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하노이 진국사
이제 대통령궁을 나와 정문을 지나 계속 북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곳에서는 대통령을 뭐라고 부를까?
똥통이다.
이 길은 통행인이 거의 없다.
그런데 다른 길보다 더 넓고 보도블록도 잘 관리되어 있다.
이곳에 와서 제일 부러운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멋진 가로수 길이다.
죽은 자가 잠들어 있는 곳이 산 자들이 살아 돌아다니는 길보다 훨씬 좋다.
인민 모두가 똑 같이 잘 사는 나라를 표방하는 나라치고는 인민 모두 어렵게 산다.
같이 모두 못 살면 그게 더 행복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특권층은 호사를 누리고 산다.
그러나 호치민의 검소하고 청빈한 생활은 베트남인들에게 존경의 대상이다.
그는 결혼을 하면 국민들에게 소홀할 수 있다고 평생 혼자 살았단다.
혹시 이길을 가다 붙잡혀 가는게 아닌가?
군인이 지키고 왜 통행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지?
앵앵~ 거리며 달리던 그 많던 오토바이도 이곳에는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佳人은 아무도 다니지 않는 길을 지났다.
저 끝에 도달하니 아니나 다를까?
다들 숨어 있다가 일시에 나오는 듯....
이제 우리는 서호와 쭉밧호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 입구에 진무관이라는 도교 사원이 있다.
대통령궁에서 걸어서 10분 걸린다.
입구 문틀 위에 그림이 마치 처용인듯, 힌두교에 등장하는 깔라인듯 무섭다.
입장료 2.000동.
진무관 입구 모퉁이에 돌 말뚝이 하나 있다.
그런데 그 말뚝이 조용히 걸어가고 있는 佳人에게 시비를 건다.
돌 말뚝 : "하마 !"
佳人 : "뭔~마?"
돌 말뚝 : "하마 !"
佳人 : "웃기지마 임마~~ 난 하마가 아니고 사람이야 ! 임마~"
돌 말뚝 : "말에서 내리란 말이야 하마 !"
佳人 : "나 두 발로 걸어 왔어~~ 임마 !"
돌 말뚝 : ......
佳人 : "까불고 있어~~ 따식이~~"
돌 말뚝 " "죄송해유~~"
佳人 " "너나 잘 하세요~~"
옛날에 이곳을 지나는 모든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말에서 내려야 한다.
이곳을 지나면 도로 양쪽으로 왼쪽은 하노이에서 제일 크다는 서호(호 따이)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그 보다 훨씬 작은 쪽밧호수가 있다.
비가 오니 이곳에 강태공들이 많이 모였다.
여기는 쭉밧 호수 쪽이고...
"잡았따~~ 한 마리~~"
길을 건너 서호로 가니 이곳은 마치 낚시 대회라도 열린듯 강태공들이 난리다.
이들을 지나 서호에 슬쩍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진국사라는 절을 향하여 계속 위로 올라갔다.
그런데 절로 들어가는 입구가 물에 잠겨 그 앞에서도 낚시를 하고 있다.
이게 뭬야~~
진국사가 완전히 물에 잠겨버렸네?
그럼 진국사가 물 속에 있는 절이란 말인가?
물고기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모양이다.
이런~ 부처님 면전에서도 살생이라니....
그 앞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것은 무죄라고 부처님도 이해하실꼬야~~
낮에 하면 데이트고 밤에 하면 나이트?
사회주의 국가라는 베트남..... 이들의 애정표현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에는 아예 절 안에 들어가 고기를 잡는다.
아마도 진국사가 이렇게 물에 잠겨있는 모습도 보기 어려운 광경이 아니겠는가?
佳人 : "부처님~ 낚시는 살생이 아닌감유?"
부처님 : " 나 지금 바빠~~"
佳人 : "사냥은 따라가며 잡으니 살생이고 낚시는 지들이 멍청해서 몰려와서 물으니 살생이 아닌감유?"
부처님 : "아~ 글씨~ 말 시키지 말라니께~"
佳人 : "뭐가 그리 바쁜감유~~"
부처님 : "지금 안방까지 물이 들어와 물 퍼내고 있는거 안 보여~~"
부처님이 지금 물에 잠긴 절에서 물 퍼내느라고 너무 바쁘신가 보다.
佳人 : "알것슈~~"
쩐꿕사라는 진국사도 이번에 내린 폭우에 어쩔 수가 없다.
부처님은 비쉬누신의 9번째 화신이라는데 인드라신의 심술에는 대책이 없다.
여기 까지 걸어 온 행적....
폭우로 이곳에는 잉어가 넘쳐난다.
그래서 佳人도 몇마리 부처님 몰래 잡아다 블로그에서 키우고 있다.
아주 잘 놀고 있다.
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부처님 면전에서도 부처님이 바쁘시면 낚시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