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27 꾸따에서 우붓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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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27 꾸따에서 우붓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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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50대 중반으로 중학교 1학년인 막내와 둘이 인도네시아를 다녀왔습니다. 일정은 2005년 1월 5일 출발하여 자카르타 - 족자카르타 - 발리 - 방콕 - 인천으로 1월 25일 귀국했습니다.

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2005. 01. 18(화)

꾸따를 떠나 우붓으로 가는 길


종민이의 질병으로 여행일정을 수정해 오늘 ‘발리 관광’을 떠났다. 꾸따를 출발해 발리 최고의 경관을 자랑하는 절벽위의 ‘울루와뚜 사원 Pura Uluwatu’과 우리나라 TV극에 배경이 되어서 이름 높은 해상사원이란 ‘티나롯 사원 Pura Tanah Lot’ 그리고 ‘낀따마니 Kintamani,에 있는 ’바뚜르사원 Pura Batur‘ - 발리 지도에는 이렇게 표시되어 있는데 다른 정보에는 그 위치에 ’우룬다누 사원 Pura Ulun Danu‘이 표시되어 있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 그리고 우리는 우붓 Ubud에서 머물기로 했다. 교통은 엊그제 말한 대로 비치보이 ’에디‘의 동생인 ’론니‘가 ’기장‘이란 일제차를 렌트해 가지고 왔다.

며칠 동안 정들었던 ‘오키 하우스 O'Key House’ 사람들과 헤어졌다. 체크아웃을 하니, 다음에 발리에 오게 되면 꼭 다시 오라고 섭섭해 한다. 9시 10분 꾸따를 떠나 ‘울루와뚜 사원 Pura Uluwatu’으로 갔다. 가는 길에 발리 공항도 지나고, 짐바란 비치도 지나고, 산으로 올라가 구불구불 달렸다. 완만하게 경사진 언덕에 초지를 조성해 소를 키우고 있었다. 가끔 가겟집도 있고, ‘방 있음’이란 표시를 보니 민박정도로 방을 빌려주는 집이 있는 것 같다. 또 괜찮은 게스트하우스의 팻말도 있다. 발리에서 쉬고 싶다면 여기도 한적한 것이 좋을 것 같다. 바닷가로 내려가니 정말 아름다운 해변이 잠깐 보였다. 긴 다리위에 차를 세우고 구경을 하니 해변은 크지 않은데 물이 맑고 파도도 없다. ‘빠당빠당 비치’라고 론니가 말하는데 두세 가족인 듯 한가하게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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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루와뜨 가는 길에 만난 정말 아름다운 해변, 빠당빠당비치라고 하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울루와뚜 사원 Pura Uluwatu’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구표시를 따라 가니 웬 사람이 부른다. ‘반바지 차림으로 사원을 들어갈 수 없다. 이것을 입어라.’하며 이미 들은 바 있는 ‘사롱’이란 것을 빌려준다. 1인당 3,000Rp다. 그리곤 사원으로 들어가는데, 이것이 ‘사롱’을 빌려주는 값인지, 사원 입장료인지 알 수 없었다. 또 한 가지 ‘안경, 모자 등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준다. 정보에 의하면 절벽위에 세워진 이 사원은 경치가 훌륭하다. 절벽위에서 바다를 보면 파란 바닷물이 눈이 시리다. 이곳에서 보는 일몰(日沒 )이 환상적이라는 정보를 읽었는데 시간이 된다면 정말 한번 구경해 봄직 한 장소다. 종민이와 론니는 절벽 가까이까지 다가온 상어 떼에 정신이 팔려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밤에는 ‘깨짝댄스’ 공연이 있다고 한다.



원숭이, 그렇게 조심하던 원숭이는 너무 더운 날씨 때문인지 나무 그늘에서 움직이지를 않는다. ‘야 이 안경 뺏어봐라.’ 별짓을 다 해도 귀찮은 눈을 한번 들어 볼 뿐 싫다고 한다. 원숭이도 움직이지 않는 ‘울루와뚜 사원 Pura Uluwatu’은 정말 볼 것 없다. 사원 자체는 신도가 아니면 들어오지 말라는 표시가 걸려있다. 또한 들어간다 해도 흥미를 끌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탑이나 건물 자체가 우리나라의 사찰(寺刹)과 같이 흥미를 끄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절벽 위’라는 장소뿐이다. 그 외에는 없다. 이곳을 구경할 분이라면 꼭 일몰(日沒)때 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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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루와뚜 사원에서는 이렇게 ‘사리’를 입어야 한다.


다음에는 ‘티나롯 사원 Pura Tanah Lot’이다. 그러나 운전하는 ‘론니’는 꼭 누사두아 Nusa Dua를 가야한다고 우긴다. 정말 좋다고 한다. ‘꾸따와는 다르고, 여러 가지 놀 것이 있다. 내 친구가 있다.’라고 차의 방향을 누사두아로 돌린다. 지도를 보니 누사두아는 ‘울루와뚜 사원 Pura Uluwatu’이 있는 산봉우리의 반대쪽이다. 반달모양 휘어진 작은 해변이다, 돛대같이 쭉 벋은 브노아 Benoa해변 사이에 고급 호텔들이 있다.



누사두아의 한 레저클럽 앞에 차를 세우고 2층으로 올라갔다. 해변이 보이고 잔잔하게 찰싹이는 파도는 꾸따 해변과는 사뭇 다르다. 마치 우리나라의 어느 바닷가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러나 해변에는 크고 작은 보트들이 수없이 엉켜있다. 그 사이를 ‘제트스키’들이 들락날락 한다. 한 여자가 와서 레저계획을 말한다. 사실 여기는 오고 싶지 않은데 ‘론니’때문에 억지로 온 거다. 오늘 일정도 빠듯한데 여기서 시간을 빼앗기기 싫었다. 하지만 종민이는 무언가 하고 싶어 하니 ‘제트스키’와 ‘낙하산’을 한번 씩 주문했다. 기타 보트를 타고 앞에 있는 섬을 일주하는 것 등은 다 거절하고 점심을 먹었다. ‘나시고랭’ 12,000Rp - 음식에 비해 비싸다. -



누사두아 해변에서는 수영을 즐기거나 할 수 없다. 모터보트, 제트스키 등이 너무 위험하다. 여자가 ‘섬일주 보트’를 자꾸 권했는데 잠시 관찰을 해 보니 해변에 관광객이 참 없다. ‘해변이 텅 비었다.’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런데 ‘보트’나 ‘제트스키’는 레저클럽 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것이고, 낙하산은 따로 낙하산만 전문으로 하는 팀이 있는 것 같다. 각 레저클럽에서는 ‘낙하산 손님’을 이리로 넘긴다. 그러면 이 낙하산 팀이 사람들을 모아 낙하산 하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따라서 해변레저를 조금이라도 싸게 즐기려면 여러 집을 다니며 흥정하는 것도 한 방법인 것 같다.



1시 40분 조금 넘어 누사두아를 출발하였다. 돌아갈 때에는 시간이 조금 덜 걸려 20여분 걸려 꾸따를 지나치고 2시 45분 ‘티나롯 사원 Pura Tanah Lot’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지 주차장이 무척 크다. 뿐만 아니라 주변에 상가들이 꽤 크다. 상품도 기념품 정도가 아니라 의류등 다양하다. 또 상가를 꼭 지나가게 하려고 입구도 빙빙 돌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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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롯 해상사원 , 바닷가 바위섬에 작은 사원이 있다. TV 드라마 배경이 되었다고 우리나라사람 많은 곳



시원한 바다가 앞에 있어 일단 기분은 상쾌했다. 잔디등을 심어 조경도 잘 해 놓았다. 바닷가로 내려가니 모래는 없고 바위로 되었는데 한 100m앞에 작은 바위섬이 한개 있다. 그 바위섬에 오밀조밀 사원을 지어 놓았는데 과연 ‘그림 같다.’라고 표현할 만 했다. 때마침 물이 들어와 섬까지 가지 못하고, 마주 보이는 곳에서 바라보기만 했는데, 사실 가 보는 것 보다. 멀리서 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하면 ‘뭐 이정도 가지고 그렇게 극성이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치로 친다면 우리나라 ‘간월암(間月庵)’이 더 좋을 듯 했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티나롯 사원 Pura Tanah Lot’을 구경하고 3시 10분 출발했다.



‘낀따마니 Kintamani,’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넓은 길을 만나도 왕복 2차선 정도 밖에 되지 않는데다가, 벌써 퇴근시간이 되었는지 오토바이들이 도로에 가득하다. 전문 드라이버가 아닌 ‘론니’는 속력을 내지 못하고 쩔쩔매는 것 같았다. - 혹시 인도네시아에서 차를 대절해서 관광을 하실 분은 나의 경험을 잘 참고하시라.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전문드라이버인 ‘택시’가 가장 편하고 안전한 것 같다. - 지도에서 보는 거리상으로는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지 않은데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차는 깊은 계곡으로 내려가는가 하더니, 높은 산길을 ‘갤갤갤’거리며 올라간다. 교통량도 거의 없어 만나는 차도 없다. 어쩌다 스치는 것은 거의 트럭종류다. 그런 가운데 차는 높은 산에 올라와 있어 밖의 온도가 아까와는 딴판이다. 2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론니에게 ’바뚜르사원 Pura Batur‘까지 얼마나 더 걸리겠냐?니까 ’아직 한 시간 정도 더 가야할 것 같다.‘고 한다. 산이라서 그런지 안개가 드리우기 시작하더니 시야가 무척 나빠진다. 과수들도 오렌지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길가에는 옥수수를 쌓아 놓고 있다. 5시 30분 ’꿀릉‘이라고 부르는 마을에 잠시 차를 세우고 담배도 피우며 드링크도 사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지금 ’바뚜르사원 Pura Batur‘에 가면 들어갈 수 있을까? 거기는 몇 시까지 개방하나?’하고 론니에게 물으니 깜박한 듯이 ‘시간이 너무 늦어 사원에는 들어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한다. ‘그래 그러면 시간이 너무 지체되었으니 ’바뚜르사원 Pura Batur‘은 포기하고 여기서 우붓Ubut으로 가자. 너무 늦으면 너 꾸따로 돌아가는데 힘들 꺼다.’했다. 사실 우리가 있는 위치를 알아야 우붓으로 가는 것이 좋은지 알 수 있지만, 위치를 모르는 상황에서 이 결정이 잘 한 것이지는 모르겠다. 론니는 ’바뚜르‘를 포기하고 ’우붓‘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래도 차는 여전히 산속을 달리며, 가까이 산봉우리들이 안개 속에 나왔다 들어갔다 하며 봐달라고 유혹을 한다. 6시쯤 되자 빗방울이 비치기 시작하는 가운데 차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산속 같지 않은 마을을 통과했다. 제법 근사한 호텔과, 식당, 게스트하우스들이 보였다. 그러나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고, 덩달아 우리도 여기가 어딘지 확인하고자 하는 열정도 남아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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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행사인지 산골동네 사람들 비오는 날씨에도 옷을 차려입고 제물을 들고 모두 모였다.



이제부터 길은 내리막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면서 비도 점점 거칠어지고, 도로 곳곳에 빗물이 넘친 흔적이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비가 꽤 많이 왔었음을 알 수 있었다. 사방이 어두워지자 ‘론니’는 속력을 내기 시작한다. 마음이 급해지는지 오히려 내가 ‘천천히 가자.’고 달랬다. 그렇게 한참을 내려가니 전등불이 환한 도시가 나타났다. 커다란 건물과, 상가, 그리고 호텔 등이 눈에 띄었다. ‘드디어 우붓에 도착했구나.’하였는데 우붓이 아니고 ‘방리’라고 한다. 그리고 약 40분가량 더 가서 7시 40분 경 우붓에 도착하였다.



‘론니’는 일방통행인 우붓의 길을 물어물어 우리를 ‘코리발리인2 Kori Bail Inn’ 데려다 주었다. 1박 70,000Rp. 인터넷 정보에서 추천한 집이라서 여기를 선택했다. 지도는 정확해서 현지인들에게 설명하니 곧 알았다. 단지 지도에 ‘축구장’으로 표시된 곳은 맞은편에 있는 학교 운동장으로 동네 청년들이 축구를 자주 한단다. 결정적인 것은 ‘클리닉’인데 꾸따에 있을 때 ‘클리닉’이라고 하면 ‘병원 - 레기안 클리닉 - 을 말하는 거였는데, 우붓에서 ’클리닉‘은 세탁소의 표시였다. 큰길에서 ‘코리발리인2 Kori Bail Inn’ 을 가는 골목 입구에 걸린 간판은 맛사지집인 '밀라노 사롱 Milano Salon'과 ‘베벡뱅길 2’의 간판이 제일 눈에 띄었다. - 우붓에서 2박 3일 동안 이 이름난 ‘베벡뱅길’에 손님이 있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 -



저녁을 먹고 ‘론니’와 헤어졌다. ‘방콕으로 가는 날 꼭 꾸따에 들러.’하며 종민이와 짧은 만남이지만 아쉽게 헤어졌다. 오늘 먼 길을 헤맸지만 우리가 지리를 몰라서 그렇지 ‘론니’는 나름대로 좋은 경치를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다. 단지 안개 끼고 비가 오는 관계로 그 경치를 볼 수 없었을 뿐이지. 우리가 보아서는 융통성이 조금 없어서 그렇지 좋은 친구였다.




‘코리발리인 Kori Bail Inn’은 객실은 그렇게 많지 않은 듯했다. 그러나 모든 객실이 다 널찍했고, 욕조가 있는 목욕탕이 있다. 내부나 외부의 장식이 멋있었다. 항상 차(茶)를 마실 수 있도록 객실 앞에 가져다주었고, 아침도 객실로 가져다주었다.



-- 다음은 우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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