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뒤죽박죽 자바섬 뒤집기 - 롬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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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뒤죽박죽 자바섬 뒤집기 - 롬복으로

해돋이 0 3867
 

9일차 - 환상에 젖어버린 롬복


어제 호텔 메니저한테, 발리 -> 생기기까지 1인145,000루피에 예약을 해놓은 상태다. 메니저가 아침 6:30분 출발이란다. 분명 가격표에는 06:00 출발이라고 써 있는데, ....


아침 6시에 짐을 싸고 있는데, 밖에서 빵빵 거린다. 6시30분이라던 것이 너무 빨리온 것인지, 호텔 메니저가 잘못 말한건지 모르지만 잠깐 애라가 생긴 것이다. 난 이미 짐 다 챙기고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옆방 형님들 아직도 칫솔물고 화장실에서 힘주고 있는 상황이다.


차량에 타있던 서양녀들은 혹 배 못탈까봐 안절부절 못하고, 우리형님들 눌 것 다누고, 샤워하고 6시30분 꽉 체우고 나오신다. 뭐 오늘 못가면 내일 가지? 하는 느긋함이 이런 여유를 주는 것 같다.


원래 아침을 주기로 했는데, 빨리가는 바람에 아침을 못먹자 식빵 한줄을 통째로 준다. 어렵싸리 차량에 탑승해서 발리 시내를 빠져나가 한산한 외각도로를 빠져나가고, 시골길에 들어서는데, 여느 농촌하고 다른 것 이 없다.


한쪽에서는 벼가 익어서 노릇노릇하고, 한쪽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상상이 안되는 상황인데 여기서는 가능한 일이다 보니 신기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도로에 벤츠가 다니고, 하늘엔 첨단 뱅기가 뜨는 세상에 이곳 농촌은 그야말로 신석기 시대를 달리고 있으니, 뭔가 부조화를 이룬 것이 더 신기할 뿐이다.


사람이 손으로 모 심고, 낫으로 베어서, 개상에 나락다발을  힘껏 내리쳐서 벼를 털고, 길바닥에 말리는 모습이 내가 어렸을 적에 우리 집에서 했던 것 과 거의 흡사하다. 그래도 그때는 벤츠도 없었고, 벼 훓는 홀태, 홀롱기, 등 무동력 벼타작 기구들이 있었다.


1시간여를 갔을까 운전석 옆자리에 앉은 형님 엉덩이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올라온다. 별일 있겠어? 하고 한참을 더 가는데, 앗! 뜨거! 비명을 지르면서 달리는 차에서 일어나서 안절부절 못하니 급기야 운전수가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의자를 제껴보니 거의 폭발직전의 라디에타가 수증기를 내품으며 거의 폭발할 기세다. 다들 자리를 피하고 운전수 녀석이 어디론가 전화를 급히 하더니만 잠시후에 다른차가 와서 우리를 태우고 바탕바이 선착장에 도착한다.


배는 10시에 출발한다. 오면서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어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 이곳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배시간을 기다리는 배 정류소 인 듯 하다.


팁 : 만약 여러분이 좀더 싸게 롬복을 들어가고 싶으시다면 이렇게 해보샴.

1. 꾸따나, 사누르 기타 어디라도 좋다. 거기서 이곳 빠당바이까지 대중교     통으로 오자.

2. 빠당바이에서 75,000루피에 표를 사서 롬복 렘베르 항구까지 간다.

3. 렘베르 항구에서 내려 대중교통이나, 능력껏 다음 목적지(생기기, 뜨라     왕안)까지 간다.

4. 총 비용이 145,000루피가 넘으면 않된다. 왜? 꾸따 - 빠당바이 선착장 - 렘베르선착장 - 생기기 까지 페케지 비용이 145,000루피이니까?


10시가 조금 넘어서 배에 승선하는데, 아래층에는 화물차나, 승용차가 가득하고, 위층에는 의자들이 놓여있어 승객들이 앉아서 갈 수 있게 해 놓았다.


실내에 에어컨 하나가 유일한 냉방역할을 하다보니 에어컨 앞자리 아니면 더위를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의자에 앉아가기가 좀 머시기 한 분들은 바닥에 메트리스가 있다. 얼마의 돈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는데, 배가 출발하고 나면 무료로 사용이 가능한 듯이 보인다. 누가 와서 돈달라고 찝쩍거리면 그냥 한번 쏘아부치고 그냥 누워있음 된다. 뭐 쪽수로 밀리든지, 기싸움에서 밀릴 것 같으면 돈을 지불하던지, 그냥 일어나서 의자로 가버리면 그만이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 인도네시아 컵라면(1만루피)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는데, 그냥 그런데로 먹을만 하다. 향료 냄세도 없고, 국물도 육수국물을 넣어주니 맛도 그럴싸 하다.


어떤 화물차 기사는 화물차에 가득 식료품을 싫고 수라바야에서 롬복까지 5일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고 한다. 수라바야에서 오는데2일 가는데2일 하루쉬고, 또 오고..... 그래서 한달에 약 300만루피(300$)가량을 벌 수 있단다. 힘든만큼 다른 사람들보다 더 벌 수 있다면서 자랑삼아 이야기 하는 것을 볼때 생활 수준을 가름해 볼 수 있는 듯 하다.


저멀리 산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뱃고동소리를 울리는 것을 보니 롬복에 다 온 것 같다. 그럼 여기서 롬복에 대해서 잠깐 소개를 해보자.

[물론 인터넷 발췌한 것으로]


롬복 : 누사 떵가라(Nusa Tenggara) 제도의 서쪽 끝이며, 발리에서 동쪽으로 35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롬복(Lombok)은 오염되지 않은 하얀 모래 해변과 고요한 시골 풍경을 간직하고 있는 매력적인 섬이다. 서쪽에서 동쪽까지 롬복의 길이는 80 킬로미터 정도로 섬의 북쪽은 키 큰 나무들과 관목 숲으로 이루어진 푸른 산악 지역인 반면 남쪽은 건조하며 사바나(savanna)로 덮여 있다. 인구는 2백 4십만, 수도는 마따람(Mataram)이다.


롬복은 발리(Bali)의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지만 자연, 언어, 역사, 문화 거의 모든 면에서 발리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즉 생태학적으로 아시아권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아직 발리처럼 관광화 되지 않아 좀 더 조용하고 여유롭게 휴가를 즐기고자 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관광객들이 없는 한적한 해변에서 멋진 태양과 서핑을 즐기다 보면 "롬복에서는 발리를 볼 수 있지만 발리에는 롬복이 없다" 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오후 3시쯤 드디어 서서히 항구에 배가 들어서고 한시라도 빨리 배에서 탈출하고픈 사람들이 앞을 다투어 배에서 빠져나가고, 기다리고 있던 셔틀버스를 찾아서 목적지로 향한다.


우리는 생기기까지 가는 미니봉고 버스를 타고 가는데, 버스 가관이 아니다. 거의 엔진하고, 운전대, 천장이 있으면서 굴러가는게 신기할 뿐이다. 40여분을 달려 생기기 어느 관광 안내소 앞에 모두 내리게 한다. 이곳에서 관광스케즐이나, 호텔들을 소개 받아서 가야 한다고 말하는데, 어리버리들은 시키는데로 거의 한다. 딱히 아는 곳이 없다면 약간의 커미션을 주고라도 이곳에서 소개받는게 속 편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열흘째 한국음식을 못먹은 터라, 오늘은 꼭 먹어볼 요량으로 이곳에 있는 예전식당에 가기로 하고 기사에게 꼬레아 레스토랑“예전”을 가자고 하는데 영 떨떠름한 표정이다. 뭐 이런 표현이겟지? 짜식들 ! 대충 대려다 준데서 그냥 호텔잡고 자지 뭐 한국식당을 찿는다고 지랼여! 에이 오늘 커미션 먹긴 틀렷네 하는 인상이다.


물어 물어 예전에 도착해서 보니 큰식당이 썰렁할니 손님도 없고, 종업원만 여럿이 분주히 다니는 것이 아닌가. 사장님의 안내를 받아 2층에 자리를 잡고, 오랜만에 삼겹살을 먹을 요량으로 메뉴를 보는데, 기절할뻔 했다. 1인분85,000루피(9천원) 어쩔 수 없다. 그냥 4인분을 시켰는데, 양에서 또 기절할뻔,........... 4인분이 한국의 8인분과 비슷하다.  가져간 소주와 삼겹살.... 우리도 오랜만인데, 이집 사장님은 소주맛 본지가 꽤 오래되었다면서 아주 맛나게도 드신다. 외국에 나가보면 고의적으로 한국식당을 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곳의 사장님은 그럴 필요가 없다. 한국인이 그리운 분인 듯, 무척이나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친절하시다. 보통의 한국 여행자들이 태국의 모처를 방문하고서는 모두들 실망하면서 하는 말이 “나는 한국사람 만나서 무척 반가웠는데, 이집 사장은 통 장삿속뿐이야” 하는 것이다. 하기사 맨날보는 사람들 뭐가 반갑겠어, 여행자야 오랜만에 보는 것이지만.....


4인분의 삽겹살로 4명이서 배를 체우고, 오랜만에 김치도 맛나게 먹고, 뭐 부러울게 없다.

숙소 또한 사장님이 단골로 다니시는 호텔(엘렌호텔)을 AC1박10만루피에 예약까지 해주시니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울 뿐이다.


숙소에 짐을 풀고, 샤워도 하고, 시원한 방에서 한숨 푹 자고, 본능에 이끌려 밤마실을 나갈 차비들을 하고 있다. 밤만 되면 힘이 솟는 사람들, 영장류 숫컷들의 본능이라고 할까?


바로 옆에 있는 맛사지 집으로 가서 1인5만루피에 시원떨떨한 오일발라서 주물떡 거리는 맛사지를 받고나오니, 여행사 직원이 삐끼노릇을 한다. 내일 투어에 대해서 우리보다 더 걱정을 해준다. 결국 내일 하루 기사포함 차량 50만 루피에 예약을 한다.


좋은데가 있다면서 자기차로 안내해 주겠다고 꼬듯끼는 삐끼의 속셈은 뭘까? 뻔하지. 술도 마시고, 아가씨도 있는 좋은집에 안내를 해 주겠다고 하길래 모르는척하고 차를 타고 가는데, 어느 시골마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한참을 시골길을 가더니만 차에서 내려 논두렁길을 따라 얼마를 더 들어가니 마을 한귀퉁이에 주막집 비슷한 곳에 동네 청년들이 모여 술먹고, 약먹고, 아가씨들도 있고, 참 분위기 묘한 곳이다.


아가씨들 구경하라면서 데려간 곳을 보니 방에서는 쥐 나올 것 같고, 전깃불이 없어 촛불을 켜놓고, 침대에서는 찌린내가 진동을 하고, 입구에는 아가씨들 지키는 아저씨가 보초를 서고, ..... 분위기 삭막한 곳이다.


시골동네 사창가 인 듯한 곳이다. 아무리 궁해도 이런 곳은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을 보니 분명 영장류임에 틀림없다. 다시 차를 타고 시내에 들어와서 삐끼와 헤어지는데, 녀석 무진장 서운한 눈치다. 눈텡이 한번 박을려고 했는데, .... 우리일행들은 시간만 빼앗겼다고 난리들이 아니다. 오늘은 맛사지 한번 받은걸로 만족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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