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많이 비싼 랍스터 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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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많이 비싼 랍스터 먹기

개굴아빠 2 4408
무이네가 해변 도시다 보니 해물 요리를 먹었다는 얘기가 많다.

혼자 다니는 여행에 비용을 최소한으로 줄여보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나도 한 번 정도는 해물을 먹어볼까 싶어 간 곳에서 대형 사고를 치고야 말았으니......

숙소에 물어보니 주인 아주머니가 해물을 먹으려면 남쪽 방향(호치민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된다고 해 그쪽으로 가보니 해변 노점에서 죽은 랍스터가 1마리 30,000원, 새우 큰 거 kg 30,000원이었다.

랍스터는 이미 서거한 상태로 얼음물에 들어가 있고 새우도 반 이상 사망했거나 헤롱거리는 상태.

분위기는 맘에 들었지만 선도가 맘에 안들어 어쩔까 하다, 동남아시아 여행 정보를 모아둔 사이트인 태사랑에서 무이네의 해물 식당으로 홍빈 hong vinh라는 곳을 추천해 놓았기에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

현지인들이 먹는 곳으로 싸고 신선하다고 소개해 놓은 문구를 보고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커다란 수조에 여러 가지 해물들이 팔팔 살아 움직이고 있다.

당연히 가격부터 알아 봐야지.

아래에 있는 놈들 중 작은 것이 1kg 약간 안될 것 같다면서 20만동이란다.

한 번 더 확인해 봐도 투 한드레드 란다.

우리 돈 1만원이니 역시 싸긴 싸다.

일반적으로 랍스터는 어느 나라든 시내에서는 기본적으로 최소 10만원을 잡아야 하니 말이다.

역시 무이네는 조용한 베트남의 해변 시골 마을이구나 하는 생각.

예쁘장하면서 착하게 생긴 아가씨가 분명히 투 한드레드 싸우전드라고 하기에 소개해 놓은대로 역시 싱싱하고 싸구나 싶어 랍스터 한 마리와 아래에 있는 놈들도 0.5kg 주문을 했다.

얘들은 0.5kg 2만원.

여기서 가격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챘어야 했다.

어쨌든,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아 조금 있으려니 주문을 받았던 아가씨가 살짝 당황한 얼굴로 다시 오더니 랍스터가 1kg이 조금 넘는데 가격이 투 밀리언 동이 약간 넘을 것 같단다.

그래도 괜찮겠느냐고 물어보네.

뭐 투... 어쩌고 여기에서 약간 넘거나 말거나.  그래 봐야 얼마나 더 비싸지겠어.

조금 있다 보리 새우인지 블랙 타이거인지 맛있게 로스트가 되어 나왔는데 맥주와 먹는 맛이 아주 그만이다.


다들 아시겠지만 아래에 있는 바가지는 비린내를 씻기 위해 허브를 넣은 손 씻는 물이니 마시지 않도록 하자.


새우 0.5kg을 말끔히 해치우고 나니 드디어 랍스터가 나왔다.

랍스터를 통 안먹어 본 것도 아니고 그냥 해변 도시에서 싼 맛에 먹는 거라 뭐 그닥 어깨 힘 줄 일도 아니다.


그런데 주변에 있던 현지인 아이들이 우루루 몰려와서 구경을 한다.

에이 짜식들, 이 정도 가지고 뭘.


맛은 있더만.

그런데, 반쯤 먹다가 가만 생각해 보니 이 식당에 온 현지인들이 그래도 약간 있어 보이는 애들이라는 생각이 살짝 들면서 내가 돈 단위를 헷갈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비로소 살짝 든다.

에이 먹고 생각하자.

......


결국 베트남 동이 모자라 100달러와 함께 계산해 주고 나왔다. ㅠㅠ

총액 1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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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돌아가서 한 시간 가량 속이 쓰렸지만, 어차피 어디 가나 랍스터 비싼 건 10만원 정도 하니 그냥 팔팔 살아있는 놈을 맛있게 먹어보았다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혼자 다니면서 끙끙 앓아봐야 도움 될 것도 없으니 그냥 소매치기 당한 것보다야 낫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 낫지 않겠어?

하지만, 24일 간의 총 경비(비행기 삯 포함, 선물비 10만원 제외)가 180만원 정도 였으니 그 중의 8% 가량이 식사 한 끼에 날아가 버린 어처구니 없는 경우였다.

베트남 화폐 단위는 그 후로도 은근히 신경 쓰였다.
2 Comments
말벌 2012.05.20 06:29  
아빠님 드신게 바다가재는 아니구 닭새우네요. 물론 둘 다 맛있지요. 
우리나라 남해안에서도 잡히는. ^^

근데 가격은 좀 많이 쎄게 느껴집니다, 태국바가지 씨푸드레스토랑처럼 부른 가격이 혹여 100g 당 가격이었구 한마리 무게 가격이 이렇게 나온 거라는 식당 얘기 아닌가 싶기두 하구 그러네요.

저두 몇차례 베트남 여행에서 봐가며 불러보는 가격에 첨에 은근 스트레스였었네요.

아빠님 여행기 재미있게 읽구 있습니다.  ^^
개굴아빠 2012.05.20 09:22  
맞습니다.
랍스터는 집게발이 달린 놈이죠.
블로그 포스트에도 다른 분이 지적을 해 주셨더군요.
고친다는 게......
그때 쇼크가 크긴 컸던가 봅니다. ㅎㅎ
닭새우는 우리나라에서도 잡히는가 보네요.
우리나라에서의 가격대는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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