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짱 도자기 마을(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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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짱 도자기 마을(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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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짱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어떤 바람일까요?

아름다운 바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편안하게 해주면 정말 좋겠습니다.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아름다운 자기로 만든 풍경을 스치며 지나갈 겁니다.

그러면 맑고 예쁜 소리를 내겠지요.

풍경소리를 들으면 마음 속에 자비심이 생긴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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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하동 실크마을을 다녀왔고 오후에는 밧짱 도자기 마을을 간다.

이번에도 시내버스를 타고 가보자.

3.000 동/1인으로 여기도 종점까지 가면 된다.

버스 타는 곳은 롱비엔 버스정류장으로 여행자 거리인 올드쿼터에서 북동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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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어서 가도 10분이면 충분하다.

작년과는 달리 이곳도 많이 변했다.

많은 버스가 다니는 곳이라 하노이에서 유일하게 중앙에 버스정류장을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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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정차하는 위치도 정류장 지붕에 행선지별로 표기되어 있다.

우리가 갈 밧짱은 47번 버스라고 씌어있다.

공항으로 가는 17번 버스도 이곳에서 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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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40분 정도 버스를 타면 밧짱이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8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도공의 마을....

그러니 이 마을은 벌써 1.200년 대부터 도자기를 굽기 시작한 마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청자가 오묘한 색감을 뽐낼 때 이곳에서는 생활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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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을 끼고 있어 무거운 도자기를 배를 이용하여 운반하였던 곳.

시뻘건 홍강이 넘실거리는 강변마을이 바로 밧짱 도자기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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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상으로 나갈 도자기가 쌓여 있는 곳.

대나무로 엮어 만든 바구니에 깨지지 않게 조심조심 포장하여 세상구경 나간다.

아마도 홍강 바닥을 뒤지면 수 백 년 전 난파선에 실린 도자기가 골동품이 되어 발견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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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주로 생활도자기를 만들었겠지만, 지금은 다양한 소품에서부터 아름다운 악세사리를 자기로 만들어

전국뿐 아니라 외국으로도 수출하고 있다.

이제 마을을 구석구석 살펴본다.

청아한 소리를 내는 자기로 만든 풍경...

바람이라도 불면 좋으련만 오늘은 바람마저 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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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과는 다르게 체험방이 여러 곳 눈에 띈다.

직접 체험하며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이 작년에는 보이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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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아마도 단체로 도자기 실습을 나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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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들여다보니 이 집에서도 손짓을 하며 들어오라고 부른다.

들어와 직접 만들어 보라고 하는 듯....

오늘은 많은 학생이 체험방마다 가득하여 작업에 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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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찾아간 곳...

작년에 꼬마 숙녀와 함께 둘이 앉아 매화문양 작업을 하던 아가씨가 있던 곳을 들어가 본다.

혹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여서....

아래 사진은 작년에 이 집에서 찍은 작업에 골몰한 아가씨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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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에 매화문양을 치던 아가씨!

아니... 매화 아가씨~

앳된 모습의 작년 모습과는 다른 숙녀로 변하여 앉아 있다.

기다란 생머리는 짧게 커트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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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을 보더니 작년의 만남을 기억하고 깜짝 놀란다.

밝은 미소를 띠며 반겨준다.

그러고는 앞에 앉아있는 아가씨에게 우리 부부의 출현에 대하여 설명을 해 주는 듯....

작년 이맘 때 슬쩍 스쳐지나간 우리 부부를 여태 기억하고 있었더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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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아가씨~ 올해에는 佳人이 詩라도 한 수 남기려고 찾아왔다네...

매화 아가씨! 어디 아래 접시에다가 시를 남기면 되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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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동짓날 밤

보내는 님 아쉬워 깊은 잠 들지 못해

문풍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소스라쳐 잠에서 깨어나니

휘영청 밝은 달빛에 매화나뭇가지가 창가에 아른거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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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워 소매 끝 부여잡고 아쉬운 정 담아내니

어느덧 새벽닭 울음소리 들리는구나.

 

어여~ 그대... 떠나려는 佳人을 위해 치마폭에 난이나 치시구려~

佳人은 그대를 위해 시 한 수 남기리라.

 

아... 죄송합니다.

베트남은 치마를 입지 않고 아오자이를 입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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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님이 엉뚱한 생각하지 말고 길을 떠나자고 하신다.

집에 돌아가면 치마란 치마는 모두 꺼내 난을 칠테니 그 위에다가 시나 잔뜩 적으라신다.

 

밧짱에 가면 동네 골목길에 이런 석탄을 자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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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분하다고 괄시하지 말자.

연탄은 자기 몸을 태워 새로운 생명을 창조한다.

볼품없는 연탄은 진흙과 함께 섞여 이런 모습으로 만들어지고 벽에 붙어 말렸다가 예쁜 도자기를 구워내는

연료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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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연탄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다 보니 온통 담벼락이 연탄으로 말미암아 까매졌다.

정말 연탄 말리는 방법도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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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마저 까매져 흰 옷을 입은 사람은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겠다.

연탄 말리는 벽은 주로 벽돌을 쌓아 만든 담장이고 시멘트를 바른 곳은 아닌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니 연탄 말리는 것도 규칙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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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년이나 오랜된 마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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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이 무척 좁다.

마치 미로처럼 얽혀 있어 초행에는 헤매기 딱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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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탄을 말리는 시기는 비가 자주 내리는 우기에는 만들 수 없다고 한다.

건기 때 많이 만들어 놓고 우기 때까지 사용한다고 한다.

티벳에 가면 야크의 배설물로 모양과 크기가 꼭 이곳의 연탄 크기로 만들어 벽에다 붙여 말린다.

그곳에서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야크 배설물을 말려 연료로 사용한다. 색깔만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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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보면 벽은 까매도 골목 바닥은 별로 까매지지 않았다.

한 번 붙인 연탄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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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렇게 연탄은 자신을 희생하여 어름다운 작품을 만든다.

예쁜 소리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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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마을 사진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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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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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짱에서 하노이로 돌아오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며 체험학습을 온 여대생들과 즐거운 한 때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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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밧짱 도자기 마을을 끝으로 베트남 하노이를 떠난다.

내일 새벽에 일어나 노이바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방콕으로 가야 한다.

급작스럽게 결정된 방콕은 며칠 전 숙소에서 만난 한국 젊은이에게 얻은 방콕 시내 지도가 전부다.

일단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내려 부딪혀 보는 게야.

이제 베트남 방에서의 만남은 오늘이 마지막인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삶이란 우리의 인생 앞에 어떤 일이 생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내 인생의 결정은 바로 내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6 Comments
관운장 2010.05.10 09:52  
맨 마지막 사진은 사모님이 딱 인솔교수 이십니다
인도에서도 소똥을 벽에 붇여 말리더군요 벌판은 벽이없으므로 땅에널어 말리고요
노란 연기가 솔솔 피어나는 소똥불에 감자를 구워파는데 먹기가 좀 그렇더군요
첫번째 사진은 어떤랜즈를 쓰면 저리된다 알고있었는데 생각이 안남니다
佳人1 2010.05.11 08:33  
베트남 여대생은 한국인에 대한 반응은 매우 뜨겁습니다.
아마도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1세기 나그네 2010.05.10 12:36  
가인님 詩 너무 멋있습니다.
佳人1 2010.05.11 08:34  
詩라고 하기에는 좀 부끄럽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흥얼거려보았습니다.
곰돌이 2010.05.10 18:18  
제가  가인님보다 어려서 그렇겠지만....^^;;

매화아가씨가 엄청 예뻐 보입니다 ^^*


자  이제  방콕여행이군요 ^^*

가인님께서  어떤  방콕여행을 하실지...  너무 기대됩니다 ^^
佳人1 2010.05.11 08:36  
네... 사실 1년 전에 처음 보았을 때 무척 예뻤어요.
그래서 다시 그 집을 들어갔지요.

방콕은 떠밀려 간 곳이라...
그리거 여행 말미에 힘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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