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uise Way from/to S'pore 04 : Up the An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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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uise Way from/to S'pore 04 : Up the Anchor!

jaime 0 7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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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폴동물원을 다녀온 다음날, 월요일 아침. 오늘이 바로 싱가폴-쿠알라룸푸르-푸켓-싱가폴 4박5일 일정의 크루즈 출발일입니다. 숙소인 페닌술라엑셀시어에서 배가 정박해 있는 Harbour Front Centre까지는 택시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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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태극권할 것처럼 생긴, 영화 음식남녀 주사부처럼 생긴 점잖은 화교 할아버지 택시기사님은 크루즈 타러 가냐고 물어보시면서 센스만점, Singapore Cruise Centre(http://www.singaporecruise.com/)와 가장 근접한 하버프론트센터 측면 입구에 우리 가족을 내려 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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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에 내려주셨다지만, 커다란 슈트케이스와 유모차를 각각 양손에 쥐고 인파 속을 교묘히 조정해서 가기엔 꽤 걷는다 싶을만큼 Singapore Cruise Centre라는 표지판을 보며 걸어서 짐을 체크인하는 곳에 다다랐습니다. 한국에서부터 미리 받아 온 승선서류 사이에 끼어 있는 태그를 붙이고 짐을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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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프론트에 인접한 그 유명한 Vivo City(http://www.vivocity.com.sg). 한번도 못 가봤기에 이 기회에 한바퀴 둘러도 보고 Cold Storage에 들려 크루즈에서 먹을 음료수나 아이들 간식도 좀 살 겸, 짐 체크인을 마치고 다시 돌아 나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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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설치미술가 최정화님의 Flower Tree가 비보시티의 public art 컨셉의 일환으로 설치되어 있다는 얘기를 일전에 듣고, 생각 외로 쉽게 찾아 사진 한빵 콱!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최근에 창원의 신축 주상복합 건물에도 설치되었다고...) 사진으로는 몇번 봤었는데 실제론 첨 보기도 했고, 많은 우리 같은 세계각국 어중이떠중이 관광객들이 즐거워 하며 배경 사진으로 찍는 걸 보니 으쓱으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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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선 비보시티 옥상에 있다는 물놀이(?) 시설이나 Level2의 어린이놀이터에서 애들 좀 놀리다 들어가고 싶었지만, 배가 너무 고파서... 밖에서 사 먹어도 되겠지만 배에서 밥 주는 것 뻔히 알고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첨 타보는 대형 크루즈 빨리 타보고 싶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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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선 수속을 하러 올라갔는데 뭐 이것저것 쓸 것들이 많습니다. 일단 여권 없이 크루즈 카드(로열캐리비안에선 Sea Pass 카드라고 부르더군요)로 기항지에서 관광도 다닐 것이라 미리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폴) 입국카드도 작성을 해야 하는데 4식구 것 일일이 작성하는 것도 꽤 시간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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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인터넷으로 승선수속 일부를 처리해 놓았기 망정이지 성질 급한 아빠 성격에 복장 터질 뻔 했시유. 여기 직원들이 일을 그렇게 처리했다는 것이 아니고, 이번에 함께 한 승객수가 23백여명 쯤 되었다고 하는데 그 사람들 일일이 응대하고 인터넷 승선수속 해 놓지 않은 사람들 또 하나하나 인적사항 등등 입력해 주고... 그러려면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어질 수 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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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길게 늘어선 줄 가운데에서 유모차 두대를 대동한 우리 가족을 알아보고 직원들이 새치기도 시켜 주고 (애들 덕에 항상 새치기를 해서 이제 어디 가든 안 시켜주면 이 나라 매너가 왜 이 모냥이여 하고 속으로 욕하는 경지에 이른 뻔돌뻔순 우리 부부) 상큼하고 친절하기 짝이 없는 싱가폴 아가씨 직원의 도움으로 예상보다는 빨리 승선장으로 가는 긴 복도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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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과 배 사이를 잇는 승객통로 gangway까지 가는 길이 인천공항 50번 게이트 가는 길보다 더 긴 것 같습니다. 가는 길에 승객들은 두세번 사진을 찍히게 됩니다. 한번은 승선카드인 씨패스 카드에 인식할 사진을 찍는 필수 코스. 그 외에는 포토갤러리 스탭들이 앞으로 5일 동안 무수히 찍어서 포토갤러리에 진열해 놓고 판매할 기념사진 찍기의 전초전으로 맛뵈기 몇장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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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 우리 집이 되어 줄, Legend of the Seas호. 78천톤급이라고 하니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배 중에선 좀 작은 편인 것 같습니다. (얼마전 VJ특공대에 나왔던 2009년 12월 처녀운항을 한, 배 위에 공원에 회전목마까지 있다는 이 회사 Oasis호 같은 경우는 무려 22만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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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단하다고 촌시럽게 (크루즈 첨 타보면서...쩝) 빨리 타려고 들이대? 양반은 비가 와도 뛰지 않고 추워도 곁불을 쬐지 않는 법이라는 식으로 여유를 부리다 보니 오후 늦게야 배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괜히 천천히 움직였쓰! 괜히 비보시티에서 쇼핑한답시고 발바닥만 아프게 돌아댕기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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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시 크루즈 여행을 할 기회가 온다면 일찌거니 승선을 해서 느긋하게 식사도 하고 사람들 바글바글하기 전에 배 구경도 하면서 1분 1초라도 더 배에서 삐대리라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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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묵게 될 선실은 오션뷰(Outside) 4인용입니다. 양쪽 벽에서 침대를 내릴 수 있어서 총 4개의 침대를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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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실 창 밖으로 하버프런트에서 출발하는 센토사섬으로 가는 케이블카 로프가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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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호텔의 싱글 또는 트윈베드라고 해도 애기 하나 껴 안고 잘 크기는 침대가 되지 않습니까. 크루즈를 첨 타보는 지라 침대 크기 가늠이 안되어서 아직 아기들 어리니까 대강 엄마아빠가 한명씩 부둥켜 안고 자면 되겠지 싶었는데 막내는 몰라도 큰아이는 껴 안고 자기 무척 좁은 싱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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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 부부가 생각해 낸 궁여지책. 2층 침대 시트를 내려서 트윈 사이에 깔고 엄마하고 막내가 한쪽 침대, 큰 아이가 다른쪽 침대, 아빠는 가운데 바닥에 누워 자면서 양쪽 침대에서 혹 떨어지는 넘 받아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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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룸메이드에게 혼꾸녁 날까 사알짝 걱정도 했는데, 약간 서툴러 보였지만 의욕과 친절이 넘쳐 나는 이 중국인 아가씨 룸메이드, 말이 고마우면 비지 사러 갔다가도 두부 사온다고, 이쁜 말 한마디 한마디로 틈날 때마다 팁을 챙겨 가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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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앞으로도 침대 계속 이렇게 세팅해 드릴까요?"
백동이: "그런데 이렇게 메트리스 땅에 깔아놔도 여기 규정(rule) 같은 거랑 상관 없나요?" (=> 마음에도 없는 말...)
메이드: (생글생글) "손님 맘대로 하시는 그게 바로 우리 rul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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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맘대로 한답시고 선실 벽에 똥칠 해놔도 아이구 우리 쥔님 똥도 아방가르드하게 잘 칠하시네, 이쁘다 하겠습니까. 같은 말도 이렇게 기분 좋게 하고 틈나는 대로 수건으로 동물 모양 접어서 선실 곳곳에 놔둬서 애들이 방에 들어오면 이모가 만들어 준 동물 찾는다고 환장하게 만드니, 교육 받아서 하는 건줄 알면서도 기분 좋게 팁을 매번 건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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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등급의 발코니나 스위트급 방도 아닌 열리지도 않는 창문 있는 오션뷰 룸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아내는 타이타닉에서 케이트 윈슬렛이 묵었던 그런 방을 기대했었나 봅니다. 방에 들어서자 마자 하는 말, "여기 코레스코 콘도 15평형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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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낡은 감이 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95년에 첫출항을 했다니 15년 되었네요) 깨끗하고 큰 불편 없고 아기들 함께 하니 뭐 굳이 넓은 발코니 있을 필요 없고... 그래도 누가 꽁짜로 업글 시켜준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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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사다리 타고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2층 침대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다행히 바닥에 메트리스 깔려 있을 때) 사고도 있긴 했지만 아이들도 넘 좋아하고... 결과적으로 오션뷰룸에 묵은 것 매우 만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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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은 듣던 대로 매우 좁지만 고도비만 환자가 아니라면 혼자 볼일보고 샤워하고 아기들 씻기고 간단한 세탁까지 하기에 썩 불편하지 않은 수준. 수압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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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공간이 곳곳에 가구를 짱박아 놨다는 느낌이 들만큼 요리조리 잘도 충분히 구비해 놓아서 좋았습니다. 아마 짐을 풀었다 쌌다 할 필요가 없으니 대부분 짐을 많이 갖고 탈 것이라는 생각에서 또 이렇게 만들어 놓지 않았나 싶네요. (인당 200파운드까지 수하물은 별도 요금 없이 체크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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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전체적으로 좁기 때문에 다함께 나갈 때에는 선실 문을 활짝 열어 놓고, 가지고 나갈 짐을 다 문 밖에 내 놓은 뒤 복도에서 아기들 유모차에 합체 시키는 작은 소동을 벌여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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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 포터들이 선실 앞까지 배달해 준 짐들을 방에 들여 놓고 서둘러 늦은 점심을 먹으러 인터내셔널 부페를 끼니 때마다 제공하는 Windjammer Cafe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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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출항이지만 일찌감치 점심 때부터 식당은 열려 있습니다. 음식은 세계 각국 손님들 입맛에 맞게 무난한 양식부터, 김치, 머튼카레, 심지어 소또아얌 같은 음식까지도 시간에 따라 있었고 편식황족인 우리 가족인지라 모든 음식을 맛보진 못했지만 먹어본 음식은 다 기본 이상은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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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는 물과 레모네이드, 차, 커피가 제공되고 그 외 생과일 쥬스나 술, 소다는 별도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유료 음료를 무제한 마실 수 있는 패키지도 있지만 그 가격만큼 우리 가족이 소다를 즐겨 마시는 건 아니고, 하지만 하루에 한번쯤은 시원하게 콜라나 맥주 한잔 하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몇캔 정도 콜드스토리지에서 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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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창가에 앉아서 먹는 게 비행기로 치면 비록 이코노미일지라도 윈도우싵 앉아 와인 홀짝홀짝 마시며 홀로 럭셜한 기분 만끽하는 그런 본전 뽑는 길이 아닐까요. 하지만 요런 윈도우싵 테이블은 항해 중엔 조닝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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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나마 밥도 먹었겠다 아직 출항까진 시간이 좀 있음. 살살 배 구경 해 봅시다. 일단 윈재머카페 근처에 있는 애들부터. 여긴 피트니스룸과 맞붙은 스파시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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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운동기구가 충분한 공간 속에 충분히 구비되어 있는 피트니스센터. 탁 트인 바다, 은근한 물살 바라보며 런닝머신을 뛰는 것은 내가 크루즈에서 꼭 해 보고 싶었던 로망! 하지만 한번도 못했다는...ㅠㅠ 의외로 운동하시는 분들 많지 않았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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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뛰느니 야외 조깅트랙을 돌았던 것 같고, 무엇보다 밤새 춤추고 노느라 뭐 아침에 운동하고 그러는 분들이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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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물(?)로 채워져 있는 Solarium의 수영장. 야외 풀은 바닷물이라서 놀긴 좋지만 수영 즐기기엔 좀 많이 짭니다. 지붕은 개폐식이라는데 우리가 갔을 땐 항상 닫아 놓았더군요. 얼라들은 몬 들어감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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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리움에 있는, 밤이면 밤마다 우리의 love handle을 더욱 폭신폭신하게 만들어 준, 피자 스탠드. 여러가지 맛의 피자와 샌드위치를 주문대로 즉석에서 내어 주는 곳. 크루즈에선 살빠질 틈을 주지 않는다! 이 배에서 유일하게 삐딱선 타는 직원이, "글케 먹고 몇시간 지났다고 이 야밤에도 피자 쳐먹냐 이 돼지 쉐이야" 하는 사람 깔보는 눈으로 서빙해 주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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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풀과 어른용풀로 나눠지는 Pool Deck. 아이들이랑 물놀이할 때 여기에서 놀았지요. 낮에 꼭 물놀이를 하지 않더라도 이 풀뎈 주위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기도 하고 미스미스터 크루즈를 뽑거나 살사 파티를 하는 등 재미난 행사도 많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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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행사는 주로 젊은 미혼 남녀들이 주로 참가. 아주 사랑의 유람선 되기 딱인 행사가 많두마. 아내와 함께 월풀에 앉아 햐 절믄께 좋구나 애 없을 때 박터지게 놀아라, 저 여자는 뭐 믿고 티짜빤쓰 입었대 키득키득 시시덕거리는, 우린 그런 레베루가 이제 되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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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꼭 해 보고 싶었지만 자신이 없었던 것인지... 아기들 핑계로 눈팅만 하고 결국 못해 본 인공암벽등반. 아래에서 보기에도 아찔한데 저 위에 올라가서 바다를 바라보면 더 상쾌한 기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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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대로 암벽등반 옆으로 이어지는 미니 골프장에서 큰아이와 엉터리 라운딩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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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내부의 중앙은 일종의 아트리움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통유리로 되어 있는 엘리베이터가 층별로 이동을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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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층별로 포토갤러리나 도서관, 각종 bar들과 연결이 됩니다. 밤이면 저 파란 계단이 양쪽에서 만나는 곳에서 스탭들이 쉽고 흥겨운 라인댄스 같은 걸 추고 그 아래에서 밤을 잊고 나이를 잊은 그대들이 신나게 춤을 추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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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상에 나갔을 때만 문을 여는 카지노. 정박 중이라 한산합니다. 크루즈까지 와서 수영하고 춤추고 먹고 놀기 바쁘지 누가 카지노 따윌 해? ... 라고 생각한 건 초딩 때 빠찡꼬에서 (당시 학교 앞 오락실에 돈 놓고 돈 먹는 빠찡꼬가 대유행이었음, 그 다 맞추면 글래머 아가씨가 한꺼풀씩 옷도 벗어주는... -_-;;) 8백원 땄다가 바로 2천3백원 잃은 후 도박엔 십원 한장도 쓰지 않는 내 관점이었을 뿐. 일단 개장하니 아죠 바글바글하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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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에 있는 Art Gallery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예쁜 그림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주로 판매, 경매 목적의 장소. 사람들 왔다갔다 다니는 통로 한켠에 공간활용해서 전시해 놨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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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딩들 모여서 놀도록 해 놓은 10층의 Optix. 이곳에서 다양한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 것 같습니다. 참여할 일은 없었지만 디스코파티 같은 것도 하는 것 같고. 이 옆으로 아기엄마아빠들에게 익숙한 브랜드, 피셔프라이스에서 제공하는 얼라 케어 프로그램도 있는데 선내 TV 방송 광고와는 달리 걍 애들 방치해 놓고 안전하게 놀리는 수준. 단, 혼자 대소변 가리는 애들 대상이라 애기들 맡겨 놓고 본격적으로 함 놀아봐? 싶었던 우리 부부는 마음 한켠 섭섭함(^^;;)을 안고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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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떠나기 전 비상훈련(Muster Drill)을 실시하기 위해 전원 각자 정해진 장소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그 전에 잠시 짬을 내어 얼른 말레이시아와 태국에 정박했을 때 할 투어프로그램을 Shore Excursions Desk에서 예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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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를 대비해서 각 구명보트에 신속히 탑승할 수 있도록 집합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주목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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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에서 하는 첫번째 활동! 그런데 이 후덥지근한 날씨에 너무 사람들 오래 세워놓습니다. 어른들도 약간 짜증이 날락말락하는데 아이들은 인내심 바닥 및 분노 게이지 만땅고 뚫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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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할지는 크루즈카드를 보여주면 곳곳에 서 있는 직원들이 이동을 시켜주거나 안내를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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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혹시 부모와 떨어져 있는 경우를 대비해 직원들이 부모님이 탑승하는 구명정에 데려다 줄 수 있는 인식팔찌를 채워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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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들은 너무 어려서 부모랑 떨어질 일이 없다고 보는지 그런 거 안 주네요. 크루즈에 탄 아기들 중 당시 첫돌이었던 우리집 막내가 제일 어렸었던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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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훈련 꼭 민방위훈련 같습니다. 일단 구명조끼 실습은 조교들만 합니다. 승객들은 집합하래서 모여 있고 민방위훈련 꼭 늦게 와서 교육 인정되니 마니 하는 사람들처럼 늦게 오는 아줌씨들 기다리면서 한참을 있다가 인원파악, 출결관리 끝나면 조교들 실습 잠깐 보고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다시 방으로 돌아옵니다... 직장인 민방위 훈련이랑 똑같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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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비상훈련 때 인원파악하고 구명조끼 시범 보이셨던 이 조교 언니 오빠들 나중에 알고보니 밤에 대극장에서 하는 쇼에 출연하는 출연진들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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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서 잠깐 쉬었다 나왔더니 공해상으로 이미 나와버린 배. 어둑어둑해지는 하늘에 배의 등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고 부페로 배 채운지 얼마나 됐다고 또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 소화시키게 해 주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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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윈재머카페에서 부페로 먹을 수도 있고 Romeo & Juliet 이라는 정찬식당에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코스요리를 a la carte로 주문하는 방식이지요. 사진에 보이는 청년이 우리 담당 웨이터인 터키청년입니다. 여기 직원들이 사실 솔라리움에서 피자 구워주는 삐딱선 친구 빼 놓곤 다들 친절하고 유쾌하지만 이 양반 역시 무척 즐겁고 부담없이 식사하는데 일조를 했습니다. 우리 아기들, 특히 막내를 너무 이뻐해서 우리 부부 편히 식사하라고 한동안 안고 돌아댕기며 다른 웨이터들과 함께 봐주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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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저녁식사입니다. 전채로 토마토슾, 게살샐러드에 마늘빵, 튜너파이, 메인으로 스테이크와 께사디야, 그리고 담당 웨이터가 맛 좀 보시라고 건네 준 상하이식 누들입니다. 약간 짜기도 하고 상하이식 누들이란 녀석은 입맛에 약간 닝닝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정말 맛있고 정성이 들어갔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적어도 천여명 이상은 여기서 식사를 했을텐데 얼마나 정성을 들일 수야 있었겠습니까. 아마 대량으로 요리를 하더라도 주어진 상황에서 최고의 만족을 줄 수 있도록 메뉴얼화된 이 크루즈회사의 노하우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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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후엔 대극장에 프러덕션쇼를 보러 갑니다. 4층에 위치한 That's Entertainment Theatre 입니다. 이 크루즈에 전속된 배우들의 뮤지컬 쇼 같은 것이 무대에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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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규모는 꽤 컸지만 이번 항해에 탑승했다는 23백여명의 승객을 다 수용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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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승객들이 다 이 곳에 모이는 것도 아니고 각자 식사, 수영, 가라오케, 카지노, 어디서 한잔... 등등 흩어져 있으니 자리가 모자르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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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으로 플래쉬 사진 촬영과 영상촬영은 금지되어 있고 그렇지 않은 사진 촬영은 허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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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아기들 데리고 춤을 추거나 가라오케 대회를 나가거나 하기 힘들었던 우리 가족은 보통 저녁식사 후 이곳에서 쇼를 관람했습니다. 아기들은 첨엔 신나게 보다가 매번 끝까지 못보고 잠이 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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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의 승객이건 승무원들이건 정말 다양한 국적, 인종의 사람들이 섞여 있는데 쇼 단원들 역시 그렇습니다. 상당수 미국, 캐나다, 호주 출신의 백인들이긴 했지만 필리핀이나 태국 출신 아시아계도 더러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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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의 내용이나 수준은 기본적으로 라이브연주에 라이브로 불러 제끼는 노래, 몸 사리지 않는 춤 등 다채롭고 재미있습니다. 방금 전 라스베가스 순회공연을 마치고 (정말 그렇게 소개됐음) 온 페루 공연단, 블랙라이트 기법을 이용한 인형극 (그.. 컴컴한 배경으로 인형을 움직이는 사람은 안 보이고 인형만 보이게 하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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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렵하게 움직이는 춤매가 시원시원하긴 하지만 튀어나온 똥배 때문에 안습했던 호주 아저씨가 좀 안되어 보이긴 했지만, 뛰어난 가창력과 호소력 짙은 표정 연기가 그만이었던, 각각 니콜라스 케이지와 탐 크루즈 (어쩌면 키까지도 닮았던!) 닮은 남자 투톱 연기자로 인해 감미롭고 로맨틱한 밤 공연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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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쯤되면 사육이 아니고 뭐란 말이냐! 공연이 끝나갈 시간이 되면 야외 갑판(9층 poolside)에 혹시 조금이라도 소화가 되어서 밥통에 바늘 들어갈 구멍이라도 생기셨다면 다시 채워넣으시라고 야식(late night supper)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메뉴는, 빵, congee, 과일, 국수류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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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잊은 그대들이 꾸역꾸역 모여들어서 밤새 놀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습니다. 에이구 인간들, 밤12시까지 달려들어서 뭘 그리 먹어? 뭐, 본전 뽑으려고 그러는겨? 응?! 우리? 험,험, 우리는 이 야심한 밤에 무슨 메뉴가 있나 걍 점검하러 온 거에요!
실제로 허니듀를 먹어 보는데 따뜻한 열대의 바닷바람 탓인지 상해 있어서 승무원 얼른 불러서 음식 상했다고 알려드리고 (얼굴이 새파래져서 주방으로 막 뛰어감) 기분도 같이 상해서 그 길로 우리 방에 내려와 버렸습니다... 그냥 내려간 건 아니고, 솔라리움에 들려 피자랑 햄버거 가지고 내려갔지요. ^^;; 다음날 아침 햄버거 빵처럼 동그래질 우리 얼굴에 대한 상상은 애써 무시해 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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