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난웃음-자매의 베트남 횡단(?) 여행기 - 생각보다 먼저 훼로 출발한다. 다낭을 지나면서부터 내리는 빗줄기
2박을 하려던 호이안에서 동생은 배탈이 난다. 무엇 때문일까? 빈홍의 스파게티와 피자? 호텔 가까이 있던 아트바에서의 까오라우? 아님 물? 다행이도 지사제가 있고 설사가 문제지 컨디션에는 큰 불편이 없어 우리는 훼로의 이동을 결정한다.
다낭을 들려올까 했지만 여행객에게는 큰 메리트가 없다는 안내와 동생의 컨디션을 고려하여 안정적 일정을 결정한다. 물론 혼자였다면 다낭도 들려봤을듯 하다. 이유는 여행 초반에 만난 한이 아버님이 이 곳에서 일년간 군 생활을 하신 이야기며 이 곳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던 연유도 있지만 베트남 최대의 "상업도시"라는 안내가 귀에 솔깃하게 들어온다.
지역개발 상태나 발전상 도시계획등 궁금한 점이 많다. 세번째로 큰 도시이며 공항이 있는 걸로 봐서는 들려가고 싶지만 여행자 편의 시설이 많지 않다는 정보에 넘어간다.
한카페 오픈투어버스로 출발하는 오전, 이 버스는 하노이까지 가는 버스임과 동시에 다낭까지 완행버스 역할을 한다. 다낭의 몇군데 여행사에 들려 현지인과 여행객을 태운다.
한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부터 다낭의 모습이 보이고 이곳 저곳에서 새 건물을 짓고 헌 건물을 부수고 높은 건물들과 학교, 외국어 학교. 호텔과 마일린 익스프레스 회사의 리무진도 등장한다. 음~! 큰 도시다. 다낭의 해변이 보이기 시작하고 항구로 보이는 곳까지. 해변을 따라 도로가 나있고 해변 맞은편에는 몇몇 미니 호텔들이 보이고 이곳 저곳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낭의 해변과 도로를 마주하고 있는 땅 뒤에는 철길이 놓여 있고 그 사이의 땅은 내가 보기에 노다지다. ㅋㅋㅋ기후만 일년 내내 열대 기후를 보인다면 아마 이 곳은 라스베가스 못지 않은 관광지가 될텐데. 날씨가 문제다! 창밖으로 비가 오고 날씨는 한국의 늦가을의 안개가 낀 추운 날씨를 보여준다.
다낭이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기지가 주둔하는 이유는 알겠다. 다낭의 인터체인지를 지나 훼쪽으로 가는 동안 구릉지가 보이며 등선과 계곡, 그리고 긴 터널에 이어 바로 강이 위치하고 있다. 군부대가 기지를 두기에는 최적격으로 보인다. 이젠 군에도 다녀 온적 없는 내가 지형을 보며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된다.
훼에 도착하면 DMZ투어가 있다는데 ~! 이건 꼭 둘러보고 가야겠다. 다낭은 머물지 못하고 버스에서만 본 모습이 전부이나, 여행자가 많지 않으며 도시의 모습을 봐서는 차만 있으면 여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난 아마도 은퇴하면 동남아 어느 나라에 와서 살고 있지 않을까? 다낭의 시내를 다녀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비행장이 있어 방콕에 쉽게 가고 방콕에 가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면 한국엔 하루면 도착한다는 계산인데... 가능하겠지?
내가 다낭의 도시계획 담당자라면 난 다낭을 동남아의 라스베가스로 만들고 싶다는 상상을 하면서.. 물론 날씨가 일년내내 좋다는 가정을 하고 난 그 사이에 지하에는 만화방/비디오방, 일층은 한식당, 2층은 중식당, 3층은 내 숙소, 4층은 바를 만들어 놓고 옆 건물에 약 열개의 룸을 갖추고 있는 미니 호텔을 만들어 놓고 노년을 지내는 상상을 열심히 하고 있다. ㅋㅋ 상상인데 뭐!
해변과 그 뒤편 철길 사이의 넓은 땅이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 궁금해 하며 이런 상상 속에서 라스베가스를 떠올린 이상, 카지노가 연상 되는데 사회주의 국가에서 카지노는 무슨, 어! 근데 카지노는 국가 체제하고 상관없는데 하는 순간 마카오 카지노에서 2백불 땄던 생각이 나고 그 돈 모두 함께 한 여행객과 맥주 마신 기억까지.... 카지노라.. 이런 생각 하고 있는데 도착한 훼의 리버사이드 센추리 호텔에 카지노 보인다니 ㅋㅋㅋ 훼에 있었구나.!
비가 오는 훼에서 우리는 따뜻한 차를 마시기 위해 카페에 들어가고 빈즈엉 호텔을 찾아 걸어 다닌다. 호이안이나 훼가 내 나이의 연배에게 좋게 다가서는 것은 아마도 어린시절이나 학창시절을 느끼게 하는 세련되고 아련한 올드함에 있는듯 하다.
다낭에서 훼로 오는 동안 몇몇 아주머니가 논에 모를 심고 있다. 논 옆의 밭에서는 상추로 보이는 야채를 우산을 쓰고 뜯고 있고 등선과 계곡, 날씨, 자라 있는 나무나 풀 또한 한국과 정말 많이 닮아 있다.
저녁은 퍼 24에서 뜨뜻한 국물을 먹자! 사이공에서 비싸다고 안 갔던 이곳은 훼에서는 큰 효용을 보여준다. 비 오는 길인데다 로컬 음식점은 무이네 부터 쉽게 보이지 않는다. ㅋㅋ 나짱에도 훼에도 퍼24 체인점은 존재하고 있군. 가격은 사이공보다 3천동 싼 2만 4천동이다. 이만하면 멋진 가격이다. 아침을 딱딱한 반미로 때운 우리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한끼 식사가 되어준다. 동생이나 나는 닭을 즐기지 않는 연유로 호이안에서 많이 파는 치킨 라이스는 먹지 못했다. 녀석에게 밥을 먹여야 하는데 추운 날씨로 감기 들면 안되는데 걱정하는 사이 녀석은 되려 내 걱정이다. 언니가 더 추워보여!
어느 때부터인가 녀석이 앞장서고 녀석이 선택하고 판단하는 모습이 보인다. 동생들은 나이가 먹어도 어려 보이는 언니들의 노파심이란... 녀석은 되려 날 케어하고 있다. 핏줄과 함께 하는 여행은 내게 큰 의지가 되고 있다. 평소에는 귀찮고 가족이어 당연하게 느껴지던 것들이 이제는... ^^
이제 내 앞에 서서 길을 찾고 선택하고 판단하는 녀석은 그래도 아직 내 동생이다. 비가 온 날 저녁 녀석을 질질 끌리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덕분에 운동화가 젖어 숙소에 돌아왔으니 말이다. ㅡ,.ㅡ
둘다 감기 걸리지 않고 북부 베트남을 돌아다닐 수 있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