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루무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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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루무치 여행

황병수 1 2886
[여행, 풍경과 함께] 중국 우루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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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어느 정도 탄력이 붙어가면서 중국지도에는 대부분의 큰 도시가 ×표시가 된 가운데 어느 날, 한 도시에 시선이 꽂혀 버렸다. 세계에서 가장 내륙에 위치한 도시로 알려진 우루무치다. 천산의 북쪽, 준가르 분지의 남쪽에 위치해 산과 물이 있어 비옥한 총면적 1만1천440㎢에 인구 150만명을 둔 신강 위구르 자치구의 성도(省都)이다.

박격달산(博格達山)의 서부에 위치한 우무루치는 건조기후로 연`일교차가 심한데 7, 8월 한낮에는 연일 40℃가 넘는 폭염이 지속되는가 하면 12~2월에는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몽골어로 ‘아름다운 목장’이라는 뜻을 가진 우루무치는 5월이면 아름답고 광활한 푸른 초원과 농장으로 변한다.
중국 속의 전혀 다른 중국이 존재하는 듯한 신비함과 티베트처럼 항상 정부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는 이 특이한 땅을 찾기로 마음을 먹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에 올랐다. 초 저녁녘에 출발한 비행기 속에서 자다 깨다를 서너 번 반복하다가 5시간쯤 지난 후 우루무치에 도착했다. 늦은 밤 이국땅에 던져진, 야릇하고 흥분된 기분에 빠져있는데 우루무치의 특유한 냄새가 코끝을 휘감는다. 사실 어느 나라든 공항에 도착하면 그 나라 특유의 냄새가 나는 걸 느낄 수 있다. 아마 음식문화에서 오는 고유한 내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전체 거주인 중 위구르족 13% 불과

마중 나온 후배의 손에 이끌려 식당에 들러 양 꼬치구이와 맥주 몇 잔을 마시고는 호텔로 향했다. 표준시는 북경 기준을 따르지만, 실제로는 우루무치시각에 맞춰 생활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그리니치표준시를 사용하지만 중국은 특이하게 자국에서는 북경시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우루무치처럼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은 실제 시차는 북경과 2시간, 우리나라와는 3시간이 있다.

우루무치는 원래 대부분이 위구르족들로 구성돼 있었지만 정부의 강력한 이주 정책으로 지금은 한족이 75% 이상이고, 위구르인은 13%선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는 카자흐족`몽골족 등이다. 이곳을 여행지로 정했을 때, 중국에서 동양인이 아닌 다른 민족을 만나볼 수 있다는 약간의 설렘이 있었지만 막상 와보니 위구르인들은 많지 않았다. 위구르족은 중앙아시아에서 생활하던 유목민족으로, 머리는 검은색이지만 생김새는 터키인과 많이 닮았고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재래시장 중심으로 집단촌 이뤄 생활

위구르인들은 굉장히 호전적`배타적인 민족이라 타 민족들과 쉽게 잘 융화하지 못해 대부분 자기네들끼리 집단촌을 이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또 우루무치에서 이들은 주로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모여 살며, 자체 언어와 문자를 가지고 있고, 지금까지도 자신만의 문화를 유지하면서 다른 소수민족과는 달리 독자적인 모습을 지켜가고 있다. 상술 또한 특이해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상점에 가서 물건을 손으로 집으면 반드시 사야 했다. 물론 모든 품목은 아니겠지만. 만약 이것저것을 만져보고 물건을 사지 않으면 심한 경우 칼부림도 날 수 있다고 한다. 위구르 남자들은 ‘잉지사’라는 작은 칼을 허리에 차고 다닌다. 중국 국민들 중 몸에 칼을 지니고 다녀도 불법이 아니라고 인정해주는 유일의 민족은 위구르족밖에 없다. 오랜 유목생활에서 밴 식생활 습관이란 면도 있지만 중국 정부의 위구르인들을 위한 유화정책의 하나로 생각된다.

다음날 아침, 살살한 느낌의 새벽 공기가 상쾌했다. 교하고성`화염산 등을 둘러보기로 하고 현지서 위그르족이 운전하는 승용차를 빌려 출발했다. 도시를 벗어나자마자 사막이 펼쳐졌다. 30여분쯤 달린 지점에 동양에서 제일 큰 규모의 풍력발전 시설이 나온다. 거대한 선풍기처럼 보이는 발전기 500여기가 황량한 사막에서 흐느적대며 돌아가는 모습이 장관이다. 바람이 많은 곳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막 속 불교석굴사원 천불동 씁쓸

도로 가에는 볼품없는 바위산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가 하면 풀 한 포기 없는 민둥산이 구불구불하게 펼쳐져 있다. 한 시간 뒤 황량한 사막이 끝없이 펼쳐졌다. 한 번 들어가면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는 유명한 타클라마칸 사막의 시작 부분이다. 봄만 되면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황사의 근원지이도 하다. 바람이 워낙 거세 바람의 세기를 등급을 매겨, 그 세기에 따라 통행여부 결정 등 안전관리를 하고 있다. 풍속이 8급 이상이면 차량 운행을 할 수 없고, 10급 이상이면 기차도 날아 갈 수 있다. 다행히 바람의 세기가 7급이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래도 바람이 가장 센 곳에서는 몸을 똑바로 세우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풀 한 포기 없는 바위산과 도로가의 가로수 대신 서있는 전봇대를 뒤로 보내면서 붉은 빛을 띤 산을 몇 바퀴 돌자 멀리 조그만 계곡에 숲을 끼고 절벽 위에 우뚝 선 천불동이 눈에 들어온다. 천불동 입구에 낙타 몇 마리가 귀찮은 듯 입술을 실룩대고 있었다. 천불동은 불교 석굴사원 중 하나이며, 14세기 이슬람 제국의 침략과 외국 탐험가들에 의해 벽화나 경전 등이 많이 소실 또는 손상됐다고 한다. 적지않은 입장료를 지불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서양 탐험가들에 의해 마구 뜯겨진 벽화가 볼썽사납게 다가왔다.

사방이 붉은 모래와 바위산으로 싸여있는 이곳의 계곡 밑으로 물이 흐르며 조그만 숲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이곳 물은 마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화염산, 지표면 뜨거워 정상 정복자 없어

천불동을 뒤로 하고 차량으로 30여분을 달려가니 흘러내릴 듯한 화염산이 나타났다. 붉은 사암으로 이뤄져 있어 햇빛을 받아 반사하면 마치 불타는 듯한 모양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산은 높지 않으나 지표면은 항상 고온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고 83도까지 오른 적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산의 정상을 넘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접근하기 조차 어렵다. 화염산을 조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는 큰 길가에 합판 등으로 가려 입장료를 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관람대. 어디를 가나 느끼는 것이지만 중국인들의 상술은 생각 이상이다. 이곳에 전봇대 높이보다 조금 작은 온도계를 세워 화염산의 온도를 보여주고 있다.
1 Comments
요시무라간이치로 2015.07.17 16:19  
10년 전 중국 서부 여행을 했었습니다.
우루무치 보다는 투루판이 신장성 특유의 분위기가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지방소도시 답게 소박하면서 지역성을 잘 보존되어 있고,
호텔 소개로 하루 택시를 타고 돌아본
고창고성, 칼징, 교하고성, 포도농장은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시내의 시장은 위그루족의 생활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실크로드 여행을 하게 된다면 꼭 투루판을 방문하시기를....

우루무치는 생각보다 대도시로,
현지 체험을 하고 싶으시다면
천산 天山 의 천지 天池 주변의 유목민 천막에서
일박 하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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