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진씨서원을 찾아갑니다.
이곳 역시 걸어서 갑니다.
베이징루에서 진씨서원을 가는 길은 무척 쉽습니다.
그냥 큰길을 따라 서쪽으로 곧장 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옛 건물이 되어버린 이곳은 주변에 현대식 건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큰길에는 전철역인 진가사역이 있습니다.
서원 입구에는 벌써 많은 관광객이 넘쳐납니다.
주변과 입구에는 공원으로 잘 꾸며놓았습니다.
처음 이 건축물을 세웠을 때는 무척 넓은 곳이었겠지만, 지금은 본관 건물만 남은 듯합니다.
세월이 흐르면 세상도 바뀌나 봅니다.
진씨서원은 淸代인 1890년부터 1894년까지 지었다고 하네요.
넓이가 13.200 평방미터에 이르고 사용된 자재는 돌은 물론 나무와 도자기 석고 등 다양하게 사용된 모양이네요.
아마도 광저우 대부호의 개인 서원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진씨의 문중 사당으로도 사용되었고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었나 봅니다.
입장료가 10원으로 예상외로 저렴합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 하나씩 살펴보렵니다.
가운데 문을 제외하고는 양쪽으로 작은 문이 있습니다.
그 문으로 들어가면 길게 주랑이 연결되어 있네요.
화려합니다.
벽과 지붕을 아름답게 꾸며놓았는데. 그 모습이 그냥 의미 없는 게 아니고 고사에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누구 말대로 이 건물은 100일 동안 돌아보며 공부해도 다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멀리서 바라봅니다.
출입문이 양쪽으로 주랑과 연결되었고 가운데에 큰문이 있군요.
그리고 제일 끝 양쪽으로 또 드나들 수 있게 문이 있습니다.
입장료가 싸다는 것과 내용이 부실하다는 것은 다릅니다.
佳人에는 정말 대단하게 보이는 곳입니다.
이곳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곳입니다.
역사 속에 이야기나 문학 속의 이야기가 조각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기에 그런 내용을 모르고 바라보는 佳人이 안타까울 뿐이지요.
꾸이린 용호공원에서 같은 모습의 담장과 지붕을 보았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모르면 그냥 지붕만 쳐다보게 되네요.
그러면 그게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나요?
옴마나~ 그러면 佳人이 犬이 되는 겁니까?
그래도 좋습니다.
내 마음이 좋으면 모든 게 다 좋게 보이니까요.
내 마음이 아름다워지면 세상이 모두 아름답게 보입니다.
물론 이곳에 조각된 내용을 모두 알고 돌아보면 좋겠지만, 그냥 다녀도 좋습니다.
그래도 충분히 돌아볼 가치가 있습니다.
지금은 주변 공원을 포함하여 15.000제곱미터이고 건물면적이 6.400제곱미터라고 하네요.
전형적인 이 지방의 고유한 사당식 건축물이라 합니다.
건축물의 장식이 특히 아름답고 여러 가지 자재로 화려한 색채로 만들어 관광객의 눈을 끕니다.
이 건축물은 양성팔경(羊城八景)의 하나라 하네요.
지금은 광동민간공예박물관도 겸하고 있습니다.
모든 건물의 목재는 조각품으로 만들었고, 벽돌도, 석재도 모두 조각품입니다.
광서 신묘년에 만들었다는 의미일까요?
가까이 불러보죠?
정말 예쁘죠?
아마도 이런 곳은 석고로 만들어 붙여놓은 듯하네요.
이 그림은 알겠습니다.
바로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 관우, 장비가 처음 복숭아나무 밑에 모여 작당하던 이야기일 겁니다.
이름 하여 도원결의라고...
삼국지라는 소설은 이렇게 세 사람이 모여 작당함으로 시작되었다고 봐야죠?
옆에 글이라도 쓰여있으니 무식한 佳人도 알겠습니다.
어디 장비를 가까이 불러 볼까요?
"장비야! 이리 오너라~"
보세요, 얼른 가까이 오지요?
오른쪽이 장비인 듯한데 뱃살이 너무...
저때가 젊은 시절이었을 텐데 말입니다.
장비야 막걸리 먹고 나온 배라고 하지만, 아니? 유비 자네마저도?
유비는 돗자리 장사하던 시절이었을 텐데 어떻게 장사하고 다녔기에 배가 저렇게 나왔을까요?
지붕만 아름다운 게 아닙니다.
담장도 이렇게 아름다운 조각으로 만들어 놓았네요.
벽감을 이용한 기법으로 보이네요.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인간이 만든 예술을 능가할 수 없고 인간의 능력이 자연의 창조보다 더 우수하다.
여기처럼 만들어진 것을 바라보면 인간세상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이곳을 찾아와 조각된 것만 공부해도 10년의 세월이 걸릴 것이다."
어떤 사람이 이 건물을 둘러보고 한 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佳人은 한 시간 남짓 둘러보고 이렇게 글을 쓰니 얼마나 황당한 일이겠습니까?
그래서 佳人이 한 마디 던지고 왔습니다.
"됐네! 이 사람아 자네는 공부를 10년을 하든 말든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나는 오후에 비행기 타고 돌아가야 하니까
딱 1시간만 둘러보고 가겠네~"
저 잘했쮸?
건물 자체가 박물관이며 예술작품입니다.
그런 아름다운 이곳도 진씨는 온데간데없고 건물만 남았습니다.
비록 진서방이 없다고 해서 그의 정신마저 사라진 건 아니겠죠?
지금은 학동들의 낭랑한 글 읽는 소리는 사라졌습니다.
건물 사이로 뛰어다니며 숨바꼭질하던 아이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껍데기는 남아 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이 정도의 건물을 지은 진씨는 황후 장상이 부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한세상 부족함이 없이 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비록 그는 갔어도 그의 마음은 후세사람이 즐길 수 있기에 좋은 일을 한 게 아닐까요?
명품이란 그냥 화려하게 라벨에 붙은 상표만 겉에 두루는 게 아니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되고 더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게 아닐까요?
문패 하나는 크게 걸어놓았네요.
아무리 남부럽지 않게 살아도 이제는 남은 게 이름 하나뿐이군요.
그러나 건물을 지은 주인인 진서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진서방 이사람 말입니다.
동화속에서 아름답게 살다 갔던 모양입니다.
정말 멋을 아는 사람이었나 봅니다.
한 번 만나 차라도 한 잔 하며 속내라도 들었으면 좋겠지만, 시절이 다르고 또 언어마저 달라서...
여기 진씨서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들어가는 대문에도 털북숭이 장비와 관제(關帝)라고 칭송받는 관우로 하여금 지키게 했습니다.
관우와 장비가 둘이 함께 지키면. 세상에 유비나 제갈량 빼고는 드나들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좌청룡 우백호 정도는 되는가 봅니다.
조조가 백만대군을 거느리고 진씨서원을 공격해도 함락시키기 어려울 겝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 정부는 건물 접수증 한 장만 달랑 들고 이곳을 접수했을 것입니다.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것은 중국에서는 조조의 백만 대군도 아니고 공산당 정부의 명령서 한 장인가 봅니다.
우리나라 곶감과 비교하면 어떤 게 더 무서울까요?
이제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위의 건물이 진씨네 귀신을 모셔놓은 중앙사당인 취현당(娶賢堂)입니다.
제일 중앙에 있는 건물입니다.
꿈이 있고 멋을 아는 사람을 여행 마지막에 알았기에 내일 더 살펴보렵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이곳은 그냥 한두 시간에 둘러볼 곳은 아닙니다.
온종일 바라보아도 졸겠습니다.
하나하나의 의미를 찾아보며 느껴보아도 좋습니다.
몇 날 며칠을 둘러보며 곰 씹어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쒸~ 오후에 비행기 타야 하는데 환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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