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15 보로부두르의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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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y의 인도네시아 여행기 15 보로부두르의 일출

Ducky 0 2449
나는 50대 중반으로 중학교 1학년인 막내와 둘이 인도네시아를 다녀왔습니다. 일정은 2005년 1월 5일 출발하여 자카르타 - 족자카르타 - 발리 - 방콕 - 인천으로 1월 25일 귀국했습니다.

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보로부두르에서의 해돋이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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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부두르 사원 주차장의 새벽여명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제 시간에 일어나 샤워하고, 챙겨 놓은 가방을 가지고 ‘로투스’를 나섰다. 5분 정도 걸어서 주차장 입구에 갔으나,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기는 하였지만 사람들이 없었다. 관광객이 아니라 상인들이나, 뻬짝꾼, 마차꾼 아무도 없었다. ‘보로두부르 일출(日出 sunrise ) 투어’는 한명도 없는 것인가! 동쪽하늘은 여명(黎明)의 붉은 빛이 서서히 비춰오는데, 빈 주차장에는 달랑 우리 둘 밖에 없었다.

겨우 매표소까지 갔는데 OPEN 06.00 ~ 이라는 팻말만 달랑거릴 뿐 굳게 잠겨있었다. 그렇다면 해가 뜨고 난 다음 아닌가! 난감해서 서성대고 있는데 상점 문을 열려던 한 사람이 말을 걸어온다.

‘보로부두르의 일출이 멋있다고 해서 왔는데 문을 안 열었다.’

‘요즘은 여기서 일출을 볼 수 없다. 일출 보는 곳은 다른 곳이다.’

‘그 곳을 알려 달라.’

‘내가 오토바이로 데려다 줄 테니 30,000Rp 달라.’

‘싫다 안보고 말지 10,000Rp면 가겠다.’

이렇게 흥정이 되어서 그 사람의 오토바이에 두 명이 붙어 타고 일출을 보러 달려갔다.


처음 생각에는 이 사람이 데리고 가는 곳이 사원의 한쪽 구석이거나 아니면 사원으로 올라가는 비밀의 문 - 우리말로 개구멍 - 인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속력을 내서 달려갔다. 배기량 100cc 나 될까한 오토바이에 세 사람이 엉겨 붙어서 언덕길을 올라가니 오토바이는 죽겠다고 소리 지른다.

한 10분 달렸을까 한곳에 서더니 여기에서 ‘일출’을 보란다. 이런 황당할 데가 여기는 그냥 ‘길바닥’아닌가? 그러나 정말 일출을 감상하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 이 사람이 스스로 이런 장소를 찾았다면 정말 미적(美的)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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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부화산과 안개속에 잠들어있는 보로부두르 사원


그곳은 ‘보로부두르’ 뒤쪽으로 산을 향해 올라가는 도로의 어느 부분인데 이곳에서는 멀리 산마루위로 솟아오르는 태양과, 자욱한 안개 속에 아직 햇볕을 받지 못해 잠들어 있는 ‘보로부두르’ 유적, 그리고 이들을 굽어보고 있는 ‘머리피 화산’과 그 옆에 또 한 개의 ‘머라부’화산, 정말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지점이었다. ‘머리피 화산’ 꼭대기에서부터 아침 햇살이 퍼져 내려오고 있는 모습은 ‘평화’ 그 자체였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이런 아름다운 광경을 아침이슬에 발을 적셔가며 논두렁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곳에 아담한 게스트하우스 한 채 짓고 동쪽을 향해 발코니를 만들고 커피와 함께 아침 햇살을 볼 수 있게 한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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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부두르의 웅장한 모습.



다시 매표소로 돌아와 상점에서 컵라면을 한개 먹고 ‘보로두부르’로 들어갔다. 6시 20분. 입장료는 10달러, 또는 90,000Rp, 학생증을 제시하면 복사해 놓고 40% 할인해 준다. 입구에서는 바로 사원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나 조금 걸어 한 구비 돌아가면 직선으로 뻗은 길 언덕 위에 ‘보로부두르’의 웅장한 모습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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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부두르 사원은 갑석이나 회랑이 없이 바로 맨땅에서 1층이 시작된다. 이 사진으로 보면 1층은 좁고 형식적으로 되어있으며, 2층은 투박하고 넓어 보로부두르 전체로 보면 균형에 방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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