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 일상탈출 나는 발리로 간다 4.
발리는 넓고 갈데는 많다.
어제 발리 남쪽인 짐바란,
브노아, 누사두아 지역을 보았으니 오늘은 다른 마을로 떠나볼까.
그냥 바다만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발리까지 온 이상 또 욕심이 난다.
해변마다 마을마다 색다른
느낌을 풍기는 곳 발리.
오늘은 인도네시아 전지역의 예술가들이 모인다는 우붓을
여행하기로 한다(오늘도 전일 자유일정).
우붓은 호텔에서 한시간 거리.
가서도 돌아다니려면 또 교통편을 이용해야 한다.
날은 뜨거운데..편하게 택시를
대절하는 것이 좋겠다.
택시들의 손님모시기 경쟁. 갑과 을의 관계라고나 할까.
얍삽하지만 알아둔 택시 명함들을 들고 전화로 흥정에 나선다.
A가 아님 B!
A에게
가는 것만 100,00이라는 걸 50,000으로 무리하게 깎다가 협상결렬 될 줄 알았는데
안되네?
^^;
하지만 B도 있는것을. B랑 반나절에 150,000R로 협상타결. 오전 8시 반부터
6시간정도
대절하는 조건.
아침부터 주룩주룩 내린던 비는 어느새 그치고 맑고 파란
하늘이 고개를 내밀었다.
물론 발리의 뜨거운 태양도 함께.
우붓쪽으로 올라가며
어디나 펼쳐져 있는 자연그대로의 정원에 빠져든다.
바닷가에서 내륙으로 들어갈수록
초록은 더욱 울창해지고 야자수의 키는 커진다.
색색가지 너무너무 예쁜 꽃들이
지천으로 만발하고 양쪽으로 논과 밭이 펼쳐진다.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허수아비들이 삼삼오오 태양 아래 서 있다.
당췌 황토색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다.
온통 초록세상.
아기잎처럼 연한 초록색부터 쑥색, 옥색, 청록색까지
발리의
땅이 이렇게 비옥할줄이야..
우붓에 가까워지면서 갤러리들이 눈에 띈다.
짙은 초록마을 속에 온통 갤러리와 뷰틱으로 둘어쌓여
예술의 향기가 펄펄풍기는
우붓~ 헉. 너무 좋다. 흑흑 T.T 너무 좋아. 그냥 좋아. 그냥 무조건 좋은 마을.
바로 우붓은 내 맘에 진짜로 쏙 드는 그런 마을이었다.
발리까지 와서 우붓에
못 와 보았으면 어찌했을꼬.
조그만 사원에 아이들이 모여있다.
잠시후 춤연습이
시작된다.
아이 귀여워.
우붓에서는 거의 매일 전통 춤공연이 열린다고 한다.
얇은
허리를 잘끈 묶고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추는 어린아이들의 귀여운 몸짓.
재래시장으로
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냄새 풍기는 시장.
이것저것 신기한 장난감 구경도
하고 과일이랑 기념품도 사고 흥정도 하고
시장아줌마들이랑 얘기도 한다.
드뎌 영어가
전혀 안 통한다.
그런데 숫자가 중국어랑 너무 비슷해 놀랐다.
금방 배워 숫자는
현지 말로사용했다.
어설퍼도 현지어를 쓰면 재미있고 흥정에도 유리하다.
집에가서
꽃물목욕 하려고 꽃도 한봉지 산다(2000).
예쁘게도 돌이 깔린 우붓길을
따라 걸으며 개인 갤러리에도 들어가고 공예품 만들어 파는 곳도 들어간다.
가는
곳마다 화실이고 미술관이고 전시장이다.
그런데 보여주기 위한 공간의 느낌이
아닌 그냥 거기 있고 싶어서 그렇게 있는 느낌.
거리에 갤러리와 음식점과 여행자시설,
게스트하우스, 야자수들이 자연스럽게 섞여 마을을 이루고 있었다.
작은 음식점이나
커피숖에도 공예품과 그림들이 걸려 있다.
온갖 이름모를 예쁜 꽃들로 가득찬 앞마당은
공들여
가꾸어놓은 유명 호텔의 정원보다
백배 더 풍성하고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우붓은 아무렇게나 섞어놓은 이름모를 야생화 꽃다발처럼
있는 그대로 마음속까지 아름다운 향기와 느낌을 전해주는 그런 곳이다.
몸을
담글만큼 푹신한 소파가 있는 갤러리 까페에 앉아 길가를 바라보며 시원한 망고쥬스를
마신다.
분위기~ 살리고~살리고~ 실컷 놀다 택시아저씨한테 오니 거기 그 자리에 꼼짝
없이
기다리고 있다.
에고~ 착하기도 하시지 ^^; 아저씨랑 과일을 나눠먹고 느까 예술박물관으로
향한다.
예의상 유명한거 하나는 봐줘야지 ㅎㅎ 입장료 20,000(1인) 미술박물관이다.
그림은 발리 옛풍경이 많아 재미있고 내부도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특히 박물관에서
바라보는 발리 풍경은 정말 예술이다.
우붓에 오니 어찌나 일본사람들이 많은지 한국사람은
한사람도 없고 모두 일본사람들이다.
일본애들이 나더러 일본사람같단다!
하긴 우리 공항에서도 면세품찾으면서 한국직원한테 일본말을 듣고 왔으니.. 기내에서도 "뭐드실래요"
하다가
나한테 오면 갑자기 영어로 바꿔 말한다T.T. 나 한국사람 맞다고요~!
박물관을
보고 아융강쪽으로 올라갈까 했지만 너무 멀어 근처에 래프팅하는 계곡을 둘러본다.
바다, 강, 호수, 산, 들이 함께 있는 곳. 그 이름은 발리. 물론 대한민국~도.
발리는
바다만 있는 곳은 아니다.
아름다운 자연이랑 순박한 발리인과 함께 바다도 있는
곳이다.
계곡은크진 않지만 정글숲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모습을 위에서 까마득히
내려다 보니 시원하다.
호텔에서 현지인들 뷔페파티하는 모습도 보고~ 여행은
역시 사는 모습 볼 때가 즐겁다.
집에 가는 길은 좁은 마을 길로 택했다. 계단식 논도
보고 작은 마을들도 보고.
히~ 집에 도착! 바다가 있는 우리집~앞마당에서 시원한
파도를 보며 점심을 먹었다(95,000R/2인허걱).
그리곤 꿀맛같은 낮잠을 즐겼다.
역시 자유여행이 좋아좋아~
기상!! 서핑하러 출발! 집앞 스미냑 비치로 나가니
오~ 완전히 현지인들 일색!
외국인이 많은 꾸따보다 훨 잼있다.
1인 5000의 저렴한
가격으로 보드를 빌렸다(100,000달랬었다-.-;).
파도로 go go go! 휘몰아쳐 몰려오는
파도를 기다렸다가 냉큼 보드위로 올라가 납작하게 배를깔
고 자세를 취한다음
다가오는 파도를 응시한다.
온다온다온다!! 쓔~~~~~~~~~~~~~~웅!
어어어어~ 날라간다~
진짜 빠르다.
서핑보드를 타고 파도를 타는 느낌~ 진짜 빠르다!!!!!!!!!!
보드를
타고 육지로 돌~진한다~!
그러다 모래뻘까지 돌진하기도 한다.
헉. 또 숨이 막힌다.
넘
잼있어서.
이렇게 잼있는줄 알았으면 첫날부터 서핑만 했을 것이다.
서핑이라기 보다는
서핑보드를
빌려서 배에 깔고 나 놀고 싶은대로 노는 것이지만 ^^; 겁나 잼있다.
보드가 날라다닌다!
발리의 일몰이 찾아온다.
붉은 바다에서 나올줄을 모른다.
결국 사방이 어두워지고
홀로
바다에 남을 때까지 탔다.
보드에 몸이 긁혀 다 까지는 것도 모른 채.
방에와
샤워를 하고 또 잔다.
으앙 벌써 마지막 밤이다.
11시 쯤 일어나 늦은 저녁도 먹고
발리에서의 나이트 문화도 체험할겸 스미냑으로 향한다.
술을 좋아하지도 밤문화(?)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지만
여행가서 젊은 사람이 북적거리며 모이는 장소를 구경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12시 이전엔 완전히 썰렁하고 새벽 2시 이후에나 활기를
띤다는
발리의 클럽들!에 대한정보를 고려해 일부러 늦게 갔음에도..싼타페엔
별로 사람이 없다.
11시 반쯤 라이브 공연을 시작한다.
사람들도 속속 모여든다.
한껏 멋을 낸 발리의 처녀 총각들 ㅋㅋ.
공연은 나름대로 신난다. 발리친구들이
어떻게 노나~ 담배는 다 피는군.
히~ 공연보고 한잔(쥬스^^;) 기울이고스미냑의
밤거리를 구경한다.
들썩들썩~LIQUID에도 사람이 많다.
북적북적. 낮엔 서핑하고
밤엔
술마시고 다들 팔자좋군...
꼭 로또에 당첨되야만 이렇게 살 수 있는건 아닌 모양이다
*^^*~.
역시나
삶은 모습은 다양하다.
어떤 모습으로 살 것인가 역시 우리 맘이다.
맘대로 안된다는
것이 문제지만..
욕심을 조금 버리면 가능하지 않을까..
200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