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푸꿕] 도시, 섬, 사람을 여행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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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푸꿕] 도시, 섬, 사람을 여행하다 (1)

빈&영 4 3893

 

참 오랜만의 블로깅, 아니 여행기.

올해는 유난히 많은 여행이 이어졌다.

1월 태국, 2월 홍콩, 3월 필리핀... 그리고 이번에 간 곳이 일주일간의 베트남.

이번 여행을 위해 '자발적 비정규직 주방장'일을 5일간 쉬어야 했다.

밥을 기다리는 식구들을 위해 휴무사유로 써낸 것이

삼일은 '해외순방', 하루는 '인후염', 또 하루는 '위경련'..ㅋㅋㅋ

어찌되었든 이번 여행은 다달이 이어지는 올해 '해외순방'의 연장선에서 조금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바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말그대로 '해외국위선양'의 목적이었기에...

말이 많다. 어쨋든 이번 블로깅은 특히나 우리 부부가 베트남을 여행하며 느끼고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한다.

이번 여행의 컨셉이 바로 '사람'이기에...

고고

"아싸, 드뎌 뱅기탄다. 그것도 법사네 뱅기다!!!"

(법사네:아시아나 항공, 아시아나 코드가 OZ이기에 마법사항공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게, AVOD있는 뱅기 타는게 얼마만이냐. 그것도 왕복 낮 뱅기... 히힛"

 

그렇게 우리의 여행에 대한 기대감은 피어 올랐다. 아시아나 오즈드림페어에서 예약한 아시아나 731편. 아시아나는 하루 2회 호치민편을 운행하는데, 아침은 작은 기종인 에어버스 320, 저녁은 중대형 보잉 777기종(맞나?)을 운행한다.

그런데...??

 

갑작스런 메일 하나...

"안녕? 우리 지금 서울인데, 월요일 출국해. 너희 시간되면, 차라도 할 수 있을까?"

헉. 이런것이 인연인가? 지난 베트남 나짱 여행시 만난(http://blog.daum.net/roadnowtaken/?t__nil_login=myblog) 영국인 맥아저씨가 뒤늦게 메일을 보낸 것이다.

베트남 갈 준비로 들떠 있던 우리에게 또 다른 '사람선물'이 도착한 것.

볼 거 있나... 하루 일찍 서울가서 만나고 인천가서 자야지...

그렇게 도착한 서울. 그들은 조계사 근처 서머셋 호텔에 머물러 있었다. 몸이 불편한 맥아저씨 사정상 이리저리 관광 다니지는 못하고 근처 인사동에서 맛깔난 음식이나 대접해야겠기에 2년만에 만난 반가움을 포옹으로 표현하고 바로 인사동으로 고고씽~

하필 찜해놓은 '시천주'가 일요일 영업을 안하는 까닭에 잠시 방황. 그러다 낙원상가 근처 갈비집으로 다시 고고씽~

 

 

한국의 음식을 그리 즐기지 못했다기에 갈비와 불고기를 시켜 한국씩 상추쌈과 막걸리를 마시며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누는 우리.

"며칠전에 서울시청에 갔다가 택시타고 호텔로 오는 길이 다 막혀서 고생했다. 대체 무슨일이냐?"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늘보와 나. 어찌 설명해야 하나 망설이다 사실대로 얘기한다.

"들어봤나 모르겠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에 큰 사고가 발생했다. 세월호라는 여객선이 침몰했는데, 당시 우리정부가 보여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원인이나 책임자처벌도 없고, 유가족들에게 상식이하의 처우만 하고 있다. 그로인해 국민들이 정부에 항의하는 집회를 한 것이고, 그 이후에도 정부는 시청광장과 광화문 일대를 차벽으로 막아놓고 억압만 하고 있다" 는 설명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어지는 한숨을 어찌할 수는 없었지...

어쨋건 2년간 나짱 친구들은 어찌 변했는지, 우리 부부의 삶은 어떻게 이어가는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포를 풀고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길.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맥아저씨를 감안해 동선을 짧게 잡았어도 역시 우리나라의 장애인 시설은 한없이 부족하다.

 

왼쪽이 맥아저씨, 그 옆이 베트남 친구 '행'

이 분들과 서울에서의 만남은 짧았지만, 같은 날 40분차이로 호치민으로 가는 여정이라 인천공항에서 보고, 호치민공항에서도 보게 된다. 호치민공항에서는 "이제 베트남이니까 내가 알아서 대접할께'라는 행의 호의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베트남 음식을 거하게 맛보았다.

신나2

인천공항 인근 예그리나 호텔(이라 쓰고 모텔이라 읽는다)에서 묵고 새벽 6시에 공항에 온 우리. 9시 10분 뱅기라 좋아하는 라운지도 못가고 체크인도 늦어 비상구석도 못 얻었다. 하지만 올만에 타는 국적기에 기내식에 AVOD는 5시간 가까운 비행시간을 잊게 만든다.

인천공항에서 신용카드 무료커피를 찾아헤매다 게이트 앞에서 또 다시 맥과 행을 만나 1분간의 인사 '굿모닝'을 외쳐주고...

기내식 처묵처묵하고, 영화 요거죠거 보다 호치민에 도착하니 여행사 직원도 아닌 행이 저 멀리서 우리 부부를 반긴다.

참 신기하다. 2년전 스쳐지나가듯 하루 만난 인연을 서울에서 보고, 인천공항에서 보고, 또 다시 호치민에서 만나고... 어찌보면 사소한 우리 사이지만 하나하나 엮여가는 인연이 신기하고 또 신기하다.

굿보이

호치민 공항 국내선에서 거하게 공항식당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기내식 먹은 거 소화도 안되었지만, 몇 년만의 베트남 음식을 거부하기에는, 거기에 현지인의 친절한 설명과 맛을 음미하는 것은 너무나 좋았다) 우리 계획을 바꿨다.

맥과 행은 국내선으로 다시 나짱으로 가고, 우리는 그 흔하디 흔한 비나선택시를 타고 여행자거리로 가려 했으나, 국내선으로 이동하던 중 보게된 한대의 버스. 바로 152번 버스되시겠다.  

"어이 늘보! 우리 고만고만한 택시는 놔두고 시간도 많은데 버스투어 하지 않으시겠나~"

"오늘이 그리 얘기한다면야 나야 좋지. 에헤라디야~ 공짜 버스투어다~"

요렇게 시작되었다. 선배여행자들의 글을 종합해 생각해보면 '152번은 공항버스로 에어컨도 나오고 데탐거리까지는 40여분에 갈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되어 있고, 그 옆에 자그마하게 '1인 5천동이지만 짐하나에 5천동을 더 요구할 수 있다'고 써있다.

뭐 우리야 간단한 백팩(45리터, 55리터) 하나씩만 들쳐맨 상태라 여타 여행때보다 짐은 적지만, 첫 시작부터 250원으로 얼굴 붉히기 싫어 기사에게 당당히 2만동을 냈다. 당연히 2만동을 받고 거스름돈을 주지 않는 기사님. 뒤에 알았지만 요거 짐값 받는 것은 철저하게 복불복 시스템으로 판명된다. 담날 국내선 타러 다시 버스를 탔을 때는 아무리 백팩 하나만 짊어졌다지만 1인 5천동만 받으셨단 말이다. 근데 또, 마지막날 출국하러 갈 때는 당당히 1만동을 요구하였고... 결국 내 결론은 '복불복'!

 

"요게 진짜 데탐 거리로 가긴 가는걸까...?" 초조해하며 거리 풍경을 기억하려던 나를 내리게 했던 옆자리 베트남 아저씨. 그리고 데탐 거리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모습되시겠다.

한 낮의 데탐과 한 밤의 데탐은 참으로 다르다. 진짜 다르다.

 

늘보가 여기조기 사이트에서 알음알음으로 선택한 Vy Khan g.h는 대로변이 아닌 데탐거리 속살에 숨어있었다. 겨우 찾아낸 그 곳에 짐을 풀고(이 숙소는 호텔을 요구하는 여행객은 못간다. 게스트하우스급으로 잠만 자고, 조용하고 편히 쉴 공간만, 딱 그만큼만 제공한다. 그만큼 싸기도 하다. 하루 2만여원) 늘보가 입에 달고 다니던 신또(생과일주스)거리로 나선 우리.

요기 신또는 연유넣은 생과일 주스를 부르는 것으로 25000동에서 4만동으로 여러가지 알아서 시킬 수 있다. 한국여행자에게 유명한 곳도 있지만 베트남 현지인들도 줄서먹던 신또집이다. 

짐 풀고 늘보가 기대해 마지않던 째죠와 분짜 등을 먹으러 꾸역꾸역 길을 찾아 나선다. 데탐에서 걸어서 20여분 걸려 도착한 현지 유명 분짜집에서 실컷 먹고 마셔도 가격은 20만동이 안된다. 너무 좋은 물가...(식당이 약간 지저분한 환경이라는 것은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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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나절에는 사진 속 저 아저씨가 신또 주문을 받는다. 9시부터 영업시작하는 듯...

늘보의 추천은 망고+코코넛, 난 잭프룻이 좋다~~

 

요게 위에 설명한 152번 공항버스. 담날 아침 신또와 반미로 아침을 대신하고 버스를 타고 다시 공항으로 고고씽~

 

이번 여행의 일정의 초반 3일은 베트남의 제주도. 얼마전 정글의법칙에서 소개했던 '푸꿕(푸꾸옥)' 나머지 3일은 베트남 친구들 만남이다. 한국에서 인터넷 예약한(세상 좋아졌다. 한국에서 미리 다 예약하고 자리배정도 할 수 있고...) 비엣젯 카운터. 국내선은 베트남에어와 비엣젯이 양분하고 있는 듯 하다. 어차피 40-50분 비행이기에 자리 욕심안내고 느즈막히 티켓팅을 하니 뱅기 맨 끝 좌석을 준다.  

 

두둥~ 난생처음 롯데리아 기체 탔다. 헬로키티라던가, 맨유기체라던가, 연예인이 그려진 기체는 봤어도 기체를 롯데리아로 도배한 것은 첨 본다. 신기신기...

 

롯데리아타고 40여분 날아 도착한 푸꿕 공항.

근데...

요기 은근히 스릴있는 공항이었다. 분명히 착륙하느라 고도는 낮아지는데, 늘보와 손 잡고 '죽어도 같이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를 되내이며 창 밖을 보던 나. 그 때 바로 아래에 산등성이가 보였다.

'어라. 이 정도면 활주로 바로 앞 일텐데, 산능선이 바로 옆이네... 혹시 너무 낮게 고도를 잡아 산허리에 매다 꽂히는 것 아냐....? 이러면 우리 사고...?!!!"

요랬다. 나이에 걸맞지 않게 꽤나 긴장했더랬다... 하지만 착륙후 돌아본 유도로를 보니, 한쪽에만 산이 걸쳐져 있고, 다른 쪽은 평평하다. 다시 말해 활주로 지정을 받아 뱅기가 활공을 한 후 120도정도 회전 후 착륙하느라 바로 앞에 산이 보이는 착시 현상이 나온 것이다... 에구...

고렇게 착륙후 버스를 타고 20미터 갔더니 내리란다. 안전상이겠지만 20미터 가려고 버스타는 것은 아무래도.... KL에서는 에어아시아가 아예 승객 보도를 따로 만들어 놨다. 여기도 그러면 안되나...?

 

우리 늘보. 이번 여행 야무지게 준비했다. 푸꿕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자 하더니, 공항에서 오토바이 빌렸다는 글을 봤다며 내리자마자 요기조기 물어보더니 사진 속 저 아재들을 만났더랬다.

그랬다. 그들이 공항에서 오토바이를 렌트해 주는 동네 아저씨들이었다. 꾸며놓은 가게도, 변변한 계약서도 없이 서로의 웃음과 믿음만으로 자신들의 큰 재산인 오토바이를 빌려준다. 하긴 섬에서 도망가봐야 어디로 가겠냐만은...

 

공항 바라보고 왼쪽 주차장에 놓인 오토바이를 보여준 아저씨. 영어 안된다. 걍 가격만 흥정해 본다. 2박3일간 빌리겠다고 하니 60만동 부르다 내가 좋게 보였는지(무섭게 생겼는지) 40만동에 콜~

야마하 100cc 오토매틱이다. 외양 양호하고 바퀴도 튼실하다. 이정도면 만족~!

숙소만 알려주고 종이 하나에 사인만 한 후 명함 하나 받고 40만동 줬다. 거래 끝~

고렇게 여행 사상 처음으로 공항에서부터 앞뒤로 배낭 메고 오토바이타고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가 예약한 망고베이 리조트가 어디 붙어있는거야...

"40여분을 달려 왔는데, 망고베이가 안보인다. 미리 봤던 지도에서는 분명히 해변을 따라 즈엉동을 거쳐 쭉 가면 나오던데... 지도도 없이, 핸폰 로밍도 없이, 심카드 데이타도 없이 길거리를 질주하는 우리들...

요거이 우리 여행아니겠는가..하하하~는 무슨... 빌어먹을 한 낮의 뜨거운 태양에 살갗 타 들어간다.

결국 가다가다 지친 우리 어느 비싸보이는 리조트에 들어가 길을 물어보려는데...

잘못 들어왔다. 먼 리조트가 대로변에서 리셉션까지 들어가는데만 오토바이로 5분이 넘게 걸리냐...ㅡ.ㅡ

겨우 영어 가능한 스텝 만나 길 물어보니 가던길로 쭉 가면 된단다...

에고 10여분을 더 못참냐~ 

 

어쨋든 그렇게 찾은 망고베이 리조트는 우리에게 희망의 헤븐 그 이상이었다.

웰컴 드링크로 주는 주스도 맛나지만...

 

아침 조식을 먹는, 리셉션을 겸한 곳이 바로 요렇게 바다와 바로 맞닿아 있는 파라다이스한 곳이다.

만쉐이~~~ 이쁘다.

 

 

요거이 늘보가 고생했다며 자기에게 주는 상이라고 시킨 점심. 내꺼까지 지 먹고 싶은 거 알아서 시킨것은 비밀...

"좋다..날 좋고, 바다좋고, 경치좋고, 사람도 친절하고..."

그러나... 

 

우리가 망고베이를 우습게 봤다.

요 리조트는 친환경리조트로 에어컨으로 대표되는 일체의 기구들이 없다. 겨우 선풍기만 틀 수 있다(이게 어디냐) 냉장고 대신 아이스박스에 얼음 채워준다(원하는 투숙객만, 그것도 얼음값으로 자기돈 내야 한다)

이 정도는 이미 몇몇 리조트에서 경험했기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규모가 틀렸다.

뭐 요거는 거짓말 쫌 보태면 리조트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1시간 걸린다. 직원들이 전기자전거 타고 다닐때 알아 봤어야 한다. 거기에다 우리 숙소는 업글했다지만 리조트 한 쪽 끝부분. 아침마다 밥 먹으러 10여분 걸어 나와야 했다. 어마무시한 규모를 자랑하는 리조트이지만 누군가의 리뷰에서는 이렇게 적혀 있기도 하다.

"겨우 30여채의 방갈로를 보유한 곳이다" 고...

 

 

 

4 Comments
필리핀 2015.05.27 07:14  
캬~ 망고베이... 제가 딱 원하는 스톼일의 숙소네요...

자세한 정보 좀 부탁 드립니다~ ^^
빈&영 2015.05.28 09:05  
다음편에 좀더 자세히 적겠습니다.
보시고 궁금한 것 있으면  남겨주세요.^^
랄루 2015.07.26 19:59  
잘읽었습니다>,< 운이 좋은건지 베트남 여행기는 사진 예쁘게 찍어주신 분들도 많고 좋네용!! 잘읽었어요!
까치똥 2016.05.02 12:12  
망고베이 좋나요? 호치민서 얼마나 걸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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