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의 차양, 베트남 (호치민, 달랏)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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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차양, 베트남 (호치민, 달랏) 1

요시무라간이치로 9 1335

다소 긴 여름휴가를 보내고 다시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오고 있습니다.

밤 비행기의 피로함이 온몸에서 느껴지는 와중에도 조금이라도 일상의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큰 배낭을 풀고, 들큰한 동남아 냄새가 남아있는

옷가지들을 빨고, 온 집안을 청소기로 돌렸습니다.

정리가 대충 끝나고 호치민에서 사온 그림 액자를 벽에 걸어놓았습니다.

무심히 쳐다보고 있으니 금새 9일간의 여행이 꿈처럼 스쳐지나온 듯 싶습니다.


제작년에 미얀마 여행기를 태사랑에다 올렸는데,,,,

그 글들을 가끔 보니 누구보다 저 자신에게 좋더라구요.

잊혀지는 기억들에 다시 채색하는 느낌이고 언제든 다시 돌아가

좀 더 좋은 여행을 할 수 있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부족하나마 글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이번 여행의 기본적 사항에 대해 간단히 설명 드립니다.

기간은 2017년 7월 22일 ~ 30일로 7박 9일 일정이었고,

방문지는 호치민(3박)-달랏(3박)-호치민(1박) 입니다.

여행자는 30대 후반의 남자 3명, 중간에 한명이 귀국하여 전체적으로 보면

2명이서 여행을 하였습니다.

경비는 다소 여유 있게 잡아 일인당 약 200만원으로 잡았는데 여행 종반에 보니

상당히 많이 남아 이것 저것 쇼핑을 많이 했습니다.

이 정도 일정이라면 일인당 150만원 정도면 적당한 수준이 되리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우선 국제선 항공은 베트남의 저가항공인 비엣젯을 이용하였습니다.

인천 출발은 아침 11시 반, 돌아오는 비행기는 새벽 2시 반 출발입니다.

일단 출발시간이 늦은 오후인 아시아나나 대한항공보다는 여행시작 당일을

여유있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다만 저가항공이라는 타이틀 만큼 싼 가격은 아니었으며,

기내식, 담요 등 편의서비스는 전혀 제공이 안 된다는 부분이 단점입니다.

기내에서는 물도 안 주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기 전 간단한 음식과 물을 사서

비행기에 올라야 합니다.

항공권 구매는 인터파크나 웹투어 등에서 하기보다는 비엣젯 홈페이지에서 직접 하는

것이 저렴합니다. 한국어가 지원되는 비엣젯 홈페이지이므로 예약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주의하실 부분은 결제 통화 선택을 베트남 동으로 하는 것이

최종 결제 금액을 줄이는데 유리하며

취소 환불이 기본적으로 안 되기 때문에 여행 스케줄이 확정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홈페이지에서 티켓팅 최종 단계에서 좌석 선택이 가능한데요,

약 5~6,000원 비싼 앞쪽 프리미엄 석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열 간격이 아주 조금 넓지만 5시간 이상 가야하는 여정이니 만큼 6천원 정도의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최고의 좌석은 비행기 맨 앞쪽 좌석으로 다리를 펴고 앉을 수 있습니다.

이 역시 프리미엄 석입니다.(비엣젯은 비지니스 좌석은 따로 없어요)

 

베트남 국내에서 달랏으로 한번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선 항공을 예약하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좀 더 현지 밀착된 정보를 얻고 싶어 반나절 짜리 한국인 가이드도

구하려고 했구요.

인터넷 서칭을 했고, 여기 태사랑 등록업체인 '리멤버 투어'에 이메일로 접촉을 했습니다.

사실 해외 가서 가장 무서운 것이 한국 사람이라는 사실을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여행 한국인 가이드 선택도 사실 조심스러웠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몇차례 질문 답변을 통해 신뢰감 있는 여행사라 판단되어

국내선 항공과 한국인 반나절 가이드를 예약하였습니다.

비용은 달랏 왕복 항공권 약 8만원/인, 반나절 가이드 비용은 130 달러였고

일반적인 은행 송금으로 예약을 확정지었습니다.

http://www.remembertour.biz/xe/


이번 여행을 대비해서 두세달 정도 베트남과 관련된 여행 TV 프로그램도 보고

책도 사보면서 베트남이란 나라가 어떤 모습일지 머릿 속에 스케치를 해보았습니다.

이런 저런 정보를 바탕으로 현지에서 접했을 때, 우선 굉장히 젊고 활기찬 나라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총인구는 1억명에 육박하고 평균 연령이 40세가 안 된다는 통계 답게

길거리에는 젊은이들로 넘쳐나고, 시골에서도 아이들 목소리가 동네 곳곳에서 들리더군요.


TV 프로그램 상에는 호치민이 상당히 옛된 모습들을 많이 봤었습니다.

여전히 씨클로 투어를 하고 오래된 건축물들이 있으며 시 외곽의 구치투어, 메콩강투어 등

여전히 조금은 낙후된 동남아 도시의 전형이 아닐까 하는 이미지였죠.

하지만 실제 만나본 호치민은 굉장히 현대적인 도시이고 나름 질서가 잡힌 느낌이었습니다.

랜드마크가 되는 고층빌딩 아래 멋지고 화려한 식당, 카페, 바, 숍 등이 있었고

처음엔 정신이 없었던 오토바이 물결도 조금 익숙해지니 나름의 패턴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놀라웠던 점은 동남아 날씨치고는 상당히 쾌적한 편이라는 부분입니다.

7월 말 혹서의 찜통더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 보다 오히려 활동하기 편한 날씨였습니다.

광활한 평지 지역에 일상적으로 내륙에서 바다쪽으로 부는 건조한 북풍으로 인해

꿉꿉한 느낌도 크게 없고, 넘치는 오토바이에서 뿜어내는 매연으로 인한 스모그도

크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구름이 없는 날에는 항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을 정도의

대기 상태를 나타내어 시내를 걸어서 투어하기에 무리가 없었습니다.


베트남은 많은 민족 구성을 갖고 있다고 하는데요,

남북으로 길게 뻣은 국토의 모양 처럼 지역별로 상당히 다른 생활과 언어를 가진다고 합니다.

베트남의 역사는 서기 10세기 부터로 그 이전까지 북부 베트남은 중국 역사의 일부로

인식되었으며 리(李) 왕조 이후 독자적인 역사를 세우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중국식 유교사상, 불교 문화 등 우리의 문화와 유사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또한 근대에 들어 100년에 가까운 프랑스 식민 기간은 다른 방향으로 베트남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프랑스 영향을 가장 크게 볼 수 있는 것은 건축과 문자입니다.

호치민 시내 곳곳에 있는 우체국, 성당, 정부청사 등의 건축물은 프랑스 식민정부 시절

만들어진 것이며, 교외나 시골로 가면 소박한 2~3층 짜리 프랑스식 가옥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근대 이전 한자 문화권이었던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을 거치며 서구식 알파벳 형태의

문자로 완전히 전환됩니다. 그래서 젊은 베트남인들을 한자를 거의 모른다고 하네요.

그리고 베트남어는 기본적으로 6개의 성조를 가지는데, 이 부분이 성조가 없는 한국어와

크게 다른 부분이라 한국인이 베트남어 대화를 시도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성조가 없는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발음으로만 표현하기에 조금만 익히면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데 비해 베트남어는 한국인이 접근하기 다소 장애가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긴 국토만큼 남쪽 사람과 북쪽 사람의 차이도 극명했습니다.

우선 언어가 상당히 다르구요,

무엇보다 40여년 전 베트남 전쟁에 대한 상처가 여전히 남북갈등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듯 보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버지 삼촌대에 총칼을 들이대고 서로를

죽고 죽인 기억에서 시작된 반감이 굉장히 뿌리깊고 화해하기 힘든 부분이라 보여집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좀 더 첨단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였습니다.

급격하게 발전하는 IT 산업에 기대어 여행을 좀 더 윤택하게 만들고자 노력했습니다.

우선 노트북, 아이패드 미니, 핸드폰이라는 단말기를 이용했구요,

와이파이 공유기를 이용하여 웹 연결을 하여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였습니다.

해외 와이파이 공유기는 '도시락' 브랜드를 이용하였습니다.

베트남 여행 9일 간 약 65,000원 정도였고 필요한 여러 사람이 함께 쓸 수 있고

도심에서는 나름 속도도 잘 나와서 아주 만족하였습니다.

오히려 하루 만원이 넘는 통신사 로밍 써비스보다 단기 여행에서는 확실히 장점이

있어 보입니다.

모바일 기기를 갖추었으니 이것을 적극 활용하고자 우선 공유경제 서비스를 적극

이용하였습니다. 우선 호치민에서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잡았구요,

이동은 우버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이 공유경제는 다양한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서비스 제공자의 신상이 모두 등록이 되므로 보안이나 안전이 확보됩니다.

해외에서 겪게되는 짜증의 원천인 실랑이, 바가지, 사기 등의 문제가 원천적으로

방지됩니다.

두번째 장점은 훨씬 저렴하다는 것입니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구지 비교하자면

4성급 호텔의 작은 트윈룸을 잡을 돈이면 시내 한복판 최고급 30평대 아파트먼트를

이용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기본적으로 현지인이 생활하는 공간이므로 취사도

가능하구요, 시설에 따라서 루프탑 수영장이나 헬스클럽 등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버 서비스는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경험하였습니다.

제가 체감하기로 비나선, 마일린 등의 현지 택시를 이용하는 비용의 약 40%면

이동하는데 문제가 없었구요. 차량 정보, 대기 시간, 요금 등의 정보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지되니 정말 편리했습니다.

요금 지불도 신용카드를 등록해도 되고 현금을 줘도 되니 문제 없었구요.

1인이면 오토바이로, 2인 이상이면 차량을 부르면 됩니다.


현지 여행 정보도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취득하였습니다.

구글 지도 서비스로 위치 탐색을 수시로 했구요,

트립어드바이서 를 이용하여 맛집, 마사지, 바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별점 상위 업소들은 기본적으로 서비스의 수준이 실패가 없었습니다.

선별 방법은 100개 이상의 댓글, 4개 이상의 별점으로 찾았습니다.

예를 들어, 검색어에 'Ho Chi Minh Italian Restaurant'라고 치고 댓글, 별점을

확인하시면 됩니다.


다만 이러한 편리가 다른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제가 처음 해외배낭여행을 했던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만해도

인터넷도 이용하기 힘들고 당연히 모바일 기기는 언감생심이었죠.

첫 인도 여행 때는 달랑 가이드북 하나에 의지하여 여행을 다녔습니다.

빈약한 정보로 많은 것을 보려고 하니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이 소중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면 가장 먼저 주변의 여행자들과 대화를 시도했었죠.

국경 통과, 교통편, 숙소, 식사 등의 기본적 질문부터 시작된 대화는

여행의 목적, 삶의 배경, 인생의 가치에 이르기까지 정말 여행자의 깊은

속내를 서로에게 보여주고 엮이며 '가난한 여행자'라는 동질감을 나누었습니다.

그런 만남이 벌써 20년 가까이 의지가 되는 친구도 만들었구요.

이젠 손가락 터치 몇번이면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구지 낯선 여행자들과

선듯 말을 걸기도 어려워지네요.

물론 세상의 변화가 아니라 저 자신의 변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들고 조금씩 기성세대가 되어 젊은 시절의 그 용기와 배짱이 쪼그라들어

새로운 만남에 두려움을 느낀 것일 수도 있을테지요.

이건 또 고민을 해 봐야 하는 부분일 것 같습니다.

 

우선 첫번째 글은 여기서 마치구요.

본격적인 여행 내용은 다음 글에서 이어 가겠습니다.

 

9 Comments
펀낙뻰바우 2017.08.01 12:38  
글 잘 쓰시네요.~~

좋은 여행기가 기대됩니다.^^(사진과 함께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
어디갈짘 2017.08.01 15:48  
재밌게 읽었습니다. 유익한 글이네요. 베트남이 그리워지네요
세아님 2017.08.02 08:31  
백퍼 동감하는 글입니다.
11일날 호치민 - 무이네 - 달랏 예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다음 글이 기대 됩니다.
정보 공유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토토리스 2017.08.02 21:41  
백퍼 공감 합니다. 저도 하노이, 하롱베이 갔다왔지만 서도요 ㅎㅎ
LIarchild 2017.08.05 16:25  
저번엔 호치민갔다오고 베트남에서 좋은 기억만남아서 다시 한번더 가네요 ㅎㅎ
cree1p 2017.09.16 11:23  
저두 2000년 초반에 가이드북 들고
인도 여행하던 생각이 나네요...
가다리고고 2017.09.25 14:16  
추석연휴 끝나고 호치민 15일 계획중인데 첫글부터 많이 배워갑니다ㅎㅎ
실버골드 2017.09.26 02:18  
공감가네여ㅠㅠ
미즈후버 2019.10.22 11:21  
이천년대 초반 생각나네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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