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네 가족 세번째 배낭여행기(6.무이네투어&호치민)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 베트남
여행기

★선미네 가족 세번째 배낭여행기(6.무이네투어&호치민)

선미네 4 3341
6. 여섯째날 (2/ 20.월) -무이네투어 & 호치민으로.
 오늘은 오전에 무이네 투어를 하고 점심 먹고 호치민으로 가는 날이다.
오전 6시반에 일어났다. 날씨는 구름 한점 없이 맑다.
길건너 동네에서 들려오는지 스피커에서 음악소리가 들렸다.
 방에서 나와 베란다로 나오니 어디선가 낙엽 태우는 냄새가 난다.
야자수 나무 사이로 파란 바다가 펼쳐져 있고 정말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다.
 파도 소리나 들으면서 해먹에 흔들리며 모든걸 잊고 낮잠이나 자고 그러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무이네가 해변만 좋으면 정말 더욱 좋은 휴양지가 될 것 같았다.
아니다. 해변이 좋으면 지금같은 조용한 분위기가 될 수가 없겠지...
‘가시고기’로 유명한 소설가 조창인씨는 이 무이네를 좋아하여 그의 소설“등대지기‘를여기서 썼다고 한다.
 또한 호치민이 잠시 여기서 교편생활을 했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2박 정도 있으면 지루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DSCF0560.jpg
                 <아침에 일어나 발코니에서 바라본 무이네 바다 풍경>
 
 식사가 여기도 늦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서 혹시 아침 투어 픽업 하러 올때 늦을까봐 애들 옷입고 준비할 때 내려가서 미리 주문했으나 그래도 늦다.
빵과 국수로 시켰는데 커다란 바겟뜨 빵이 나온다.
처음엔 커보여서 와..이걸 어떻게 먹나 했는데 속은 푸석푸석 많이 비어있다.
핫커피를 시켜봤다.
컵에 용기를 얹고 커피를 받아 내리는데 이 맛도 훌륭했다.
빵 메뉴 3개, 국수 종류 2개, 음료 2개를 시켰는데도 43,000동(2,800원) 밖에 안나온다.
오늘은 무이네를 떠나는 날이기도 하고 가격이 너무 저렴하기도 해서 에라 기분이다 하고 5만동 주고 거스름돈은 카운터 보이한테 그냥 줬다.
 8시가 못미친 시간에 미니버스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웨스턴 아줌마 2명과 현지인 4명이 타고 있었다. 미니버스는 벤츠였다.
 평생 벤츠차는 못타봤는데 미니버스지만 여기 와서 벤츠를 타본다고 우리끼리 웃었다.
하지만 좀 오래 되었는지 내부는 우리나라 차가 훨씬 나아보였다.
아줌마들은 캐나다에서 왔다고 하는데 자기들끼리는 불어를 쓰고 가이드하고 얘기할때는 영어를 쓴다.
 2개 국어를 자유로이 할 줄 알다니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버스는 바다를 끼고 10여분 가더니 도로를 유턴해서 선다. 그리고는 내리라고 했다.
 여기가 어딘가 둘러보니 도로변에 철조망으로 둘러친 산이 있는데 철조망 한쪽이 트여 있었다.
거기를 따라서 그다지 험하지 않은 산길을 약간 걸어갔다.
현지인 아줌마들은 그게 힘들다고 헥헥거리면서 겨우 따라 올라간다. 거기가 바로 리틀그랜드 캐년이었다. 사진에서 보던거와는 규모가 많이 작은듯 했다.
 
DSCF0566.jpg 
                                    <리틀그랜드 캐년>
 
             DSCF0575.jpg
                  <무척 위험해 보이지만 사실 발 아래 지면까지는 1미터도 안됨.>
 
 요정의 샘은 안보냐? 하고 가이드한테 책을 보이며 가리켰더니 요정의 샘은 비가 오구 그래야 볼게 있고 요즘같은 맑은날엔 안간다고 하는거 같았다. (영어가 짧아서..;;;)
우리의 오늘 투어 순서는 리틀그랜드캐년--> 화이트 샌듄---> 피싱빌리지란다. 난 레드 샌듄을 보나 했더니 좀 떨어진 화이트 샌듄이란다.
어떤 여행기에는 레드샌듄보다 화이트 샌듄이 더 사막같은 기분이 난다고 써 있었기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한 2-30분간 둘러보며 사진찍다가 30여분을 달려서 화이트 샌듄에 도착했다.
 사막이 멀리서 보이고도 호수를 따라 비포장 도로를 빙 돌아서 7-8분이나 들어간다.
가이드는 우리를 내려 놓으면서 4-50분 정도 둘러보고 오라고 한다.
작은 숲속길을 지나서 사막에 발을 디뎠다. 이런곳에 어떻게 이런 사막이 있을까..정말 신기했다.
 
DSCF0586.jpg
                      <샌듄 입구의 호수가에 그림같은 쪽배가 있어서 찰칵~>
 
정확히는 샌듄(사구)이긴 하지만.. 하얀 모래는 입자도 고왔고 그 규모도 꽤 넓었다.
저 멀리 가파른 모래 봉우리 같은 곳에 개미같이 사람 몇몇이 보였다.
저 멀리까지 어떻게 갔을까... 우리가 모래밭을 걸어가니 까맣게 탄 꼬마들 3-4명이 비닐 썰매를 들고 떠들며 따라왔다.
작은 오아시스 같은 호수가 나왔다.
하얀 모래 때문에 눈이 부시다. 그중 계집아이와 사내아이가 우리한테 붙는다.
서로 자기네 비닐 썰매를 타라고 지들끼리 밀치고 싸운다.
나는 그러지 말라고 하고 사이좋게 만동씩을 주면서 골고루 타겠다고 했다.
만만한 애한테 베트남 말 한번 써보자 하고 내가 사내아이한테 물었다. “뗀 엠 라-지?” (너 이름이 모냐?) 그랬더니 그 사내아이 “쏘이~~” 하고 큰소리로 대답한다.
 “쏘이? "하고 내가 되물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쏘이~~~! 바우 니에우 뚜어이? ” (쏘이~! 몇살이냐?) 다시 물었다.
 이번엔 모라모라 말하는데 못 알아듣겠다. “응 ? 하고 귀를 기울이니 모래에다 13이라고 쓴다.
“아..무어이바?”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한 8-9살 밖에 안보였는데 쏘이는 13살이고 계집애는 12살이란다.
 난 주머니에서 사탕을 몇 개 꺼내 그 아이들한테 나눠줬다.
나중에 보니 우리가 준 사탕을 오히려 우리랑 같이 온 동양 여자애들 둘에게 나누어 주었고 또 사막 입구 작은 구멍 가게 옆에 매어져 있는 원숭이에게 그 사탕을 주는게 아닌가...
 
DSCF0592.jpg
                            <사막에서 길 잃고 헤매는 것처럼 포즈를~>
 
DSCF0603.jpg
                                           <동네 애들>
 
 우리는 한두번씩 썰매를 탔다. 저 멀리 좀 가면 아주 훌륭한 언덕이 있는거 같았지만 이 더위에 거기까지 사막의 모래밭을 밟으며 걸어가긴 무리였다.
그냥 자그마한 이 언덕에서 타는수 밖에 없었다. 언덕의 길이는 짧았지만 경사는 급했다.
그래도 모래라 그런지 빠른 속도로 내려가진 않았다.
 빨리 내려가려고 하면 쏘이가 몸으로 막았다.
선미가 탄 썰매가 좀 빠른 속도로 내려가는듯 싶더니 쏘이가 몸으로 확 막다가 선미 머리와 쿵 부딪치면서 쏘이가 모래 언덕 아래로 데굴 데굴 굴러 떨어지더니 큰 대짜로 뻗는게 아닌가..?
나는 놀래서 “쏘이~~~!” 하면서 걱정스레 불렀더니 금방 벌떡 일어나더니 막 웃는다.
 어..그 놈 참.. 사람 놀래게 하긴.. 시간만 충분했으면 더 타고 놀텐데 우리는 다시 애들을 불러 5천동씩을 더 주고 사진을 찍고 어슬렁거리다가 내려왔다.
 
DSCF0612.jpg
                                        <비닐 썰매타기>
 
DSCF0616.jpg
 
DSCF0617.jpg
                                                      <샌듄 풍경>
 
오면서 피싱빌리지에 들렀다. 아하 여기가 나짱에서 버스 타고 올때 보았던 그림같은 작은배가 잔뜩 있던 바로 그 마을이었다.
여기선 두루 둘러보지 못하고 10여분간 구경만 하고 사진만 찍었다.
투어가 다 끝나고 숙소로 데려다 주었는데 11시가 채 안되었다.
 
DSCF0626.jpg
 
DSCF0630.jpg
                                                   <피싱 빌리지>
 
 각자 샤워를 하고 배낭을 꾸리는 동안 또 미리 식사 주문을 했다.
치즈 브레드 등 빵 종류로 4개 시키고 좀 적은듯 해서 .계란 후라이 4개는 별도로 시켰다.
계란은 나짱에서도 그랬듯이 노른자가 2개길래 베트남 달걀은 죄다 쌍알인줄 알았더니 집사람 얘긴즉 작은거 2개를 후라인 한거란다. 
  
3547662191_JD4X28HF_ED95B4EBA8B9.jpg
                                 <투어에서 돌아와 잠시 뒷마당 해먹에서 ~>
 
 점심을 먹고 나도 시간이 한참 남았다. 심심해서 이리 저리 둘러보다가 카페 안에 아이스크림 통이 있어서 보니 한국산 하드인데 만동씩 한다.
낯익은 ‘카페오레’와 ‘요맘때’인데 한국보다도 비쌌다.
우리 옆테이블에 한 50쯤 되보이는 웨스턴 아저씨와 그의 파트너인듯한 작은 현지 여자, 그리고 30대로 보이는 웨스턴 이렇게 세명이 위스키 잔과 캔맥주를 놓고는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부자 지간은 아닌것 같았고 친구로 보이기엔 나이차가 좀 있어 보였다.
 불어로 대화하길래 프랑스 사람이려니 했다.
50대 아저씨가 자기가 입은 주황색 남방을 이집트에서 사온거라고 여자애한테 자랑을 하는데 너 피라밋 아냐? 하고 열심히 손짓 발짓 설명을 해도 그 여자는 피라밋을 잘 못알아듣는거 같았다.
카운터에 있던 보이를 불러서 베트남말로 이집트와 피라밋이 모냐고 묻고 다시 여자애한테 그말을 전달해서 겨우 알아듣게 하였다.
그걸 옆에서 내가 보구 있다가 “와..이집트~~”하고 관심있게 그 남방을 구경하였더니 으쓱하면서 자랑을 한다.
30대로 보이는 웨스턴이 영어로 말을 했다. “저 사람이 얼마전에 이집트를 갔었는데 거기 피라밋 구경하고 사온 옷이다. 근데 저사람은 영어는 못한다. 어머니가 베트남 사람이고 아버지가 프랑스 사람이라 불어만 할줄 안다.“ 나는 스웨덴 사람인데 어머니가 베트남이고 아버지가 스웨덴이다 대충 이러는거다.
이윽고 50대로 보이는 웨스턴은 여자애를 뒤에 태우고는 오토바이를 타고 인사를 하고는 어디론가 붕하고 사라졌다.
내가 “둘이 친구냐?” 했더니 고개를 갸웃하고는 “응 친구는 친구다” 하고 씩 웃는다.
여기서 알게된 사람이라고 했다.
자기는 무이네에서 6년째 살고 있다고 했다.
6년이나? 놀라는 시늉을 했더니 그렇다고 끄덕인다. 왜 6년이나 살고있느냐.결혼은 했느냐 모하고 살고 있느냐 등 궁금한게 많았지만 그놈의 영어가 짧았다. ;;;
 아. 여행을 하자면 기본 대화는 통할 정도의 영어가 필요하다는걸 뼈저리게 느낀다.
그냥 남들하고 대화도 안하고 입 꾹 다문채로 나 구경할것만 보구 간다면야 그리 썩 필요하지 않겠지만 여행은 (유적지, 유명한 곳 구경도 중요하지만) 사람들과의 만남이 더욱 중요하지 않은가.
 나는 짧은 영어로 대화를 했다. 어디서 왔느냐. 한국이다. 서울이냐? 그렇다. 얘네들은 학생이냐? 그렇다 딸 둘은 다 학생인데 큰애는 대학 다닌다. 전공은 모냐. 피아노다. 등등 선미하고도 대화를 나누었다..
겨울엔 서울에 눈이 많이 온다.
여름엔 무이네만큼 날씨가 덥다라고 했더니 그렇게 덥냐? 라고 놀라는 눈치다.
나를 가리키더니 넌 음악 안하냐? 하길래 난 기타 좀 칠줄 안다고 했더니 자기도 2년전부터 기타를 배우고 있는데 너무 어렵다라고 한다.
 
DSCF0640.jpg
          <바겟뜨 빵이 커보이지만 속이 꽉 차있지 않아 뜯어 먹어보면 별거 아니다>
 
그러던중 카운터 보이가 위스키 한잔을 가지고 나에게 왔다.
웬거냐고 쳐다보니 서비스라고 마시란다.
아까 체크아웃 할때 팁 만동과 식사후 거스름돈을 그냥 주었더니 서비스도 주는구나 싶었다.
대낮에 위스키 마시기가 좀 그래서 망설였더니 그 스웨덴 사람 “안마시면 나주라”하는거다.
나는 웃으면서 이미 비어져 있는 그 친구 위스키 잔에 3분의 2쯤 따라주고 한모금은 내가 마셨다.
그 친구도 술을 매우 좋아하는거 같았다.
다시 그 친구가 물었다. 참 청계천을 아냐? 가봤냐?라고 한다.
잘안다 가봤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거기서 수영할 수 있냐?” 못한다 깊이가 얕고 폭도 넓지 않다 등..대화를 나눌수록 표현하고 싶은건 많은데 영어는 안되고 답답해서 아주 미칠 지경이었다.
정말 영어 공부 좀 해야지.. 한모금 마시더니 다시 묻는다.
“너 쏘주 아냐?” 그 친구가 쏘주 하니깐 팩소주 3개 가져온거 중에서 나짱 오기전에 로밍 전화 한통 얻어쓴 한국청년에게 2개 주고 1개 남은게 생각이 났다.
 “오 마침 나한테 딱 1개 남은 소주가 있는데 너 줄까?" 했더니 좋다고 달라고 한다.
배낭을 뒤져서 찾아서 주니 무지하게 좋아한다.
 
DSCF0645.jpg
                                             <하이옌 카페>
 
DSCF0643.jpg
                                                    <무이네 리조트 방향>
 
한동안 얘기를 나누다가 이제 가봐야겠다하면서 그 친구가 일어섰다.
그러더니 마당에 세워놓은 검정색 낡은 오토바이에 앉아서 발로 시동을 거는데 안걸리는거다.
한방에 부르릉~ 하고 타고 나가야 되는건데 여러번 헛방을 돌린다.
걱정스레 우리가 바라보니 씩 멋쩍은듯 웃으면서 끝내는 오토바이를 질질 끌고 나가면서 우리 시야에서 안보이게 방향을 꺾는다.
그러면서 털럭 털럭~ 하면서 다시 시동 거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는 웃으면서 “아마 좀 창피해서 우리가 안보이는 곳으로 끌고 나갔다보다” 했다. “그나저나 시동 거는 소리가 들리면 타고 갈 수 있는것 일테고, 계속 안걸리면 그냥 밀구 가려나?“ 하면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다행히 몇번 푸륵거리더니 시동 거는 소리가 들리고는 오토바이 소리가 멀어지는 것이었다.
 
DSCF0644.jpg
                                             <길 건너에서 본 하이옌호텔>
 
약간 걱정이 돼서 카운터 보이한테 다시 한번 확인을 했다.
“무이네 가는 버스가 틀림없이 여기까지 오냐?” 했더니 그 친구“호텔마다 픽업을 다 해서 태우니깐 아주 편리하다. 기다려라” 하는 것이다.
1시가 좀 넘어서 드디어 버스가 도로에 와서 선다.
딱 봐두 그 버스인줄 알겠는데 조수가 쪼르르 내려와서 우리 숙소 마당으로 들어온다.
근데 버스가 좀 시원치 않았다.
나짱에서 타고 온 버스는 신형이었는데 이건 책에서 보던대로 완전 우리나라 백화점 셔틀버스였다.
 맨 뒤의 창문 유리에 ‘넓은 매장 저렴한 가격으로 모시겠습니다’라고 썬팅 한걸 보니 셔틀버스란게 더욱 확실하다.
사람도 많아서 우리는 두명씩 떨어져 앉았는데 집사람과 나는 맨 뒷자리라 승차감도 아주 좋지 않았다.
버스가 별로다 보니 가는길도 지루했다.
이 버스는 판티엣 방향으로 출발하더니 가면서 2-3개 호텔에 들러 사람들을 태우더니 다시 U턴해서 오던 길을 되돌아 간다.
나는 잠시 호치민이 나짱쪽 방향이었던가? 중간에 갈라지는 도로가 있었나? 하고 헷갈렸는데 거슬러 올라가면서 다시 픽업을 하더니 다시 U턴을 해서 판티엣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픽업하는데만 20여분이 걸렸고 1시 반이 되서야 본격적으로 출발을 했다.
20여분 지나고 판티엣 시내가 나왔다.
출발한지 2시간 반쯤 되어 주유소 겸 휴게실에 잠시 쉬었다.
배도 출출하고 해서 바나나와 파인애플 꼬치를 사 먹었다.
어떤 아저씨가 자전거 뒤에 퍼런 배같은 과일을 잔뜩 싣고 팔고 있었는데 현지인들이 대여섯개씩 많이 사가고 있었다.
호기심에 나도 한개를 샀다.
못먹고 서울까지 와서 집에서 깎아 먹었는데 안익은 배 맛이었다.
20여분쯤 쉬고 4시 10분쯤 다시 출발. 나짱에서 무이네 올때는 밖의 경치도 참 좋았는데 호치민 가는 길은 별로였다.
호치민이 가까워 오는지 점점 오토바이들이 많이 보이고 건물들도 많이 보인다.
 제법 헬멧을 쓰고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도 보인다.
호치민 시내에 들어섰다.
하노이보다 좀 복잡해보였다.
허긴 인구로 봐도 하노이는 4백만이고 호치민은 7백만이라고 한다.
 
DSCF0648.jpg
                        <호치민 밤거리. 역시 여기도 저 오토바이 떼들..>
 
 삼성의 커다란 선전판이 보이는 로타리 골목 도로를 들어가니 웨스턴들이 많이 보이고 카페와 상점도 많이 보인다.
신카페 앞에 6시쯤 멈춰섰다.
신카페쪽으로 돌기전 작은 4거리에 우리가 미리 예약했었던 한국인 숙소인 리멤버투어가 보였다.
노란색으로 되어 있어서 사진으로 기억을 해놨더니 얼른 눈에 들어온다.
예약했던 선미네라고 했더니 반갑게 맞아준다.
4층이다. 여기서는 5층인 셈이다.
구조는 하노이 미니호텔같이 길쭉한 구조로 역시 계단실을 두고 방이 앞뒤 하나씩 있는 구조였다.
계단의 경사가 무척 가파랐다.
우리는 배낭을 풀고 거리 구경도 할 겸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그전에 내 끈 떨어진 샌달을 먼저 수리해야겠기에 카운터에서 신발 수리하는데가 어디냐고 물어봤다.
말이 자유롭게 통하니 아주 살 것 같았다.
밖으로 나가서 위쪽으로 이리 저리 가라고 얘기는 듣고 나왔지만 좀 막막했다.
그래서 조금 걸어가다가 길가에 어떤 아줌마한테 끈 떨어진 샌달을 보이면서 수리하는데 없냐고 손짓 몸짓으로 얘기했더니 위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다가 길가에서 잡담을 하던 아저씨들에게 모라구 말을 한다.
 아마 이 샌달을 고쳐주라구 한 것 같은데 그 아저씨들이 한사람을 가리키며 오토바이를 타라고 한다.
아마 그 사람을 따라 가면 고쳐줄거라고 하는것 같았다.
그러더니 자기들끼리 그냥 고쳐본다는 식으로 내 샌달을 들고는 셋이서 순간 접착제 같은 본드를 구해서는 여기 저기 열심히 바르면서 나보고 이 본드가 무척 강력한 것이라고 손짓으로 설명한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무척 친절하긴 한데 과연 돈을 요구할까..안할까..
그냥 고쳐준다면 하노이에서의 약간의 바가지 같은 생각을 싹 잊고 정말 친절하고 순수한 베트남 사람으로만 인식해야지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쪽 샌달까지 달래서는 여기저기 틈사이로 강력 본드를 붙이면서 고쳐주더니 끈을 잡아당기면서 튼튼하다고 하는것 같은 제스츄어를 쓰면서 나한테 건네줬다.
나는 고개를 숙이면서 “깜언~깜언~”을 연발하면서 그냥 가려고 했다. 그 순간 한 사내가 “모니~”하면서 손을 내민다. “아이그 그럼 그렇지” 좀 오버하다시피 셋이서 샌달 수리에 매달리더라..
나는 어이 없는 웃음을 지으며 얼마냐?고 했드니 2달러를 달랜다.
그중 한 사내는 그래두 좀 양심이 있던지 다른 아저씨들한테 만류하는 것 같이 보였고 돈 달라는 사내도 노골적이진 않고 실실 반 장난삼아 웃으면서 달라는것 같았다.
눈치로 보니 그냥 장난삼아 한번 달래보는것 같은 분위기였다. 나는 어쨌든 샌달 수리한건 확실해서 “또이 껌 띠엔” (나 돈 없다) 하면서 그냥 1달러만 줬다.
시간 낭비 안하고 얼릉 수리를 했기에 다시 리멤버투어 호텔로 돌아가서 가족들 데리고 거리 구경을 하면서 저녁 식사 할 곳을 찾았다.
 호텔에서 벤탄시장 근처에 가면 여기저기 먹을만한데가 많다고 하길래 걸어가려고 큰길까지 나왔으나 걸어가긴 좀 먼 거리길래 그냥 데땀 거리 근처에도 길거리 음식이 많아서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태국 카오산에 갔을때 길거리 쌀국수를 맛있게 먹던 기억이 있어서 이곳도 길거리에서 파는 쌀국수가 없나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희안한게 그동안 여행 다니면서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흑인들이 여기는 꽤 많이 눈에 띈다.
마치 단체로 놀러온 것 처럼.
어디선가 돼지갈비 굽는 냄새가 솔솔 나길래 보니 골목 입구에서 석쇠에 손바닥만한 고기를 굽고 있었는데 연기며 냄새며 우리나라 돼지갈비 굽는 냄새와 똑같아서 침이 저절루 꿀꺽하고 넘어갔다.
저거 구워서 맥주랑 먹으면 너무 맛있을거 같았는데 애들은 쌀국수가 먹고 싶다고 했다.
노천에 쌀국수 파는데가 없나 찾다가 어느 골목 옆에 제법 사람들 여럿이 작은 상자같은 테이블에 목욕탕 의자 같은것을 놓고 국수와 기타 음식을 열심히 먹고 있는곳을 발견하여 우리도 거기에 자리를 잡았다.
웨스턴들도 여럿 보인다.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으니 아줌마가 메뉴를 갖다주는데 국수 4개와 음료를 시켰다.
기다리는동안 아줌마가 작은 접시에 김이 무럭 무럭 나는 조개 몇 개를 담아서 준다.
아 서비스인가 보다 하고 몇 개 까먹었다.
그런데 그때 안봐두 될 것을 보고 말았다.
우리 주려는 음료를 담아 마실 컵을 그릇 씻는 커다란 물통에 푹 담궜다 꺼내더니 큰 얼음덩이를 통째로 넣어서 4개를 준다.
애들은 그걸 보더니 얼굴을 찡그렸다.
안봤으면 모르는데 본 이상 그 컵에 음료를 부어서 마시기두 찝찝했다.
결국 그냥 컵에 안따르고 입 대구 먹었다.
국수가 나왔는데 면이 쌀국수가 아니고 무슨 라면 같은것이라 별로였다.
국물은 구수했다. 그런데 다 먹고 보니 계산이 88,000동이나 나왔다.
아무리 맥주 한병에 음료수 2개를 먹었다해도 길거리 국수집 치곤 비싸 보이길래 계산서를 자세히 보니 아 조개가 2만동으로 적혀있는게 아닌가.
손바닥만한 접시에 한 10개 정도 담겨져 있었던가...?
그럼 그 조개가 서비스가 아니고 파는거였더란 말인가.
나는 아줌마를 불러서 막 따졌다.
물론 손짓 발짓으로.. 우리는 주문한 일도 없는데 아줌마가 갖다 줬다.
어떻게 된 일이냐? 아줌마가 먼 말인지 어리벙벙하는것 같았다.
음식 주문받던 청년이 있길래 영어랑 손짓을 섞어가면서 따졌더니 그 청년, 그 아줌마보고 모라구 막 그러더니 우리에게 쏘리 쏘리 하면서 미안하다고 굽실댄다.
미안하면 계산에서 빼주던가 ..계산은 다 받는다.
악착같이 안줄까 하다가 참았다. 머 우리돈으로 1300원 정도 밖에는 안하는거지만 실수로 그런건지 고의로 그런건지 알 수 없었다.
애들은 거기서 나오면서 우리 옆의 웨스턴들 테이블에도 그 조개 접시가 놓여 있는거 봐서 아마 일부러 그러는거 같다고 떠든다.  
 
 앞으로는 그런거 서비스 같이 주는 식당 있으면 이거 꽁짜냐고 꼭 물어보면서 먹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국수도 생각보다 별로였고 배도 덜 찬거 같아서 집사람과 애들한테 “아까 길에서 굽던 고기 먹고 싶지 않냐. 그 고기에 맥주나 좀 더 하자”고 그리로 끌고 갔다.
석쇠에 굽고 있는 손바닥 만한 고기를 가리키면서 하나에 얼마냐고 물었더니 7000동(약 450원)이랜다.
 너무 쌌다. 우리는 3개만 주문했다.
골목에 목욕탕 의자를 놓고 앉아서 먹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앉아서 길에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구경하면서 먹으려고 했더니 골목 안쪽에 있는 자기네 가게인지 실내로 안내를 했다.
맥주는 안판다고 하길래 할 수 없이 길 건너편 가게에 가서 캔맥주를 하나 사왔다.
아 그런데 주문한게 나왔는데 접시에 마치 돈가스처럼 고기 덩어리를 얹어서 밥까지 담겨서 나오는게 아닌가.
고기만 나오는줄 알았는데 방금 국수를 먹고 와서 밥까지 먹긴 도저히 무리였다.
고기는 마치 우리나라 돼지갈비 맛 같았다.
밥은 고스란히 남기고 고기만 맥주와 같이 먹었다.
 배가 빵빵했으나 그냥 숙소에 들어가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고 해서 근처 T.M 카페 건너편의 333훼밀리카페에 가서 다시 사이공 맥주 2병과 코코넛 쉐이크, 레몬쥬스를 시키고는 길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마셨다. 마침 우리 테이블 앞쪽 길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손바닥만한 작은 오징어를 즉석에서 포를 해주는 사람이 있길래 10,000동(650원)을 주고 포를 하나 사와서 맥주 안주로 먹었는데 좀 질겼다.
 
DSCF0652.jpg
                                           <333훼밀리 카페에서>
 
배가 너무 부르고 약간 알딸딸했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애들은 올려보내고 거기에서 팔고 있는 캔맥주를 하나 꺼내들고 혼자 홀에 있는 컴퓨터로 메일 확인을 하면서 12시 가까이 까지 시간을 보냈다.
늘 10시에서 10시 반 사이에 잠자리에 들었으나 오늘이 마지막 날이고 더구나 내일은 아무런 투어 계획이 없어 모처럼 늦잠도 잘 수 있었기에 느긋하게 늦게까지 있을수 있었다 .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밤은 이렇게 지나갔다.
 
<오늘 쓴 돈 내역>
 식사 및 간식대 : 342,000동
숙박비 : 17$
쇼 핑 : 66,000동
 기 타 : 57,000동+1$
 --------------------------
계 : 465,000동 +18$ = 48,000원
4 Comments
양주골 거부기 2006.03.23 16:25  
  덕분에 무이네,호치민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이리듐 2006.03.23 19:38  
  화목한 가정의 여행기.. 흐뭇하게 잘 보고 있습니다.. ^^
선미네 2006.03.24 08:13  
  허접한 여행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거부기님 이리듐님~
하레 2006.03.25 00:53  
  무이네는 전 시간이 모자라 스킵했었지요.
잠시 사막의 맛을 보는것도 좋았을거 같은데... ^^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