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츠모 하레 - 3. 호치민 쪼론 거리. 렁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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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모 하레 - 3. 호치민 쪼론 거리. 렁을 만나다

하레 2 4166
모또를 15000동에 흥정해 잡아타고 중국인 거리인 쪼론쪽으로 갔다.

호치민은 1지역에서 12지역까지로 나뉘는데 보통 1지역을 사이공이라고 부른다.

쪼론은 5지역. 거리가 꽤 된다. 통빡으로 한건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훌륭한 흥정이었다 생각되어 흐뭇.



베트남에 오자마자 중국인 거리부터 보는게 좀 이상하긴 했지만...

역시 중국식 시뻘건 절들이 많다.

티엔허우 사당을 둘러보고 다음 관우묘 쪽으로 가려는데...

당췌 어딘지 못찾겠다.

가이드북 지도가 넘 부실해서... --;

베트남과 앙코르왓이 한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Just go 를 샀는데...

정말 비추다. 완전 일본식 가이드북. 온통 레스토랑과 호텔, 쇼핑 정보뿐에다가

지극히 주관적인 정보들까지 철철 넘쳐 읽으면서 당황스럽게 만든다.

















암턴 그래서 지도들고 헤메는데 뒤에서 부르는 소리.

하얀 셔츠에 면바지. 매우 얌전하게 생긴 남자애가 다가오더니 자기가 안내해주겠단다.

흠.. 나쁜애 같지는 않고... 꽤 어려보이는데.. 고등학생인가?

알고보니 이곳 경제대학 대학생이고 이름은 Dinh Nguyen Thanh Luan.

대략 "딘 응우인 딴 렁" 비스무리한 발음인데 성조도 있어 도저히 발음 못하겠다.

암턴 오홋 잘됐다 싶어서 따라나섰는데...

이친구 영어도 거의 못하는데다가 지리도 잘 몰라서 엄청나게 헤메게 만들었다는... --;

하지만 친절하긴 엄청 친절하다. 길건널때 손도 잡아주고... -,.-;

암턴.. 베트남 와서 처음 사귄 친구. 이 친구덕에 베트남에서 차길 건너는 법 배웠다.



바로 이 친구.









자땀 교회를 거쳐 시장으로 갈겸, 저녁도 먹을 겸 함께 상가 지역으로 나갔다.

저녁으론 거리 포장마차에서 Hu Tieu Mi 라는 두가지 면이 짬뽕된 국수를.

국물도 시원하고 맛이 좋았다.









음... 근데 이친구 먹고 나더니 갑자기...

아차..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자기가 오늘 돈을 넉넉히 가져오지 않았단다.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좀 어설픈 티가 많이 났다. ^^;

어이 친구.. 저녁은 원래 내가 살 생각이었다구...

쩝.. 먹기 전에 미리 말을 할걸... 되려 내가 미안했다.





저녁을 먹고 나니 이미 해가 져버렸다.

혼자였다면 첫날이기도 하니 숙소로 백했겠지만...

든든한 현지인 친구가 있으니...

음... 하지만 호치민의 거리 정말 지저분하긴 하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특히 5지역이 좀 심했던거 같기도 하다.







하여간 아이스크림도 사먹으면서 밤거리를 산책













짜땀교회.

생각보다 베트남엔 교회가 많다. 규모도 꽤 되고.

듣기론 베트남에 기독교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정말 많이 보인다.

크리스마스 장식도 화려하다.













그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빈떠이 시장.

이미 시간이 늦어 거의 닫아가고 있었다.

시장 앞은 아직 좀 북적하는 분위기였지만.







시간도 너무 늦고 더이상 갈만한 곳도 없고... 좀 지치기도 하고...

숙소쪽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렁도 따라온다.

올때는 로컬 버스를 이용. 사이공의 밤거리를 달렸다.







음.. 역시 이친구 지리를 잘 모르는듯 하다.

내려야할 곳을 또 지나쳐 벤탄 시장 앞에 내려버렸다.

머 이미 시장은 문 닫았고...







하지만 주변 상점들은 아직 영업중...







이왕 여기까지 온거 어디서 머 나 마시고 앉았다 가자고...

노상 카페에 들어가 앉았다.

코코넛 즙은 즙대로 마시고 다시 내부는 파내서 갈아 또다른 쥬스를 만든다.







얼음에 코코넛과 우유, 연유등을 넣어 만든 달콤하고 시원한 신터!







그렇게 밤거리를 배회하다가 데땀으로 돌아왔다.

이 친구 렁 덕분에 첫날부터 호치민 시내를 제대로 구경했다. (효율적이진 못했지만. ^^;)

이 친구 헤어지기가 아쉬운 듯... 내일 투어간다니까 취소하면 안되냔다.

자기가 놀아주겠다고...

아니면 투어 다음날 뭐하냐구... 다시 만나자고...

음.. 고맙긴 한데... 약간 꺼림이 있었다.



먼저... 이 친구 영어가 거의 안되어서 대화가 거의 불가능하다.

답답해서 무지 힘들었다.

둘째로.. 사실 이게 날 더 힘들게 했던건데...

지나치게 저자세다... --;

모든 대화에서 스스로를 항상 낮추는 느낌... (약간 비굴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

베트남은 지저분하고 후진국이고... 한국은 대단하고...

심지어는 나보고 잘생겼다구... 어이.. 자네가 더 잘생겼다구... --;

영어가 안되서 표현하다보니 그런식으로 표현된건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다지 편하진 않았다.

아니 솔직히 조금 힘들었다.

착한 친구인건 알겠지만 더 이상은 내가 너무 힘들거 같았다.

그래서 정중하게 약간의 거짓말도 보태서 다음 만남은 거절을 했다.

다음 인연에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솔직히 그 뒤로도 계속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행 중간에 메일을 한번 주고 받았는데...

돌아왔으니 메일이라도 다시 보내봐야겠다.

사진도 보내줄겸... 고마웠던 친구인데...

약간의 씁쓸함은 남았지만... 그 친구의 탓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것을...
2 Comments
이리듐 2006.03.20 14:39  
  혹 관우사당 주소 아시는지요..?
아님 대략 찾아가는 길이라도... ^^;;
재발 2006.03.21 11:22  
  그 베트남 친구 혹시 게이?^^ 이츠모 하레님 꽃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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