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여행자들의 태국 여행기(넷째 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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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여행자들의 태국 여행기(넷째 날 이야기)

YOUNG 2 830

안녕하세요.

제 여행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첫 여행이라 이리 저리 미숙한 점이 많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넷째 날 이야기>

파타야 -> 방콕

23일 오전 8시경
산호섬 투어가 있는 날이다.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준비를 하고 어제 투어가 끝나면 씻을 곳이 없다는 여행사측 설명에 미리 체크아웃이 늦을 거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숙소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는 집합장소로 갔다.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리가 잘 못 찾은 것인지 아님 단순히 사람들이 제 시간에 오려는 것인지 아무도 없다. 잠시 해변을 빙빙 돌다 배가고파 편의점에서 먹을 만한 걸 공수해오기로 하고 일행을 해변에 홀로 남겨둔 채 근처 세븐일레븐에 갔다. 빵과 요구르트 음료 등을 집어 들고 계산을 하려는데 앞에 서양남자,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한참동안 계산대를 벗어나지 않는다. 계속 카운터 위에 걸린 시계와 남자를 번갈아 보다보니 뭔가가 이상하다. 나는 그때야 첫날 깐짜나부리에서 시계를 가이드의 시계에 맞춰 조절한 게 생각났다. 무려 10분이나 빠르게... 잠시 후 계산을 치르고 돌아가 보니 한두 명의 한국인들이 우리 주변에 눈에 띈다. 서로 말은 안 붙이고 한참이다. 마침에 가이드도 오고 사람들도 거의 도착 한 듯 했는데 좀처럼 떠날 준비를 안 한다. 20분 쯤 늦었을까 그때서야 배낭을 멘 사람들이 허겁지겁 도착했다. 그들 때문에 늦은 듯하다. 아무튼 어떤 모임이든 늦는 사람은 꼭 있다니깐... 이제 슬슬 떠날 모양이다. 뭔가 축축한 느낌의 녹색의 구명조끼를 입고 수건을 들고 용감하게 보트에 올라탔다(?) 잠시 보트는 굉음을 내며 해변을 떠났다.

“야호.. 재미있다”

그러나 우리의 흥분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도착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모두 내리란다. 내리고 보니 패러세일링 하는 곳이다. 여기까지 와서 안 해볼 수 없다는 생각에 각각 600밧씩 지불하고 잠시 동안 하늘을 나는 즐거움을 누렸다. ㅋ  물에 푹 담그는 바람에 홀짝 젖긴 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패러세일링을 끝내고 일행은 다시 보트에 올랐다. 훔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사람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첫날 깐짜나부리 투어보다 더 침묵이 흐른다. 이 분위기는 끝까지 쭉~~~~ 얼마쯤 지났을까 드디어 멀리 해변이 보인다. 물 색깔도 예쁘고 모래도 부드럽고~ 파타야 해변과는 비교가 안 된다. 비치의자를 하나 잡고 짐을 두고 100밧짜리 튜브 하나를 빌려 해변으로 나갔다. 서로 잠기고 잠기는 접전이 한참 동안 펼쳐지고 나자 슬슬 피곤해진다. 다시 해변으로 나와 비치의자에서 휴식 후 상점을 둘러보기로 했다. 이곳에는 동양인이 참 많다. 아니 거의 동양인이다. 자칫 우리나라 해수욕장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지럽게 돌아다는 사람들의 모습이 조용한 남국의 바다라기보다 영락없는  동해안의 조금 유명한 휴양지 같다. 일부 노점에선 한국 돈도 통하고 한국어로 이거 사라 저거 사라 내가 태국에 온 것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리고 점심조차 한국식이 아닌가???? 훔...... 물놀이는 재미있었지만...정말 그저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곳이다. 뭐 어린 시절을 바다와 너무 가까운 도시에서 쭉 자란 탓에 바다라는 자체에 대한 감상이 부족해서 그런 거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뭐 그래도 좋다고 해변을 뛰어다니고 사진 찍고 할 건 다했다. --;;;;

23일 오후 12시 30분경
짧은 일정을 끝내고 보트는 다시 파타야 해변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이제부터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2시까지 체크아웃을 하고 방콕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조금 마르긴 했지만 물에 빠진 생쥐꼴로 서둘러 숙소로 향했다. 씻고 펼칠 대로 펼쳐놓은 짐들을 다시 배낭에 구겨 넣고 방도 대충 정리하고 나니 1시 30분경이다. 그제야 잠시 여유를 가지고 냉장고에 든 것들(두리안은 제외하고) 싹 처리하고 쓰레기도 정리하고 방을 나섰다. 처음에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친절한 카운터 아저씨에게 인사를 건네고 도로로 나와 우린 용감하게 묻지도 않고 썽태우를 탔다. 그래.. 묻지도 않고.... 그리고 당연한 듯 문제가 발생했다. 처음 우리 생각으로는 이곳의 모든 썽태우는 우리를 방콕으로 가는 버스가 있던 처음의 터미널로 데려다 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파타야를 너무 작고 우습게 본 결과이다. 그래 중앙 도로까지는 노선이 같았다. 그런데 이 썽태우 갑자기 우회전을 하는 게 아닌가? 조금 당황했지만 애써 서로를 위로했다. 조금 올라가서 직진하려나보다 하고... 하지만 이 썽태우 결국은 우리를 그 도로의 끝에 내려다 두고 한 사람당 10밧을 걷은 채 유유히 사라진다. 소심한 우리는 다시 묻지도 못하고, 다시 가이드북 연구에 들어갔다. 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어제 아이스인에서 빅씨까지 걸은 거리만 걸으면 터미널에 다다르지 않겠냐는 판단이 섰다. 그리고 용감하게 걷기 시작했다.

“어. 나 왠지 짜증이 나려그래...”

그렇다 지금은 어제와 상황이 다르다. 어제는 해질녘! 오늘은 햇빛이 바로 내리쬐는 한 낮 그리고 어제는 가벼운 몸! 오늘은 배낭까지 짊어지지 않았는가? 하지만 다행히 우리의 고행은 오래되지 않았다. 채 5분도 안 돼 끝났다. 그 길에서 다시 좌회전을 하자마자 왠 버스한대가 덩그러니 주차되어있다. 무심코 그 곁을 지나치는데 버스 옆면에 방콕이라는 글자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인다. 깐짜나부리 갈 때 이등 버스의 무서움을 알았지만 더위보다 무서우랴 얼른 버스에 올라탔다.  여기 와서 처음 보는 남자 안내원에게 요금 100밧을 지불하고 잠시 아침에 먹다 남은 빵으로 허기를 달래자니 버스가 출발한다. 아 이 아저씨 운전스타일 어디서 많이 본 것이다. 약간의 난폭과 약간의 교통위반 그리고 약간의 과속... 아무튼 그 익숙함 속에서 또 잠이 들었다.


23일 오후 4시경
얼마쯤 후 눈에 뜨니 어디서 본 듯한 풍경들이 지나간다. 점점 가게도 집도 많아지고 또 높아진다 생각하는 차에 버스가 어딘 선가 우리를 뱉어 놓는다. 그런데 낯설다.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거리다 보니 근처 건물에서 동부터미널이라는 글자가 온 것이다. 깐짜나부리에서 그렇게 오고 싶어 했던 동부 터미널을 드디어 봤다는 기쁨도 잠시 이제 태국에서의 마지막 2박 숙소가 예약되어있는 카오산으로 갈 일이 막막하다. 일단 가이드북에서 동무터미널과 이곳과 연결된 버스번호를 체크하고 버스정류장에 서서 아무리 기다려도 비슷한 번호의 버스가 나타나지 않는다. 지친 김에 용기를 내어 주변에 있는 태국 여학생에게 물으니 건너편에서 타야한단다.  힘들게 육교를 찾아 건너 잠시 기다리니 그 번호의 버스가 온다. 또 냉큼 올라타니 이번에는 안내원이 다시 건너편에서 타야한단다. 다시 버스에서 내려 열심히 길을 건너갔다. 근데 또 이번엔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는다. 혹시 이곳에 서지 않는 버스인가 싶어 보니 정류장에서 그 번호를 찾아볼 수 없다. 혹 다른 버스정류장이 있을까 하고 걸어가다 결국 택시를 잡아탔다. 그런데~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이제 끝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또 하나의 복병이 숨어 있었다. 풍문에 얼핏 듣긴 했지만 그 유명하다는 방콕의 교통체증에 걸리고 만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택시 아저씨는 어찌나 여유로우신지 장롱면허증 3년 차 겁나서 운전 못하는 내가 통과할만한 신호도 그냥 보내고 엄청나게 양보도 잘하시는 운전자 분이시다. 속을 태우며 카오산에 도착하니 모두 140밧이 나왔다. 한국 돈으로 하면 그리 비싼 금액은 아니지만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23일 오후 6시경
 
“야호 드디어 카오산이다”

교통체증의 불쾌함도 잠시 어둑어둑해지면서 활기차진 카오산의 밝은 불빛에 금새 마음이 들뜬다. 우선 동대문을 통해 미리 예약해둔 람푸하우스를 찾아 체크인을 하고 짐을 두고 밖으로 나왔다. 가이드북에서 찾아낸 우텅으로 가 볶음밥과 볶음국수 딸기 쉐이크와 환타를 시켜 나누어 먹고 (맛 분위기 모두 그럭저럭.....옆 가게에서 들리는 라이브 음악소리가 재미있다.) 길거리를 돌아다녔다. 바나나 팬케이크도 먹고 꼬지도 먹고... 그런데 아까부터 살살 배가 아프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일행에게 내일 칼립쇼 예매를 맡긴 채 혼자 숙소로 돌아왔다. 들뜬 마음에 너무 많이 먹은 모양이다. 오늘은 밤 문화를 즐겨보려 했건만... 왠지 억울하다. 나 때문에 덩달아 못 놀게 된 일행에게 공금 500밧을 쥐어주고 놀러 보낸 다음 그렇게 쓸쓸하게 잠이 든 태국의 또 하루 밤이었다.


 


2 Comments
포투 2006.09.07 21:46  
  담편은 언제쯤 쓰실건가요?? 담백하게 잼나는데..^^
푸른툭눈붕어 2006.09.14 08:31  
  제가 저기 등장하는 친구녀석인데..제가 한번 닥달해보죠 -ㅇ-;; 저는 글솜씨가 없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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