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행기]호이안-미선유적과 이쁜 밤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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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기]호이안-미선유적과 이쁜 밤거리

해롱이 0 6381

[베트남 여행기]호이안-미선유적 투어

 

호텔 옥상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
거리의 식당보다는 좀 비싸지만 누들수프, 쉐이크, 커피까지 배부르게 먹었다.
언제부턴가 여행중에는 먹을 땐 열심히 먹는 습관이 생겼다.
다음 식사는 언제가 될 지 모른다는 자세로,,,^^ 체크아웃할 때 꽤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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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선유적지 투어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호텔 정문에 한 상 차려 놓고 제사를 지낸다.
돼지머리만 없지 앞날의 번영을 비는 모습은 우리와 비슷하다. 버스가 도착해 시내 몇 군데 돌아
픽업을 하고는 유적지로 출발.. 30Km 정도 되는 곳에 위치하지만 도로사정이 안 좋아 좀 더 걸린다.

 

 

길가의 논에는 모내기가 끝난 뒤라 온통 연초록빛이다. 어디나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다.
논(고깔모자)를 쓴 사람은 틀림없이 여자다.
그러고 보면 여자의 노동력이 대단히 많이 이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부 이남으로 내려오면 논밭의 모습이 재미 있어진다. 2모작, 3모작을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모내기철과 추수철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한쪽은 모내기 하는가 하면,
옆의 논에서는 추수를 하고, 길가에는 추수한 볍씨를 말리고 있다.
봄이면 파릇 파릇한 평야가 가을이면 황금빛 벼가 일렁이는 우리 모습과는 아주 다른 풍경이다.
논밭이 마치 다른 색들로 퍼즐을 맞추어 놓은 듯 제각기 다른 색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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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만에 보는 햇빛이 반가웠지만 뜨거울까 걱정이더니, 좀더 산쪽으로 가니 웬걸 비가 한 바탕 쏟아진다.
다행히도 내릴 때 쯤 되니 비가 그치고 깨끗한 공기와 산허리에 감긴 구름이 눈 앞을 시원하게 한다.
티켓을 끊고 다리를 건너면 짚차나 봉고차로 미선유적 입구까지 데려다 준다. 
물론 걸어도 될 거리지만
더운 날은 사양. 차를 내려 유적지역까지 걷는 나무터널 사이 돌길이 무척 예쁘다. 
미모사가 지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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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본강 유역의 정글 속에 산재해 있는 미선 유적은 2세기경 발생한 참파왕국이 건설한 강성한 왕국이었지만,
15세기에 베트남족에 의해 거의 멸망당하면서, 소실과 베트남전쟁에 의해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앙코르왓을 여행하고 여기로 온 사람이라면 혹시 그 유적의 빈약함에 실망하게 될지도 모를 정도로
현재는 제대로 원형을 갖춘 건축물이 별로 남아 있질 않다. 그렇지만 일부 개방된 문화유적만 보아도,
그들이 섬긴 힌두의 시바신과 그 옛날의 놀라운 건축기술을 엿볼 수가 있다.
남쪽으로 더 내려가 냐짱의 뽀나갈탑이나 판랑의 참탑 등에서 참파왕국의 일면을 볼 수도 있다.,
남부 어느 지역에서 소수민족으로 전락해 살아가고 있는 참족과 함께 그 존재가치가 미미했지만,
점차 그 역사적 가치가 무게를 더 해 가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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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잊혀지고 파괴된 이 유적군은 이끼와 잡초들만이 그 세월을 말해 주고 있다.
개방된 유적군이 그리 넓지 않아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먼 발치에 후배들이 보여 다시 반갑게 만나자, 후에에서 소개해 준 호텔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한다.
역시 안 가길 잘 했다. 건드리면 움츠러드는 미모사 장난질을 치며 천천히 돌길을 따라 걸어 내려와,
이번에는 뒷사람을 먼저 보내고 짚차를 타고 내려왔다.

 

 

비가 오질 않으니 이젠 제법 덥다. 예지는 어서 빨리 더운 데로 가서 수영하고 싶은 생각 뿐이다.
휴게소의 아이들이 예지에게 관심을 보이고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지만,
빵이나 음료를 사 달라고 하는 뒷말이 마음 아프게 한다.

 

 

시내로 돌아오니 오후 1시 쯤 된다.
좀 쉬다가 오후에는 도시의 동쪽 편으로 몇 군데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어제의 옐로우 리버에서 완탕과 스프링롤, 볶음밥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여전히 담백하고 맛이 좋다.

 

 

공연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3시에 맞춰 '핸디 크라프트'로 갔다.
거리에서 보이는 거의 모든 공예품이 제작,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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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15분 쯤 2층 공연장에서 민속음악과 노래가 20여분간 공연된다.
배우의 익살과 사랑을 노래하는 표정 연기가 뱃속을 간질거리게 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낸다.
약간이지만 민속 공연을 볼 수가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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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의 실크로드 박물관에 들른다. 크게 볼 것은 없지만 건물이 백년 이상된 고가여서 그 자체가 문화유산이며,
수백점의 도자기에서 옛날 호이안이 해상무역의 중심지임을 잘 보여준다.
박물관을 나와 고가를 두어 군데 더 보려 했지만, 호이안의 관람권의 이용 방법이 좀 특이해서
분야별로 한군데씩만 보게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곳을 입장하려면 다시 종합 티켓을 사야 된다.
주인장이 6시 이후에 오면 개별적으로 돈을 받고 입장시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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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를 지나며 강변 풍경을 감상해도 좋고,
이끼가 끼어 고색창연한 고가 앞에 세워진 자전거를 보는 것만도 좋다.
언제나 생동감 넘치는 시장에서 이것저것 과일도 좀 사고 바케트빵도 사면서 시장 구경을 다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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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버스로 냐짱으로 가기로 했다. 다낭에서 기차를 타려 한게 여의치 않고 낮 시간대 기차밖에 없어
호이안에서 직접 냐짱으로 가기로 하고 안푸 여행사 버스 티켓을 구입했다.

 

 

다시 날이 어두워지자 거리의 등에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역시나 아름다운 호이안의 밤거리 풍경이다.
대나무살에 색색 천을 붙여 은은한 빛을 내는 오색불이 이 조그만 고도를 따사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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냐짱으로 가는 저녁 버스가 도착했다. 의외로 현지인도 여행사 버스를 많이 이용한다.
우리나라 고속버스 쯤으로 여기는 듯하다. 여기 저기 픽업을 한 뒤 오색등불이 켜진
호이안의 밤거리를 뒤로 하고, 냐짱을 향해 남으로 남으로 밤길을 달릴 것이다.
12시간이 더 걸리는 밤버스는 베트남에선 이번이 처음이다. 가져온 목베개를 한번 사용해 보았지만,
머리가 편하긴 해도 목이 끈끈하고 더워서 오래 끼우고 있진 못 하겠다.

 

 

1번 국도는 오토바이, 수레 등과 뒤섞여 차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자다 깨다를 몇 번이었는지...
다행히 좌석이 꽉 차지 않아 자리가 여유로와 대충 눕기도 할 만하다.
기사와 조수 3명이 교대로 운전을 한다. 밤 12시경 어느 바닷가 작은 마을 휴게소에서 휴식도 취하고
간식도 사 먹는다. 달빛에 밀려 오는 파도가 하얗고,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별빛이 맑다.

 

 

옆 자리의 베트남 아줌마가 자는 폼이 참 다양도 하다. 
통로를 넘어와 우리 자리까지 다리를 걸치기도 하며 잘도 잔다. 여러번 타 본 솜씨다.
버스보다 기차요금이 비싸긴 하지만, 장시간 밤을 보내기에는 그리 좋지 않은 기차가 역시 낫다.
12시간 넘게 버스에서 뒤척이는게 쉬운건 아니지.
이런 장시간 버스를 처음 타 보는 가족은 죽을 맛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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