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Morning Vietnam Part 4_ 퍼퓸파고다(200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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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Morning Vietnam Part 4_ 퍼퓸파고다(2005.9.16)

궁금이 3 2612
아침에 콜을 받고서야 겨우 눈을 떳다.

어제 과음한 탓도 있지만, 베트남에 있는 3일간 숙면을 취해보지 못한거 같다.
너무 긴장한 탓일까?

낯선곳에 홀로 있다는 긴장감, 계속되는 일일투어, 더운날씨로 인해 과도할 정도로 빠져 나가는 나의 육수들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해 무지 피곤하긴 한가 보다.

자정(태사랑 아이디)과 아침을 약속했지만, 어쩔수 없다. 대충씻고 내려가니 가이드가 다른 사무실로 세옴을 태워서 이동 시켜준다.

사무실에서 기둘리라고 해서 좀 앉아 있는데, 컴퓨터 4대에 사람은 2명 밖에 없었다.

인터넷 좀 쓸수 있냐고 물어보며 가장자리의 컴퓨터를 가리키니, 메니저급 자리로 보이는 컴퓨터를 켜준다. 그곳의 컴퓨터가 좀더 빠르다며.......... ( 사소한 거지만 이런게 15일동안 쌓이다 보니, 돌아와서 베트남 사람들에게 호의적인 느낌이 깊게 느껴질수 밖에 없다. )

버스에 오르려고 사무실밖으로 나가보니 다수의 외국인과 1명의 동양인 여자가 보인다.
너무나 친숙한 화장으로 인해 90% 한국인임을 직감할수 있었다.

오늘도 가이드가 2명이다. 어제 나와 호아르를 갔던 가이드(다행히 다른 팀이다.)와 우리팀 가이드(이넘은 영어가 유창한게 좀 똑똑한거 같다. 중국어도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버스에 올라 한참가다가 땀꼭에서 탄 배와 똑같은 배(관광객 4명이 탈수 있는거만 다름)를 타기 위해 정차했다.

담배가 떨어져 담배를 사기위해 슈퍼에 들리니 White Horse(베트남 담배 : 줄곳 10,000동 주고 샀는데 막판에 하노이에서 알게된 거지만 현지인 가격은 하노이 올드쿼터에서 5,000동 이었음)를 달라고 하니 12,000동을 달란다. 관광지라서 그런가?

10,000동에 계속 샀다구 10,000동에 달라니까 VINATAVA(베트남 담배 : 이게 정확히 얼만지는 모르겠지만 White Horse보다 싼거는 확실함.)를 10,000동에 가져 가란다.

향사를 가기위해 보트에 올라탔다. 역시나 가이드, 나, 말레이시안 2명(원주민, 화교).

말레이시아 화교 아저씨 1분이 시종일관 재미있게 해줘서, 간만에 영어로 대화하면서 웃을수 있었다. 나도 좀더 많은 말을 해주고 싶었지만 역시나, 머릿속에는 대학수준의 영어가 들어가 있지만, 내입에서 나오는건 순 유치원수준 영어 밖에 안된다. (한국에 돌아와 스피킹 연습이 절실함을 다시 느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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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영어를 못해서 베트남에서 투어중 유럽애덜과 어울리지 못할까봐 걱정된다고 말씀하시는분이 계시던데 개인적인 의견은

1. 베트남은 영어를 쓰는 나라가 아니다. (영어는 여행의 편의를 위해서(베트남어를 모르므로), 국제적인 표준어의 기능을 하므로 쓰는거지만 굳이 못해도 여행은 할수 있다. : 써서 하거나 바디 랭기지 또는 그냥 단어만 던져줘도 해결된다. : 8년째 베트남 오신다는 일본인 아저씨는 카메라 가격 물어보니 몇분동안 고민하다가 겨우 가격 말해주는 영어실력(그나마도 계산해보니 틀렸더라) 잘 돌아 다니신다.)

2. 베트남에서는 베트남사람과 어울려 보는게 훨씬 잼난다. ( 비록 말은 안통하지만 베트남사람들과 무언의 교감을 하다 보면 유럽애덜이랑 노는거 보다 잼날수 있다. )

3. 유럽애덜도 사람이다 : 개중에 활발하게 말걸어오고 하는 넘들도 있지만 대부분 같이온 일행들 끼리 노는 경우가 태반이다.

4. 과묵한 동양인은 도처에 널려있다. : 대부분의 혼자온 동양인들은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과묵한 경우가 대부분이 었음. 몇번 얘기해본 일본애덜은 나보다도 못한 영어실력으로 여행 잘다니고 있었음. 아마도 나와 비슷하게 영어 스피킹에 트러블들을 조금 씩은 가지고 있는 듯 했음.

5. 영어로 서양애덜과 노는게 목적이라면 : 미국, 영국, 호주등 좋은나라 많다. 길거리에 네이티브가 깔려있으니 영어로 노는데 지장없을 듯. 굳이 베트남에 와서 유럽애덜(미국애덜은 거의 안보임, 아마도 베트남전 영향이 큰듯)이랑 영어로 노닥거릴 필요가 있을지는 의문임.

영어를 잘 못하면 간혹, 좋은 사람들 만났을때 하고싶은 얘기를 많이 할수 없어서 답답한 면은 있지만, 여행에 장애가 된다고 볼수는 없는듯 하다.

잘할수 있다면 서양사람들과 깊은 대화를 통해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 시킬수 있겠지만, 못해서 여행이 초라해 지는건 아니다.

영어를 못해서 어쩌지 라고 걱정하며 주눅든 여행을 하거나 포기하는거 보다는 부딪치면서 해결해 나가는 것도 어쩌면 좀더 재미있게 여행을 즐길수 있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 할수도 있다.

반대의 경우를 보면 영어 못하는 베트남 사람들 앞에서 간혹 주눅들어하는 서양애덜도 있다.
우리는 베트남사람들하고 사상을 공유하는 동양인이기에 손발쓰면서 하면 왠만하면 통하지만,
서양애덜은 사고방식이 달라서 그런지 영어 못하는 베트남사람들에게 주눅들어하는 서양애덜을 가끔은 본거 같다.

나도 다음 여행에는 영어를 좀더 다듬어서 여행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이번여행에서 베트남 사람들을 알아가고 베트남의 문화 역사와 대면하는게 목표였다면.
아마도 좀더 깊이 있는 다음 여행을 위해서라면, 서양애덜과도 약간의 대화는 필요할 듯해서 영어를 공부해야 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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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동양인이면서 서로 나이도 좀 되는지라 대화내용도 대부분 한국, 베트남,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관련 문제 등등 시간가는줄 모르고 갈수 있었다.

역시나 경치는 하롱베이, 땀꼭, 향사 모두 거기서 거긴거 같다.

비슷 비슷한 산들과 비슷비슷한 물들....(막눈으로 본 개인적인 거니까, 굳이 가보고 싶으신 분들은 가서 직접 확인하시라)

시간이 없다면 한국인에게 너무나 유명한 하롱베이 하나만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사실 하롱베이도 보고나니, 과연 이런곳을 모항공사에서는 왜 CF에 내보내서,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들을 실망시킬까?(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롱베이 보고 실망한 경우가 많았음) 라는 질문을 던져보니 돌아온 대답은 : 모 항공사에서 베트남항공과 전략적인 제휴를 하면서 기획팀에 수익모델을 만들라는 지시가 떨어지고 -> 수익을 올리기에는 경치좋은 곳을 어른들이 좋아하시니 경치 좋은 곳을 찾다가 -> 그나마 가장 나은 하롱베이로 밀어 붙인게 아닐까 라는 개인적인 결론을 내려본다.

모항공 CF에 나온곳중 프랑스(몽셸미셸), 상하이(예원), 베트남(하롱베이) 이렇게 3곳 가본거 같은데, 개인적으로 하롱베이가 제일 후진거 같다. ( 극히 주관적인 사견이므로 그냥 무시해도 상관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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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가 도착한후 내리면 2시간 정도의 등반이 시작된다.
나에겐 지옥의 시작과 같았다. ( 한국에서 매일 자전거를 살살 타주기 때문에 힘든지는 모르겠지만주체할수 없이 흘러내리는 땀으로 인해 정신이 없었다. )

35도 정도되는 무더운 여름날에 설악산 흔들바위 한번 찍어준다고 생각하면 될거 같다.

올라가는 길에 향기가 나서 향사라고 하지만, 하노이에서 매연에 버려진 내코와 정신을 차릴수 없게 만드는 내 육수는 향기를 맞을 기회를 전혀 주지 않는다. ( 아마도 이날 바케스로 몇통 분량은 흘려준거 같다. 추후 여행하는데 체력적 기반으로 작용하는 양의 효과는 있었을 듯. 한국에 와서 신경제거를 심각하게 고려했었지만 한국에 오니 시원해서, 칼대기 싫어서 그냥 살아야 겠다. )

땀딱기 귀찮아서 최대한 천천히 맨마지막으로 올라가다 보니,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무지 힘들어 하는게 보인다. 도와주고 싶지만 어불성설이다. 온 몸에서 스며나오는 땀 딱아내기도 정신이 없다.

다행히 지금까지 봤던 동양인중 가장 성격이 개방적이고 영어도 유창하게 잘해서 외국인과 잘어울렸다. 외국인 아저씨가 에스코트를 해준다.

이럴때는 그냥 모른척 하는게 최선이다. 괜히 나섰다가 중간도 못갈거 같았다.

여하튼, 천천히 올라가다 보니 일행들이 가게에 앉아 쉬고 있다.
역시나 어제 나와 같이 왔던 가이드 일행중 문제가 발생( 그사람들도 투어 + 오후 이동을 함께 예약한 사람들인데 여행사 쪽에서 전혀 불가능한 일정( 예를 들면 향사가 저녁 7시쯤 끝나는데 오후 4시에 이동하는 차량을 예약한다든지 하는거 ) 으로 예약을 받아서 문제가 생겼다.

몇몇 여행사 직원들은 단지 돈벌기 위해서 택도 없는 일정이 가능하다고 사기치는 경우가 좀 있는 듯 하다.
후에에서도 보트투어가 4시경에 끝나는데 1시경에 끝나고 2시버스 잡을수 있다고 사기쳐서 보트안이 시끄러워 졌던 경험이 있었다.

오늘 저녁 나도 7:30분에 출발하는 후에행 오픈버스 타다가 약간의 쇼를 감수해야 했다.
( 베트남의 시스템을 정확히 모르고 있다면, 가능하다면 투어와 야간이동은 같은날 하지 않는게 좋을듯함. 간혹 여행사 사무실 직원들이 눈앞의 돈에 급급해서 불가능한 일정을 가능하다고 사기치는 경우가 종종 보였었음.)

여하튼 문제를 좋게 해결해야 하는데, 어제 나와 호아르 갔던 가이드가 서양애덜이 하는 기본적인 영어도 잘 못알아 들으니까, 서양애덜이 더 열받는 사태가 발생하고, 결국은 어쩔수 없이 개별적으로 하노이로 가겠다고 떠났는데 무사히 갔기 바란다.

작전을 변경했다. 천천히 올라도 흐르는 땀을 억제 할수 없기에 그냥 빨리
올랐다, 빨리 내려와서 쉬는게 좋겠다. ( 개별적으로 올라서 12시까지 식당에서 모이는 걸로 되어있다.)

내가 지금 멀하고 있는지 잘모르겠지만 하여튼 여기까지 왔으니 목표물은 확인해야 겠다는 일념에 정신없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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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올라 갔더니 어제 나와 호아르 땀곡에 갔던 가이드 일행만 있고 나와 함께온 일행은 아무도 없었다.
길죽한 돌덩어리 뒤로 불상도 모셔두고 이것저것 있던데, 천천히 볼 여유가 없다.
흡사 사우나 안에서 불상 구경하는 느낌이다.

정상에서 몸한번 추스려 주고 급히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보니 나이드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중 넘어가기 일보 직전인 분들이 꽤보인다.

모기만한 목소리로 얼마나 걸리냐고 물으시는데, "거의 다왔다"는 말로 그분들을 위로 하며 내려왔다. ( 여성분들이나 체력이 약하신분들은 굳이 향사에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불교사원에 깊은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모를까. 저는 그냥 체력훈련 한번 했다고 생각한답니다. 이날은 사진도 거의 찍지 못했네요.)

내려오자 마자 물 + 얼음( 처음에는 너무 더워서 얼음을 아무 생각없이 먹다가, 차차 시간이 지나다 보니 얼음깨는 광경(가게등에서 직사각형의 무지 큰 얼음을 시커면 도구 사용해서 깨는 게 간혹보임)을 보고 나서는 먹기가 꺼려졌지만, 몸에 열이 너무 많은 관계로 얼음은 필수다. 계속 여행하면서 가만히 주위를 살펴보면 외국인중 얼음먹는 인간은 나밖에 없었다. 베트남 사람들도 먹고 안죽는거 보니 나도 죽지는 않을듯. 비위 약한 분들은 얼음 안드시는게 좋을듯 하네요.) 한잔 마셔주니 천국이 따로 없다.

앞에 있는 영국아저씨(에딘버러에 왔다는데 미국식 엑센트다. 베트남에서는 특유의 영국 엑센트를 전혀 들어보지 못한거 같다. 프렌치들도 미국식 엑센트에 영국식 단어를 사용하는 듯....)와 에스코트 걸로 보이는 베트남여인네와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점심을 먹었다.

역시나 점심은 먹을만 하다.( 후에에서 2$짜리 보트투어에 나오는 점심빼고 나머지 투어는 대부분 점심이 먹을만 합니다. 보트투어는 점심이 거의 간장 비벼먹는 수준이니까 아침을 든든하게 드시면 좋을듯. DMZ투어는 점심은 제외이므로 사먹어야 하는데, 맛이나 서비스에 비해 가격이 비싼편임. 다음에 간다면 후에 신시가의 베이커리(빵이 그냥 입에서 녹아남)에서 빵몇개 사가지고 가서 먹는게 좋을듯 함)

프렌치 4명 + 영국인 + 에스코트 걸 + 나 이렇게 한식탁에 앉았는데, 식탁위에 알수 없는 한기가 느껴진다. 나야 할말이 별로 없어서 말을 안했지만, 영국인과 프렌치간에 알수없는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같은 식탁에서 전혀 아이컨택이 없고, 접시 좀 달라 그럴때만 간단히 말하면, 아무대답없이 넘겨주고........... 내가 오해한 거일수도 있지만 여하튼 이상한 넘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일감정이 아무리 안좋아도 일단 같은 식탁에 앉으면 일본애들도 내게 친근하게 다가오고, 나도 같은 동양인으로서 일본애덜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해주고 싶던데, 이넘들은 아닌거 같았다.

문화적인 차이 때문일까?
어쩌면 내가 프렌치에 대해 안좋은 감정들이 있어서 그렇게 느낀 걸까?( 유럽여행중 스페인 다음으로 프랑스에서 양아치들을 많이 본듯함. 1. TGV에서 내자리 차지하고 아무일 아니란 듯이 다른자리 앉으라고 하던넘. 2. 기차역에서 베낭속으로 스믈스믈 들어오는 거지들의 손길 과 그걸 보고서도 아무말도 안해주는 넘들. 3. 스페인 -> 프랑스로 넘어오는 야간기차에서 가방뒤져 귀중품 훔쳐간 넘. 4. 마지막날 귀국해야 하는데 철도 파업해서 출발 5분전에 간신히 비행기 탈수 있게 해준거 )

베트남 여행하면서 프랑스 넘들에게 고맙다고 생각한건 몇개 안되는듯.
1. 아무데서나 담배펴도 되는거 ( 프랑스 넘들이 가르쳐 줬는지, 하여튼 금연구역이 거의 없어서 좋았다)
2. 맛난 음식과 바게트 및 베이커리 빵들

하튼, 점심을 먹고 담배한대 피며 영국인 아저씨와 이런저런 얘기(확실히 영화에서 자주 접한 본토 발음이라 듣기에 편했지만 역시 말은 잘 안나옴. 한국가면 필히 스피킹 연습좀 하리라... ) 좀 하다가 평상에 누워서 좀 쉬다 일어나서, 한국에서 온 여자분과 서로가 한국인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사원보면서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역시나 한국어로도 나는 과묵한 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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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을 몇번 다니다 보니, 개인적(나에게만 해당)으로 외국에서 투어중 한국인과 만나서 해서는 안될일이 몇가지 있는듯하다.
1. 나이를 밝히지 않는다. ( 그냥 서로 존대 쓰는게 편하다. 해보니까 내가 반말할때는 좋은데 상대방이 반말하니까 별로 안좋더라.--;)
2.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 ( 그냥 무명씨로 만나서 무명씨로 헤어지는게 편하다. 인연이 된다면 또 만나겠지...)
3. 너무 의지하지 않는다. ( 서로간의 여행 목적이 따로 있겠지만, 나같은 경우는 대부분 외딴곳에서 홀로 있을때 느끼는 약간의 두려움이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데, 서로 의지하다 보면 여기가 한국인지 외국인지 분간이 안될때가 간혹있다.)

돌아오는 보트 안에서도 말레이시아 화교 아저씨의 입담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즐겁게 돌아왔다.

내가 버스타고 후에 간다니까 돈이 없어서 그런지 알았는지, 자기네 핸드폰으로 집에다 전화라도 하란다. (사실 버스를 타고 가는 이유는 유럽과 중국에서 기차는 물리도록 타봤고, 베트남은 처음인지라 한살이라도 젋을때 힘든 여행을 해보기 위해서 였다. 나중에 나이먹고 어떻게 버스를 탈수 있겠는가? 비록 가격은 싸지만 버스를 탈수있는 특권도 아무에게나 주어지는건 아니다.)

약간은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거절했다. 내가 왜 버스를 타고 가는지 설명 해주고 싶었지만 문법병에 걸려있는 내게 순식간에 뭔가를 설명하기 위한 문장을 만들어 내기란 스트레스다. 그냥 짧게 거절의 의사만 표시했다.

좀 정중하게 거절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 입에서 나온 영어는 거칠기 짝이 없었다. 그야말로 유치원 영어수준이다. 이미 엎질러진물 주워담기도 귀찮고 버겁다.

이런 저런 이벤트로 인해서 하노이에 있는 동안은 한국에 돌아오면 스피킹을 다듬어야 겠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많이 했었는데, 후에와 호이안에 와서는 긴장이 어느정도 풀려서 그런지 국민학교 수준 영어는 말할수 있었고, 베트남어를 적당히 섞어서 쓰다 보니 큰 불편은 없었다. ( 그래도 다음여행(아마도 베트남이 될듯)에서는 서양애덜이랑도 자연스럽게 얘기좀 해보기 위해 영어회화과련 파일 받아서 조금씩 연습중임...--;)

하여튼 미안한 마음도 있고 고마운 마음도 있고 해서 나중에 헤어질때 기다렸다가 웃는얼굴로 인사 드리고 헤어졌다. 그분도 내 마음만은 이해 했을거라 생각한다.

보트에서 내리니 역시나 팁을 요구해서 나는 10,000동 줬는데, 다른 분들은 얼마나 줬는지 모르겠다. 4명이 탔으니까 10,000동이면 충분하리라......

돌아오는 버스에서 한국 여자분을 위해 최대한 뭔가를 도와주고 싶은데, 일정상 7시에 하노이 떨어지면 바로 버스타고 떠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 4일간의 하노이 일정은 다른 분들의 말씀처럼 다른 나라에 비해서 무척이나 힘든일정 이었다.
계속 되는 투어와 저녁에 올드쿼터에서 겪어야 하는 오토바이 매연, 소음, 수많은 사람들, 귀찮은 쎄옴 및 씨클로 기사들...........

다행히도 프렌치들과 저녁약속을 잡을 정도로 친화적인 분이었고, 당당한 대한민국의 커리어우먼(외국계 컴퓨터 회사 서버 엔지니어)으로서 즐겨운 여행을 했을거라 생각한다.

7시 정도에 하노이에 도착해서, 정신없이 프린스79에 돌아오니 픽업맨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게 저녁에는 동남틱한 여직원이 있었는데, 오늘은 동아시아 적인 여인네가 앉아 있다. 어제 저녁에 버스표를 예매한 관계로 버스표가 내겐 없었다. 동남틱한 여인네가 오늘 향사 갔다오면 주기로 했는데 느낌이 약간 이상했다. 동아시아틱한 여인네에게 버스표를 아직 못받았다고 얘기 하니 무슨소리 하는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버스표 끊은 영수증을 보여줬으면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르지만, 워낙 경황이 없었고 서두르다 보니 나도 많이 당황하고 있었다. 하여튼 후에와 호이안을 돌아보고 나서 드는 느낌은 프린스79킴카페 여직원들은 x가지가 없는 순위 베트남 1위다)

그러는 와중에 픽업왔던 인간이 "버스에서"를 외친다. (나중에 안거지만 픽업오는 인간들 중에 영어 제대로 하는 인간들 거의 없었다. 이인간도 아마 "티킷"만 알아듣고 "버스에서"를 외친듯 하다.)

거참 시스템 희안하다라고 생각했지만, 버스에서 준다니 그런가 부다 하고 따라갔다.

미니버스로 픽업해서 큰버스로 옮겨주는데, 버스가 익히듣던 신카페나 킴카페가 아닌 Trekking Travel. inc. 버스다(나중에 책을 찾아 보니 "100배" 나 "론리" 에도 없는 신생회사인듯 하다. 하노이 <-> 호이안 왕복으로 끊어주는 멍청함을 보여준 관계로 후에 및 호이안 에서 컨펌하러 사무실 굳이 찾아 다녀야 했고, 오후 2시 버스를 탈경우 호텔에서 사면 첵아웃을 2시까지 연장해주는 듯 한데 나같은 경우는 버스표 갖고 있다고 하니까 12시 첵아웃을 부르짖었었다.
다음에 간다면 그냥 호텔에서 사주고, 호텔애덜한테 좀더 나은 서비스 받는게 좋을듯 하다.
1-2$이라도 절약해야 하는 경우라면 3군데 정도 확인해 보고 한번에 끊으면 싸게는 살수 있을듯하다. 다만 발품을 좀 팔아야 할듯. 나도 킴카페에서 21$(낱장으로 사는거 보다 약간은 싼듯) 주고 샀지만, 나중에 받은 표를 자세히 보니 편도 8$로 적혀 있는듯 했다. 귀찮고 이미 끝난 일이라 나중에 확인은 안해봤다.)

하여튼 정신없었지만 버스를 타고 나니 안도감이 좀 든다. 사실 버스가 7:00 출발로 되어있어서 혹시 놓치지 않을까 했는데 향사 가이드 말대로 버스는 7:30 - 8:00 사이에 출발했다.

물이나 좀 사고 화장실좀 쓰려고 버스에서 내리니 검표 직원인듯한 사람이 있다.
"Mr. 후" 이넘이 오늘 내가 벌이는 쇼를 해결해줄 넘이다.

담배한대 피면서 간단한 대화( 부모님이 부산계시고, 하노이로 백하면 자기호텔(Youth Hotel : 10불에 시설이 좋다고 해서 나중에 하노이 돌아와 가봤는데 10$ 방은 풀이고 15$ 방 있다고 해서 안갔음)오라고 명함 받고) 나누고 화장실 안내해줘서 갔다 오면서 안면을 터놨다.

가게에서 물 1.5L(10,000동: 이거두 지역과 가게에 따라서 가격이 천차 만별인데 하여튼 500ML 사는거 보다 1.5L 사는게 싸게 먹힌다. 들구 다니기 귀찮아서 500짜리 계속 들고 다니다가 나중에는 1.5L(손잡이가 붙어 있어서 들고 다니기가 크게 힘들지는 않음) 들고 다녔다.)

물사고 버스에 와서 앉으니 검표 시작이다.
킴카페에서 받은 영수증을 Mr. 후에게 주니 딴거 없냐고 묻는다. 그래서 없다고 하니 다른직원에게 영수증을 주면서 확인해 보라는 듯이 베트남 말로 중얼거린다.

그러면서 다른사람들을 보니 Mr. 후가 먼가를 주는 사람도 있고, 그냥 표를 받아서 확인하는 사람도 있고 해서 다른직원에게 확인한후 내게도 표를 주는줄 알았다.

그런데 잠깐 베트남사람이랑 딴짓하는 사이에 Mr. 후는 내리고 버스문이 닫히며 버스가 출발한다.
순간적으로 얼마나 당황되던지...... 표도 안받았는데 그냥 가면 나는 어쩌라구....

물론 나중에 "후에"에서 전화로 해결할수도 있었겠지만
안그래도 잘 안돼는 영어, 전화로 문제를 바로 잡기에는 더 어려웠을 것이다.

이대로 갈수는 없다는 생각에,
운짱에게 스톱을 외치며 창밖(운좋게도 인도쪽 창가에 앉았다.)에 보이는 Mr. 후를 향해 손짓을 하며 창문을 두드리니 Mr. 후가 차를 세운다.

표를 왜 안주냐고 하니,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갖고 있던 서류를 확인해본다. 자기서류에는 내가 표를 가지고 있는 걸로 되어 있단다.

이쯤되고 보니 킴카페에서 받았어야 했는데 못받아 온게 거의 확실해 지는 듯 했다. ( X가지만 없는게 아니라 서비스도 엉망이다. 후에나 호이안의 호텔 직원등을 통해 투어를 예약했을 때는 세심한 배려(비가 오니 알아서 투어 캔슬해준것 등등)는 기본이나 프린스79킴카페에서 예약한 경우에는 나혼자 다 알아서 생소한 시스템에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해결해야 했다. 지나고 나니 나름대로 고마운 면도 있다. 서바이벌 스킬 향상에는 도움이 된듯하다 --; 밋밋한거 보다는 돌발적이고 하드한 면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프린스79 킴카페 강추합니다.)

버스는 만차인데 출발하는 버스를 세우고 Mr. 후와 버스 앞문쪽 에서 얘기하고 있으니 좀 쪽팔려온다. 내려서 해결하자고(어차피 오늘 안가도 시간은 많이 있었으므로 다른사람들 기다리게 하지 않고 내려서 해결하려 했음) 얘기하고 가방을 가져오려 하니 잠시만 기둘리라며 급하게 사무실로 뛰어간다.

쪽팔리기도 하고 당황되기도 해서 뒤돌아서 쏘리 한번 때려준 뒤에, 내려서 담배한대 물어주니, 마음이 평온해 진다. 만성이 된 담배가 이렇게 고마운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다.

잠시후 Mr. 후가 급하게 만든 듯한 표를 두장 들고 오며 즐거운 여행을 빌어준다.

(사실 유럽 과 중국 여행하면서는 도둑넘들도 많이 만나고 사기꾼들도 많이 만났었는데 이번 베트남 여행에서는 딱히 프린스79 킴카페 X가지 빼고는 나쁜넘들을 보지 못한거 같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이 가장 즐거운 여행이 되었던거 같기두 하고......
지난 여행에서는 달랑 사진이나 캠코더만 찍어와서 남는게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비망록을 자세히 적어와서 하루에 한편씩 여행기를 쓰며 여행을 반추하다 보니 즐거움이 배가되는 듯도 하고. 다른 분들도 혼자 가신다면 비망록 필수로 가져가시길. )

작은거지만 Mr 후와 같이 친절한 사람들이 대부분의 내기억을 점령하고 있다.

내가 베트남에서 받은 수많은 호의중의 하나이다.

나중에 하노이로 돌아와 Mr. 후와 술이라도 한잔하려 했는데 비번이었는지 찾을수 없었다.

언젠가 인연이 된다면 다시 만나보고 싶은 "Mr. 후"

고맙다 "Mr. 후"
3 Comments
깔깔마녀 2005.10.01 20:06  
  글은 여기서 읽고 사진은 블러그가서 보고 정신 없음당. ㅎㅎ
깔깔마녀 2005.10.01 20:23  
  전 머릿속 영어는 중학교 수준에 문법은 아예 들어있지도 않습니다. 그치만 여행 다니다 보면 저보다 영어 훨 잘하는 다른 분들 보다 외국인들과 더 많은 수다를 떠는 것 같습니다.  되도 않는 영어이지만 아마 별로 쪽팔려 하지 않아서 일듯 합니다. ㅎㅎ

근데.. 현지인들과는 정말 신기하게도 한국말이 더 잘 통하더군요. ^^ 
궁금이 2005.10.01 21:42  
  사진이 안나온다니 이상하네요.
네이버에서 작성해서 복사후 소스 확인해서 이미지 부분만 붙여주고 있는데....

제 컴터의 IE 6.0및 웹마에서 잘나오는데....

사실 사진을 제 기억을 담기위해 막눈으로 막찍은거라
안봐도 크게 상관은 없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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