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 이리 오셔서 黑茶라도 한 잔 하시게나...
사랑이란 표현하지 않으면 오래가지 못한다고 한다.
여행을 사랑하는 일도 표현하지 않으면 그 감동이 오래가지 못한다.
우리가 여행을 하며 사진을 찍는 일도 사랑의 표현이다.
뜨득 왕릉을 나와 민망(明命) 왕릉으로 간다.
비는 더 세차게 내린다,
다른 왕릉에 비하여 규모가 크다고 한다,
응우웬 왕조 두번째 왕이란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강 건너편에 있어 예전에는 배를 이용해야만 갈 수 있었으나 지금은 다리를 놓아
차를 타고 바로 왕릉 입구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오전 일정은 뜨득릉, 민망릉 그리고 카이딘릉 세곳을 방문하고 시내로 다시 들어와 뷔페식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식사후 시타델이라는 왕궁을 방문하고 티엔무 절로 간다.
그곳 까지는 버스를 이용하고 티엔무 절 아래에서 배를 타고 수상마을을 보고 시내로 들어 온다.
민망왕릉으로 오는 동안 비는 더 퍼붓고....
주차장에 버스를 세운다.
비가 너무 퍼부어 비를 맞고 가고 싶지가 않다.
그래서 슬그머니 주차장 구석에 있는 양철지붕으로 된 가게로 들어갔다.
그랬더니 함께 버스에서 내린 대여섯명의 오스트리아 관광객들도 佳人을 따라온다.
그들도 비 맞고 가고 싶은 마음이 없나보다.
그래서 함께 양철지붕 밑에서 쏟아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는다.
佳人은 20여년전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와 짤츠부르크를 가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그곳에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하니 반가워하며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들은 그곳의 있던 먹거리 가격을 물어 보더니 모두 원 위치 시키고 자리에 앉는다.
이곳의 가격은 당연히 원래 가격에 자리값 더하기.....
그래도 이곳에서 비 맞고 민망릉에 올라간 사람들을 기다리려면 1시간 이상은 있어야 한다.
佳人 : 베트남 커피 얼마?
여자 : 20.000동...
佳人 : 10.000동 O K?
여자 :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렇게 양철지붕을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사실 10.000동이라도 비싸다.
여기는 관광지 중에 금싸라기 땅 주차장에서 유일하게 비를 피하는 곳이다.
그래서 싸다.
가격이란 장소와 시간과 수요와 공급에 따라 모두 다르다.
그제서야 오스트리아 사람들도 모두 佳人의 가격을 보고 커피를 시켜 마신다.
그것 봐라~~ 佳人에게 싸게 판 덕분에 오히려 여섯잔이나 커피를 더 팔 수 있잖여~~
비오는 날 관광지에서 구경은 하지 않고 양철 지붕 밑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빈둥거리며 커피 마셔봤수?
佳人 마셔 봤수~~
이러면서도 우리의 여행은 계속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을미사변으로 고종황제께서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해 있을때 커피를 처음 드셨단다.
黑茶라고 하시며 아관파천의 아픔을 커피로 달래셨단다.
민망왕도 물론 커피를 즐겼을게다.
민망왕이시여~~
佳人이 비가 많이 내려 천기가 불순한 관계로 올라가지 못한다네....
그러니 어여~ 이리 주차장으로 내려 오시게나....
비오는 날 양철지붕을 때리는 빗소리를 가야금 소리라 여기시고.....
호이안에서 본 이런 등이라도 밝히라고 하고 佳人과 함께 커피 한 잔 즐기시면 어떠하시겠는가?
그러나 佳人은 사실 자판기 커피 체질이라네....
佳人은 비내리는 주차장에서 잠시 눈을 감고 넬라 판타시아를 들으며 음악에 몸을 맡긴다.
자주 듣던 음악일지라도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런 유적지 입구에서 빈둥거리며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
佳人은 자유인이다.
울 마눌님은 옆에 있는 그물 침대에 누워 보고 싶으시단다.
누워 보슈~~
어떻수?
아주 만족하시단다.
꽉 짜여진 여행 스케쥴 중에서 토막시간에 그들처럼 그물침대에 누워 본다는 것...
이것도 여행의 일부다.
여보! 우리 여기까지 와서 관광은 하지 않고 이렇게 놀고 있으니 옛날 학교 다닐 때 수업시간에 공부는
하지 않고 땡땡이 치는 기분이야..... 그치?
민망왕은 우리가 그곳에 가지도 않고 여기서 빈둥거리는 것을 알고 있을까?
그래서 되게 민망스러워 민망 왕이었나?
아니면 외국인에게만 차별적으로 후손들이 입장료를 더 받아서 민망스러워서일까...
17세기 말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그리고 베트남 마지막 왕조인 응우웬(院) 왕조의 터전....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도시....
우리나라 어부들이 이곳 지방 왕에게 애원하여 다시 돌아가게 되며 우리와 인연을 맺은 도시...
훼도 참 아름다운 작은 도시다.
베트남 분단시에 서로 경계가 멀지 않았던 곳....
월남전의 중심에서 많은 피해를 입었던 곳....
한때 호치민이 공부했던 학교가 있는 곳....
응우엔 왕조는 이곳에서 13대에 걸쳐 이어왔다.
그 중에서 여섯왕의 무덤이 있단다.
주로 이곳의 여행은 왕릉 투어와 왕궁 투어가 주종이다.
대부분 이곳 여행사의 팩키지를 이용하거니 흐엉강에서 보트를 이용하거나 오토바이 렌트를 이용한다.
시간의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자전거로 다녀도 될 10km 정도의 거리다.
대부분의 유적 입장료가 외국인은 55.000동이고 내국인은 30.000동이다.
일부 매표원이 돈을 속이는 경우가 간혹 있어 주의를 요하는 곳이다.
우리 미니버스 가이드는 표를 구매할 때 매번 옆에 지켜서서 확실하게 확인을 해 준다.
이런 일이 자주발생한다는 뜻이다.
개별적으로 가시는 분들은 입장권을 사실 때 조심하셔야 한다.
우리에게는 이상한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順化라는 이름의 훼.... 아직도 제대로 순화 되지 못했나 보다.
이곳 시내를 강남과 강북으로 가르며 흐르는 香江이라는 흐엉강....
마치 멈추어진 시간처럼 강물의 흐름을 멈추고 있는 듯 포근하고 조용하다.
그 강위에 남북을 잇는 다리에는 오늘도 바쁜 생활이 있다.
그들은 과거의 영화로운 왕궁이 있는 역사적인 도시에서 오늘을 살아간다.
이곳은 마치 우리나라의 경주와도 같은 그런 도시다.
여행이란 하얀 백지에 나만의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다.
그곳에는 아름다운 풍경도 있고
역사가 살아 숨쉬며
진솔한 그들의 삶도 그려 넣을 수 있다.
생생한 그들의 소리도 그려 넣을 수 있고
살아가는 지혜도 터득할 수 있고
그리고 나만의 느낌을 덧붙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행이란 나의 문을 열고 그들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그곳은 나에게 그 이상의 감동과 행복을 돌려준다.
그러나 가끔 불미스러운 일도 생길 수 있어 항상 긴장하고 주의 하여야 한다.
그런 일 중에 일부는 나의 부주의에서도 생길 수 있슴을 항상 기억하자.
버스로 하는 투어는 모두 3곳의 왕릉과 티엔무 사원 그리고 왕궁을 들어간다.
입장료는 티엔무 사원은 없고 각각 55.000동씩이니 모두 220.000동(약 20.000원 미만)이 든다.
점심 뷔페가 포함된 버스비와 영어 가이드 비용이 150.000동이니 배보다 배꼽이 더 드는 투어다.
유적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별로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우리 부부는 이런 여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행은 각자의 색깔로 그리는 자화상이다.
이제 카이딘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간다.
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여행이란 나만의 그림을 그려가는 작업이다.
그림이 잘 그려졌든 어설프게 그려졌든 모두가 소중한 것이다.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 모두 다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