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 인니 5. 족자-보로부드르, 머라삐 화산
라바는 29살 먹은 무슬림 청년이었다. 그의 부지런함과 나의 무대책이 만난 곳이 족자역을 나와 우측으로 말리오보로 거리의 트랜스족자 승강장 벤치였다. 아직 어두운 새벽녘에 나는 택시호객을 물리치고 트랜스족자를 타겠다고 새벽 5시에 그곳에 서 졸고 있었다.
근처 사원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온 라바는 졸고 있는 날 발견하고 작업에 임했다. 근데 이 자식이 수마트라에서 된통 당하고 와서인지 먹히질 않는다. 하지만 라바는 안다. 얘는 상당히 지쳐있고 배낭도 어마어마하다. 차림새나 나이를 보아도 가난뱅이 (?) 학생은 아닌 것 같으니 승산은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라바의 승리.
35만에 계약을 했다. 조건은 자기 사촌인 에디의 택시로 보로부두르, 은세공단지, 머라삐화산, 뿌람빠난, 아트스쿨. 라마야나공연장 그리고 숙소까지 까지 데려다 주는 조건이다. 이 친구가 여기서 많이 남길 수 있는 것은 은세공단지, 점심바가지, 아트스쿨, 그리고 숙소였다. 뭐 나머지에서도 조금씩은 남겨 먹거나 커미션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내 상태와 장비무게를 계산하면 어느정도 바가지는 계산하고도 나쁘지 않았다. 더군다나 대절택시에 가이드 또한 체험학습 아닌가? ㅋㅋ
이 불교 사원도 머라삐화산의 폭발로 인한 화산재에 묻혀버렸다가, 1814년 점령군인 영국 총독에 의해 탐사 발견되어 지금의 나까지도 볼 수 있게 된 세계유산이다. 1985년 폭탄테러로 인해 피해를 입고 복구된 바 있다. 인도네시아를 완전한 무슬림국가로 만들고자 하는 과격단체들이 엄연히 활동하는 나라임을 실감했다.
문 열자마자 들어와서 사람이 없어 좋았다. 하지만 강적들이 있었으니 일본어를 능숙하게 하는 베트남 처자(사진이 없다)와 말레이시아에서 온 두 처자, 일본에서 온 총각 그리고 문화체험학습(?) 나온 무슬림 학생들...
외국인에게 말 걸어보기, 이메일 주소와 싸인 받아오기가 숙제였는데 이른 시간이라 외국인이 별로 없어 이와사키씨와 내가 졸지에 숙제도우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