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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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향고을 4 1305

거리에서~                     

어두워 지는 거리에 서있다.
고성 건물 네온 간판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고 쩐위엔 버스 터미널 광장에서 
구두를 닦던 아줌마들도 하나둘 구두통을 메고 집으로 돌아가고
아줌마들이 구두를 닦던 자리에 포장마차 천막이 세워 지고
길거리에도 포장마차 천막이 들어선다.


어둠이 땅거미 처럼 엉금엉금 기어 올라온다.
어둠이 좋다.
어둠이 내몸을 부드럽게 감싸는듯 푸근하다.
오늘 내가 머물고 있는 노향빈관 아줌마는 아직도 손님 한사람 
잡지 못하고 터미널 광장을 맴돌고 있다.
나를 보고 반가운 얼굴 표정에 미소를 머금고 내곁으로 다가와 
저녁은 먹었냐고 묻는다.

 

오늘 아줌마가 입고 있는 빨간 겨울 외투가 화사하니 돋보인다.
아줌마는 버스터미널위 대형 풍경구 사진을 가르키며 가봤냐고 묻는다.
잠시후 아줌마가 터미널 광장을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손님을 찿고 있다.
포장마차 꼬치 구이 천막엔 아직 술손님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나도 예전 같으면 벌써 포장마차에 한자리 차지하고 맥주 한잔 분위기
잡고 마시고 있겠지만 요즘 나는 몸을 사리고 있기에 그냥 길거리에서
어두워 지는 거리에 오고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푸근하게 느껴지는 어둠 내리는 고성 풍경에 내몸을 편안히 맡기고 있다.


편하다.

푸근하다.

어둠이 내몸을 핥고 있다.


어둠이 이렇게 편하고 푸근하게 느껴지는걸,

길거리를 오고가는 사람들이 친구처럼 정겹게 느껴지는걸,

어두워 지는 거리에서 난 행복하다.
외롭지 않다.

어두워 지는 거리 풍경이 울렁울렁 아름답다.
나는 어두워진 고성 풍경에 풍덩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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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머마이퉁 2016.10.03 22:27  
저도 낮보다는 밤을 좋아하고 투명한 대로보다는 눅눅하고 어둑한 뒷골목이 좋습니다.
비라도 추적추적 내린다면 더할나위없겠죠.
양꼬치에 독주한잔.......생각나는 밤입니다. (사실 이미 한잔 했지만 말입니다.}
각설하고...
아무리 주인공이 늦게 나타날수록 값이 올라간다지만, 도대체 쩐위엔의 연인인 안휘성아줌마는 언제 등장할런지......
향고을 2016.10.03 23:38  
ㅎㅎ머마이퉁님과 저는 통하는 면이 있나봅니다.ㅎ
사실 한국에서야 어두운 밤이 좋다는 느낌도 없고
빗소리가 푸근하게 느껴지지도 않지만
어쩐지 쩐위엔 고성에서 만큼은 밤분위기에 취할정도로
느낌도 좋은것이 한잔 거하게 한잔하면서 밤을 새우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드는것이 쩐위엔 고성의밤은 행복한것이 확실하네요.

양꼬치에 독주한잔...ㅎㅎ마시고 주거도 조을것 같은...ㅋ
안휘성 아줌마 미모에 빠져 주거도 조을것 같은...ㅋ
쩐위엔 고성이 벌써 그리워지니말입니다~ㅎ
울산울주 2016.10.06 22:29  
우리는 분에 넘치게 행복한 것 같아요

사진속의 사람들은
우리처럼 세계 여러나라를 돌아보았을까요

아무래도 그러지 못 했을 가능성이 높겠죠

우리가 바라보는 그 곳과
그들이 살면서 겪는 그 곳은 거리가 크겠죠

여행을 다녀와서
몇 장 담아온 사진들을 꺼내보자면...

거기에는 늘 애상이 담겨있어요

밤이 내리는 고성의 모습
그들의 삶에서 묻어나는 숙명이 느껴집니다
향고을 2016.10.06 23:52  
전 사실  행복하단 느낌이 안드네요 ㅎ
그래서 삶의 재미 행복한 감정을 느껴보고자 배낭을 걸머지고
길을 떠난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 사실 중국여행 느낌이 좋구 만족스럽습니다.
중국 대도시야 잘모르겠지만 변두리쪽은 사람사는냄새가 좋기도 하구요.
저하고 중국은 여행코드가 맞는듯 합니다.
우선 생긴모습에서 동질감도 느껴져 좋구요,

그들도 우리 삶의 모습과 별반다르지 않을듯,
아마 각자 삶의애환도 행복도 담겨져 있겠지요.
사실 전 쩐위엔 고성 원주민들이 부러워요,
풍경좋은곳에서 한평생 살아간다는것도 행운이란 생각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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