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매의 삼국방랑기-베트남편] 3. 하노이로 가는길
비행기를 타는 시간은 항상 설렘과는 다르게 지루하다.
이 건조함은 어떻게 해결이 안되나
매번 미스트를 뿌릴 수도 없고 입과 코를 막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나싶다.
긴 지루함의 시간이 끝나고
무사도착
나이스랜딩
기장오빠가 운전을 잘하는가보다(컴퓨터인가!)
떠있던 것과 다름없는 부드러운 착륙
도착이구나 오예
지난번 호치민 갔을 때 입국심사에서 이래저래 휘둘렸던 관계로
다음 비행편 이티켓 여권 선글라스와 모자를 뺀 맨얼굴을 준비했다
무사통과 빠른 패스. 나이스.
정말 빨리 입국심사대를 통과하고
우리의 짐을 기다린다.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우리의 캐리어는 참 찾기 쉽지만
그만큼 항상 늦게 나온다.
한번쯤은 일찍 나와 줄 법도 한데 정말 한결같다.
6개의 눈동자를 레일에 한참을 고정시키고 나서야
짐을 찾을 수 있었다.
아 정말 도착했어~
이 습한 공...응?? 찬데???? 추워;;;;;;
추워!!!!!!!!!!!!!!!!!!!!!!!!!!!!!!
추위와 안녕했다고 생각했건만 아니야 아니야 ㅠㅠ
우리는 아직 안녕하지 못했던거야
그분은 날 놓아주지 않았던거야 ㅠㅠ
추위를 피해 남쪽나라까지 날아왔건만 여기도 아직 날이 춥다. 매우.
일단 정신을 차리고
공항탈출 미션을 수행하기로 한다.
우리는 오후 10시 반쯤 도착했고, 다음날 오전 10시에 다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하기 때문에 공항에서 가까운 숙소를 미리 예약을 해놨는데,
걸어갈 수 있는 거리도 아는 길도 아니라 바로 택시를 타기로 했었다.
허나 이곳은 베트남.
언제 어디서 코를 베어갈지 모른다는 택시를 아무렇게나 탈 수 없었다.
게다가 처음 오는 하노이.
모든 것이 낯설어, 보이는 모든 사람이 사기꾼으로 보였고
모두가 소매치기로 보였다.
그래도 나한텐 든든한 짐꾼이자 보디가드가 두 분이나 계시잖아
를 되뇌이며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했다.
공항 탈출을 위해선 일단 환전.
공항환율이 정말 안 좋은 것을 감안하여 당장 사용할 금액 50불만 환전.
그리고 택시를 잡으러 갔다.
우리에겐 오질 마일린~ 초록색택시밖에 없어!
그리고 타기전에 물어봐야해 미터됨?
어디서 택시를 타야할지 몰라 한참을 두리번 거리다가
서너대를 다른사람에게 보내고
드디어 우리 앞에 온 초록색 마일린택시
[오빠~ 미터됨????]
[됨]
[굳]
걱정하고 긴장한 것에 비해 굉장히 수월하게 탑승했고,
공항 바로옆의 삐까뻔쩍한 큰~ 건물을 지나 약 5분...
으슥하고 뻘건불이 반짝이는 골목으로 들어간다.
무서워!!!!!!!!!!!!!!!!!!!!!!!!!!!!!!!!! 살려줘~~~~~~~!!!!!!!!!!!!!!!!!!!!!!!!!!
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겉으론 아주 살짝 당황한척
“아오 여기 뭐야 아무것도 없어~ 완전 깜깜해~”
“누나 숙소 여기 맞아?”
“뭐야 몰라 나도 몰라 이쪽이 맞긴 할거 같긴한데 몰라~”
제대로 도착했다.
푸옹 동 호텔.
입구에 내려준다.
택시비는 32000동 (약 1600원)
......기사오빠는 좋은 사람이었어~...
호텔 오빠들이 얼른 달려와 짐을 들어주려고 하는데
바로 제지하고 애들한테 어서 짐들라고 시킨다.
얘들아 여긴 언제어디서 뜯길지 모르는 곳이야
짐들어다 주면 팁달라 한다. 어서 들어
부리나케 짐을들고 열쇠를 받아 방에 입실한다.
호텔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방이다.
그래 여긴 베트남이었지
침대는 댓글에 달린 그대로 매우 딱딱했으나
물렁한 것 보다는 좋아서 그런대로 괜찮았다.
문제는 조금의 더러움과 매우 추움과
찬물 밖에 안 나오는 매우매우매우 추움이었다.
(사실은 나오긴 나왔는데 영조 씻고 나 씻고 호조 씻을 때 돼서야 따듯한 물이 나왓다)
하루만 버티자.
그렇게 우리는 빨리 대충 씻고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잠자리에 들었다
추운 하루였어
참고로 아직도 여전히 12월5일이다.
**이번편은 사진을 아직 저장하지 못한관계로 나중에 수정해서 사진 올릴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