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 제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사파에 다녀온지도 벌써 6개월이 다 되어가는거 같아요. 지난 겨울 천진항을 통해서
중국 운남성과 베트남 중북부 지방에 다녀왔답니다. 워낙 혼자 여행하는것을 좋아하지만, 긴 육로
여정과 국경 이동은 이전에 해본적이 없어 스알짝 걱정됐던것도 사실인데, 태사랑 덕분에 잘 다녀왔어요. 그뒤로는 다시 당장의 학교일들로 정신없이 보내며 여행의 기억들은 혼자 마음속에서만 소중히 간직해두었는데, 오늘 6개월전 여행이야기가, 정확히 말하면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가 하고 싶어지네요.
먼저, 사파에 가면 쉽게 볼수 있는 몽족. (사진이 후져서 죄송합니다 ㅠㅠ 돈없는 학생인지라 핸드폰 카메라만도 못한 디카를 들고 가서요. 흑흑.)
사파마켓에서 인기 최고인 쌀국수집이에요. 몇군데 더 가봤지만 여기만한 곳이 없더라구요.
아.. 이얘기 하려고 했던건 아니었는데 포가 너무먹고 싶네요. 추운 날씨를 위로해주었던 뜨끈뜨끈한
육수와 부들부들한 국수.
매운것을 워낙 좋아하는 저는 앞의 칠리절임(?)을 국수에 듬뿍 넣었어요. 엄청 매우니 조심하라고
참견해주던 몽족 아이들. 사파에 도착한 직후 첫 식사였는데 사실 이때까지만해도 소수민족이 저에게 말거는것조차 약간은 불편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저 여행자들을 상대로 돈을 벌길 원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나중에 깟깟에서 만난 이 아이는 보며 마음이 참 아프긴 했지만, 아무튼 첫날 짙은 안개로
트래킹을 가지 못하고 작은 사파시내를 빙글빙글 돌며 느낀 생각은 그것이었습니다.
어딜가나 들리는 말은 "buy for me!!" 였어요. 처음엔 신기한 마음 약간, 그 뒤로는 관심가지면
물건을 사줘야 할거 같아서 불편한 마음, 나중엔 귀찮은 마음. 그런 마음만 들더라구요.
그러다 이 친구들을 만납니다. 왼쪽은 마이스, 오른쪽은 자. 가운데 아이는 영어를 못해서
말을 많이 못나눠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아요.
어김없이 들려오는 "Buy for me!" 소리에 눈길을 주지 않아도, 자꾸만 자꾸만 말을 걸어와요.
"how are you?" ,"where are you from?" 하는 소리들. 그러다 왼쪽의 마이스가 웃으며 말을하더라구요. "나 너 기억나, 니가 어제 버스에서 내릴때 내가 가서 물건 사달라고 했는데 니가 노노노노!!하면서 다른쪽으로 갔어." 라구요. 신경질적으로 "노노노노!!" 했던 제가 생각나 창피하고 있던 차에 속 없는 이친구는 웃으면서 계속 말을 합니다. 이름이 뭐니, 어느 나라 사람이니, 사파에 언제왔니-.
그런 이 친구를 보면서, 정신이 확들었습니다. 아 내가 뭐하고 있던거였지? 애초에 사파가 오고 싶었던 이유도 소수민족의 삶을 보고싶었던거 였는데, 저 스스로가 그들을 거부하고 있었던 꼴이었으니까요.
그뒤로는 마이스와 친구가 되기로 했습니다. 물건을 팔기 위해 자신의 마을로 부터 7km가 떨어진 이곳에 매일 같이 오고, 하루를 사파시내에서 보내고 난 뒤 돌아가는 그들의 일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친구, 제가 사는 다른 세상이 궁금한 호기심많은 15살짜리 소녀더라구요. 자신의 집에도 놀러오라고 했는데, 너무 멀다며 빈말로 흘러보낸게 지금은 못내 아쉽네요.
물론, 친구가 되었다고 호객행위를 멈춘것은 아닙니다^^;; 비지니스는 비지니스! 저는 정말 한푼이 아까운 여행자였기때문에 미안하다구 못사줄거 같다고 하는데 이친구는 그냥, "안사도 되는데, 만약 니가 사고싶은게 생기면 그때엔 내것을 사줘." 라고 하더라구요.
사파를 떠나기전, 못만나면 어쩔까 걱정했는데 박하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길에 이친구를 또 만났어요. 사실 마음이 많이 불편했거든요. 떠나기 전날밤 식당에서 요리를 시켜먹는데 이 친구가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떠나기 직전, 팔지를 하나 샀습니다. 무지무지무지~~하게 깎아서!
아 왜그랬을까. 은팔찌 비슷한거 20000동에 산걸로 기억나네요.
그냥 바가지 한번 써줄걸. 하는 마음이 헤어지고 나서 들더라구요.
아무쪼록 마이스와 자는 이것은 그냥 자기들 선물이라며 각각 얇은 천으로된 파란빨찌랑
주황색 팔찌를 손목에 걸어줬어요.
처음 만났을때부터 이기적이었던 나보다 훨씬 긍정적이고, 순수하고, 똑똑한 친구들. 동생들.
오로지 물건을 팔기 위해 배운 영어라지만 영어도 씩씩하게 잘하고.. 세상에 대해 궁금한것도
많은 아이들인데 제대로된 학교 교육을 더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내 그 생각조차 접었어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반짝반짝빛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것은 저와 제 친구 마이스의 사진^^ 제 얼굴은 창피해서 가렸어요. 참고로 가방은 사파 오기전 운남성 따리에서 산건데..중국 소수민족 아줌마가 한땀~~한땀~~딴거라고 어찌나 안깎아주시던지..
마음속에 혼자만 간직하고 있던 이 인연들을 글로 쓰게 된것은 사실 2주전 모르는 국제전화 번호로
전화를 받았어요. 헤어지기 전에 핸드폰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번호를 교환하고 사파를 떠나고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한두번 전화를 했었거든요. 그리고 나서 거진 6개월이 지났는데, 마이스인데 핸드폰 번호 바꼈다고 전화가 왔더라구요. 잘지내냐고, 사파는 언제오냐고.. 겁도 없이 어떻게 국제 전화 할생각을 했는지. 걱정되서 조금 전화하고 제가 다시 전화를 걸어 짧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중간에 자도 바꿔주면서^^
그리고 오늘, 오늘은 자에게 전화가 왔어요. 날씨가 맑지않고 그곳은 비가 많이 온다네요.
그래서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고. 그런데도 자꾸만 사파에 오라네요.
그런고로 오늘은 자꾸만 사파생각이 납니다. 그곳에서 만난 맑은 사람들 생각도 많이나구요.
여행에서 만나는 새로운 인연만큼 여행을 풍요롭게 하는것도 없는것 같아요. 혹시라도 저 처럼 지레 경계해서 소중한 인연을 놓치시는 분들이 있더라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감히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립네요. 사파.
중국 운남성과 베트남 중북부 지방에 다녀왔답니다. 워낙 혼자 여행하는것을 좋아하지만, 긴 육로
여정과 국경 이동은 이전에 해본적이 없어 스알짝 걱정됐던것도 사실인데, 태사랑 덕분에 잘 다녀왔어요. 그뒤로는 다시 당장의 학교일들로 정신없이 보내며 여행의 기억들은 혼자 마음속에서만 소중히 간직해두었는데, 오늘 6개월전 여행이야기가, 정확히 말하면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가 하고 싶어지네요.
먼저, 사파에 가면 쉽게 볼수 있는 몽족. (사진이 후져서 죄송합니다 ㅠㅠ 돈없는 학생인지라 핸드폰 카메라만도 못한 디카를 들고 가서요. 흑흑.)
사파마켓에서 인기 최고인 쌀국수집이에요. 몇군데 더 가봤지만 여기만한 곳이 없더라구요.
아.. 이얘기 하려고 했던건 아니었는데 포가 너무먹고 싶네요. 추운 날씨를 위로해주었던 뜨끈뜨끈한
육수와 부들부들한 국수.
매운것을 워낙 좋아하는 저는 앞의 칠리절임(?)을 국수에 듬뿍 넣었어요. 엄청 매우니 조심하라고
참견해주던 몽족 아이들. 사파에 도착한 직후 첫 식사였는데 사실 이때까지만해도 소수민족이 저에게 말거는것조차 약간은 불편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그저 여행자들을 상대로 돈을 벌길 원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나중에 깟깟에서 만난 이 아이는 보며 마음이 참 아프긴 했지만, 아무튼 첫날 짙은 안개로
트래킹을 가지 못하고 작은 사파시내를 빙글빙글 돌며 느낀 생각은 그것이었습니다.
어딜가나 들리는 말은 "buy for me!!" 였어요. 처음엔 신기한 마음 약간, 그 뒤로는 관심가지면
물건을 사줘야 할거 같아서 불편한 마음, 나중엔 귀찮은 마음. 그런 마음만 들더라구요.
그러다 이 친구들을 만납니다. 왼쪽은 마이스, 오른쪽은 자. 가운데 아이는 영어를 못해서
말을 많이 못나눠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아요.
어김없이 들려오는 "Buy for me!" 소리에 눈길을 주지 않아도, 자꾸만 자꾸만 말을 걸어와요.
"how are you?" ,"where are you from?" 하는 소리들. 그러다 왼쪽의 마이스가 웃으며 말을하더라구요. "나 너 기억나, 니가 어제 버스에서 내릴때 내가 가서 물건 사달라고 했는데 니가 노노노노!!하면서 다른쪽으로 갔어." 라구요. 신경질적으로 "노노노노!!" 했던 제가 생각나 창피하고 있던 차에 속 없는 이친구는 웃으면서 계속 말을 합니다. 이름이 뭐니, 어느 나라 사람이니, 사파에 언제왔니-.
그런 이 친구를 보면서, 정신이 확들었습니다. 아 내가 뭐하고 있던거였지? 애초에 사파가 오고 싶었던 이유도 소수민족의 삶을 보고싶었던거 였는데, 저 스스로가 그들을 거부하고 있었던 꼴이었으니까요.
그뒤로는 마이스와 친구가 되기로 했습니다. 물건을 팔기 위해 자신의 마을로 부터 7km가 떨어진 이곳에 매일 같이 오고, 하루를 사파시내에서 보내고 난 뒤 돌아가는 그들의 일상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친구, 제가 사는 다른 세상이 궁금한 호기심많은 15살짜리 소녀더라구요. 자신의 집에도 놀러오라고 했는데, 너무 멀다며 빈말로 흘러보낸게 지금은 못내 아쉽네요.
물론, 친구가 되었다고 호객행위를 멈춘것은 아닙니다^^;; 비지니스는 비지니스! 저는 정말 한푼이 아까운 여행자였기때문에 미안하다구 못사줄거 같다고 하는데 이친구는 그냥, "안사도 되는데, 만약 니가 사고싶은게 생기면 그때엔 내것을 사줘." 라고 하더라구요.
사파를 떠나기전, 못만나면 어쩔까 걱정했는데 박하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길에 이친구를 또 만났어요. 사실 마음이 많이 불편했거든요. 떠나기 전날밤 식당에서 요리를 시켜먹는데 이 친구가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떠나기 직전, 팔지를 하나 샀습니다. 무지무지무지~~하게 깎아서!
아 왜그랬을까. 은팔찌 비슷한거 20000동에 산걸로 기억나네요.
그냥 바가지 한번 써줄걸. 하는 마음이 헤어지고 나서 들더라구요.
아무쪼록 마이스와 자는 이것은 그냥 자기들 선물이라며 각각 얇은 천으로된 파란빨찌랑
주황색 팔찌를 손목에 걸어줬어요.
처음 만났을때부터 이기적이었던 나보다 훨씬 긍정적이고, 순수하고, 똑똑한 친구들. 동생들.
오로지 물건을 팔기 위해 배운 영어라지만 영어도 씩씩하게 잘하고.. 세상에 대해 궁금한것도
많은 아이들인데 제대로된 학교 교육을 더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내 그 생각조차 접었어요.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반짝반짝빛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이것은 저와 제 친구 마이스의 사진^^ 제 얼굴은 창피해서 가렸어요. 참고로 가방은 사파 오기전 운남성 따리에서 산건데..중국 소수민족 아줌마가 한땀~~한땀~~딴거라고 어찌나 안깎아주시던지..
마음속에 혼자만 간직하고 있던 이 인연들을 글로 쓰게 된것은 사실 2주전 모르는 국제전화 번호로
전화를 받았어요. 헤어지기 전에 핸드폰번호를 알려달라고 해서 번호를 교환하고 사파를 떠나고 베트남 여행을 하면서 한두번 전화를 했었거든요. 그리고 나서 거진 6개월이 지났는데, 마이스인데 핸드폰 번호 바꼈다고 전화가 왔더라구요. 잘지내냐고, 사파는 언제오냐고.. 겁도 없이 어떻게 국제 전화 할생각을 했는지. 걱정되서 조금 전화하고 제가 다시 전화를 걸어 짧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중간에 자도 바꿔주면서^^
그리고 오늘, 오늘은 자에게 전화가 왔어요. 날씨가 맑지않고 그곳은 비가 많이 온다네요.
그래서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고. 그런데도 자꾸만 사파에 오라네요.
그런고로 오늘은 자꾸만 사파생각이 납니다. 그곳에서 만난 맑은 사람들 생각도 많이나구요.
여행에서 만나는 새로운 인연만큼 여행을 풍요롭게 하는것도 없는것 같아요. 혹시라도 저 처럼 지레 경계해서 소중한 인연을 놓치시는 분들이 있더라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감히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립네요. 사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