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발리] 4.우붓의 예쁜 숙소와 기대이상이었던 아르마 ARMA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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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발리] 4.우붓의 예쁜 숙소와 기대이상이었던 아르마 ARMA 관람기

고구마 3 2261


우리는 꾸따에서 단 2박만 하고 일단은 이곳을 벗어나기로 했다. 다음 행선지는 매우 당연스럽게도 우붓이 되었고 별 망설임 없이 편도 60,000루피아짜리 쁘라마 셔틀버스에 몸을 실었다.
2박만 하고는 짐을 싸서 떠나버릴정도로 꾸따가 싫은건 절대 아니었다.
저렴한 숙소도 많고 나름 식도락도 즐길수 있고, 몇몇은 좀 얼빠져보이는 캐릭터들이 있긴 하지만서도 어쨌든 젊은이들이 내뿜는 탱탱한 기운도 느낄수 있는 이 구역을 우리는 좋아했다.
하지만 우리의 직전 여행지는 요란벅적지글한 방콕이었고 강약강약의 흐름을 타려니까, 꾸따보다는 좀더 고즈넉하고 시골느낌이 나는 곳으로 가고 싶기도 했고, 이 발리의 시그니처격인 꾸따해변은 우붓에 머문후에 다시 돌아올 예정이니까 그때 듬뿍 즐겨줄 심산이었다.

아주 예전에는 이 쁘라마버스가 낡을대로 낡고 에어컨도 틀어주지 않아서 버스안에서 꽤나 땀을 삐질삐질 흘렸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버스도 나름 새것느낌이 나고 에어컨도 그럭저럭 나와서 더위나 먼지에 시달리지않고 한 시간 반 만에 가뿐하게 우붓에 도착~~
사실 꾸따와 우붓은 거리상으로는 40킬로도 채 안되는 곳인데, 발리가 교통체증도 심하고 우붓에 다와서는 속도를 쌩쌩 내기도 적당치 않은 좁은 커브길이 빈번해서 고작 이 구간 통과하는데도 한 시간 반이나 걸렸다.

아~ 근데 오늘 우리가 둥지를 틀고 짐을 풀 숙소는 또 어디로 해야하나...?
쁘라마 사무실이 우붓 중심부가 아니라 초입인 하누만 거리의 남쪽편에 위치해 있어서, 중심부로 가려면 차에서 내리자마자 배낭을 지고 꽤나 걸어가야만 했다. 물론 걷는게 싫다면 1인당 15,000루피아인 쁘라마의 Drop Service를 이용하든지, 또는 지나가는 차를 흥정해서 잡아타고 가면되는데 두가지 방법 다 별로 안땡기는구먼...^^
오늘은 도착 첫날이니까, 일단 쁘라마 사무실에서 멀지않은 구역으로...
그러니까 이 더위에 배낭을 메고 숙소를 향해 걸어가다가, 눈꼬리가 올라가거나 욕이 튀어나오지않을 정도로는 가까운 곳에다가 일단 둥지를 틀기로 하고는 하누만 거리 남쪽부분을 집중적으로 찾아봤는데... 오~ 한 숙소가 레이다에 걸린다.

바로 하누만 거리 남단의  Anila 골목 안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시크릿가든 게스트하우스.
사실 골목의 안쪽 끝에 깊숙히 있는거라서 위치상의 단점이 좀 있기는 했는데, 어쨌든 잘 가꾸어진 정원에 말끔한 독채 에어컨 방갈로가 아침 포함 200,000루피아면 꽤나 괜찮은 편이었다. 200,000루피아면 지금 현재 환율로 17,000원(500밧)
원래는 250,000루피아 짜리 방이라는데 지금은 비수기인데다가 화산 폭발까지 터져서 이렇게 저렴하게 묵을수 있다는... 믿거나 말거나 주인 아주머니의 말씀~
이집 주인 아줌마는 사람이 꽤나 진중해보였는데, 막 살살거리고 친근한 느낌은 없는 약간 쿨한 캐릭터였다.
하지만 다른 숙소의 주인장들처럼 관심도 없는 투어를 권한다거나, 다음 여정을 꼬치꼬치 캐물으면서 어떻게든 차표를 팔아먹으려 자꾸만 말을 붙힌다거나 하지는 않는 사람이어서 좋았다. 이후의 발리일정동안 이 숙소와 이 집 주인아줌마가 가끔씩이나마 생각나는걸 보면, 내 수준에서는 꽤나 흡족한 숙소였던듯...^^
이 골목 안에는 숙소와 빨래방 그리고 작은 규모의 여행사 등이 나름 촘촘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우리는 빨래도 맡기고(1kg에 2만루피아=50밧...좀 비싸다) 근처의 코코마트도 구경하고 뭐 그렇게 시간을 한가하고 느리게 보냈다.


우붓 첫번째 숙소 '시크릿가든'
















 


사실 온통 초록빛의 고즈적한 시골마을만을 단단히 기대하며 우붓에 첫발을 디딘 여행자라면....
우붓의 빅 3 메인도로인 잘란 라야 우붓, 잘란 몽키 포레스트, 잘란 하누만의 끊임없는 차량행렬과 빵빵거리는 소리에 “젠장!! 망할놈의 여행기에 속았어!!! 이게 뭐야~” 라고 살짝 느낄수 있을 것 같기도하다.
일단 다른이의 여행기에서처럼 좀 평화로운?무드에 빠지고 싶다면......
이런 짜증 돋는 메인도로에서 벗어나 잘란 비스마 or 잘란 까장 같은 한갓진 길로 다가가다보면 어느새 차량의 소음도 낮아지고 주변 분위기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고즈넉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또 우붓의 대표상품격인 논길을 탐방하다보면 금세 또 마음이 말랑말랑해져서 나름 시골풍경이 뿜어내는 아름다움도 느낄수 있고 말이야.

우리는 이번이 첫 방문이 아닌지라 우붓에서 많이들 하는 재미있는 액티비티인 래프팅은 이미 예전에 경험을 해본바... 이번에는 별 고민없이 패스!! 해버렸다.
사실 속마음을 고백하자면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순발력과 체력이 예전만 못해서리...
신나게 래프팅 즐기다가 정신없이 휘두르는 노에 내 얼굴을 얻어맞는다거나, 그게아니면 물살에 중심을 못잡고 뒤뚱거리다가 괜시리 보트 바깥으로 튕겨져나가서 강물사이에 도사리고 있는 돌빡에 엉덩이 뼈가 탈골될까봐 겁이 나기도했다.

그리고 화산 분화구 가장자리인 낀따마니에서 자전거 타고 우붓까지 내려오는 싸이클링투어도 있는데 이것 역시 이 땡볕에 뭔 사서 고생? 인가 싶기도하고 결정적으로 내가 자전거를 아직 못타서... 흑흑
그러다보니 그냥 예전에 안보거나, 봤었어도 기억이 흐릿한 장소 두어군데를 들리기로 대충 의견을 모아서 간 곳이 바로 ‘아궁라이 뮤지엄 오브 아트’ 줄여서 ARMA 라고 불리우는 곳이었다.
우리 숙소에서는 그다지 멀지않은 곳이라 이곳을 향해 타박타박 걷기 시작하는데....

앗~~ 우리의 시선을 잡아끄는 저집이 뮈지? 분명히 예전에는 없었던 한국식당이 눈에 포착이 되었다.
식당이름은 BABIYA 였는데, ‘밥이야’를 소리나는대로 영어로 저렇게 써놓은듯하다.
위치는 잘란 하누만 길에서 아르마를 향해 가다보면 진행방향 오른쪽에 ‘카사 타코’라는 멕시코 식당 같은게 있는데(식당이름이 타코니까 멕시코요리가 맞겠지...) 바로 그 부근이었다.
반가움과 호기심이 돋으면서 안으로 들어가서 먹어볼까 말까 좀 망설여졌다. 하지만 이 당시 우리의 상태는 방콕에서 한국음식을 꽤나 먹은지 얼마 안된고로 아직 한국음식 소갈증이 돋지를 않아 그냥 지나쳤는데... 하여튼 이 머나먼 타국에서 부디 번성하시길~~

드디어 도착한 아르마
입장료는 1인당 60,000루피아에 내부의 지정된 두 군데 까페에서 음료도 골라 먹을 수 있는 쿠폰까지 주는데 그걸 감안하면 정말 가격대비 훌륭한 곳이었다. 이런식으로 받아먹는 웰컴드링크란 늘 성의없는 폼에 싸구려 맛이 노골적으로 돋기 마련인데, 이곳에서 주는건 꽤나 제대로 나와서 약간 황송해하면서 마신 느낌....^^ 그리고 약간의 코코넛 주전부리도 주는 센스도 있구먼.

2개의 주 미술품 전시관과 공연준비를 연습하는 하나의 홀이 있었는데, 전시관의 미술품을 구경하는 동안 그 홀에서는 계속해서 가물란(나무 실로폰 같은 것) 연주소리가 흘러나왔다. 일종의 발리 고전음악 라이브 뮤직을 들으며 미술관을 구경한 셈인데 눈과 귀가 동시에 자극이 되면서 막 예술적 감상이 뭉게뭉게한 분위기속에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전혀 기대가 없었기에 좀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전경은, 바로 전시관과 연계되어 붙어있는 널직한 리조트 부지 구경이었다.
우리맘대로 남의 고급진 숙소에 불쑥 들어가서 헤짚고 다닌건 아니고, 안내원이 리조트도 꼭 보라고 권해줘서 그냥 별 생각없이 배회하다가 들어가게 된곳이다. 그런데 별 기대없이 간 이곳은.....
오~ 이 인디애나 존스 분위기 돋는 울창한 녹색의 숲과 계곡 그리고 비밀스럽게까지 느껴지는 석조 건축물에다가, 작은 강이 흐르고있고 다리까지 놓여져있는 리조트 분위기라니...

이전에 우붓에 왔을때는 안토니오 블랑코뮤지엄과 푸리 루끼산뮤지엄은 2번이나 봤었는데 왜 이곳을 지금까지 안와봤었던걸까? 하긴 뭔가를 좀 키핑해두는게 있어야지, 모조리 다해버리면 나중에 와서 할거랑 볼게 남아있질 않겠지?
그러니 재차 방문했을때 심심하기가 그지가 없을수도.... ^^

사실 예술적인 심미안이 거의 없는 나에게는 이곳의 미술품들이 어느정도의 가치가 있는줄은 잘 모르겠고... 그냥 전체적인 분위기, 뭔가 그림에 둘러싸여 있고 음악도 들리고 공짜로 먹은 커피도 맛있고 하니 뭣모르고 기분이 팔랑팔랑해 진거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한군데 더 인상적이었던 곳....
우붓의 가장 한가운데... 그러니까 우붓의 배꼽이라 할수 있는 왕궁사거리에서 서쪽으로 조금만 걷다보면, 스타벅스와 나름 우붓에서 유명한 로터스 레스토랑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내 생각에 세상에 널려있는 많고 많은 스타벅스중에서 이 우붓 지점은 그 외양이 뿜어내는 독특한 분위기로 스타벅스중에서 서열을 매겨보자면, 아마 탑클래스부분에 한자리 차지하지않을까 싶기도한데 , 하여튼 좌 로터스 우 스타벅스 사이에 나있는 작은 문안에 들어가면 화라락~ 펼쳐지는 연꽃의 전경과 그 뒤로 아름답게 서있는 사라스와티 사원의 전경이 꽤나 아름다웠다. 이곳은 입장료도 없어서 그냥 들어갔다 나올수 있다.
사실 사원의 안쪽 구역은 외부인 출입금지라서 연꽃 연못과 사원의 앞부분만 봐야하긴 했지만서도.....
로터스 식당에 앉아있는 손님들은 대부분 고개를 사원을 향해 바라다보고
우리는 사원 안쪽에서 로터스 식당과 스타벅스의 손님들을 바라다보며 그렇게 멀찍이서 서로 쳐다보다가 나왔는데 이곳 역시 꽤나 괜찮은 곳이었다.
배가 고팠다면 로터스에서 식사를 했었어도 좋았을텐데 우리는 이때 이미 배가 불렀으므로 이것도 그냥 지나쳐왔는데 생각해보니 뭐이리 패스한게 많아? ^^ 흠흠

 

 

사라스와티 사원


















 


뭐 이렇게 우붓을 느릿느릿하게 걸어다니면서 시간을 보냈던거 같다.
우붓의 이름있는 뮤지엄중에 안가본곳은 네까neka 뮤지엄인데 이곳은 다소 멀기도 멀뿐더러, 미술적인 취향이 그다지 높지않은 우리는 아르마와 이전에 안토니오 블랑코와 푸리 루키산을 본것만 해도 왠지 분수에 넘치는 기분이 들기도....^^

3 Comments
필리핀 2015.11.24 19:40  
와우~ 시크릿가든... 너무 멋지네요... 요금도 므흣하고...

특히나 화장실이 넘 맘에 들어요...

담에 가서 1달 정도 있고 싶어요... ^^
알뜰공주 2015.11.24 19:49  
사진만 봐도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네요.

아름다운 발리 가보고 싶어요.
카라완 2015.11.25 18:42  
저도 다음달  발리여행 예정이라...요즘 고구마님 여행기 ..오늘은 새로운거 올리셨나.. 찾아가며 정말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항상 고맙습니다...글구...babiya 주인장들이 포카라에서 보물섬 운영하시던 분들이에요...발리로 옮기셨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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