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의 술, 600년 역사의 수정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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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두의 술, 600년 역사의 수정방

다시소사 2 1661

 청두에 있는 수정방 박물관 다녀왔습니다. 주위 중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대부분 모르더군요. 현지인도 모르는 수정방 박물관, 시작합니다. 이전 핑러구쩐 글에서 잠깐 샛길로 빠져 언급했던 술 이야기를 일부 재탕해야 겠네요. ^^

 수정방은 6백년 역사의 원나라 주조법을 그대로 계승하여, 지금도 전통기법 그대로 빚어내는 술입니다. 홍군의 술 마오타이 (귀주 모태 진에서 생산되는 바이주), 장쩌민 주석이 사랑한 우량예 (슈난주하이-촉한의 남쪽에 위치한 대나무숲 바다-로 유명한 쓰촨성 이빈시에서 생산되는 바이주) 등과 함께 중국 3대 명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도착하자마자 국내 유명 투어회사인 00투어에서 버스 하나가 오네요. 50-60대 아저씨 아주머니들께서 내려셔서 같이 들어갑니다. 가까이서 들어보니 가이드는 조선족 분이신 것 같네요. 근데 이 분들은 여기서 술 파는데 구경만 하시고 화장실 들렀다가 그냥 가시네요. 가격이 얼마나 하는지만 보시고. ^^ 안에 진짜배기 구경 들어가려면 인당 50위엔의 입장료가 있습니다. 이번 투어비에 이 입장료가 포함이 안되어 있었는지, 그냥 잠깐 들리셨는지, 어쨌든 알맹이는 안보고 겉만 핥고 그냥 가시네요. 술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은데... 패키지 투어가 이 모양이면 정말 문제 있습니다.


 청두는 중국 제일의 바이주(백주) 생산지로 (수정방 생산지죠), 1년 365일중 300일이 날이 흐리고 습도가 높아 효모가 번식하기 좋고 물이 깨끗해 좋은 술을 만들어내기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죠.


 수정방은 원나라 이후 명맥이 끊겼다가 1998년 원나라 시절 (14세기) 의 대규모 양조장 유적이 발굴되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된 술이지요. 당시 유적에서 효모가 살아 있는 채로 발견이 되었고 이를 배양해 과거 양조법을 복원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 현재 수정방 박물관이 들어서 있지요. 이곳에서 1400년 무렵부터 술을 만들기 시작했다네요. 현재도 그대로 만들고 있고요.


 수정방 박물관(10% 생산)과 청두인근 두곳 양조장(90% 생산. 청두 서쪽 외곽)에서 1600여명의 장인이 옛날 방식 그대로 (땅에 묻고 90일간 숙성) 수작업으로 술을 빚고 있습니다. 그러니 얼마나 좋은 술이겠어요. 캬~~


 이외에도, 일반인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두 가지 더 소개하면요.


 두강 이라는 상품명이 있는데, 두강 杜康 이라는 사람은, 고대에 술을 처음 만들었다고 하는 전설상의 인물로 원래 나라의 곡물창고 관리자였습니다. 어느 해 풍년이 들어 쌀이 넘쳐나서 창고 밖으로 밀려난 쌀이 썩어들어가서 황제로부터 꾸중을 듣게 되지요.


 다른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목이 날아갈 판입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시원한 나무둥지 구멍에다가 보관하게 된 것이지요. 시간이 흐르고 어느날 이곳을 방문한 두강은 나무 주위에 동물들이 널부르져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동물들도 술맛을 보게 된 것이지요. 곧이어 취기가 가시고 동물들이 하나 둘 다시 일어나서 움직이는 것을 보고, 아, 이게 독은 아니구나 생각하고 맛을 보게 됩니다. 난생 처음 맛보게 된 술맛. 어땠을까요? 황제에게 보고를 하니 황제도 그것을 가져와보라고 합니다. 난생 처음 술맛을 보게 된 황제. 과연 구강의 목을 날렸을까요, 잘했다고 벼슬을 높여 주었을까요. ㅎㅎ


 다른 하나는 상품명 뉘얼홍 입니다. 女儿红 여자아이 붉을 홍 인데요. 딸이 태어나면 그날 아버지가 땅속에 술을 한동 묻어둡니다. 그리고 십수년이 흐른후 딸아이 결혼식날 꺼내어서 마을 사람들과 잔치상에서 나눠마시죠. 부정의 상징이라고 부르면 될 듯 합니다.


 이런 사연을 알고 마시면 더 풍미가 느껴지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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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방 박물관 : 청두 东门大桥 지하철역 인근. 입장료 50위엔 (학생할인 50%). 09:00-17:00. 입장료에는 현지인 해설비용과 시음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 중국어로 해설해 줍니다.) 한바퀴 도는데 총 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 수정방 시음은 무슨 카페같이 꾸며놓은 좋은 곳에서 1인당 2잔 맛보게 됩니다. 서로 다른 맛으로요.

* 지금 묻어놓은 술은 10월경 오픈한다고 합니다. 그 광경 보는 것도 굉장히 신기할 것으로 생각되는군요.

* 사진 상에서, 움푹 파 놓은 곳이 유적이 발견된 곳이고요. 그 바로 옆에 흙으로 사각형 모양 만들어 놓은 곳이 술 묻어둔 곳입니다. 지금도 전통방식, 전통도구를 이용하여 술을 빚고 있는 동영상을 보여줍니다. 별도로 찍은게 아니라 여기서 직접 술 담글때 찍은 거라고 하네요.


 수정방 가격은 대략 싼 것은 500위엔에서 비싼 것은 3,000위엔 넘어가네요. 예전에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해외근무할때 처음 맛보았는데 굉장히 향이 진하고 오래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시음에선 딱 2잔에 10분정도 황홀경을 느끼다가 더운 날씨에 확~ 깼습니다.


 아래 사진중, 박물관 내의 최고가를 가진 수정방이 있는데, 처음 만들때는 4만 위엔 정도 했는데, 만드신 분이 돌아가시고 현재 가치는 50만 위엔 (한화 약 9천만원) 정도 한다고 하네요. 포장에 황금조각이 있습니다. 역시 유작은 그냥 박물관에 보관해야 합니다. ^^  한번 찾아보세요.

 

(사진 사이즈가 커서 안올라가네요. 사진은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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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왕구마 2017.06.29 12:06  
수정방 좋은 술입니다.입에 착착 달라 붙읍니다.
james730us 2018.06.21 08:58  
좋군요.
잘보고 갑니다.
좋은 여행 되세요....
건강 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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