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게머리소녀의 처녀여행] - 5 - 소녀, 고민하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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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게머리소녀의 처녀여행] - 5 - 소녀, 고민하다. (전)

레게머리소녀 6 2761

[5] 소녀, 고민하다. (9/8)


일어나니 8시 50분이다..

이런, 피가모자라 언니와 현지태국인 언니 만나 같이 아침 먹기로 했는데..

늦을까봐 자던 옷 그대로 입고 뛰어나갔다. 늦지 않아 다행이다.

언니들은 새벽4시 비행기라 오늘 체크아웃을 한단다.

내 숙소가 트윈 룸이라 넓으니 떠날 때까지 짐을 놔둬라 얘기하니 고맙다고 아침을 쏘신단다. 와~

역시나 아침은 아메리칸스탈~ 식당으로 같다.

얻어먹는 거라.. 가격.. 신경 안 쓸 수 없다..

현지태국인 언니가 눈치 채셨는지 비싼거 먹어도 된다고 하신다.

아~ 사람 마음 편하게 해주시는 이 센스~!! 이그~ 눈치도 빠르셔라~ ^^


즐거운 아침 식사 후 언니들은 숙소에 짐 챙기러 가고..

난 J언니가 계속 신경쓰여.. 숙소에 들러 머리끈 하나 챙겨들고 홍익인간으로 갔다.

손님 중에 여자혼자 오신 분 찾는다니.. 아무도 올라갈 수 없단다.

난감해 하니... 밖에서 불러보란다. 야속하다.

밖에서 2층에 대고 언니 이름을 서너번 불러도 잠잠.. 아무반응이 없다.

다시 가게 쪽을 보니.. 식탁에 앉아있던 분들 나만 쳐다보신다.

뻘쭘해서 어색하게 한번 웃어 보이니.. 아저씨, 일하는 언니보고 올라가봐라 얘기해주신다.

고맙다... 체크아웃은 안한 상태라는데 방엔 없단다.

잠시 나간건지.. 체크아웃을 안하고 새벽에 바로 떠난건지 알수가 없단다. ㅜㅡ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메모남기고 아저씨께 머리끈을 부탁했다. (태국 오기 전에 산거라 다행이다.)

뭔가 해주고 싶은데... 지금 내가할 수 있는 건 고작 이게 전부라 안타깝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언니들과 숙소로 향하는 중..

정말 우연히 J언니를 만났다. 난 정말 행운아다.

메모에 미쳐 다 적지 못한 말 전하고 잘 다녀오시라 인사하고 헤어졌다.

이렇게라도 만나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인도의 매력을 찾는 행복한 여행이 되길, 여행이 끝났을 땐 좀 더 환한 웃음을 지었으면 하고 빌어본다.


언니들과 저녁에 같이 공연을 보러 가자 얘기가 나왔는데.. 마땅히 볼게 없어 바이욕 스카이 호텔에서

라이브 재즈와 야경을 감상하기로 했다.

7시에 만나기로 하고 언니들은 숙소에 짐을 두고 놀이공원엘 간다고 나갔다.

나는 금이 뻔쩍뻔쩍한 왕궁 구경을 할 계획인데.. 피곤하다.

30분만~ 하고 침대에 누웠는데.. 일어나니 2시가 넘었다. 큰일이다.

왕궁은 오후 3시 30분까지 구경할 수 있다고 가이드 책에 적혀있기 때문이다. -0- 속상하다.

어제 모자를 써, 머리에 땀이 나서 그런지 가렵다..

준비해온 두피 샴푸로 머리를 감고, 나갈 준비를 했다.

(보통 레게머리를 하면 풀 때까지 머리를 감으면 안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그럼 너무 가렵잖아요... 그냥 두피샴푸를 손가락에 묻혀 두피 부분을 사사삭~ 씻어주시면 아주아주

시원하답니다. 수건으로 물기를 꼭 짜고 선풍기에 잠깐 서 있었는데.. 금방 마르는게.. 상쾌해요~

단점이 있다면 잔머리가 조금 생긴다는 정도? 그닥 티는 나지 않아요...)


오늘은 어디서 뭘 할까~ 싶어 가이드 책 한권 들고 밖으로 나갔는데...

어? 어제 투어에서 만난 예민한 B형남, 무던한 B형남과 여행에서 만나셨다던 일행분이 계신다.

반가워서 인사하고... 왕궁 가야되는데 늦잠 잤다고 투정도 함 부려봤다.

시간이 어중간해 차이나타운을 갈까 한다고 얘기하니, 거기 볼 거 없단다.. (이렇게 희망을 꺽나..)

또 한분은 위험해서 현지인들도 잘 안간다고 들었다며 겁준다. -0-

슬라언니는 가볼만 하다고 얘기했었는데... 의견이 다 틀리다.

같은 장소라도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 틀린것 같다.

안좋다고 얘기하는 사람 말을 듣고 가지 안는다거나 좋다고 얘기하는 사람 말 듣고 너무 기대해서

가는 것 보단 어디든 직접가보고 좋은지 안좋은지 내가 격어 보는게 좋은것 같다. 뭐든 상대적이니까..

잠깐 얘기를 나눈 뒤 헤어져 피씨방으로 향했다.

친구들에게 이멜을 보낼까 해서다.

이슬라 언니는 여행을 오면 항상 지인들에게 엽서를 보낸다고 한다.

굳이 긴 얘길 적지 않아도... 여행에서 느낌 감정들을 전할 수 있다고.. 또 받는 분들도 좋아하신단다.

미리 알았으면 나도 친구들 주소 좀 알아오는 건데 싶은게...

휴대폰전화나 문자는 이용해도.. 가끔 이멜은 보내도.. 편지를 보낸 기억은 가마득하다.

그래도 학교 다닐 땐 곧잘 보냈었는데.. 내가 이렇게 삭막하게 살고 있었나 싶다.


피씨방에서 나오는데.. 누군가 한국인이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대답하니 혼자냐고 묻는다. 그런셈 이라니 잘됐다며 7시까지만 자기랑 놀아달란다.

앙? 이사람 많이 심심했나보다. 혹은 사람이 그리웠는지도...

나쁜 사람처럼 보이진 않아 나도 7시 까진 시간이 어중간하니 그러자 했다.

고맙다고 자기가 음료수 산단다.

차로 이동하면서 내가 한국인인줄 어떻게 알았냐니 들고 있는 가이드 책 보고 알았단다. 아하~ 그렇군.

싸암에 자기가 자주 가는 단골집이 있다고 거기 가잖다.

당연히 내가 모르는 곳이다. 거기가 어디냐니... 내 가이드 책을 뒤적거리며, 가르쳐준다.

우리나라로 치면 강남 같은 곳이란다. 확실히 유행 1번지답게 거리의 사람들 패션이 틀리다.

태국에선 대학생들도 교복을 입는데.. 남자든 여자든 참 타이트하게 입는다.

각자 개성이 잘 묻어난다고 해야 하나... 이쁘다.

그러고 보니 태국 경찰들 제복도 몸에 딱 달라 붙는게 참.. 섹쉬해 보인다. ㅋㅋ

그분들 사진을 못 찍은게 못내 아쉽다.


싸암으로 가는 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해준다.

현지인 친구 집에 같이 있는데 친구가 치앙마이로 주말을 이용해 놀러간다고..

그동안 카오산 주위에 숙소 알아보러 나왔단다. (한국인이지만 가족과 함께 외국에서 살고 있단다.)

그리고 태국의 정치 얘기와 국왕님의 가정사 얘기들을 해주는데.. 귀에 쏙쏙 들어오는게 잼있다.

이거 하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며, 태국에서 무비자로 3개월 체류 가능한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단다.

태국이 관광국으로 성장한 계기가 우리나라 골프 치는 사람들 때문 이였단다.

일명 골프관광... “시작은 미흡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라는 말이 떠오른다.

덧붙이는 말이... 우리나라 대사관 참 문제가 많단다.

차를 생산하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고..

일본이나 다른 나라는 자국의 차를 이용하는데 우리나라만 외제차 타고 다닌단다.

살인이나 큰일이 아니면 대사관에선 꼼작도 안한단다.

물론 전해들은 얘기라 모두 신임할 순 없지만.. 없는 얘기 지어낸다는 생각도 안든다.

많이 배운 사람들이 자존심도 없이 왜 그러나 싶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내 얼굴이 다 화끈 거린다.


싸암의 bar에 들어갔다.

bar하면 왠지 어두운 분위기가 떠오르는데.. 참 밝은 곳이다.

그냥 생맥주집 같은 그런 분위기.. 밤에는 라이브 공연도 한단다.

직원 분들도 참 친절하시다. 역시나 레게머리에 대해 많이 물어보신다.

음료수 안 사주고 맥주 사준다.

평소 술이 약한데 신기하게 태국선 맥주 한병을 마셔도 조금 알딸딸 할뿐 말짱하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활동량이 많아서 그런지, 씽 맥주가 도수가 낮은 건지 이유는 알 수 없다.

생맥주 1/3을 마셨는데 얼굴이 뻘개지고 알딸딸하다.. 씽 맥주.. 도수가 낮은가 보다. ㅡ.ㅡ

통성명을 하고 나이를 얘기해 주는데 35살 이란다. 음.. 그렇게 안보이는데 의외로 동안이시다.

내 나이를 얘기해 주니 딱 좋다며 말 놔란다. ㅡㅡ;

놀랬다.. 나, 평소 한 살 위 언니, 오빠들에게도 꼬박꼬박 존댓말 사용한다.

처음 만나거나 친하지 않는 사람에겐 나이가 어려도 존댓말 사용한다.

그런데 35이나 되는 분에게 말 놔라니.. 어렵다... 어색하다...

얘기하는 중간중간 계속 존댓말이 나오니.. 벌금 내란다. -0-

나.. 소심하다. 울컥하는 맘에 신경써서 말 놔줬다.


그런데 이사람 이상하다.. 자기의 사적인 얘기를 해 준다. 좀 의외다.

여행을 하면서 느낀건데.. 만나면 그냥 얘기한다. 조금 더 친해지면 통성명 하고 나이 물어보고

그게 다였다. 사적인 얘기는 서로 하지 않는다.

한국에선 흔히 처음 누군가를 만나면 이름과 나이를 물어본다.

학교와 나이에 따라 서열이 정해지고.. 공통된 화제를 찾아 애인여부, 결혼여부, 혹은 직장..

사생활에 관여된 질문들을 하고 대답한다. 나 역시 예외가 아니였다.

슬라언니에게 여기선 그런거 물어보면 안되냐고 물어봤더니.. 먼저 말해주기 전엔 실례란다.

그냥 만나서 그 사람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고 얘기한단다.

참.. 심플하지 싶다. 그런데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 대화하다니.. 좀 그렇다.

그러서 난 얘기하고 헤어질때라도 이름은 꼭 물어본다. (자주 까먹는게 문제지만..)


자연스레 여행얘기가 나왔다.

열흘 일정을 잡고 왔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가 아쉽다 얘기하니.. 그럼 몇일 더 있다 가란다.

돈도 없고 같이 온 언니랑 일정 짜 놓은게 있어서 어렵다니.. (카드는 겁나서 현금만 들고 왔었다.)

굳이 언니랑 일정 맞출 필요가 있냐며 자신이 여행경비도 대 주고 가이드도 해준단다.

파타야 가볼만 하다고 같이 가잔다.

생각해본다니 지금 바로 대답하길 원한다. 난감하다..

얘기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차가 막힐 걸 생각해 일찍 일어났다.

차를 타고 오면서도 같이 가자고 계속 떼쓰시며 파타야 가면 다른 남자랑 친하게 지내지 말란다.

엥? 순간 정신이 확 든다.

나한테 관심 있냐고 물어보면 너무 오버하는 건가 싶기도 한데.. 그냥 넘어가기엔 뉘앙스가 묘하다.

잠깐의 망설임 끝에 혹시 나를 이성으로 생각 하냐고 물으니 당연 하다는 듯 그렇단다.

엄마야~ 도대체 내 멀 보고?? +0+ 만난지 2시간도 안됐다. 당황스럽다.

나는 이성으로 생각한적 없다고 얘기하니.. 충격받았단다.

그말에 내가 더 충격받았다.. 내가 멀 어쨌길래... ㅜㅡ

모리나 알렉스, 오레처럼 친구로서의 호감은 있지만 이성으로서의 호감은 없다.

외국인과 대화한 것도 아닌,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인과 대화를 했는데..

지금껏 같은 말 다른 얘기를 했나 싶다. 어이없는 상황에 답답하다.

내가 마음에 든단다. 솔직히 사랑까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잘 맞고 좋아하는건 맞단다.

그래서 같이 여행하며 서로 알수있는 시간을 가지잖다.

그건 곤란하다 말하며 만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런 말을 하냐니

만난 시간이 중요하냐며 나더러 한국적인 생각이 강하단다..

한국적인 생각이라... 글쎄.. 당연히 그렇겠지.. 난 그냥 일반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

이번이 첫 여행이다. 해외여행을 많이 해서 생각이 깨어있는 것도 아니다.

한국적인 생각을 가지는게 당연하다 얘기하니..

자기에게 1%의 마음을 열어준다면 나머지 99%는 자기가 노력하겠다며.. 같이 가자 얘기한다.

(나.. 7살 때부터 연탄불에 밥하면서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 대신해 동생들 돌보며 자랐다.

자연히 내 주장을 내세우기 보단 주위에 맞춰갔고.. 거절이란 단어엔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가끔 못된 여자가 성공한다.. 뭐 그런 책을 혼자 읽기도 한다. 하지만 쉽게 바꿔지진 않는다.)

난감함에 지금 바로 대답은 하기 힘들고 생각해보고 저녁에 약속이 있어 새벽 1시에서 2시쯤에

연락 준다니 전화번호와 10밧 동전을 준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 공중전화 사용해 본적 없다.

공중전화 사용법을 물어보니 잘 모르겠으면 주위사람한테 걸어 달라 얘기하면 된단다.

차에서 내려 숙소까지 무슨 정신으로 왔는지 모르겠다. 정신 상그럽다.


6 Comments
fusion12 2006.09.28 03:41  
  헐...
십원 2006.09.28 18:40  
  하여튼 한국에서도 새는 바가지 태국가서도 새네요... 놀라셨겠어요... 으휴... ㅡㅡ[[이게머여]]
순진무구녀 2006.10.15 14:45  
  아쟈씨 무습네요 +..+
엽기두나 2006.11.01 06:40  
  님 얘기 정말 신기하구  흥미롭구 재밌어염~~~^^
2006년7월16일 2006.11.11 13:33  
  오옹???? 필리핀에서둥 저런 아찌 있었어요.
친절하게 다 갈차주는척~함서 뭔가 바라는게 있는 음흉맨 ㅡ.ㅡ;;;;
레게머리소녀여~~~ 툐툐툐툐툐툐~~~
타이긍정 2009.07.31 16:34  
음..... 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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