.. 그리고 치앙마이로.
북부터미널에 내리자마자 삐끼들 파리떼처럼 들러붙기 시작이다..
싸구려 2등버스를 400밧이나 받는다고? 흠.....내가 준비는 잘 안해왔지만 눈치하나는 자신있다.
혼자 티켓부스 찾아가서 비슷한 가격에 에어컨 1등 예약하고 식당가를 구경했다. 주위에 현지인 뿐인것 같다.
무엇을 먹어야하나 30분은 고민하다가 결국 고른 것은 계란및 야채볶음밥..맛은..... 그냥 집에서 찬밥넣고 남은 야채 볶은 울엄마표랑 비슷하다.--;

내게 있어 여행의 또다른 이름은 다이어트.
해변에서의 꿈같은 시간을 위해 오늘부터 다이어트다...!!!!여행으로 피곤한 몸에 약간의 식이요법을 조화시키면 완벽한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유럽에서 이미 경험한 나 이므로...
(물론 서울오면 도로 다 찌지만....--;)
그러나 난 어느새 볶음밥 바닥을 긁고 있었으니..음... 태국 음식 너무 맛있다. 그날부터 나의 태국 맛기행도 시작된다...

# 잠깐~ 타이 맛기행 1탄 식사류..^^

노점이나 시장 근처의 작은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식사류. 가격은 대부분 20-30밧

덮밥-조리되어 있는 가지가지 반찬 하나를 쌀밥위에 얹어먹는 덮밥은 아침이 가장 맛있음. 단 즉석 요리해주는 식당은 언제나 맛있음^^

야채 덮밥-고기없는 브로컬리 야채덮밥. 캄보디아서 먹은 토마토와 파인애플이 들어간 야채덮밥도 맛있음.

콩깍지 덮밥-아삭아삭 정말 맛있음.

닭고기 덮밥-닭살코기를 밥위에 얹고 간장 소스 뿌려먹는 것. 담백함

족발덮밥-희연이가 너무 좋아한 것. 보기보다 맛있음. 단 살코기만 주문해야 함.

돼지갈비맛덮밥-돼지갈비와 흡사한 달콤양념 고기 덮밥. 맛있음.

오리고기덮밥-희연이가 먹어본 것. 맛있지만 오리고기는 내 취향이 아님.--;

볶음밥-닭고기,야채,소고기,등등 다 맛있음. 무난함.

쌀국수-쫄깃한 오뎅과 숙주가 들어있는 닭국물국수. 정말 맛있음. 나 귀국할 때 쌀국수 한보따리 사옴.

볶음국수 (10밧)-숙주와 양배추 간장 소스로 맛을 내고 라임을 뿌리고 땅콩가루 얹은 쌀국수.값싸고 맛있음.

닭(밀가루)국수- 노랑 밀가루 국수와 배추등 야채 듬뿍 들어가서 시원함.역시 매우 맛있음.

닭구이와 찹쌀밥 그리고 타이식 매콤샐러드-환상적인 맛의 조화.

타이식 오믈릿-기름에 튀겨낸듯한 계란이 인상적. 맛은 있지만 먹다보면 김치 생각 간절함.

치앙마이행 야간 버스에 올라보니 승무원이 간식도 주고 좌석마다 모포가 있고...거의 비행기수준의 서비스에 감탄.

<12월 14일>

엎지락 뒤치락거리며 자다깨다를 반복하니 새벽 5시. 승무원이 홍차로 잠을 깨운다. 6시간의 비행에 이은 9시간의 장거리 버스여행.
여린 나에게 너무 무리였으니... 결국 사고를 치고만다.

치앙마이에 도착하자마자 또 파리떼 내게 꼬이고... 잠시 놀란 맘 가라앉히려 화장실로 피신 ....

점잖게 생긴 아저씨 따라 게스트 하우스로 가기 위해 썽태우라는 것 위에 올라타고. 서양인들과 인사 나눈다. 그들은 자신의 몸만한 .. 그야말로 산만한 배낭을 들고 있었다.
그제서야 뭔가를 깨달은 혜선...

허걱~ 내 가방!
삐끼들 피해 화장실로 돌진하며.. 정작 내 짐가방을 버스에 두고온 것이다.ㅜ.ㅜ

-계속-

짧게 끝낼테니 가볍게 읽어주세요..
제 홈에 오시면 유럽여행기와 사진도 보실 수 있으며 태국여행기 미리보기 및 다시보기도 (?)가능합니다.--;
http://my.dear-you.net/~sazuki
1 Comments
웟2 1970.01.01 09:00  
홈피 태국여행기 2탄까지 봤슴다<br>오래간만에 실컷 웃고 잼있게 봤습니다<br>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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