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마트라 2일 메단에서 브라스따기로 이동, 브라스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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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마트라 2일, 2015년 2월 20일
숙소를 옮길까 하다가 아예 도시를 옮기기로 했다. 1.숙소를 알아봐야 하고, 2.옮겨야 하고, 3.옮기려면 차비 들고. 이렇게 하면 오전이 다 간다. 그러면 또 뭘 하기에 시간이 가버려 애매하니 차라리 여행일정을 바꾸기로 했다. 어차피 인도네시아 여행을 마치고 떠나려면 메단에 다시 와야 한다. 그래서 메단에서의 일정을 제일 마지막으로 변경했다. 처음 계획은 메단에서 부킷라왕(Bukit Lawang)을 다녀온 후 브라스따기(Berastagi)로 가는 것이었는데, 오늘 다음 목적지인 브라스따기를 먼저 가기로 했다.
우선은 아침 먹고(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간단한 빵과 음료였던 것 같다.), 직원분에게 부탁해 환전을 하러 다녀왔다. 위치만 물어봐서 혼자 다녀오려고 했는데 고맙게도 오토바이로 태워줬다. 환전은 100달러*12,500루피아=1,250,000루피아를 했다. 환전하는 사이 오토바이 주차료가 나와 내가 냈다.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데 갈 때와 다르게 꽤 길을 돌아서 한참 왔다. 물어보니 일방통행이어서 그렇단다. 덕분에 오전에 상쾌하게 드라이브했다.
짐을 정리해서 식당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숙소의 전화로 브라스따기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전화 연결이 잘 안 돼 몇 번을 시도한 끝에 예약할 수 있었다. 그런 후 직원분에게 수마트라에서 가볼 만한 곳을 물어봤다. 사전에 정보를 준비하긴 했지만 내가 모르는 또 다른 곳이 있을 지도 모르고, 현지인이 가는 멋진 곳이 있다면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내가 아는 곳과 같은 곳을 추천했다. 아마도 이분은 보통 여행자들이 오면 가는 대표적인 곳들만을 추천했거나, 여행지를 많이 모르는 것 같다.
메단(Medan)에서 브라스따기(Berastagi)로 이동
조금 이른 점심을 먹고 브라스따기로 출발했다. 우선은 베짝을 타고 피낭바리스(Pinang Baris)터미널로 가야한다. 직원분에게 물어보니 20,000~25,000루피아 정도면 간단다. 베짝을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베짝기사님이 50,000을 불렀다. 25,000에 가자고 하니 안 된단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길에 나가서 다른 베짝을 잡으려고 배낭을 메고 나섰다. 그러자 그제서야 그 가격에 가잖다. 베짝은 오토바이 옆에 두 명 정도 손님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놓은 교통수단이다. 처음 베짝을 타고 도로를 달리면 아슬아슬하다. 차들 사이를 요리조리 비집고 들어가는데, 닿을 것 같지만 아주 잘도 빠져 나간다. 거기다 내가 탔던 베짝은 아주 오래되어 보였다. 그래서 타는 동안 도로의 상태를 느낄 수 있었으며, 오토바이의 엔진소리가 귀가 먹먹했다.
20분 정도를 달려 피낭바리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사전에 구한 정보대로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길을 건너 길가에서 손님을 모객중인 미니버스들을 알아봤다. 사람들의 정보에 의하면 피낭바리스터미널 안에서도 브라스따기를 가지만 너무 바가지가 심하다고 한다. 하지만 터미널 밖에서도 바가지는 심했다. 그래도 대수롭지 않게 미소로 넘기고 조금 올라가니 제대로 된 가격(15,000루피아)의 미니버스가 있었다. 이 미니버스는 자칫 지나치기 쉽다. 다른 미니버스와 달리 호객도 안하고 있으므로 브라스따기에 가냐고 물어봐야 한다. 이 미니버스가 서 있는 곳에는 길에 작은 책상을 두고 있다. 미얀마에서도 이렇게 길에 책상을 둔 곳을 처음에는 못 알아봐서 찾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아는 만큼 잘 찾는다.
30분정도 기다려 1시에 출발했다. 그리고 10분정도 간 후 이미 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는 다른 미니버스로 갈아탔다. 이 차가 진짜로 브라스따기로 가는 차이다. 요금은 이미 냈으니까 안내도 된단다. 인도네시아 미니버스(큰 버스는 안 타봐서 모르겠고)에서는 담배를 피운다. 아주 마음껏! 나도 담배를 피우지만 내 생각에 버스에서 피는 건 아닌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주는 피해가 너무 심하다. 그나마 창문을 열고 다녀서 연기가 빠지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창문을 열고 다니니 차 안으로 온통 바람과 함께 흙먼지가 들어온다. 담배연기에, 흙먼지에, 바람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
브라스따기는 고산지대인 것 같다. 구불구불 산길을 한참을 오른다. 거의 도착 무렵에는 길가 중간 중간에 전망이 멋진 곳에 식당들이 있다. 시원한 전망을 보면서 커피 한 잔하면 딱 좋을 곳들이다. 하지만 나는 버스를 타고 가기 때문에 그냥 지나가야 했다. 전망을 못 본 것이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더 가다보니 역시 전망이 좋은 곳에 호텔들도 있었다. 고급스럽게 보였던 걸로 봐서 가격도 조금 할 것 같다.
2시간가량을 달려 2시 50분쯤 브라스따기에 도착했다. 오전에 메단에서 예약한 위스마 시바약 게스트하우스(Wisma Sibayak Guest House)를 찾아 길을 따라 20분정도를 내려갔다. 삼거리 길 중앙에 양배추기념탑이 있고, 그 건너편으로 게스트하우스가 있다. 꽤 큰 규모이다. 나중에 알았는데 사장님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가 브라스따기에만 모두 3곳이라고 한다. 넓은 정문을 들어서면 정원과 객실이 보인다. 여기까지는 분위기 좋다. 하지만 방은 넓으나 상태는 오래되고 낡았으며 세월의 흔적이 많이 눌어붙어 있다. 샤워는 물을 받아서 바가지로 해야 하고, 화장실은 직접 물을 부어야하고, 변기는 앉을 수 있는 덮개가 없다. 이거 처음엔 적응이 안 돼 고민하게 된다. 변기 위로 올라가야하나?... 아무래도 꺼림칙했지만 써보니 쓸 만했다. 더운물 샤워는 따로 샤워실이 있고 1회에 1,000루피아이다. 그래도 침대와 배게 시트는 오래됐지만 비교적 깨끗하다. 이불은 조금 퀘퀘하지만...
그래도 이곳은 배낭여행자들이 머물기에 적당한 곳이다. 할머니 사장님은 아주 친절하시고, 영어도 잘하시고, 여행정보도 정말 많이 알고 계신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직접 만든(2004년에 만들긴 했지만 이 지도 아주 쓸 만하다.) 지도도 주시고, 볼 때마다 끊임없이 유용한 정보를 주신다. 브라스따기뿐만이 아니라 수마트라전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사장님은 벽에 걸려있던 큰 수마트라 지도를 일부러 내려서 이것저것 설명해주시고 북쪽 아체지방을 추천해주셨다. 숲속 오두막에서 자면서 동식물을 볼 수 있는데 아주 좋다고 하셨다. 내가 외국관광객이 가는 곳인지, 위험하지는 않은지 묻자, 위험한 곳 아니라고 괜찮다고 많이들 간다고 한다. 여기 다음으로 또바호수로 갈건데 가서 정보도 찾아보고 마음이 움직이면 가봐야지 생각했다. 스쿠버다이빙하기에 좋은 곳도 알려주셨는데 난 스쿠버다이빙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흥미를 느끼진 못했다. 아! 사장님은 한국에도 여행을 오신 적이 있다고 한다. 프런트에 사장님의 자랑거리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중엔 설악산에서 산 기념품도 있었다.
짐을 풀고 근처 가게에서 물하고 과자를 샀다. 군것질은 잘 안하는데 며칠 전에 미얀마에서 아픈 이후로 잘 먹자는 생각에 간식을 샀다. 저녁은 숙소에서 Gado-Gado with Egg 라는 이름의 야채와 콩 스프 요리 그리고 밥을 먹었다.
내일은 시바약산(Mt. Sibayak) 트레킹을 한다. 기대된다. 수마트라는 대략 어디를 갈지 정도만 준비하고 온 곳이어서 매일 매일이 호기심 왕성이고 기대다.
여행정보
시간 |
비용(루피아)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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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전 : 12,500루피아*100달러=1,250,000루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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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
환전 후 오토바이 주차료 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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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0 |
점심식사 - 치즈볶음밥(숙소 식당) |
12:10-12:30 |
25,000 |
베짝 : 숙소 - 피낭바리스터미널(Pinang Baris) |
13:00-14:50 |
15,000 |
메단에서 브라스따기로 이동 피낭바리스터미널 길 건너편 도로에서 대기중인 미니버스를 이용. 그중 사진처럼 책상을 두고 있는 곳이 있는데 이곳이 공식적인 버스가 다니는 곳인 것 같음. 15,000루피아, 약 3시간 소요. 사람들이 담배를 마구 피우니 앞자리 창가 쪽이 좋음, 또한 미리 마음의 준비가 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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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00 |
위스마 시바약 게스트하우스(Wisma Sibayak Guest House) (0628)91104-91683 조식불포함, 더블베드 150,000루피아(욕실포함) 버스에서 내려 아래로 내려가면 삼거리 양배추 기념탑 건너편에 위치. 고산지대여서 선풍이 에어컨 없음. WIFI 프런트 근처에서 가능, 속도는 매우 느림, 카톡과 페북에 글만 쓰는 것 정도 가능. 오래되고 낡았으나 침대시트는 비교적 깨끗함. 주인 할머니의 친절한 여행정보가 많은 도움이 됨. 유명한 곳이라 성수기에는 예약이 필요해 보임. 게스트하우스를 브라스따기에 3곳, 통깅마을에 1곳 운영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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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0 |
물 1.5리터 - 인도마켓 편의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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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0 |
저녁 - Gado-Gado with Egg + 밥 |
이곳을 찾아 브라스따기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 하지만 지나치기 쉬우니 잘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