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19 힌두교 성지 수꾸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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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19 힌두교 성지 수꾸사원

Ducky 0 2683


나는 50대 중반으로 중학교 1학년인 막내와 둘이 인도네시아를 다녀왔습니다. 일정은 2005년 1월 5일 출발하여 자카르타 - 족자카르타 - 발리 - 방콕 - 인천으로 1월 25일 귀국했습니다.

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2005. 01. 11(화)
솔로 수꾸사원(Candi Sukuh)


상이란 화석박물관을 떠난 택시는 다음 목적지로 달렸다. 다음 목적지는 ‘수꾸 사원(Candi Sukuh)’. 이 사원을 방문하는 것은 족자카르타에 와서 결정한 것이라서 정보가 없었다. 단지 ‘경치가 좋다’는 것 밖에는, 그래서 창밖을 내다보며 ‘얼마나 경치가 좋은가!’하고 기대를 하였다.


자동차는 점점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산으로 올라가면 멀리까지 내다보이니 경치가 좋기는 좋다. 얼마나 경사가 가파른지 자동차도 숨을 헐떡거린다. 그러더니 그만 ‘더 이상 못 올라간데이!’ 하고 퍼져 버린다. 겉은 반짝반짝 멋있었는데, 속은 형편없었던 모양이다. 할 수 없이 내려서 좋다는 경치 구경하며, 사진 찍으며 한 200미터 올라가니 조그만 마을에 주차장이 있다. 조금 있으려니 다 낡은 로컬 버스가 식식거리며 올라온다.


그래도 마을이 형성되어있고, 사람들이 있고, 구경거리가 있으니 식당이 있겠지. 허기를 채우려고 밥 먹을 곳을 찾았는데 ‘나시고랭’하는 집 하나 없었다. 할 수없이 구멍가게에 가서 ‘라면을 볶아’ 먹고 ‘수꾸 사원(Candi Sukuh)’ 구경을 시작한 것이 12시 40분.



‘수꾸 사원(Candi Sukuh)’은 힌두교 사원인데 높은 라우산(Gunung Lawu 3264m의 화산)의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경사가 급한 산에 겨우 손바닥만한 평지를 구해 자리를 잡은 셈이다. 사원은 20여 호 있는 마을의 한쪽에 치우쳐 있어, 사원에서 보면 산 아래의 경치가 일망무제로 보인다. 그 옛날에는 힌두교의 수행자들이 고행에 고행을 거듭하면서 이 사원에 참배를 왔을 것이다. 마을은 그때 사원의 부속건물들과 수행자들의 숙소가 있던 장소였을 것이다.



사원은 산지라는 특성 때문에 삼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는 높은 축대 가운데 신비의 계단으로 되어있다. 마치 신전(神殿)의 입구같이 돌로 쌓은 가운데 좁은 계단이 있다. 넓이는 한 사람은 자유롭게 오르내릴 정도이나, 두 사람이 비켜가기에는 살을 맞대야 비킬 수 있는 넓이다. 계단을 올라가면 문이 있다. 역시 문 위에는 두 눈을 부릅뜬 귀면(鬼面)이 지키고 있다.


문 안쪽 바닥에는 신비스런 조각이 양각되어 있다. 그것은 남녀의 성기가 지금 막 하려고 하는 찰라의 모습이다. 상징적이지도 않고 사실 그대로 조각되어 있다. 옛날 이 사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을 테니, 모두가 이 조각을 밟고 지나갔을 것이지만, 지금은 창살을 해 달아서 이 문을 통해서 올라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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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꾸사원 들어가는 문, 산지사원이라서 경사진 대지를 절묘하게 이용하여 신전을 올라가듯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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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안쪽 바닥에 조각된 남녀 성기의 교접순간의 모습, 매우 사실적인 묘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의 외벽에는 장식적인 것도 고려하여 몇 가지 동물들이 조각되어 있다. 뱀을 움겨 쥐고 있는 가루다, 원숭이와 악어, 나무에 앉은 새, 새를 잡아먹고 있는 인간 닮은 신상(神像) - 그런데 이 신상의 물건이 쓸만하다. - 그 발치에 캥거루 같은 짐승, 하늘에서 이것을 노려보는 독수리, 쭈그리고 앉아 뱀 같은 것을 먹고 있는 신상(神像) - 이 신상도 특히 물건이 강조되어 있다. - 등이 숨은 듯 강조된 듯 이 문을 장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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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꾸사원 첫 번째문 외벽의 조각, 다른 사원과는 분위기가 사뭇 틀린다.



문을 통과하면 넓지 않은 평평한 정원이 나온다. 옛날에는 몇 개의 건물이 있었음직한 장소나, 오랜 세월이 돌덩이만 두고 모든 것을 녹여버렸나 보다, 지금은 잘 조성된 정원으로 몇몇 동네 사람인 듯 한 무리가 자리를 펴고 쉬고 있다. 한쪽으로 힌두사원의 한 벽을 장식했음직한 부조가 조각된 넓적한 돌이 전시되어 있다. 한 개에는 지체 높은 양반으로 생각되는 사람이 말을 타고 가는데, 정연히 늘어선 군사들의 창날이 예사롭지가 않다. 다른 조각은 두 마리의 소가 나란히 있는데, 밭을 갈고 있는 모습인지 정확하지 않다. 다음 조각은 코끼리를 타고 가는 그림인데, 웃통은 벗었어도 옆에 걸어가는 사람이 창(槍)을 들고 있는 것 같다. 이 조각파편으로 보아 이 장소에도 예배의 대상이 된 한 건물이 있었음직 하였다.


다시 축대를 쌓고 가운데 돌로 문을 만들어 위쪽으로 올라가게 해 놓았는데, 아래의 문과 형식은 비슷하지만 크기나 모양은 많이 축소되어 그냥 계단의 역할 이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그래도 계단의 넓이는 앞의 것과 같다. 혹시 바닥에 어떠한 조각이 되어있지 않을까 보았지만, 그럴 정도가 못 되었다.

이 문은 아래쪽에 두개의 신상(神像)이 서있어 문을 지키고 있다. 마치 옛 무덤의 동자상(童子像) 같은 것이 각각 무기를 들고 있는데, 이 상에서도 가장 강조되는 것은 역시 그 물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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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통에 새의 날개를 가지고 있는 신상. 머리는 파손되어 어떻게 되어 있었는지 알 수 없다.


-- 힌두교 수꾸사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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