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1박 밤의 유흥
베트남 항공 애용자라서
방콕 오갈 때 하노이나 호치민 자주 들릅니다
지난 번에 하노이에서 1박할 때
마침 토요일 밤이라서 분위기가 약간 흥청거렸죠
호안키엠 호수를 거닐면
거의 사람 구경이라고 할 정도로 북적거리죠
호텔 건너편 쪽 호수까지 가자니까
걷기가 다소 힘든 듯 하더군요
그래서 오토바이 기사(태국의 랍짱)에게
내 숙소까지 가자고 했더니 오케이...
그런데 오토바이 타자 마자
계속 예쁜 아가씨 있다고 꼬십니다
거리가 멀면 대꾸도 안 할 터인데
숙소 바로 옆의 골목이라서 한번 들러봅니다
허름한 가라오케 같은 곳으로
1층은 홀이고 2층부터는 룸 형식
손님 단 한 명도 없고
마마상과 여자 접대부 3명
그 중에 고참 접대부가 나를 맡는데
인물도 가장 낫고 영어도 조금 구사합니다
3층 방으로 안내되고
맥주가 올라오고 안주가 두 접시
나와 단 둘이 방에 앉은 아가씨가
노래를 쉬지 않고 불러줍니다
라이오넬 리치의 '헬로'를 잘 부르네요
맥주 한 병 반 정도 먹고
안주는 망고 두 조각에 땅콩 몇 알 먹은 듯
아가씨가 맥주를 막 들이키더니
노래를 중단하고 자기 신세한탄을 합니다
현지인 이야기를 듣는 것은 흥미롭죠
아무튼 그녀의 신상 이력을 듣다가 자정이 다 되었고
마마상이 문 닫는다고 계산서를 가져왔는데
아가씨가 나를 슬쩍 보며 눈짓을 합니다
그 사이에 벌써 내 편이 되었는지
자기 생각에도 계산서가 비싸서 미안하다는 듯
2백5십만 동. 한화 13만원 정도
그녀의 팁 포함 3백만 동 주고 나왔습니다
그리 바가지 가격도 아닌 것 같고
현지인들 상대하는 업소라서 그 정도였던 것
그녀는 지금도 라인으로 연락이 옵니다
하노이 오면 또 와주세요~
아가씨가 붙임성이 있어서
한번 더 찾아갈까 생각도 하지만...
그녀의 형편 이야기가 자꾸 걸려서
다시 가면 모른 체 하기도 어려울 것도 같고
동남아 여자들 다 구제할 수도 없는 노릇
하노이 주말 밤의 묘묘한 추억으로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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