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31 방콕 왓 벤차마보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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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31 방콕 왓 벤차마보핏

Ducky 0 2850
나는 50대 중반으로 중학교 1학년인 막내와 둘이 인도네시아를 다녀왔습니다. 일정은 2005년 1월 5일 출발하여 자카르타 - 족자카르타 - 발리 - 방콕 - 인천으로 1월 25일 귀국했습니다.

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2005. 01. 21(금)
방콕 시내구경 - 대리석 사원(벤차마보핏)


인터넷 정보대로 ‘왓 벤차마보핏 Wat Benchamabophit'을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대리석으로 지어진 아름다운 사원이며, 많은 불상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택시 운전수 ‘왓 벤차마보핏 Wat Benchamabophit'을 모른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성공했나? 이 운전수는 우리를 태우기는 했으나 길을 모른다. 교차로 신호대기때면 동료 운전수들에게 ’왓 보핏‘하고 물어본다. 방콕 지도를 보고 겨우 위치를 짐작하여 손가락으로 왼쪽 오른쪽 하며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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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대리석 사원 '왓 벤차마보핏' 쩨디가 없어서 시원한 느낌이다.




‘왓 벤차마보핏 Wat Benchamabophit'은 깨끗하고 아담한 아름다운 사원이었다. 사원에 가면 항상 무언가 마음을 답답하게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쩨디‘다. 건축구조상 트인 공간이 나타나야 할 장소에 우람하달 까, 육중하달까 한 쩨디가 버티고 있다. 그것도 금빛으로 화려하게 주위의 모든 것을 압도하며. 이 화려한 빛깔은 가까이서 보면 금색 타일이거나, 아니면 거울, 또는 유리조각 같은 거다. 태국적인 종교적 신앙심이 없는 나에게 멀리서 보았을 때 아름답던 ’쩨디‘는 가까이서 보면 좀 허접스러운 것 같아서 항상 실망을 준다. 그런데 ‘벤차마보핏'에는 ’쩨디‘가 없다. 쩨디가 없는 시원한 공간이 대리석의 본전(本殿)건물을 화려하게 살려주며 단아하며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벤차마보핏'은 금색(金色)의 사용도 많이 억제하고 있다. 문과 창문틀 정도에만, 그것도 붉은 빛이 많이 들어간 금색을 사용하므로 건물 자체가 깔끔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벤차마보핏'의 본전(本殿) 안에는 카펫이 깔려 있다. 모셔져 있는 부처님은 건물의 크기에 비하여 크지가 않은데 좋은 느낌이어서 그런지 무척 단정해 보였다. 역시 많은 태국인이 부처님 앞에 소원을 빌고 있다. 본전을 구경하고 나가면 방명록이 있는데 끝에 소감을 적는 난이 있어 특이했다.



건물의 뒤쪽으로 가도 앞쪽과 똑같은 모양으로 되어있다. 앞쪽에 사람들이 붐빌 때 뒤로 가면 조용히 앞쪽에서와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또 뒷마당을 둘러싼 긴 회랑(回廊)에는 많은 불상 전시되어 있다. 마치 얇은 옷감으로 만든 ‘블라우스’를 입고 있는 듯한, 눈을 지그시 내리깔고, 입가에는 미소를 머금고 있는 아름다운 석가모니불. 몸체 주변에 화염문(火焰紋)을 두르고, 오른손을 가슴에 대는 특이한 수인(手印)을 하고 있는 아유타야식 불상. 아유타야식 불상의 좌대(座臺)는 힌두교의 비슈누신이 타고 다니는 가루다가 받치고 있다. 또 두상(頭上)에 둥근 광배(光背)를 달고 있는 일본식 불상 등이 전시된 불상 중에 특히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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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된 '아유타야식' 불상. 부처가 앉은 대를 힌두교의 '가루다'가 받치고 있는 것이 특색 있다.


옆문으로 나가면 부속건물들이 작은 수로(水路)를 사이에 두고 널찍하게 자리 잡고 있다. 수로에는 연(蓮)이 심어져 있는데 일본에서 개량하여 만들었다고 하는, 연잎이 위로 꺾이는 특이한 연(蓮)이다. 멀리 태국에서 ‘일본 연꽃’은 볼 수 있는데 왜 ‘한국식’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없을까? 슬쩍 배가 아프기도 했다. 커다란 식빵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20B이다. 이 빵을 떼어서 던져주면 비둘기들이 날아와 먹는다. 어쩌다 물에 떨어진 것은 물속에서 시꺼먼 그림자가 서서히 다가와 훌쩍 빨아들인다. 무엇인지 종류를 확인할 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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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잎과 비둘기


수로 위로 붉은 다리를 건너가면 잔디밭이 나타나고 그 한편에 작은 유물각이 있다. 멀리서 보면 무슨 대포를 전시한 것 같다. 그러나 가까이 가면 대포가 아니라 일종의 ‘북(鼓)’이다. 대포의 포신같이 긴 나팔의 끝에 북의 가죽이 씌워져 있다. 아마도 북소리를 멀리 까지 전달할 수 있는 신호기인 것 같다. 그 옆에는 크기가 50-60cm가량 되는 작은 종이 달려 있다. 한눈에 ‘한국식’임을 알 수 있다. 엉성하지만 비천상의 모양으로 보아 경주박물관의 ‘에밀레종’의 모형인 것을 알 수 있다. 몸체에는 영어로 ‘대한민국에서 기증했다.’는 글이 쓰여 있다. 드디어 ‘한국식’이란 것을 찾았다. 그러나 차라리 못 찾았을 때가 더 좋았다.




택시를 타고 ‘챠이나 타운’으로 갔다. 중국인 거리의 특이함을 구경하고자 했는데 기대만큼 중국적이지 못했다. 단지 골목에 있는 Video CD나 비디오테이프에 우리나라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어 중국에 부는 ‘한류(韓流)를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인 절을 구경하고, 중국인들이 하는 것을 흉내 내어 점도 쳐보고 했다. 절에 걸려있는 ’백의관음(白衣觀音)의 얼굴이 매우 세속의 여인 같았다. 천의(天衣)도 마치 도교(道敎)의 선녀(仙女)의 모습 같았다. 택시를 타고 카오산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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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거리, 금색과 붉은색이 넘친다



다음은 아유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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