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눌과 함께한 첫베트남 여행 5일
여태까지 읽기만 하다가 처음으로 제 경험을 올려 봅니다. 재미 있을려나!!!!
마눌왈 "재미없다고 리플 안달리면 정신병원 갈정도로 무지막지한 충격을 받는다"면서 은근히 겁을 주네요...
전 베트남에서 2년 반을 캄보디아 국경인 떠이는(영어로 타이닌)과 달랏 근처인 랑아에서 근무를 했었고, 필리핀, 태국, 싸우디 등을 돌아 다니다 보니 제법 많은 마일리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일만 하다보니 한번도 관광을 해본적이 없었고, 아침에 출근을 위해 신카페 지날때마다 보이던 관광버스가 잊혀지지 않아 추석 휴가를 맞아 평생의 원수인 마눌을 꼬시기 시작 했습니다.
"여왕처럼 모실테니 제발 같이 가자...나 베트남어 잘 하고, 호치민시 지리 잘 아니까 가이드도 필요 없고.. 오토바이 운전도 잘 하니까 정말 기막힌데만 데려갈께, 제발 허락해주라.." 거의 3주간의 공작으로 결국 마눌이 백기를 들었습니다. 단 아이들 문제를 제가 처리하는 조건을 달고 말입니다.
이 문젠 정말 간단합니다. 전년도에 여름 휴가 때 어머님댁에 애들 데려다 놓고 잠시 시장간다고 핑계대고 둘이 4일 동안 일본에 다녀온 경험이 있으니 이 방법을 또 써봐.....
"몇일이냐? 하루에 5만원이다" 이런 눈치빠른 어머님이 선수를 치시네요... 25만원 뺏기고 어머니 집을 빠져 나옵니다. 다음엔 뭐라고 애들 맡기고 도망가나!!!"
추석 연휴다 보니 비행기표 구하기가 힘들어 마눌은 베트남항공으로 난 마일리지 무지 공제하고 아시아나를 타게 되었습니다. 마눌이 30분 정도 일찍 도착하기에 입국 수속 받고 면세점 둘러 보면서 공항 안에서 기다리라고 신신 당부를 했습니다. "절대 공항 밖으로 나가지마, 나가면 나도 못찾아' 그리곤 데탐의 호텔 이름과 현지인 친구 연락처를 적은 종이를 주고 눈물의 이별을
인천 공항에서 했습니다. 모든 짐은 제가 지고, 마눌은 작은 가방 하나만 딸랑
스튜어디스에게 싸바싸바 해서 기내식 두개 먹고, 영화보다가, 책 보다 하니 예상시간보다 15분 이나 일찍 호치민에 도착 했습니다. 가방메고 죽자사자 뛰어 나가서 빈 입국 심사대에 거의 슬라이딩 하다시피 뛰어들어 1번으로 심사대를 통과 했습니다. 근데 이런 아무리 봐도 마눌이 안보입니다. 면세점을 뒤지고 짐찾는 곳까지 뒤졌는데도 안보입니다. 15분이나 일찍 왔으면 거의 같이 들어 온건데..... 이 아줌마가 자다가 못내렸나? 아님 잘생긴 남자 따라 나갔나? 설마 입국금지!!! 정말 끔찍한 생각까지 했습니다.
두세번 찾아 보다가 밖으로 나가서 찾아 보니 여기에도 안보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입국장에 현지인들 바글바글합니다. 현지인 친구에게 전화합니다. "혹 연락온거 없냐?" "없답니다".
주머니 뒤지는데 마눌에게 주어야할 호텔 이름과 주소, 친구들 전화번호가 적인 종이가 나옵니다. 이게 왜 여기있지? 도대체 내가 뭘 준거지?"
마눌은 20불 밖에 없고, 영어도 못하는데..이제 땀이 비오듯이 내립니다. 그 넓은 공항 외부를 전부 뒤지다가 다시 내부로 들어 가려니 못 들어가게 막습니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여기서 찾으라 합니다. 여기서 잃어 버리면, 애들을 위해 다시 장가를 가야하나? 인생 역전의 찬스가 내게도 온건가!!! 체념하고 서있는데 공항내부에서 마눌이 아시아나 스튜어디스와 웃으면서 얘기
중입니다. 화가 버럭 납니다. 영화 태풍의 주인공이 됩니다. "내가 어디가지 말고 여기 있으라고 하지 않았어!!!" 마눌 기내식이 안맞았는지 오자마자 화장실로 갔답니다. 시간 여유가 있길래 천천히 볼일을 봤답니다. 기다리다 제가 안보이고, 마지막으로 스튜어디스가 보이길래 "비행기 언제 도착 했냐고 묻고 있었답니다"
한숨만 나옵니다. 기대가 사라집니다.
택시타고 데탐으로 가서 예약한 호텔로 갔는데 주인이 바뀌었고, 시설이 영 아니네요!!!! 너무 늦은 관계로 그냥 짐풀고, 주머니에 있던 10만동 들고 쌀국수 먹으로 갔습니다. 부이비엥 거리에 늦은 시간까지 하는 허름한 식당,, 잘 아시지요?
고수를 종류대로 손으로 썰어서 넣어 먹으니, 마눌 따라 먹으려 합니다. 말렸는데, 말렸은데, 결국 한수저 먹더니 바로 뛰쳐 나갑니다. 길에 모두 뱉어 냅니다. "이거 사람 먹는거야?"
결국 마눌 말대로 사람 못먹을 국수를 두그릇이나 먹었습니다.
다음에 또....
리플 달리는 거 봐서 사진도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