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위엔 다시 첫날~
오늘도 쩐위엔 고성에 해가 안뜬걸로 봐서 본래 귀주성은 햇빛이
귀한곳임에 틀림없다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제 저녁 쿤밍에서 열차를 타고 오늘 아침 귀주성 쩐위엔 고성에 도착 하였다.
몇명 안되는 중국인 여행객들과 함께 쩐위엔역을 빠져나와 내가 3개월전에 약 15일간 머물던
노향 가정빈관을 찿아 아침 재래 시장 골목을 지나가는데 중년 사내가 자기집 빈관으로
들어오라고 호객을 하는데 나는 손사래를 치고 노향 빈관 2층 계단을 올라가
살며시 철문 문고리를 당겨 보니 문이 스르르 열린다.
나는 혹시 문이 잠겨 있으면 어떻하나 걱정을 하고 올라왔는데 다행히
문이 열리는걸로 봐서 만약 주인 아줌마가 없더라도 내 캐리어와 배낭을
한쪽 구석에 쳐박아 두고 아침 먹으러 양국수집에 가도 되겠다는
안도감이 들었고 철문앞 주인 아줌마가 기거 하는 방문을 두드려 보았다.
잠시후 방문이 살그머니 열리면서 주인 아줌마가 침대에서 부시시
일어나는 모습이 보이고 아줌마는 나를 보자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밖으로 나오며
혼자 왔냐고 빙긋이 웃는다.
내가 예전에 머물던 방으로 들어 가려고 하니 지금 205호실 안에 숙박하는 사람이
아직 퇴실을 하지 않았노라며 잠시 203호실에 머물고 있다가 205호실이 비워지는데로
방을 옮겨 주겠다는것이다.
나는 203호실 안에 내 캐리어와 배낭을 넣어 두고 아침식사를 하기위해
밖으로 나와 양국수집으로 가기위해 풍우교 다리위를 걸어가며
강물을 바라보니 강물은 예전에 비해 반으로 줄어 있었다.
풍우교끝 공터에는 태극권을 수련하는 아줌마들이 단체로 오와 열을
맞춰 두손을 허공을 가르며 내공을 쌓고 있는 중이다.
양국수집에 들어서니 양국수집 아줌마 나를 알아보고 빙긋 웃으며
양국수 줄까 물어 보는데 양국수집 아줌마 푸근한 인정이 느껴진다.
양푼 그릇에 푸짐하게 나온 양국수를 한점 남김없이 비우고 왔던길을
되돌아 숙소로 돌아가는데 양국수를 먹어서 그런지 힘이 불끈 솟는것이
풍우교를 걸어 가면서 건강식으로 양국수 만한 음식도 없다는 생각이든다.
숙소에 돌아와 wifi 인터넷에 접속하여 s에게 맨먼저 쩐위엔 고성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배낭을 챙겨 205호실 싱글룸으로 교체 하였다.
나는 오늘 보통 일반인들이 삼시세끼를 먹는것 처럼 나도 삼시 세끼를
신경써서 찿아 먹었다.나는 내몸 체질상 두끼 먹는것이 소화를 시키는데
유리한듯 하여 지금까지 두끼만 먹고 살아왔다.
그런데 오늘 쩐위엔 고성에 도착한후 아침 점심 저녁을 양국수로
먹었는데 돼지고기, 닭고기,소고기 보다 소화가 잘되기에 나는
보약 먹는 심정으로 양국수로 삼시세끼를 다찿아 먹었다.
내가 쩐위엔 고성에 더욱더 애착이 가는것은 물론 풍경이 좋아서가
첫번째 이유이지만 다음으로는 당연히 먹거리도 저렴할뿐더러
먹거리가 가격대비 품질도 좋고 맛도 좋기 때문인것도 크다.
그리고 사람들도 온순하고 친절하게 느껴져서 좋은것도 있고
교통이 편리한점도 쩐위엔 고성을 다시 찿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저녁을 좀 일찍 먹고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다.
내가 왜 좀 일찍 저녁을 먹고 온 이유는 양국수집이 일찍 장사를
마치는 경우를 종종 봐온터라 오늘 저녁을 좀 일찍 먹고 들어왔다.
나는 내방에 전기 장판이 없는줄 알고 역전앞에서 손님을 물고 들어오는
주인 아줌마에게 춥다고 전기 장판을 달라고 했더니 주인 아줌마
내방으로 들어 오더니 전선줄을 가르키며 콘센트에 꼽기만 하면 된다고
빙긋 웃는다.전기 코드를 콘센트에 꼽았더니 침대 바닥이 따뜻해지면서
나는 그동안 비좁은 공간 침대 버스를 타고 오면서 피곤했던 몸이
노곤노곤 해지면서 잠이 밀물처럼 갑자기 쏟아지는 것이다.
잠결에 비가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잠결에 비오는 소리가 정겹게 소곤소곤 들리는것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내가 라오스를 떠나 이곳 쩐위엔 고성에 오기까지 세수도 못하고
샤워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침대에서 일어나 샤워부터 했다.
오랜만에 몸을 말끄미 샤워를 하고 나서 창밖을 바라보니 창밖 고성
풍경속 어둠속에서 네온 간판 불빛들이 잔잔히 빛을 발한다.
그저 어둠속 창밖 고성 풍경도 아늑하게 느껴지고 내마음도 아늑하고
푸근하게 밤이 깊어 간다.
빗 소리가 이렇게 아늑하고 푸근하게 느껴지는것도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인데 쩐위엔역 산위 언덕을 열차가 지나가는 기차 기적 소리
메아리 파장이 길게 내마음을 흔들어 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