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휘성 아줌마! 만나다
내일 모레면 정든 이곳을 떠나야 하기 때문에 어쨌든 아쉬움을 달래 보려고
다시 버스 터미널옆 시핑 아줌마 식당으로 달려 갔더니 우리 아줌마 아주 호들갑을 떨며 반겨 준다.
안주로 소고기 훠거를 주문 하구 맥주 한병 마시고 있는데 내 또래 되는 남자가 들어 들어 오더니
내 바로 뒷자리에 자리를 잡고 훠거에 맥주 한잔 곁들인다.
물기 없는 소고기 볶음 처럼 좀 뻑뻑 하게 나와는데 맥주 안주로는 어딘지 모르게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분위기좀 잡고 한잔 거하게 마셔 보려 해도 어쩐일인지 대체 분위기도 안나고
술맛도 그렇고 안주도 그렇고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맥주 두병째 마시던걸 그만 두고 밖으로 나가려 하니 시핑 아줌마 쌩긋 웃으며
왜 술을 마시다 말고 가느냐고 밍티엔,밍티엔,내일 또오라고 웃으며 말을 한다.
식당을 나오면서 나는 남문 시장 꼬치구이 집에서 한잔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남문 시장 고갯길을 털레털레 올라가는데 홍등 여인인지 길거리에 서있다가
날보고 놀다가라고 말을 하는듯 생긋 웃으며 뭐라고 뭐라고 말을 한다.
예전만 해도 길거리 여인들이 다가와 수작을 부리면 그래도 무언가 흥이 나고
뭔가 꿈틀대는게 있었는데 이제 나이좀 먹었다고 도대체 아무 흥도 없고 뭔가 꿈들대는
거시기도 없고 그런것이 참 야속한 심정이다.
고전맛 나는 도로 분위기를 따라 쭈욱 따라 내려 가다가 높다란 철길 아래 배추 밭에서
시원하게 물줄기를 쏟아 내는데 때마침 높다란 철길 위로 기차가 덜크덩 덩크덩 거리며 지나간다.
남문 시장 맞은편 수퍼에서 맥주 두캔을 사서 카운터 계산을 하는데 아줌마가 씨익 웃으며
그래도 몇번 안면이 있다고 내가 남문 시장앞 꼬치구이집을 찿아오는 사연을 알고 있는양
방긋방긋 웃으며 남문 시장 꼬치 구이 노점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뭐라고 뭐라고 말을 하는데
짐작으로 오늘 꼬치구이집에 누가와있다고 말을 하는것 같았다.
맥주 두캔을 들고 오고 가는 자동차를 헤치고 도로를 가로질러 꼬치구이 노점으로 가니
안휘성 아줌마가 날보고 눈이 휘둥그레지며 어색한 웃음을 보인다.
순간적으로 나는 당황을 하며 뭐라고 표현을 해야 하나 잠시 멈칫거렸다.
어쨋든 다시 안휘성 아줌마를 만나고 보니 감개 무량 했다.
만난지 5분도 안돼 안휘성 아줌마는 아기를 안고 도로 아래쪽으로 사라졌다.
나는 소고기 꼬치 안주를 먹으며 남문시장 꼬치 노점 소박한 분위기에 빠져 맥주를
거하게 마시고 싶었다.
그래서 맥주 두캔을 비우고 다시 두캔을 마시는데 어째 술이 안받는듯 하면서
술마실 분위기도 스스로 끌어 올리지 못하고 느낌없는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안휘성 아줌마는 한참뒤 다시 돌아왔다.
나는 안휘성 아줌마와 대충 의사 소통을 나눴다.
그런데 놀랍게도 안휘성 아줌마와 아저씨는 6년전 이곳에서 나를 기억 하고 있었다.
그리고 6년전 처음본곳은 이곳 남문시장이 아니고 남문 시장 도로 아래 길가 노점에서 였다며
환하게 웃었다.
안휘성 아줌마는 특별히 변한 모습은 없었으나 예전에 비해 도톰하게 살이찐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오늘 결론적으로 버스 터미널 부근 식당에서 이곳 남문시장 꼬치구이 노점에 와보길
정말 잘했다는 뿌듯한 마음이 들면서 오늘 아침 부터 뭔가 잘풀릴듯 하더니
결국 대박 안휘성 아줌마를 만나고 보니 그동안 꽉막혀 있던 체증들이
한꺼번에 깨끗히 해소되는듯 날아갈듯한 기분이었다.
오늘 하루는 대박 대박이 터진날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