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발리] 1. 화산폭발-공항폐쇄-안절부절로 시작하는 발리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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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발리] 1. 화산폭발-공항폐쇄-안절부절로 시작하는 발리입성기

고구마 11 1658

 

[201511발리]

 

1. 화산폭발-공항폐쇄-안절부절로 시작하는 발리입성기 

   

 


우리의 발리행은 이번이 3번째이다.

첫번째는 2004년의 성수기시즌... 그러니까 아마도 기억에 6~7월 정도였던거 같다.

우리나라에서 직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탄게 아니라, 싱가폴에서 스탑오버를 하는 일정이어서 발리 보고오는 길에 싱가폴도 며칠간 여행을 했었는데, 싱가폴은 왠지 우리의 감성이랑은 잘 맞는곳이 아니어서 그 이후로 한번도 안가긴 했었다.

발리는 그 당시로 치자면 그렇게 대중적인 여행지라 보기에는 어려웠고, 발리여행후기를 보면 대부분 고급진 리조트에 대한 이야기가 여행기의 절반이상 지분을 차지하는 분위기여서 우리의 여행과는 그 궤도가 상당히 달랐었다.

어쨌든 그 시절 우리는 발리를 긴축재정 배낭여행으로 다녔었는데, 숙소와 액티비티 이런것에서는 뭐 크게 고생한게 없지만, 여행자만 보면 돈을 털어가려는 악질 베모기사들 때문에 이동이 정말 힘들었고 태국과는 달리 현지인들이 먹는 로컬음식의 층이 참으로 빈약했던게 불만 이라면 불만...

태국에서는 로컬 교통편을 이용하고, 로컬 음식을 찾아먹는게 그다지 어렵지도 않고 다양하기도 해서 좋았는데 발리는 그게 없어~ 하여튼 로컬음식은 빈약했지만 여행자 대상의 식당은 그 때도 꽤 괜찮긴했다.

 

그당시 현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자의 수는 정말로 없었는데, 이유는 바로 그 전전해에 크게 터진 발리 폭탄테러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지지않고 미약하게나마 남아있어서였다. 안타깝게도 폭탄테러는 2005년에도 크게 터졌다. 아~ 무서워~

 

오래전 일이라 기억자체도 희미하지만 그 첫번째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것은....

바뚜르산 등산해서 일출보기, 아멧해변에서의 원더풀한 전경, 우붓의 비밀스런 농로길 탐방 뭐 그러했던듯...

꾸따, 로비나 그외 해변은 지금 기억이 희미한걸 보니...^^ 감흥이 그다지 크지 않았나보다. 사실 바다상태로만 본다면 발리는 모래사장도 검은편이고 파도도 많이 쳐서 좀 그렇긴하다. 요왕은 누사렘봉안 바다 속은 괜찮았다던데 나는 안들어가봐서 잘 모르겠다.

 

 

두번째 여행은 2013년도 봄... 그러니까 현지기준으로는 비수기라고 볼수 있는 시즌이였는데, 그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난 중국인 여행자들 때문에 비수기임이 무색하게 우붓도 바글바글하고... 하여튼 거의 십년만에 와본 발리는 참 많이 바뀌어져 있었다.

해변에는 커다란 쇼핑몰도 새로 생기고 숙소물가도 많이 오르고... 게다가 이 여행에서 우리는 정말 말도 안되는 바보같은 실수를 하게 되었는데 , 그게 여행의 전반부를 좀 짓눌렀었다. 그게 뭐냐면....

발리는 도착비자를 받으면 한달간만 체류가 가능한데, 우리는 에어아시아 표를 예매할때 그사실을 까맣게 까먹고는 그냥 한달남짓 기간동안의 저렴한 날의 표를 대충 구하는바람에 체류일수가 35일이 되버린거다. 30일에 맞춰야 하거늘... 아악~~

그래서 비자갱신이라는 지난한 절차를 거쳐야하는데, 여기에 악재가 더 겹쳐진게...

갈룽안이라는 발리의 큰 축제가 그 시기에 겹쳐져서 도무지 일 진행이 안되는것....

이런 문제가 아니였다면 신나게 갈룽안을 바라봤을텐데, 서류 작업이 늦어지니까 갈룽안이고 축제고 간에 다 싫어!! 하는 맘이 되버린거다.

관공서가 문을 닫는 기간이 길어지고 그에 따라 민원인들은 적체가 되어서 창구는 엄청나게 복잡하고... 그리고 원래 국가시스템이 좀 그런나라일수록 이런류의 일이 민원인 위주가 아니라 관공서위주여서 정말 정신적으로 많이 소모가 되었었다.

절차가 끝날때까지 여권을 이민국에 계속 맡겨놔야 하는 특성상, 이일이 삘리 해결이 나야 어디 맘편히 움직이기라도 할텐데 그게 안되니 계속 꾸따랑 우붓 안에서만 맴돌고 왔다갔다 시간낭비 돈낭비...

하여튼 그랬다.

그래도 그 여행에서 최고의 수확이라면 롬복에서의 멋진 나날들...

길리 T, 롬복의 꾸따의 환상적인 해안선, 그리고 4박5일간의 코모도 투어는 정말이지 고생이 적잖히 되었지만 의미도 있고 기억에도 깊이 남아있다.

 

 

 

그리고 통산 세번째의 방문....

2015년 11월 우리는 2년반만에 발리로 향한다.

태국의 경우 11월 부터 성수기의 시작을 알리는 건기의 시작이지만...

발리의 경우는 11월부터 강수량이 확 늘어나는 우기의 시작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행기간이 기니까 좀 우기라도 괜찮아... 오히려 사람이 적어서 좋을수도 있고 비오는날의 우붓은 정말 운치도 있으니까

게다가 얼마전부터 도착비자fee도 없어졌고... 에어아시아도 방콕-발리/롬복-쿠알라룸푸르 이렇게 2구간을 1인당 17만원정도로 비교적 저렴하게 끊은편이었다.

2년반 전에는 방콕-발리 직항이 없어서 방콕-kl에서의 지루한 대기시간-발리 이렇게 이어졌는데, 이번엔 가뿐하게 한방에 갈수도 있고... 말이지~

모든게 순조로워 보였었는게 출발일을 앞두고 이게 뭔 상황이지?

우리가 출발하기 이틀전에 발리 옆의 섬인 롬복에서 화산분출이 시작되었고, 그로인한 재와 연기때문에 시계가 가려져서 발리 공항이 전면 폐쇄가 되버린거다.

3일 폐쇄, 4일 폐쇄. 5일 오전까지는 폐쇄 확정... 그 이후는 상황 봐가면서 공지...

아아!! 이게 뭐야. 우리 출발일이 5일 낮 비행기인데...

우리는 일단 5일 오전에 무거운 맘을 하고 돈무앙 공항으로 출발을 했는데, 공항가는 길 중간 택시 안에서 이메일로 메세지를 받아보게 되었다. 비행기가 캔슬되었으니 일정변경을 하세요. 라는 에어아시아의 메일이었다. 참 빨리도 보내주는구먼...

 

그리하여 방콕에서 대기를 타면서 계속 메일 체크하고, 뉴스 체크하고, 숙소 환불 알아보고...

우리나라의 가족들은 왜 그렇게 위험한곳으로 가려고 하냐며 걱정 흠뻑 담긴 메세지가 오고...그랬었다.

 

화산이 분출한다는건 쓰나미도 올 수 있단거 아니에요?

라는 지인의 말도 그냥 농담처럼 들리지않았다. 발리와 롬복의 특성상 우붓이 아니면 우리의 거주지는 거의 다 해변가인데... 지구밑에서 들썩거리는 이 기운이 무슨일을 가지고 올지는 모르겠지만, 아아~ 쓰나미의 쓰 자만 들어도 등골이 오싹하다.

동남아의 그 모습과 일본에서의 그 영상들...

 

아니아니...그것보다도 계속 화산이 분출하면 잿가루가 떨어질텐데, 괜시리 호흡기 질환이나 걸리다가 오는거 아냐..

바람아 불어라~ 동쪽으로 불어서 이 연기가 발리에 영향을 못미치도록 해야해~ 라고 기원해 보는데 어찌될지 모르겠다.

 

뭔 여행이 이렇게 걱정으로 시작 되는걸까.

비행기표 환불받고, 숙소랑 돌아오는 비행기는 그냥 날리는 식으로 발리를 포기할까? 아니면 어쨌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가볼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왔다리갔다리 한다.

아마도 내 의지력으로 보아하건데 이 상황이 금방 정리되지않고, 예약이 자꾸 밀려 대기상태가 길어지면 이대로 포기해버릴 확률이 점점 커지는데~

 

오!! 5일 오후를 기해 발리공항이 리오픈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래...가야지. 2년반만의 발리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지난번 여행때 사진들

 

길리 티




 코모도



 우붓



 문둑



 롬복 딴중안



 롬복 꾸따




 

11 Comments
필리핀 2015.11.06 15:35  
아... 기어이 가시는군요...

발리 인근 화산 활동이 또 예측되어서

대한항공은 연기되었다는데... ㅠㅠ

부디 잘 지내다가 무사히 돌아오셔요...
요술왕자 2015.11.06 19:28  
네... 살아 돌아오겠습니다~
PH0yongCafe 2015.11.08 11:58  
요왕님.고구마님.발리 계시겠군요.
저도 와이프랑와이프친구랑 15일날
들어갑니다.화산.공항폐쇄.신경쓰여서
여러군데 알아보는중이였는데..
들어가는날부터 이미 다 격고 도착하셨겠네요.ㅠ
저흰 한국에서 쿠알라거쳐 들어가는 에어아샤고 대기시간도 꽤 길어서 공항.화신상황이 내심 신경많이 쓰입니다.
복불복에  맡겨야될듯한데..
즐거운 여행하시고..좋은그림.글 올려주세요.
저흰 온리 꾸따써핑.뱀피클러치쇼핑.
스카이가든을 비롯한 생음악이나 듣는
일정이라..우붓래프팅하나 하고 올듯하네요.
혹 오다가다 뵙게되면 빈땅에 해산물바스킷이나 하게된다면 영광일듯 합니다!
존 여행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요술왕자 2015.11.10 15:36  
감사합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알뜰공주 2015.11.10 14:53  
사진 아래의 2개인  롬복에서 화산이 분출 된 것인가요? 조심해서 여행하시고 발리에선 어른 나오시

는 게 좋을 듯 하네요. 화산, 쓰나미,우매! 무서워라.
요술왕자 2015.11.10 15:38  
네 롬복에 있는 화산은 분화하는 일이 자주 있네요...
두산 2015.11.10 17:51  
안전하게 무사히 여행하길 바랍니다.^^.
근데 고구마님. 글을 보니 발리로 들어가면서 비자피를 안냈을걸로 추측되는데
롬복 아웃이면 어떻게 되는거죠?  롬복은 비자면제 공항이 아닌데......
고구마 2015.11.10 23:17  
감사합니다. ^^
롬복에서는 아웃하는거니까, 비자피는 영영 상관없는 그런게 아닐까요?
아...확실히 모르겠네요. 혹시 롬복에서 나갈때 비자피를 징수당하는 사례가 있었나요? ㅠㅠ
두산 2015.11.11 16:09  
제가 발리로 입국할때 심사관이 어디서 출국하냐 묻던데요?
아마 5개 비자면제 공항외에서 출국하는지를 물어 보는거 같던데 , 저는 발리 아웃이라니 암말 안하더군요.
추징한다는걸 어디선가 얼핏 본것도 같긴한데 .... 정확한것은 모릅니다.^^.
참새하루 2015.11.10 21:14  
걱정으로 시작하는 발리여행이지만
아래 첨부된 사진들을 보니
그 모든 위험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네요
부디 즐겁고 아름다운 추억 여행 하시길 바랍니다
고구마 2015.11.10 23:19  
아이쿠. 감사합니다.
오기전에 걱정했는데 막상 와서 돌아댕기니까 그냥 저냥 평온합니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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