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n's Story - 땀꼭 그리고 굳바이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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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 Story - 땀꼭 그리고 굳바이 베트남

Moon 1 3092
새벽 6시가 조금 안되어 하노이역에 내렸다. 택시를 잡아 타고 신까페로 향했다. 이른 시간이지만 이미 하노이는 잠에서 깨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고 호안끼엠 근처는 에어로빅을 한다거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너무 이른 시간인 지 신까페는 문을 열지 않았고 올 때부터 기대하던 노점에서 먹는 쌀국수로 아침식사를 하였다. 인상 좋은 할머니를 난 우리나라 보쌈집을 연상하여 '원 할머니'라 마음대로 칭하였고, 김군은 호치민을 연상하여 '호 할머니'라 칭하였다. 어찌 되었건 원하던 외국인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현지인들을 상대하는 원조 쌀국수를 맛있게 먹었다는 데는 둘 모두 이의가 없었지만, 맛은 갓빠에서 먹은 쌀국수가 조금 더 나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신카페가 문을 열었고, 직원이 Friend 라며 반갑게 맞이해준다. 가방을 신카페에 맞기고 땀꼭으로 가는 픽업차량에 올랐다. 예의 몇 호텔을 들러 사람들을 픽업했는데 그 과정에서 일이 잘 못 됐는지 예정보다 꽤 늦은 시간에 옛 수도였다는 호아루로 향하였다. 날씨가 너무 더운데 반해 에어콘의 세기는 열기를 식히기에는 많이 부실하다.

호아루는 닌빈에서 북쪽으로 약 12km 떨어진 곳으로 10세기 후반 Dinh 왕조와 Le 왕조시대의 도읍지였다 하는데 지금은 유구한 세월을 지내오면서 전쟁의 상처 등을 통해 그 시절의 영광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베트남 역사의 큰 획을 담당했던 두 왕조의 시조를 기리기에는 너무 소박한 Dinh Tiem Hoang와 Le Dai Hanh 두 사원을 둘러 보고 땀꼭으로 향하였다.

땀꼭은 육지의 하롱베이라 불리울 만큼 바다 대신 벼를 심은 논들이 있을 뿐 하롱베이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땀꼭은 원래 3개의 동굴이란 뜻으로 Hang Ca(길이 120m), Hang Hai(70m), Hang Ba(40m)의 석회동굴을 지나게 되는데, 참으로 마음 편안케 하는 곳이다. 이 곳 관광의 정점은 삼판이라 불리우는 조각배를 타고 좁은 수로를 이동하여 동굴을 보는 것인데, 원래는 식사를 마치고 자전거로 이동을 한다는데 날씨 탓으로 차량으로 이동하였다. 조각배당 2명이 타고 노젓는 아주머니 한 분, 배 뒤에서 방향을 잡아주는 아주머니 한 분과 함께 출발하였다.

주변의 빼어난 경관에 넋을 놓고 봐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여유로움이 한껏 고즈넉하다. 중간 중간에 아주머니들이 연잎을 따 햇볕을 가릴 모자도 만들어 주고, 연꽃이며 연꽃 열매를 따주어 재미는 배가가 되었다. 그렇게 한 시간쯤 가니 석회암 동굴이 나온다. 좁은 입구를 능숙하게 몰아 들어가니 동굴안의 박쥐들이 난리가 났다. 배바닥에 납자하게 몸은 숙이고 두운 동굴안을 헤쳐나가는 재미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다.

잠시 뭍에 내려 휴식을 취할 사람은 취하고 트래킹을 할 사람들은 트래킹을 한 후에 다시 출발한 곳으로 돌아왔다. 듣기로는 3개의 동굴을 지난다 하는데, 그 수로에는 더 이상의 동굴은 없는 듯 싶다. 그래도 동굴의 기분은 마음껏 즐길 수 있으니 만족. 오는 길에 아주머니가 조각배 모형과 엽서를 사라며 보여준다. 그리 필요한 거 같지 않아 사지는 않았지만 노 젓는 아주머니에게 팁으로 1USD씩을 건냈더니 고마워 하신다. 다른 팀들은 아주머니들이 따라와 팁을 달라 하는데도 주지 않는 분위기다. 판단은 자신이 하는 거지만 너무 많은 팁은 다음에 올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겠지만 적은 팁은 고마움의 표시로 건내도 되지 않을까 싶다.

2시간여의 땀꼭투어를 마치고 하노이로 돌아오는 길에 드디어 신통치 않은 에어콘으로 인해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 맨 뒤에 앉은 독일인 커플이 이의를 제기해서 가이드와 서로 자리를 바꾸고 나중에는 가이드와 기사의 말싸움으로까지 번져 분위기가 묘한 상황으로 치달았다. 사실 가장 더운 곳에 앉은 김군은 힘겹게 참으면서 불평 한 마디 안했는데, 외국인들은 좀 틀린 모양이다.

하노이에 도착해서 짐을 찾고, 신까페 화장실에서 얼렁뚱땅 샤워까지 마쳤다. 이제는 베트남과의 작별인사를 고할 차례가 다가오고 있었다. 마지막 저녁식사는 한 주전에 이 곳을 찾은 친구의 권유로 해산물집을 가기로 했다. 그 곳까지 간 것은 좋았는데, 이 곳은 외국인들의 발길은 별로 없었던 듯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데다 메뉴도 온통 베트남어로 되어 있어 뭘 주문해야 할 지 난감하다. 일단 친구 홈피에서 본 월남새우쌈을 어렵게 설명한 후에 게랑 해물탕을 주문했는데 의사소통이 안되니 서로 당황하기는 주인이나 우리나 마찬가지다. 심지어 주인은 그림까지 그려와서 이 거 맞냐고 묻는 것 같은데 무슨 재료를 사용하는 지도 몰라 애꿎은 가이드북만 뒤지는데, 마침 손님으로 온 사람이 간단한 영어가 되어 그 분의 도움으로 주문을 마칠 수가 있었다.

음식은 정말 끝내주었다. 특히 라이스 페이퍼에 갓 잡은 생새우와 여러 야채와 소스를 곁들어 먹는 월남쌈은 지금도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음식을 많이 주문하기도 하였지만, 이 곳에서는 꽤나 비싼 액수가 나왔다. 약 3만원 정도. 동으로 환산했을 때 31USD면 잔돈이 조금 남을 것 같은데, 40USD를 내란다. 무슨 소리냐? 되려 우리가 돈을 더 준 건데 더 내놓으라니...잠시 옥신각신, 아주머니의 계산법이 희한한데, 결론적으로 이야기 해서 우리는 31USD를 주고 잔돈은 받지 않겠다는 소리였고, 아주머니는 40USD를 받아서 9USD를 동으로 거슬러 준다는 소리였다. 지금도 약간 의문이 나는 계산법이지만 여하튼 셈은 제대로 한 거 같다. 셈을 치루고 나오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명함을 건내주시며 다음에도 꼭 오라고 하신다. 말은 안 통했지만 좋은 음식과 좋은 사람들 덕분에 베트남의 마지막이 즐거워졌다.

12 To Hien Thanh "Hai San"
T. 821 6501

공항까지 택시비는 10USD(150,000VND)로 알고 있는데, 보통 200,000VND를 부르고 제일 적게 부른 것이 170,000VND였다. 또 다른 택시들은 미터로 간다고 하는데, 멀리 돌아서 갈까 두려워 12USD에 합의를 보고 공항에 가자고 했다. 조금 지체하다가 예상했던 시간보다 공항가는 시간이 늦어졌다. 그런데, 이 택시가 얼마 가지 않더니 다른 택시를 세우고 우리에게 저 택시로 옮겨타란다. 무슨 소리냐? 따졌지만, 말은 안 통하고 손가락질로 옮겨 타라고만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결국 이대로 인신매매범에게 팔려가는 구나, 싶었을 때 옮겨탈 택시를 보니 노이바이 택시이다. 노이바이 기사가 다행히 영어가 되어 그리로 옮겨 갈 수 있었다. 추가 요금 없이 공항으로 가기로 하고 이 기사가 먼저번 기사에게 5,000VND을 건내는 걸로 봐서는 노이바이 택시를 이용하면 10USD가 맞는 모양이다. 그래도 어딘가 모르게 차를 옮겨 탄 것이 찜찜해서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 사람들이 택시 타고 가다 합승을 하게 되면 얼마나 겁을 먹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공항 가는 길에 추돌사고로 차량이 대파된 것도 보고, 타고 고속도로 같은 곳은 무단행단하는 자전거와 우리 차가 사고가 날 뻔 하였다. 만약 뒤에 다른 차량이 따라왔다면 정말 섬뜩한 상황이었고 기사도 많이 놀랐는지 차를 세우고 한참을 자전거 주인에게 욕을 해댔다. 처음으로 베트남의 욕을 들어본다. 욜라 봉따이~

베트남은 끝까지 우리가 긴장의 끝을 놓지 못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것도 지나고 나면 모두가 추억의 선물이 될 것이다.

 

 

 
1 Comments
앨리즈맘 2007.09.14 22:29  
  날짜 보니 벌써 몇해전 애기지만 실감잇게 들 엇 읍 니 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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