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팅의 방콕 여행일기 04 - 첫 출근, 그리고 길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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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팅의 방콕 여행일기 04 - 첫 출근, 그리고 길을 잃다.

노바노바 0 1101
어둠속에서 전화벨이 울린다.
수화기를 드니 녹음된 아리따운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역시... 모닝콜이다.

TV를 켰다. 역시 여성진행자가 나와 "-카", "-카" 거린다.
그러고 보니 태국방송은 여성이 메인진행자인 경우가 많은거 같다.
어떤 프로는 여자 3명이서 진행한다.

조식은 6시 부터다.
출근 차량은 6시 30분 정문에서 출발한다.
시간이 없다.
나는 먹는걸 좋아한다.

초등학교를 다닐때 이렇게 교육받았다.
책가방은 반드시 전날 저녁에 싸두라고...

부모님과 선생님의 가르침에 충실하지 않았던 나는
마침내 태국에서 그 댓가를 치르고 말았다.

전날 저녁에 마구 풀어헤친 짐을 다시 정리하고
안전금고에 넣어야 할 짐을 분류하느라 그만
6시 10분에 방을 나선 것이다.

덕분에 허겁지겁 조식을 먹어치웠다.
부페 메뉴에 뭐가 있는지 알아볼 시간이 부족하다. 눈물이 막 나려 했다.
다행히 시간을 맞춰 정문에 나갈수 있었다.
6시 29분...

그런데.... 출근차량이 없다.
분명히 6시 30분에 이 호텔에 투숙하고 있는 협력사 주재원과 여러 출장자들이
한데 모여 출발한다고 들었는데... 없다.

짧은 영어로 벨보이에게 물었다.
뭐라고 하는지 서로 대화가 안된다.
그렇다.
나는 영어를 못하는 것이었다.
영어 공부안한게 후회되기는 평생 처음이었다.

출발하기 전에 협력사에서 보내준 "행동지침서"를 다시 꺼내들었다.
출근 차량을 놓치면 택시를 타라고 한다.
벨보이에게 회사이름을 말하면 알아서 택시기사에게 말해줄거라 한다.

벨보이에게 회사명을 말했다. 고개를 끄덕인다.
호텔앞 대로까지 나가더니 택시를 잡아온다.
미안했다.
타고나서 생각하니 팁을 줄껄 그랬다.

택시가 출발한다.
여자 기사였다.
한 2~3분을 달렸다.
갑자기 회사명을 중얼중얼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나를 쳐다본다.
이런....
어딘지 모르겠다고 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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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벨보이를 믿지말라.
  당신은 주어진 임무에 성실한 학생이거나 직원이거나 군바리였는가?
  세상에는 당신같은 사람이 많은 법이다.

2. 짐은 "반드시" 전날 자기전에 정리해두어라.
  늦잠을 잘수도 있고, 조식 준비가 늦어질수도 있으며,
  심지어는 엘리베이터에 갇힐수도 있지 않은가?

3. 영어 잘해서 손해볼 일은 없다.
  그리고 알다시피 미국이 세계의 오야붕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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