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보남편과 아낙의 첫번째 배낭여행!!!(5편)
5. 오랜동안 보고싶었던 사원 '보로부도르' (10월1일)
새벽 5시에 눈이 떠졌다.
사실 여행준비물중에 알람시계가 있었다. 하지만 남편이 핸폰을 가져가기로 했기에 짐이된다 하여 알람시계는 제외되었다.
그러나 여행동안 알람이 필요한적은 한번도 없었다. 놀러가면 저절로 눈이 일찍떠지는 덕분에......
밖을 내다보니 주변이 다 보일정도로 밝았다. 얼른 준비하고 물1병들고 사원을 향하여 문을 나섰다. 호텔 뒷문쪽으로 가라 하기에 몇발자국 옮기니 언덕위에 보로부도르 사원이 떠~억 하니 내앞을 막아선다.
동쪽하늘을 보니 구름에 가렸지만 이미 해는 떠오른것 같았다.
마음이 갑자기 바빠졌다. 빨리 사원까지 올라가야겠다.
무슨 특혜로 사원부지안에 호텔을 지었는지 호텔뒷문과 사원이 바로 지척이
다. 엎어지면 코닿을 그런 거리. 사원입구의 문이 닫혔으면 개구멍을 찾자고 남편에게 말하는데 남편이 문이 열려있는데? 하는거다. 가보니 사원입장권 끊는곳과 사원정문은 저 아래에 있고 우리가 있는곳은 중간문인것 같았다.
높지않은 층계를 올라가니 꿈에그리던 사원이 눈앞에 쫘~악 펼쳐졌다.
아! 짧은 탄식과 함께 가슴이 벅차올랐다. 잠시 그자리에 그대로 서서 그 웅장한 자태를 넋을잃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보고싶었던가!
여고시절 세계사 시간에 처음 접한후 항상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고, 죽기전에 가볼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정말 거짓말같이 내가 마주하고 있으니... 꿈만 같았다.
이른시간인데도 벌써 몇명의 관광객이 돌아보고 있었다. 그때부터 8시 30분까지 3시간동안을 정신없이 아래위로 다니면서 사원의 다양한 모습과 부처님
모습을 관찰하고 사진찍었다. 한떼의 관광객들이 몰려왔다가 얼마후 사라지기를 여러번~~
시원한 그늘에 앉아 쉬며 주위의 풍경을 보았다. 안개에 싸여있는 높은 산들이 보로부도르 사원을 중심으로 빙 둘러싼 모양이었고, 새벽부터 이슬람의 기도소리가 끊이지 않고 울려퍼졌다.
세계3대불교사원중 하나인 보로부도르가 있는 곳에 이슬람 기도소리라~~~ 우리로서는 쉽게 이해되지않는 부분이지만, 이들은 불교와 이슬람교, 힌두교가 같이 어울려 잘 살아가는것 같았다. 물론 문제가 아주 없는건 아닌것 같지만......
보로부도르는 산스크리트어로 '언덕위의 큰 사원'을 뜻하며, 1층은 한쪽변의 길이가 111.5미터로 정방형의 엄청난 규모를 지니고 있다. 775년경 시바사원으로 축조하였으나 힌두왕조의 약화로 불교계의 샤일렌드라(Syailendra)왕조가 등장하여 거대한 불교성지로 완성하였다.
그후 메라피화산의 분출로 서기 950년경 왕조의 중심이 자바의 동부로 옮겨지고 이후 다른 건축물과 함께 밀림속에 방치되었다가 1814년 당시 자바를 점령하고있던 영국총독(T. 라플스)에 의하여 발굴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으며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제126호로 등록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있는 사원이란 건물이 있고 사람들이 드나들수 있는걸로 아는데 여기 보로부도루는 문을열고 들어갈 수 있는게 아니다. 그냥 사원자체가 벽돌모양의 돌을 차곡차곡 쌓아서 만든, 그래서 속으로 들어가는게 아닌, 층계를 통해 사원밖으로 빙 돌아가는 그런 모양이다.
그러니 그 큰 사원의 속이 모두 돌로 채워져 있으니 그 무게가 장난이 아니고,
단일건물로는 아마 세계 최고가 아닐까? 그리고 그 무게에 의해 주변보다 조금씩 지반이 침하되고 있다는데 직접 보니까 이해가 된다.
8시밖에 안되었는데도 얼마나 햇빛이 따갑고 더운지 모른다. 그래도 너무 좋아서 내려갈 생각을 안하고 왔다갔다 하는데 저 아래서 기다리는 남편이 그만 내려오라는듯이 서성이고 있는게 보였다.
마음같아선 하루종일 머물고 싶지만 기다리는 남편도 있고, 또 배도 고프고 해서 아쉬운 마음을 접고 호텔로 돌아왔다.
어떤분들은 캄보디아의 '앙코르 왓'보다 시시하다고 하시는데 나는 '앙코르 왓'과 '보로부도르'는 서로 비교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번가본 '앙코르 왓'도, '보로부도르'도 나한테는 소중한 유적지이다.
아침을 먹으며 둘러본 호텔은 단층의 아주 조용한, 주변환경과 잘어울렸다. 날짜가 여유있으면 며칠 머물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싶기도 했다.
사실 이 호텔을 예약한 이유는 숙박비에 사원 입장료(US$11.- x 2= US$22.-)가 포함되었고(총 US$40.-) 또 일출을 눈 뜨자마자 볼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나쁘지는 않았다.
족자시내까지 로칼버스를 이용하여 가기로 하고 호텔에서 물어서 출발하였다. 배낭을 메고 물어물어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200M정도라고 했는데 한 500M는 걸은것 같다. 땀이 비오듯 했다.
폐차직전의 버스를 타고 1인당 20,000루피를 내고 '소스로위자얀'이라고 차장에게 말하자 버스에 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우리 두사람에게 집중되었고
한참을 달리더니 차장이 내리란다 그리고 뭐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고..
내 뒷사람이 여기서 내려야 한다고 손가락으로 밖을 가리키고.... 내리니까 차장이 바로 옆에 있는 정류장을 가리키고..
아항~ 여기서 갈아타라는 거군
그곳은 트랜스 족자의 출발장소인것 같았다. 익숙한 트랜스 족자를 타고(1인 3,000루피) 소소르위자얀 거리에서 내려 여행자거리에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