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무이네-호치민 연휴기간에 여행하기 (2)
무이네 서니비치리조트 설명부터 이어서 하겠습니다.
한국사람은 못 봤고, 베트남인들과 러시아인들이 많은 듯 했습니다. 조식은 그닥 까다롭지 않은 제 입맛엔 괜찮았습니다. 직원들은 공산국가 특성인지, 자본주의 미소와 '손님은 왕' 같은 마인드는 없습니다. 그래도 요청사항에 대해서 필요한 서비스는 제공합니다. 자본주의 미소 별로 안 좋아하는 저로서는 편하고 인간적인 느낌이랄까...
리조트 내부에도 그닥 비싸지 않은 마사지샵이 있지만, 이용 못해봤네요.
리조트 부근은 나름 번화합니다. 여행사 부스도 있고, 식당도 있고, 가게도 있고...
무엇보다 좋았던 부분은 리조트 바로 앞에 Impresso라는 예쁜 까페입니다.
에어콘 나오는 시원한 1층과, 야외라 무지 덥지만 개방감있고 편안하게 유유자적할 수 있는 2층
두 번 갔는데, 사장님(?)이 저의 첫번째 방문 시 메뉴를 기억하시더군요.
커피값은 베트남 물가 대비 다소 비싸지만, 자리값이죠 뭐 ㅎㅎ
식사...
첫날 택시타고 보케거리로 갔어요. 서니비치리조트에서 보케거리까지 3~4만동 정도 나옵니다. 생각보다 거리가 엄청 길~~더군요. 신밧드 앞에 내렸더니 애 데리고 걷기가 힘들어 가려던 데 못가고 가까운 Lucky에서 먹었습니다.
대목이라 사람 많았구요, 불친절까진 아닌데 바빠선지 사람 부르기 힘들더군요
새우 반키로랑 가리비 요리 한접시, 볶음밥 시켰는데 한 40만동 나왔나... 벌써 기억이 가물거리니 참...
가리비 요리 정말 맛있더군요. 새우도 양념 괜찮았구요. 가리비는 위에 땅콩이랑 여러가지 양념이 올려져있는데, 우리집 어린이가 너무 맛있다고 반접시는 먹어치웠습니다. 새우도 맛은 있는데, 그렇다고 따봉을 남발할 정도는 아닌...
둘째날은 리조트 인근에서 스트리트푸드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정보를 얻어서 출동했습니다. 판티엣 방향으로 한 10~15분 걸었던 듯 하네요. 거리로는 가까워도 길이 좋지 않은데다 어린이가 잘 안 걸으려고 하는지라 좀 애먹었어요.
다들 찻길 옆에서 먹는데, 저흰 운 좋게 다른 리조트 앞 잔디밭에 펼쳐진 테이블에 앉으라고 해서 예기치 않게 호강을 했네요. 기분 탓인지 몰라도, 여기 음식이 보케거리보다 맛있었어요. 2만동짜리 소고기꼬치를 아이가 너무 잘 먹어서 사고 또 사고 했네요. 이름은 모르겠지만, 해산물수프도 맛났고, 옥수수꼬치조차 맛있는... 맥주도 2만동인가, 3만동인가... 암튼 성공적!!
남편이 놀러가면 예쁜 디자인의 티셔츠를 기념품으로 사는 지라, 좋아보이는 가게가 있어 들어갔는데, 가격대가 상당하더군요. 면티가 3만원 정도?
셋째날은 보케거리를 다시 갔다가 엄청나게 줄 서 있는 사람들과 복잡한 분위기에 질려 그냥 호텔로 돌아갑니다. 우리 리조트 식당으로 가니 한적하니 일가친척으로 보이는 한 무리만이 덩그라니 밥 먹고 있네요. 실키프론(새우를 소면같은 누들로 감아 튀긴 것), 똠얌꿍, 볶음밥 시켜놓고, 사람 너무 없는데 이거 음식 엉망인거 아닌가 걱정을 했네요. 그런데 왠걸?? 맛있당!!! 특히 새우는 보케거리서 먹은 것보다 통통하고 엄청 많이 주는!! 다 맛있었어요 ㅎㅎㅎ 잭팟!! 여기도 한 40만동 나온 듯
천장이 엄청 높은 개방형 건물이라, 중간에 박쥐가 날아들어와 천정에서 미친듯이 빙빙 도네요. 팬이 돌아가니까 아마 초음파 방해를 받는 것인지... 불쌍한 일이지만... 우리 어린이는 좋아서 방방 뜁니다(생물학자가 꿈이라고 하는 동물 좋아하는 어린이)
먹은 얘기는 대충 이 정도
중간에 판티엣 롯데마트가서 보이는대로 주워담아 왔습니다. 래핑카우, ARCH커피, 말린 잭푸르트(롯데마트 자체 브랜드 한봉지 1000원 정도) 기타 등등... 쇼핑하는 동안 어린이는 플레이타임에서 놀구요. 8만동인가 그런데, 여긴 시간제한이 없더라구요. 플레이타임 옆에 제법 큰 아케이드가 있는데, 꽤 저렴합니다. 간만에 뿅뿅 땡겨봅니다.
남들 다들 가는 지프투어도 물론 했습니다. 리조트 근처 여행사 부스에서 했고, 우리 세가족 50만동 단독으로 했네요.
새벽에 비가 와서 취소되나 했더니, 새벽 4시 반에 딱 데리러 오네요. 지프는... 구렸어요. 아무 쓰잘데 없는 일이지만, 기사가 잘생겼네요 ㅋㅋㅋㅋㅋ (배우자분 말씀입니다. 저는 사심없어요...)
화이트샌듄까지 생각보다 엄청 멀더라구요. 한시간쯤 걸렸나... 다들 ATV나 지프(타고 온 거 말고, 돈 받고 태워줌) 타고 정상으로 가는데, 전 모래위에서 그런 거 타는게 위험해보여서 걍 걸어가자고 했어요. 곧 후회합니다. 모래속에 푹푹 빠지는 발... ^^;; 어린이랑 저는 중간에 뷰포인트 좋은 데가 있길래 가다 맙니다. 배우자는 저 정상 위에 뭐가 있나 가봐야겠다고 혼자 가네요.
어린이는 고운 모래 만지며 신이 났고,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건집니다. 뭐하러 정상을 간담~ ㅋㅋㅋ
레드샌듄까지 갑니다. 완전 도때기 시장입니다. 힘들어서 그냥 건너뛰고 싶지만... 어린이가 썰매 탄답니다. 몇번 타줍니다. 해가 완전히 떠올라 얼굴은 따갑고 입에 모래 들어오네요 ㅋㅋㅋㅋ
슬슬 힘드네요. 저질 체력이라.
피슁빌리지도 역시 어마어마 도때기 시장... 쉬야 정도만 하고 요정의 샘으로 갑니다. 덩치 큰 배우자를 위해 반미 하나를 삽니다. 깜놀하게 맛있다네요. 원래 빵 안 먹고, 남들 다 좋아하는 햄버거조차 극혐하는 까탈스런 어린이까지 맛있다고 막 뜯어 먹네요. 여기 반미는 완전 현지인용이라 1만5천동 정도 합니다.
요정의 샘... 완전 지친 상태라 '아구... 돌아가고 싶어'를 외쳤네요. 입구가 제법 구립니다. 이런 걸 꼭 봐야 하나... 하는 순간, 아기자기한 계곡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홍홍 시원한 개울물에 발을 담그니 기분도 상쾌해집니다. 정말 미니 그랜드캐년이네요. 미니미니합니다만 ㅎㅎ 중간에 뱀을 들고 사진 찍어주는 분들이 있는데, 생물학자가 꿈인 어린이는 신나서 뱀을 몸에 두릅니다. 여자 어린이가 그러고 있으니 신기한지 사람들이 모여드네요. 호객 제대로 해준 듯 ㅎㅎ
폭포까지 가고 싶었는데, 약속된 시간이 다 되어서 황급히 되돌아 나옵니다. 아쉽네요. 다음엔 택시타고 요정의 샘만 따로 오고 싶다는...
마지막날 짐을 싸서 로비에서 기다립니다. 풍짱버스가 델러 오네요. 다행히 돌아가는 길은 별로 막히지 않네요. 8시 찬데, 1시 좀 안 돼서 데탐거리 도착합니다. 가는 길에 보니, 문이 열린 가게가 별로 없네요. 역시 연휴는 연휴인가 봅니다.
친구 커플을 만납니다. 주재원으로 있는 대학 동기 커플입니다. 이 집도 어린이가 하나 있어서 우리집 어린이랑 잘 놉니다. 꽌94라는 맛집을 가자고 하네요. 음~~ 정말 가성비 좋은 횟집은 바닷가가 아니라 서울에 있듯, 이 집 해산물이 먹어본 중 최고네요 ㅋㅋㅋㅋ 소프트크랩 튀긴 거 예술이라는~ 이 시점에 안동소주를 풀어서 이후론 정확한 정보전달이 불가합니다. 2차로 데탐거리 술집 진출해서 이른 시간부터 즐거운 파뤼~~를 즐깁니다.
알딸딸한 정신에 공항으로 갑니다. 밤 11시 40분(?) 정도 출발 뱅기라 다른 나라 생각하고 3시간 전 맞춰 갔더니 여기는 수속이 완전 빠르네요. 시간이 엄청 남아서 pp카드 사용가능한 라운지에 갑니다. 배도 부르고, 술도 부른 상태라 뭐가 들어갈 것 같지 않았는데, 술 좀 깨보려고 엄청 먹었네요. 음식 종류도 적지 않고 맛도 괜찮았던 것 같지만... 역시 만취상태라 별로 신빙성이..
여행 마지막을 라운지에서 로컬비어 마시며 달래는 습관이 있는데... 만취상태라... T.T 아무데서나 잘 자는 배우자와 어린이는 속 편하게 자고 있네요.
딜레이없이 뱅기에 올라탑니다. 근데 자리가 되게 앞번호네?? 억??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이네요? ^__________________^ 난 누가 뭐래도 베트남항공이랑 궁합이 잘 맞는 듯~~
이로써 발로 쓴 여행기 끝입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