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발리 - 발리 도착
지난 1월 발리로 일주일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신랑이랑 같이요.
처음 발리로 여행을 생각하게 된 건, 요술왕자님과 고구마님의 여행기 때문이었거든요.
막연히 신혼여행으로 가는 휴양지라고만 알고 있던 발리에서
다양한 자유여행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죠.
무척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저의 여행기가 발리 여행을 꿈꾸시는 다른 분들께도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행기는 저희 홈페이지에 있는 거 그대로 올려서, 반말입니다. 죄송^^
페이지 긁어다 붙이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링크는 제대로 먹히질 않았습니다. 제대로된 모양으로 보시고 싶으시면 저희 홈으로 직접 오셔서 보셔도 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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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1. 첫째날 : 발리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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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밤을 샜다. 일주일간의 여행을 앞두고 말이다. 짐이야 어찌어찌 싸두었지만, 변변한 가이드북도 하나 없고, 그간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지며 얻은 많은 정보들이 머리 속에서 뒤죽박죽이다. 잘 다녀올 수 있을까.
여행 전에 맡은 일들을 부랴부랴 끝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여행을 앞두니 갑자기 없던 일들도 생겨 버려서 괜시리 마음이 더 바쁘다. 그동안 모아놨던 여행 정보 출력물들이 꽤나 많았는데, 천천히 보고 정리할 시간이 없어 대강 일정 정리한 것 하나만 달랑 들고 가기로 했다. 그 출력물들 두고 온 게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가 될 줄 이때는 미처 몰랐다.
9시 비행기를 타러 가는 길. 퍼렇게 밝아오기 시작하는 새벽녘에 큰 배낭 하나씩 메고, 우리는 나섰다. 발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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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만에 온 인천공항. 언제나 묘하게 들뜬 공기로 들썩거리는 곳. 좋~다. 앗, 좋아하기만 할 때가 아니지. 떠나기 전 이 두꺼운 겨울 외투들을 맡겨야 한다. 지하 1층에 있는 세탁소에 맡겨 두면 싸고 좋다길래 내려가 봤더니, 아직 문을 안 열였다. 좀 기다려 봤는데, 시간도 간당간당하고 해서 그냥 돈내고 맡기기로 했다. 적잖은 돈을 내고 외투를 맡기고 나서 출국심사 받으러 가니, 세상에, 방학은 방학인가 보다. 나가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심사 받는데 시간이 꽤 걸려 우리는 아침부터 달려야 했다. 밤새고 아침도 못 먹었는데 아침부터 달리다니. 싱가폴 항공의 기내식에 기대를 걸어야겠다.
우리는 9시 비행기로 싱가폴로 간 뒤, 다시 발리행 비행기로 갈아탄다. 직항편이 있긴 한데, 시간이나 날짜 맞추기가 용이하지 않아 이런 경로를 골랐다. 더구나 서비스가 좋다는 싱가폴 항공이다. 내심 기대되는 게 많다. ㅋㅋ
어라, 근데 좌석에 앉자마자 물수건부터 준다. 그것도 뜨거운 걸로. 뜨끈뜨끈하니, 얼굴도 싹 닦고 싶지만, 헤헤, 참기로 한다. 좌석 앞에 붙은 모니터로 게임을 열심히 하다 보니, 잠 자는 것도 까먹고 시간 가는 것도 모르겠다. 게임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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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가 넘어 드디어 발리에 도착했다. 아담하고 소박한 발리의 공항은 왠지 귀엽기까지 하다. 후끈한 발리의 공기에 기분까지 후끈 하고 달궈진다. 드디어 여행의 시작이구나.
‘영화에 나옴직한 반짝이는 파아란 바다가 있는 곳, 신혼여행으로 많이 가는 휴양지’라고만 생각했던 발리에서 자유여행의 가능성을 생각한 게 작년 여름이었나. 발리로 배낭여행을 떠났다던 어떤 부부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왠지 재작년에 갔던 베트남 무이네의 내음이 묻어나 잔뜩 호기심이 생겼었다. 그 후 발리는 몰디브처럼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섬은 아니라는 것도 알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하고 사람 사는 맛이 나는 여행지들이 꽤 많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내친 김에 질러버렸다. 발리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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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balisurf.net/ )
여행을 오기도 전에 이미 발리에 정이 들어 버렸는지, 촌스런 발리 공항부터가 다 맘에 든다. 일주일짜리 비자를 사고, 간단하게 입금심사를 받고, 약간의 돈을 환전하고 나니, 이젠 다 우리가 알아서 해야 한다. 우선 꾸따로 가는 택시를 타는 것부터 말이다.
그래도 여기저기 주워들은 건 있어서, 공항 택시 타는 것보다 싸게 먹힌다는 블루버드 택시를 타기로 했다. 사람들 얘기대로 공항 밖으로 좀 걸어 나가서 승객을 내려주고 나가는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블루버드 택시가 잘 안 보인다. 많다던데... 블루버드 택시 아니면 택시비 지맘대로 받는다던데, 허, 걱정이네.
앗, 저기 택시가 하나 온다. 우리를 보고 가다가 멈추는 택시를 보고 막 달렸다. 사실, 막. 달리지는 못했다. 배낭이 무거워서. 여하튼 달리면서 보니 파랗긴 한데 블루버드 택시는 아니다. 아~ 어쩌지... 어, 게다가 뒤에 블루버드 택시가 한 대 오기 시작한다. 아~ 어쩌지, 진짜~
우리를 기다려준 안 블루버드인 택시냐, 뒤늦게 발견한 블루버드 택시냐. 별것도 아닌 상황에 고민하는 소심한 우리. 결국 우리를 기다려준 택시를 탔다. 아저씨가 미터기로 간다고 하니 믿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좀 가다보니 이놈의 미터기가 좀 이상하다. 어째 마구 올라가는 것 같다. 결국 꾸따까지 도착하는 데, 놀라지 마시라, 자그마치 48,000루피아 !!! 공항택시비 아끼려다가, 공항택시보다 훨씬 더 나왔다. 에고~ 소심하고 영어도 안되고 흥정도 잘 못하는 분들은 그냥 공항택시를 타시라 ~ 소심하고, 영어도 못하고, 흥정도 잘 못하는 우리는 앞으로도 거의 달라는 대로 다 주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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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따는 늦은 저녁에 도착하기 때문에 하룻밤 묵으려고 정한 곳이다. 꾸따가 좋다는 사람들도 참 많았지만, 사람많은 곳 질색인 우리에겐 벅적거리고 화려한 꾸따는 왠지 끌리지 않아서 내일 곧바로 떠난다. 내일 로비나로 갈 쁘라마 버스를 먼저 예약하고, 숙소를 찾아 뽀삐스1로 향했다. 그런데 어둑어둑해진 꾸따에서 뽀삐스1 골목을 찾기가 쉽지 않다. 더워서 땀은 쉴새없이 흐르고 등에 진 짐은 점점 무거워 가는데, 뽀삐스1을 찾지 못해 한참을 걸은 우리는 여기저기 적당한 숙소 찾아다닐 여력이 안난다. 좁은 뽀삐스1 골목을 찾자마자 그냥 마사인Masa Inn으로 체크인을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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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만 대충 풀고 맥주를 마시러 나갔다. 나가는 길에 집에 전화도 했다. 잘 도착했다고. 국제전화를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2통화 하는데 우리 돈으로 약 3,500원 정도 밖에 안나왔으니 자주 해도 괜찮겠다.
근처에 있는 작은 식당에 들어가 맥주를 시켰다. 여행 내내 우리와 함께 한 빈땅의 첫 맛은 약간 심심하다. 그런들 어떠랴. 시원한 이국의 맛은 마냥 좋은걸.
내일 10시에 로비나행 버스를 타야 하니, 꾸따는 거의 볼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피곤하지만 자기 전에 꾸따를 좀 걸어야겠다. 큼직큼직한 미국의 패스트푸드점들이 가득하고, 구릿빛으로 그을은 서양인들이 가득한 거리. 서핑하는 사람으로 가득 찬다는 꾸따의 해변. 밤의 꾸따는 낮의 꾸따의 열정이 곳곳에 남아 있다.
처음 발리로 여행을 생각하게 된 건, 요술왕자님과 고구마님의 여행기 때문이었거든요.
막연히 신혼여행으로 가는 휴양지라고만 알고 있던 발리에서
다양한 자유여행의 가능성을 보게 되었죠.
무척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저의 여행기가 발리 여행을 꿈꾸시는 다른 분들께도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행기는 저희 홈페이지에 있는 거 그대로 올려서, 반말입니다. 죄송^^
페이지 긁어다 붙이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링크는 제대로 먹히질 않았습니다. 제대로된 모양으로 보시고 싶으시면 저희 홈으로 직접 오셔서 보셔도 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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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1. 첫째날 : 발리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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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밤을 샜다. 일주일간의 여행을 앞두고 말이다. 짐이야 어찌어찌 싸두었지만, 변변한 가이드북도 하나 없고, 그간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지며 얻은 많은 정보들이 머리 속에서 뒤죽박죽이다. 잘 다녀올 수 있을까.
여행 전에 맡은 일들을 부랴부랴 끝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여행을 앞두니 갑자기 없던 일들도 생겨 버려서 괜시리 마음이 더 바쁘다. 그동안 모아놨던 여행 정보 출력물들이 꽤나 많았는데, 천천히 보고 정리할 시간이 없어 대강 일정 정리한 것 하나만 달랑 들고 가기로 했다. 그 출력물들 두고 온 게 나중에 두고두고 후회가 될 줄 이때는 미처 몰랐다.
9시 비행기를 타러 가는 길. 퍼렇게 밝아오기 시작하는 새벽녘에 큰 배낭 하나씩 메고, 우리는 나섰다. 발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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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만에 온 인천공항. 언제나 묘하게 들뜬 공기로 들썩거리는 곳. 좋~다. 앗, 좋아하기만 할 때가 아니지. 떠나기 전 이 두꺼운 겨울 외투들을 맡겨야 한다. 지하 1층에 있는 세탁소에 맡겨 두면 싸고 좋다길래 내려가 봤더니, 아직 문을 안 열였다. 좀 기다려 봤는데, 시간도 간당간당하고 해서 그냥 돈내고 맡기기로 했다. 적잖은 돈을 내고 외투를 맡기고 나서 출국심사 받으러 가니, 세상에, 방학은 방학인가 보다. 나가는 사람들이 엄청 많다. 심사 받는데 시간이 꽤 걸려 우리는 아침부터 달려야 했다. 밤새고 아침도 못 먹었는데 아침부터 달리다니. 싱가폴 항공의 기내식에 기대를 걸어야겠다.
우리는 9시 비행기로 싱가폴로 간 뒤, 다시 발리행 비행기로 갈아탄다. 직항편이 있긴 한데, 시간이나 날짜 맞추기가 용이하지 않아 이런 경로를 골랐다. 더구나 서비스가 좋다는 싱가폴 항공이다. 내심 기대되는 게 많다. ㅋㅋ
어라, 근데 좌석에 앉자마자 물수건부터 준다. 그것도 뜨거운 걸로. 뜨끈뜨끈하니, 얼굴도 싹 닦고 싶지만, 헤헤, 참기로 한다. 좌석 앞에 붙은 모니터로 게임을 열심히 하다 보니, 잠 자는 것도 까먹고 시간 가는 것도 모르겠다. 게임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겐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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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7시가 넘어 드디어 발리에 도착했다. 아담하고 소박한 발리의 공항은 왠지 귀엽기까지 하다. 후끈한 발리의 공기에 기분까지 후끈 하고 달궈진다. 드디어 여행의 시작이구나.
‘영화에 나옴직한 반짝이는 파아란 바다가 있는 곳, 신혼여행으로 많이 가는 휴양지’라고만 생각했던 발리에서 자유여행의 가능성을 생각한 게 작년 여름이었나. 발리로 배낭여행을 떠났다던 어떤 부부의 여행기를 읽으면서, 왠지 재작년에 갔던 베트남 무이네의 내음이 묻어나 잔뜩 호기심이 생겼었다. 그 후 발리는 몰디브처럼 아름다운 바다를 가진 섬은 아니라는 것도 알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하고 사람 사는 맛이 나는 여행지들이 꽤 많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내친 김에 질러버렸다. 발리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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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balisurf.net/ )
여행을 오기도 전에 이미 발리에 정이 들어 버렸는지, 촌스런 발리 공항부터가 다 맘에 든다. 일주일짜리 비자를 사고, 간단하게 입금심사를 받고, 약간의 돈을 환전하고 나니, 이젠 다 우리가 알아서 해야 한다. 우선 꾸따로 가는 택시를 타는 것부터 말이다.
그래도 여기저기 주워들은 건 있어서, 공항 택시 타는 것보다 싸게 먹힌다는 블루버드 택시를 타기로 했다. 사람들 얘기대로 공항 밖으로 좀 걸어 나가서 승객을 내려주고 나가는 택시를 잡으려고 했는데, 블루버드 택시가 잘 안 보인다. 많다던데... 블루버드 택시 아니면 택시비 지맘대로 받는다던데, 허, 걱정이네.
앗, 저기 택시가 하나 온다. 우리를 보고 가다가 멈추는 택시를 보고 막 달렸다. 사실, 막. 달리지는 못했다. 배낭이 무거워서. 여하튼 달리면서 보니 파랗긴 한데 블루버드 택시는 아니다. 아~ 어쩌지... 어, 게다가 뒤에 블루버드 택시가 한 대 오기 시작한다. 아~ 어쩌지, 진짜~
우리를 기다려준 안 블루버드인 택시냐, 뒤늦게 발견한 블루버드 택시냐. 별것도 아닌 상황에 고민하는 소심한 우리. 결국 우리를 기다려준 택시를 탔다. 아저씨가 미터기로 간다고 하니 믿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좀 가다보니 이놈의 미터기가 좀 이상하다. 어째 마구 올라가는 것 같다. 결국 꾸따까지 도착하는 데, 놀라지 마시라, 자그마치 48,000루피아 !!! 공항택시비 아끼려다가, 공항택시보다 훨씬 더 나왔다. 에고~ 소심하고 영어도 안되고 흥정도 잘 못하는 분들은 그냥 공항택시를 타시라 ~ 소심하고, 영어도 못하고, 흥정도 잘 못하는 우리는 앞으로도 거의 달라는 대로 다 주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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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따는 늦은 저녁에 도착하기 때문에 하룻밤 묵으려고 정한 곳이다. 꾸따가 좋다는 사람들도 참 많았지만, 사람많은 곳 질색인 우리에겐 벅적거리고 화려한 꾸따는 왠지 끌리지 않아서 내일 곧바로 떠난다. 내일 로비나로 갈 쁘라마 버스를 먼저 예약하고, 숙소를 찾아 뽀삐스1로 향했다. 그런데 어둑어둑해진 꾸따에서 뽀삐스1 골목을 찾기가 쉽지 않다. 더워서 땀은 쉴새없이 흐르고 등에 진 짐은 점점 무거워 가는데, 뽀삐스1을 찾지 못해 한참을 걸은 우리는 여기저기 적당한 숙소 찾아다닐 여력이 안난다. 좁은 뽀삐스1 골목을 찾자마자 그냥 마사인Masa Inn으로 체크인을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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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만 대충 풀고 맥주를 마시러 나갔다. 나가는 길에 집에 전화도 했다. 잘 도착했다고. 국제전화를 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2통화 하는데 우리 돈으로 약 3,500원 정도 밖에 안나왔으니 자주 해도 괜찮겠다.
근처에 있는 작은 식당에 들어가 맥주를 시켰다. 여행 내내 우리와 함께 한 빈땅의 첫 맛은 약간 심심하다. 그런들 어떠랴. 시원한 이국의 맛은 마냥 좋은걸.
내일 10시에 로비나행 버스를 타야 하니, 꾸따는 거의 볼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피곤하지만 자기 전에 꾸따를 좀 걸어야겠다. 큼직큼직한 미국의 패스트푸드점들이 가득하고, 구릿빛으로 그을은 서양인들이 가득한 거리. 서핑하는 사람으로 가득 찬다는 꾸따의 해변. 밤의 꾸따는 낮의 꾸따의 열정이 곳곳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