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의 여행얘기1-여행 준비와 출국, 방콕에서 보낸 첫 밤..
전 지난 12월 14일에 태국에 가서 바로 어제 1월 8일 아침에 돌아왔어요. 25박 26일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여행이었습니다.
첫 배낭여행을 태국으로 하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해요.
여기 태사랑 게시판에서 여행기 읽으면서 공부도 많이 했고 덕분에 알뜰하고 편안한 여행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아직 한국에 돌아왔다는게 실감이 안날만큼 태국에 푹~~~~빠져버렸답니다.
이 여행의 기억들이 가물가물해 지기전에 여행기를 쓰고 싶어서 시간이 되는대로 올릴려구요~
최근의 정보이니 곧 여행 하실분들에게두 도움이 됐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네요~
여행기간내내 아무리 피곤해두 일기를 꼬박꼬박 쓰구 잤는데.
다시 읽어보니 눈앞에 아른아른~~하네요....^^
그럼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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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3일
드디어 내일 출발이다....
바퀴달린 가방 하나에 짐들을 하나씩 챙겼다.
사 놓고 민망시러워 못입었던 끈 원피스도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챙겨 넣고, 반바지 반팔티도 한벌 넣고, 짐싸서 돌아다닐때 필요한 배낭도 넣고, 샌들도 넣고, 썬크림도 챙겨 넣었다~
환전한 여행자수표는 한장만 지갑에 넣고 나머지는 비닐에싸서 화장품 가방안에 넣었다.
워낙에 김치도 잘 안먹고 얼큰한 국물음식도 안좋아하는 나라서 음식 걱정은 별로 안 되는데 엄마는 끝까지 볶은 고추장 한통을 챙겨서 넣어주셨다....(참치캔두 몇개 넣는걸 다 빼냈다 - 무슨 오지에 가는 것두 아닌뎅 -_-;;;) 마지막으로 나와 함께 갈 친구 '영자댁'에게 전화를 걸어서 공항에서 만날 시간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이 안온다......
몇시간동안 뒤척대다가 결국 일어나서 어차피 비행기 안에서 잘 텐데 뭘~~~하곤 컴퓨터를 켜고 태사랑에 들어와 여행기를 읽으면서 밤을 샜다....
12월14일
아침에 엄마가 방문을 열더니 놀란다.....내가 시뻘개진 눈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걸 보더니 얼굴에 걱정이 더해진다...
대강 밥을 먹구 짐 챙겨서 나왔는데 오~춥다!!! 속엔 긴팔티 하나 입고 점퍼하나만 걸쳤다. 택시타고 공항리무진 정류소까지 가는데 아자씨가 해외여행 가냐면서 해외여행 가는 마당에 공항까지 택시 타고 가라고 꼬신다. 안될 말이지~~배낭여행가는건데 차비 아껴야죠~ 이랬더니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태국이요" 헸더니 아주~ 위험하다면서 왜 그런데를 가냐는둥 자기 딸은 절대 안보낸다는둥 쓸데없는 말을해서 (아 짜증나 -_-;;) 옆에 앉은 엄마 얼굴을 보니 아주 사색이 되셨다...-_-;;;;;
인천 공항에 도착하니 덥다~! 영자댁은 먼저 나와 있었다 (사실 내가 많이 늦었다) 어리버리 비행기표를 체크하고 짐을 부치고 손가방 하나만 메고 공항안을 돌아다녔다. 공항안에서 여권복사본도 한 3장 만들었다. (웬지 필요할거 같아서..)
공항안에 은행에서 2000 바트를 샀다.
엄마에게 점퍼를 벗어주고 인사하고 공항이용권을 끊어 들어왔다. 밖을 보니 엄마...안가고 계속 서 있다...ㅠ.ㅠ 빨리 가라고 손짓하고 안으로 들어오니 사람들이 줄서서 무슨 심사를 받고 있다. 그냥 줄을섰다. 우리 차례가 됐는데 카드 안썻냐면서 뒤에가서 카드 써오란다...뒤를 보니 출입국 카드 쓰는곳이 있다...으이구 어리버리들..
우리 비행기는 싱가폴항공...비행기에 타기전에 면세점들이 있길래 초코렛이나 살까 하고 돌아다녔더니 왜이리 비싼지...아까 바트화로 바꾸고 공항이용료 내고 나서 13000 원 남았는데 도저히 뭐 쓸 일이 없다. 그냥 지갑에 넣어두고 비행기를 탔다. 싱가폴 항공 스튜어디스 복장은 참 싱가폴 스럽다. 화려하고 신발도 샌들을 신더라. 우리 비행기는 방콕을 경유해서 싱가폴 까지 가는 비행기 였는데 우린 비행기 맨 끝 두 자리 있는 곳에 나란히 앉게 되었다.
룰루랄라 하다보니 피곤하다......어제 한잠도 안잤지.....
어느새 비행기가 이륙을 한다...촌시럽게 발걸이에 발 올리고 의자도 뒤로 젖혀놓고 있었는데 이륙할 때 다 제자리로 하란다. 비행기 밖으로 미니어쳐 같이 보이던 건물, 길들도 지나고 구름밖에 보이지 않게 되었을 무렵...기내식이 나왔다. 소고기와 감자샐러드 빵과 생선 샐러드 였는데 맛있게 다~~먹어놓고 그만 체헸다. -_-;;;; 화장실을 한 4번정도 간 것 같다. 어제 밤을 새서 비행기 안에서 쉬어야 하는데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려야하니 통 쉴수가 없다. 소화제를 달라고 해서 먹고 배 아픈 것 참고 잤다. 영자댁을 보니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다. 헬로태국을 꺼내서 읽었다.
헬로태국...어렵사리 구한 책이다. 책이 모조리 품절되어서 김영사 본사까지 찾아갔었다...꾸벅꾸벅 ....
비몽사몽...하고 있는데 방송이 나온다..곧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다....시차는 2시간...현재 기온은 31도...헉...내리려고 하는데 출입국 카드를 안 받았다. 책에는 미행기 안에서 미리 써두라고 나와있는데...스튜어드에게 말하니 그제야 꺼내 준다.
사람들을 따라 밖으로 나오니.......우왕 덥다.
긴팔에 긴 바지 입고 있는데 벌써부터 땀이 찬다..
같이 내린 한국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입국심사대에는 한국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없다. 조마조마 하고 있는데 조용히 여권에 도장을 찍어준다. 짐을 찾아서 공항밖으로 나오니 완전 찜통이다...헉헉..공한안은 그래도 시원한 편이었구나....바로 앞에 공항버스가 있다. 우리의 첫날은 쑤쿰윗에 있는 앰배서더 호텔. A2 버스를 타야한다. 웬 호텔이냐구?? 우리의 어리버리함을 우리가 잘 알기에....첫말부터 노숙할까봐 걱정이 된 나머지 온라인투어에서 첫날것만 바우처를 끊었다 $18 에 했으니...정말 싸게 한거다~~
하여간에 A2버스가 언제 오냐그랬더니 15분기다리랜다. 공항안에 들어와서 전화카드를 한장씩 샀다 (300 B) 그리고 전화를하는데....아무리 해도 안된다.....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거지....헬로태국을 아무리 뒤져도 없다. 인터내셔널 전화기 맞는데~~ 노란색 맞는데~~왜 전화가 안되냐고~~전화기에서 어리버리 하고 있는데 한국인이냐고 친절하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아까 아까 인천공항에서도 만났던 아자씨다! 우리가 비행기표때문에 어리버리할때도 도와주셨던 분이다. 알고 보니 우리가 비행기표 예매했던 여행사에서 오신분이시라고...전화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방콕에 오래간만에 와서 잘 모르겠다고 하신다.
할수 없이 전화카드를 샀던 곳으로 갔다. 이게 잘 안돼요,,전화가 안걸려요...하니 어디로 가냐고 한다 한국으로 건다고 하니 차례차례 알려준다. 서울? 하길래 예쓰 그랬더니 001 82 2 ....그런다...2? 02 가 아니고 2라고~~~!!! 아 오케이 오케이!
그런거였다 0을 빼면 되는거였다 핸폰으로 걸 때도 0만 빼면 된다.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아자씨가 시원한거 한잔 마시구 아는분이 데리러 오기로 했는데 수쿰윗까지 데려다 준다신다.
ㅇ ㅏㅅㅅ ㅏ~ 첫날부터 운이 너무 좋다! 우선 공항버스 요금 100 B을 아낄수 있다는것부터 신이 났다. 스프라이트를 마셨는데 우리가 미적미적하니 마약탄거 아니니까 마시란다~ ㅋㅋ 그 아자씨 아시는분의 벤츠를 타고 수쿰윗까지 오는데...잠을 많이 못자서 꾸벅꾸벅 졸았다. 어느정도 시내가 된것같은데 엄청나게 막힌다...우와 방콕의 교통이 장난아니라더니...진짜 장난아니군...그 때가 딱 퇴근시간에 걸려서 그런지 정말 한 2시간도 더 걸린것 같다. 어둑어둑해서야 우리는 앰배서더 호텔에 도착했다 우리가 바우쳐를 18달러에 끊었다고 하니 믿어지지가 않는다면서 아자씨가 제대로 체크인 하는것 까지 보고 가신단다. 호텔에 도착했는데 이건 18달러짜리 호텔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좋다. 이젠 우리도 걱정이 됐다. 체크인이 안되면 어쩌지...그런데 로비에 가서 바우쳐를 보여주니 쉽게 체크인이 된다. 아침식사 티켓도 준다. 고마운 아자씨와 작별을 하고 우리는 방으로 올라왔다. 곧이어 우리 짐을 가지고 올라온다 팁을 40 B줬다 (아자씨가 40 B 주라고 해서 그랬는데 나중엔 20 B 씩만 줬다.) 무지 좋아한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물두병에 종이가 달려있다 그리고 한국어로 "물 두병은 서비스 입니다" 하고 아주 못 쓴 글씨로 써 있다~ ㅎ ㅏㅎ ㅏ 귀여워!!!
우리는 시원한 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상인들이 일본어로 말을 걸면서 난리가 났다...모든게 다 신기하다. 길은 아직도 막혀 있다. 스타벅스도 많도 맥도날드도 많고...노점두 무지무지 많다.
우린 헬로태국만 보고 무작정 월텟(월드 트레이드센터) 쪽으로 걸었다. 이쪽인가 저쪽인가 길을 왔다갔다 하는데 도대체가 횡단보도가 없다...아 이제 좀있으면 나도 25살인데...육교를 한 세번 오르락 내리락 했더니 힘이 딸린다.....윽.....남의나라에 와서 그것도 첫날부터 무단횡단을 할 수도 없고.....길거리 노점엔 사진으로만 보던 과일파는 사람들이 무지 많다~ 많이 보던 수박두 들어있다. 영자댁이랑 서로 눈치만 보다가 지나치기를 수십번...결국 배가 고파진 우리는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맥도날드 맥치킨 세트와 너겟세트를 시켜(각각75 B) 먹었다~ 헛 우리나라에서 먹던것보다 웬지 맛있는것 같다 후렌치후라이를 먹어야 하는데 케찹을 안준다 케찹줘!! 했더니 뒤에 있는 바로 가서 케찹이랑 핫소스를 짜준다. 앙 여기는 이런거구낭...우린 잘 모르겠는데 한국어로 떠드니까 다들 신기한지 슬쩍슬쩍 쳐다본다...그러다가 눈이 마주치면 얼른 고개를 돌린다..아핫~~이사람들 !!! 너무 귀엽자나!!! 수줍음이 참 많은게야!!!
이러고 나와서 또 걸었다..아니 도대체 월텟이 이쪽이 맞는거야??
결국 경찰에게 길을 물었다 아자씨가 갑자기 허리에서 손전등을 꺼내더니 빛을 비춰준다. 그쪽하늘이 웬지 화려하다~ 아 절루 가라고?? 그랬더니 오케이 한다. 조금 걸으니 진짜 눈 앞에 월텟이 나왔다!! 진짜 화려하다!! 월텟 앞에는 큰~~음악을 틀어놓고 맥주를 마시는 노천바들이 즐비하다...시간이 늦어서 윗층은 나중에 가기로 하고 그냥 주변을 한바퀴돌고 그 유명하다는 나라야 한번 가 보고 밖에 나와 앉았다 ( 나라야....진짜 이거저거 사고 싶은게 많았다 하지만 첫 날부터 짐 늘리면 안될거 같아서 화장품넣어가지고 다닐 지갑이랑 수첩만 하나 샀다 합쳐서 100B) 노천바의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들으며 앉아서 쉬고 있는데 웬 태국인이 말을건다 "도와줄까?" 이런다. 그래서 "고맙지만 괜찮아" 그랬더니 "일본에서 왔지?" 그런다 "아니 난 한국인이야" 그랬더니 "그래? 일본사람처럼 생겼다" 이런다. 뭐 몇명 안되지만 이제까지 만났던 태국인들은 발음도 엉성하고 알아듣기 힘든 영어를 했는데 이사람은 아주 수준급이다.
책에 유창한 영어를 하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했는데....혹시 눈깜짝할 새에 지갑이 털릴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손가방을 꼭 쥐고 땀흘리고 있었다. 이사람은 우리가 별관심을 안보여도 갈생각을 안하고 계속 말을 건다 "어디 호텔에 묵니??" 나 "앰배서더 호텔에 묵는데 왜?" " 그래? 전화번호 알아?" 나 "아니 몰라 그런데 왜?" 뜬금없이 이름을 묻는다 그러더니 적어달란다 자기 이름은 엔 이란다. 옆에서 영자댁이 빨리 가자 그래서 "그래? 만나서 반가운데 이제 그만 가야돼, 안녕" 하곤 오면서 생각하니....뭐 그냥 친절한 사람이었을수도 있는데 괜히 경계한건가?,,하는 생각도 든다..에구...하지만 영어가 너무 유창했어!!!!
돌아오는 길에 처음으로 길거리 과일에 도전하기로 했다. 긴 당근처럼 생긴걸 가르키며 "이게 뭐야?"했더니 아저씨 잠깐 기다리라면서 옆에 사람을 불러온다. 영어로 잘 설명을 해준다 말라꺼 (파파야) 란다 "이거 맛있어요?" 했더니 맛있단다. 그래서 샀다 (10B) 큰 칼로 뚝뚝 썰어주는데 색이 영 아니다...한입 먹는데...냄새가 왜 이랴....윽.....그래도 자꾸 먹으니 맛은 좋은데 입에 넣기까지의 냄새가 참 이상스럽다...-_-;;;그래도 다 먹었다 영자댁은 나보고 참 속이 좋단다. 그걸 다 먹는다고. 호텔까지 걸어갈 생각을 하니 깜깜하다. 버스를 타보기로 하고 정류장 같은데서 현지인에게 태국어로 길을 물어보았다. 어설프게 말했는데도 성공 손가락으로 숫자를 알려준다. 그리고 친절하게 버스가 오니 가르쳐주기까지 한다. 버스를 탔는데 왜이리 어설픈지...나무바닥에 버스 문은 아예 없다 요금은 5 B 호텔로 돌아오니 녹초가 됐다~
내일부턴 카오산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야 하는데....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인데..얼른 자야지....따듯한 물로 씻고 깨끗한 침대에 누우니..잠이 솔솔 온다.....두시간 길었던 하루가......그렇게 가고 있었다.
쓴 돈
전화카드 300 B
나라야 100 B
과일 10 B
버스비 5 B
맥도날드 75 B
팁 20 B
총 510 B (약 15000 원)
첫 배낭여행을 태국으로 하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해요.
여기 태사랑 게시판에서 여행기 읽으면서 공부도 많이 했고 덕분에 알뜰하고 편안한 여행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아직 한국에 돌아왔다는게 실감이 안날만큼 태국에 푹~~~~빠져버렸답니다.
이 여행의 기억들이 가물가물해 지기전에 여행기를 쓰고 싶어서 시간이 되는대로 올릴려구요~
최근의 정보이니 곧 여행 하실분들에게두 도움이 됐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네요~
여행기간내내 아무리 피곤해두 일기를 꼬박꼬박 쓰구 잤는데.
다시 읽어보니 눈앞에 아른아른~~하네요....^^
그럼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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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3일
드디어 내일 출발이다....
바퀴달린 가방 하나에 짐들을 하나씩 챙겼다.
사 놓고 민망시러워 못입었던 끈 원피스도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챙겨 넣고, 반바지 반팔티도 한벌 넣고, 짐싸서 돌아다닐때 필요한 배낭도 넣고, 샌들도 넣고, 썬크림도 챙겨 넣었다~
환전한 여행자수표는 한장만 지갑에 넣고 나머지는 비닐에싸서 화장품 가방안에 넣었다.
워낙에 김치도 잘 안먹고 얼큰한 국물음식도 안좋아하는 나라서 음식 걱정은 별로 안 되는데 엄마는 끝까지 볶은 고추장 한통을 챙겨서 넣어주셨다....(참치캔두 몇개 넣는걸 다 빼냈다 - 무슨 오지에 가는 것두 아닌뎅 -_-;;;) 마지막으로 나와 함께 갈 친구 '영자댁'에게 전화를 걸어서 공항에서 만날 시간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이 안온다......
몇시간동안 뒤척대다가 결국 일어나서 어차피 비행기 안에서 잘 텐데 뭘~~~하곤 컴퓨터를 켜고 태사랑에 들어와 여행기를 읽으면서 밤을 샜다....
12월14일
아침에 엄마가 방문을 열더니 놀란다.....내가 시뻘개진 눈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걸 보더니 얼굴에 걱정이 더해진다...
대강 밥을 먹구 짐 챙겨서 나왔는데 오~춥다!!! 속엔 긴팔티 하나 입고 점퍼하나만 걸쳤다. 택시타고 공항리무진 정류소까지 가는데 아자씨가 해외여행 가냐면서 해외여행 가는 마당에 공항까지 택시 타고 가라고 꼬신다. 안될 말이지~~배낭여행가는건데 차비 아껴야죠~ 이랬더니 어디로 가냐고 묻는다. "태국이요" 헸더니 아주~ 위험하다면서 왜 그런데를 가냐는둥 자기 딸은 절대 안보낸다는둥 쓸데없는 말을해서 (아 짜증나 -_-;;) 옆에 앉은 엄마 얼굴을 보니 아주 사색이 되셨다...-_-;;;;;
인천 공항에 도착하니 덥다~! 영자댁은 먼저 나와 있었다 (사실 내가 많이 늦었다) 어리버리 비행기표를 체크하고 짐을 부치고 손가방 하나만 메고 공항안을 돌아다녔다. 공항안에서 여권복사본도 한 3장 만들었다. (웬지 필요할거 같아서..)
공항안에 은행에서 2000 바트를 샀다.
엄마에게 점퍼를 벗어주고 인사하고 공항이용권을 끊어 들어왔다. 밖을 보니 엄마...안가고 계속 서 있다...ㅠ.ㅠ 빨리 가라고 손짓하고 안으로 들어오니 사람들이 줄서서 무슨 심사를 받고 있다. 그냥 줄을섰다. 우리 차례가 됐는데 카드 안썻냐면서 뒤에가서 카드 써오란다...뒤를 보니 출입국 카드 쓰는곳이 있다...으이구 어리버리들..
우리 비행기는 싱가폴항공...비행기에 타기전에 면세점들이 있길래 초코렛이나 살까 하고 돌아다녔더니 왜이리 비싼지...아까 바트화로 바꾸고 공항이용료 내고 나서 13000 원 남았는데 도저히 뭐 쓸 일이 없다. 그냥 지갑에 넣어두고 비행기를 탔다. 싱가폴 항공 스튜어디스 복장은 참 싱가폴 스럽다. 화려하고 신발도 샌들을 신더라. 우리 비행기는 방콕을 경유해서 싱가폴 까지 가는 비행기 였는데 우린 비행기 맨 끝 두 자리 있는 곳에 나란히 앉게 되었다.
룰루랄라 하다보니 피곤하다......어제 한잠도 안잤지.....
어느새 비행기가 이륙을 한다...촌시럽게 발걸이에 발 올리고 의자도 뒤로 젖혀놓고 있었는데 이륙할 때 다 제자리로 하란다. 비행기 밖으로 미니어쳐 같이 보이던 건물, 길들도 지나고 구름밖에 보이지 않게 되었을 무렵...기내식이 나왔다. 소고기와 감자샐러드 빵과 생선 샐러드 였는데 맛있게 다~~먹어놓고 그만 체헸다. -_-;;;; 화장실을 한 4번정도 간 것 같다. 어제 밤을 새서 비행기 안에서 쉬어야 하는데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려야하니 통 쉴수가 없다. 소화제를 달라고 해서 먹고 배 아픈 것 참고 잤다. 영자댁을 보니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다. 헬로태국을 꺼내서 읽었다.
헬로태국...어렵사리 구한 책이다. 책이 모조리 품절되어서 김영사 본사까지 찾아갔었다...꾸벅꾸벅 ....
비몽사몽...하고 있는데 방송이 나온다..곧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다....시차는 2시간...현재 기온은 31도...헉...내리려고 하는데 출입국 카드를 안 받았다. 책에는 미행기 안에서 미리 써두라고 나와있는데...스튜어드에게 말하니 그제야 꺼내 준다.
사람들을 따라 밖으로 나오니.......우왕 덥다.
긴팔에 긴 바지 입고 있는데 벌써부터 땀이 찬다..
같이 내린 한국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입국심사대에는 한국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없다. 조마조마 하고 있는데 조용히 여권에 도장을 찍어준다. 짐을 찾아서 공항밖으로 나오니 완전 찜통이다...헉헉..공한안은 그래도 시원한 편이었구나....바로 앞에 공항버스가 있다. 우리의 첫날은 쑤쿰윗에 있는 앰배서더 호텔. A2 버스를 타야한다. 웬 호텔이냐구?? 우리의 어리버리함을 우리가 잘 알기에....첫말부터 노숙할까봐 걱정이 된 나머지 온라인투어에서 첫날것만 바우처를 끊었다 $18 에 했으니...정말 싸게 한거다~~
하여간에 A2버스가 언제 오냐그랬더니 15분기다리랜다. 공항안에 들어와서 전화카드를 한장씩 샀다 (300 B) 그리고 전화를하는데....아무리 해도 안된다.....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거지....헬로태국을 아무리 뒤져도 없다. 인터내셔널 전화기 맞는데~~ 노란색 맞는데~~왜 전화가 안되냐고~~전화기에서 어리버리 하고 있는데 한국인이냐고 친절하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아까 아까 인천공항에서도 만났던 아자씨다! 우리가 비행기표때문에 어리버리할때도 도와주셨던 분이다. 알고 보니 우리가 비행기표 예매했던 여행사에서 오신분이시라고...전화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방콕에 오래간만에 와서 잘 모르겠다고 하신다.
할수 없이 전화카드를 샀던 곳으로 갔다. 이게 잘 안돼요,,전화가 안걸려요...하니 어디로 가냐고 한다 한국으로 건다고 하니 차례차례 알려준다. 서울? 하길래 예쓰 그랬더니 001 82 2 ....그런다...2? 02 가 아니고 2라고~~~!!! 아 오케이 오케이!
그런거였다 0을 빼면 되는거였다 핸폰으로 걸 때도 0만 빼면 된다.
엄마에게 전화를 하고~ 아자씨가 시원한거 한잔 마시구 아는분이 데리러 오기로 했는데 수쿰윗까지 데려다 준다신다.
ㅇ ㅏㅅㅅ ㅏ~ 첫날부터 운이 너무 좋다! 우선 공항버스 요금 100 B을 아낄수 있다는것부터 신이 났다. 스프라이트를 마셨는데 우리가 미적미적하니 마약탄거 아니니까 마시란다~ ㅋㅋ 그 아자씨 아시는분의 벤츠를 타고 수쿰윗까지 오는데...잠을 많이 못자서 꾸벅꾸벅 졸았다. 어느정도 시내가 된것같은데 엄청나게 막힌다...우와 방콕의 교통이 장난아니라더니...진짜 장난아니군...그 때가 딱 퇴근시간에 걸려서 그런지 정말 한 2시간도 더 걸린것 같다. 어둑어둑해서야 우리는 앰배서더 호텔에 도착했다 우리가 바우쳐를 18달러에 끊었다고 하니 믿어지지가 않는다면서 아자씨가 제대로 체크인 하는것 까지 보고 가신단다. 호텔에 도착했는데 이건 18달러짜리 호텔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좋다. 이젠 우리도 걱정이 됐다. 체크인이 안되면 어쩌지...그런데 로비에 가서 바우쳐를 보여주니 쉽게 체크인이 된다. 아침식사 티켓도 준다. 고마운 아자씨와 작별을 하고 우리는 방으로 올라왔다. 곧이어 우리 짐을 가지고 올라온다 팁을 40 B줬다 (아자씨가 40 B 주라고 해서 그랬는데 나중엔 20 B 씩만 줬다.) 무지 좋아한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물두병에 종이가 달려있다 그리고 한국어로 "물 두병은 서비스 입니다" 하고 아주 못 쓴 글씨로 써 있다~ ㅎ ㅏㅎ ㅏ 귀여워!!!
우리는 시원한 옷으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상인들이 일본어로 말을 걸면서 난리가 났다...모든게 다 신기하다. 길은 아직도 막혀 있다. 스타벅스도 많도 맥도날드도 많고...노점두 무지무지 많다.
우린 헬로태국만 보고 무작정 월텟(월드 트레이드센터) 쪽으로 걸었다. 이쪽인가 저쪽인가 길을 왔다갔다 하는데 도대체가 횡단보도가 없다...아 이제 좀있으면 나도 25살인데...육교를 한 세번 오르락 내리락 했더니 힘이 딸린다.....윽.....남의나라에 와서 그것도 첫날부터 무단횡단을 할 수도 없고.....길거리 노점엔 사진으로만 보던 과일파는 사람들이 무지 많다~ 많이 보던 수박두 들어있다. 영자댁이랑 서로 눈치만 보다가 지나치기를 수십번...결국 배가 고파진 우리는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맥도날드 맥치킨 세트와 너겟세트를 시켜(각각75 B) 먹었다~ 헛 우리나라에서 먹던것보다 웬지 맛있는것 같다 후렌치후라이를 먹어야 하는데 케찹을 안준다 케찹줘!! 했더니 뒤에 있는 바로 가서 케찹이랑 핫소스를 짜준다. 앙 여기는 이런거구낭...우린 잘 모르겠는데 한국어로 떠드니까 다들 신기한지 슬쩍슬쩍 쳐다본다...그러다가 눈이 마주치면 얼른 고개를 돌린다..아핫~~이사람들 !!! 너무 귀엽자나!!! 수줍음이 참 많은게야!!!
이러고 나와서 또 걸었다..아니 도대체 월텟이 이쪽이 맞는거야??
결국 경찰에게 길을 물었다 아자씨가 갑자기 허리에서 손전등을 꺼내더니 빛을 비춰준다. 그쪽하늘이 웬지 화려하다~ 아 절루 가라고?? 그랬더니 오케이 한다. 조금 걸으니 진짜 눈 앞에 월텟이 나왔다!! 진짜 화려하다!! 월텟 앞에는 큰~~음악을 틀어놓고 맥주를 마시는 노천바들이 즐비하다...시간이 늦어서 윗층은 나중에 가기로 하고 그냥 주변을 한바퀴돌고 그 유명하다는 나라야 한번 가 보고 밖에 나와 앉았다 ( 나라야....진짜 이거저거 사고 싶은게 많았다 하지만 첫 날부터 짐 늘리면 안될거 같아서 화장품넣어가지고 다닐 지갑이랑 수첩만 하나 샀다 합쳐서 100B) 노천바의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들으며 앉아서 쉬고 있는데 웬 태국인이 말을건다 "도와줄까?" 이런다. 그래서 "고맙지만 괜찮아" 그랬더니 "일본에서 왔지?" 그런다 "아니 난 한국인이야" 그랬더니 "그래? 일본사람처럼 생겼다" 이런다. 뭐 몇명 안되지만 이제까지 만났던 태국인들은 발음도 엉성하고 알아듣기 힘든 영어를 했는데 이사람은 아주 수준급이다.
책에 유창한 영어를 하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했는데....혹시 눈깜짝할 새에 지갑이 털릴지도 모른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손가방을 꼭 쥐고 땀흘리고 있었다. 이사람은 우리가 별관심을 안보여도 갈생각을 안하고 계속 말을 건다 "어디 호텔에 묵니??" 나 "앰배서더 호텔에 묵는데 왜?" " 그래? 전화번호 알아?" 나 "아니 몰라 그런데 왜?" 뜬금없이 이름을 묻는다 그러더니 적어달란다 자기 이름은 엔 이란다. 옆에서 영자댁이 빨리 가자 그래서 "그래? 만나서 반가운데 이제 그만 가야돼, 안녕" 하곤 오면서 생각하니....뭐 그냥 친절한 사람이었을수도 있는데 괜히 경계한건가?,,하는 생각도 든다..에구...하지만 영어가 너무 유창했어!!!!
돌아오는 길에 처음으로 길거리 과일에 도전하기로 했다. 긴 당근처럼 생긴걸 가르키며 "이게 뭐야?"했더니 아저씨 잠깐 기다리라면서 옆에 사람을 불러온다. 영어로 잘 설명을 해준다 말라꺼 (파파야) 란다 "이거 맛있어요?" 했더니 맛있단다. 그래서 샀다 (10B) 큰 칼로 뚝뚝 썰어주는데 색이 영 아니다...한입 먹는데...냄새가 왜 이랴....윽.....그래도 자꾸 먹으니 맛은 좋은데 입에 넣기까지의 냄새가 참 이상스럽다...-_-;;;그래도 다 먹었다 영자댁은 나보고 참 속이 좋단다. 그걸 다 먹는다고. 호텔까지 걸어갈 생각을 하니 깜깜하다. 버스를 타보기로 하고 정류장 같은데서 현지인에게 태국어로 길을 물어보았다. 어설프게 말했는데도 성공 손가락으로 숫자를 알려준다. 그리고 친절하게 버스가 오니 가르쳐주기까지 한다. 버스를 탔는데 왜이리 어설픈지...나무바닥에 버스 문은 아예 없다 요금은 5 B 호텔로 돌아오니 녹초가 됐다~
내일부턴 카오산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야 하는데....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인데..얼른 자야지....따듯한 물로 씻고 깨끗한 침대에 누우니..잠이 솔솔 온다.....두시간 길었던 하루가......그렇게 가고 있었다.
쓴 돈
전화카드 300 B
나라야 100 B
과일 10 B
버스비 5 B
맥도날드 75 B
팁 20 B
총 510 B (약 15000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