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으로 넘어가는 해가 더 붉게 빛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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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으로 넘어가는 해가 더 붉게 빛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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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흑산공원에 있는 원림식물원을 보았습니다.

오후에는 그 반대편인 꾸이린 역에서 북쪽방향으로 걸어갑니다.

그곳에는 용호(榕湖)라는 호수공원이 있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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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바로 일월쌍탑이 있는 삼호라는 호수를 큰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호수공원인 셈인가 봅니다.

꾸이린 역에서 멀지 않기에 걸어가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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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를 산책하다가 돌로 만들어 놓은 산책로 작은 틈 사이로 이름도 모르는 들풀이 보였습니다. 

정말 생명력이 대단합니다.

그 돌 틈 사이로 머리를 내밀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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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밟고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저 들풀은 무심한 사람들에게 언젠가는 밟혀 생명을 다 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들풀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두렵다면 다른 안전한 곳으로 뿌리를 내렸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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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누가 보살펴 주지 않아도....

들풀은 그리 살아가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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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늘 그렇게 당당하게 두려움 없이 살아가는가 봅니다.

묵묵히 아무 불평도 없이..... 

그런데 세상을 불평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佳人뿐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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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榕湖)라고 하면 뱅골보리수라는 용수(榕樹)가 많이 자라는 호수인가 봅니다.

중국은 가는 곳마다 거대한 반얀트리라는 용수가 잘 자라는 것으로 보아 토질과 잘 맞는 나무인가 보네요.

바로 그 돌 틈사이로 작은 머리를 내밀던 여린 식물이 자라 거대한 반얀트리가 되고 마침내 이 호수의 이름조차도

용호라는 이름으로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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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오에서 위에량산으로 가는 길에도 대용수라는 나무가 있고 나무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돈을 내고 들어가야 하니

돈 버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나무가 그렇게 크게 자라는 데 중국정부에서 한 일이 무엇입니까?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중국 정부에서 챙긴답니까?

그러나 이곳 용호(榕湖)는 그냥 돌아다니며 쉬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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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가운데 유리로 지은 집도 보입니다.

밤에는 물론 불을 밝혀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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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선의 모습을 한 정자입니다.

중국은 주변의 어느나라 보다도 용을 무척 좋아합니다.

용이란 글자가 들어간 곳이 무척 많을 뿐 아니라 상상속의 동물인 용을 형상화 하여 많이 만들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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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모양의 다리입니다.

멋도 있으려니와 그 다리 아래로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을 통과시키기 위해 저렇게 만들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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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십니까?

이곳이 바로 사인(詞人) 왕붕운(王鵬運)이라는 사람의 집이었던 서원(西園) 자리였다고 하네요.

이 사람은 아주 유명한 글쟁이였던 모양입니다.

많은 글이 아직도 남아 후세들이 읽는다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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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붕운이라는 사람은 이곳에 움막(?)을 짓고 글을 쓰며 세월을 보낸 모양입니다.

움막의 수준이 어디를 기준으로 하나 모르겠지만, 무척 검소한 집을 지었던 모양이네요.

칫! 글을 잘 쓰지 못하는 佳人이라도 이곳에 머물면 저절로 글이 써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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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은 또 뉘시우?

이 사람도 이곳에 집을 짓고 살던 당경숭(唐景嵩)이라는 사람입니다.

정치가이며 장군이었던 이 사람도 이곳이 좋아 집을 짓고 살았다 하네요.

댁도 움막을 짓고 사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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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랍니다.

그 사람의 집터에는 이렇게 지붕에 아름다운 조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인테리어도 정말 소녀처럼 예쁘게 만들었습니다.

돈이 많아 무척 화려하게 꾸미고 살았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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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만 아니라 담장도 벽감을 이용해 예술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런 모습은 나중에 광저우에 갔을 때 진씨서원이라는 건물을 보고 서로 같은 형태의 건축술이라고 알았습니다.

아마도 이 지방만의 독특한 인테리어가 아닌가 생각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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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佳人 혼자 생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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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의 이름이 五美堂이라고 한다는군요.

아마도 집 주변에 다섯 가지 아름다움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무 자료가 없어도 佳人보고 찾아보라고 해도 다섯 가지의 아름다움을 콕~ 찍어 찾아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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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용호라는 호수와 건너편 산이 호수에 비치고, 호수를 건너다니는 다리도 예쁩니다.

밤에 달이 호수라도 비칠라치면, 여포의 애간장을 녹인 달도 부끄럽게 만든 폐월이도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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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게 날아가던 기러기를 떨어뜨렸다는 낙안의 거문고 소리도 이곳에 앉아 있으면 들리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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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물고기를 기절시키는 마력을 지닌 침어도 좋습니다.

꽃도 무색하게 만든 수화까지 오늘 이곳에 모두 집합시켜 여러분께 인사 올리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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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건너로 꾸이린의 상징처럼 생각되는 카르스트 산 모양이 보입니다.

이 모습은 이곳 꾸이린과는 무척 잘 어울리는 모습입니다.

마치 꾸이린이기에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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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이린은 바쁘게 다니지 않아도 좋습니다.

시내 곳곳에 이런 공원이 있어 언제든지 쉬었다가 갈 수 있습니다.

천천히 걸어 다니며 구경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니다 지치면 이런 정자에 앉아 시 한 수 읊조리다 가면 어떻겠습니까?

춘향가 한자락 구성지게 부르다 가도 좋지 않겠어요?

춘향이면 어떻고 향단이면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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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어찌 나이가 문제 되겠습니까?

사랑에도 나이란 숫자에 불과합니다.

호숫가에 앉아 손을 꼭 잡고 사랑의 밀어를 나누는 흰머리 소녀와 염색머리 총각 연인의 모습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모습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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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사랑하는 속 모습만 보아야지 왜 피부 나이만 보고 평가합니까?

비록, 나이가 들어 예전의 아름다움은 사라졌지만, 그 마음조차 사라졌겠습니까?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일이지 피부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세상에 겉만 보고 판단하는 생명체는 인간밖에는 없을 겁니다.

 

오히려 사랑하며 살아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기에 사랑은 더욱 불타올라야 합니다.

비록 사그라지는 모닥불이었을지라도 뒤적거려 보면 아직 온기가 남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산으로 넘어가는 해가 더 붉게 빛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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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여행 중에도 이런 길을 옆 지기와 함께 누구의 구속도 받지 않고 눈치도 보지 않고 데이트를 즐겨야 합니다.

산다는 일이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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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이린도 가을인가요?

제법 가을의 색깔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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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아무리 멀어도 난 너희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다 알고 있단다.

다만, 너희가 부러울 뿐이고...

사랑이란 어느 날 문득 호숫가의 으슥한 곳에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는 사건, 사고입니다.

그 사랑의 행위가 입술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말이냐, 아니면 입술을 직접 나누는  일이냐의 차이일 뿐입니다.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지 피부로 하는 것이 아니라고 방금 말씀드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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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좀 더 가까이 불러볼까요?

그림은 훌륭하고 난이도가 무척 높으나 역시 19금입니다.

아~ 사랑의 종결자이신가요?

이곳 용호라는 호수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랑이 싹트는 장소였나 봅니다.

사회주의 국가라는 중국을 이해한다는 일은 낙타가 냉장고를 주머니에 넣고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더 난해한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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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때와 장소만 가리지 않겠습니까?

두 사람 사이의 거리도 가리지 않고 밀착했습니다.

아주 좋아 죽습니다.

사랑이란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모두 초월하는 힘을 지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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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만든 무지개 다리는 그 모양만 아름다운 게 아니고 저 다리 밑으로 관광객을 태운 유람선이 드나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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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오면 유람선은 불을 밝힌 이 다리 아래로 통과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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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가운데 이런 공원을 만든 꾸이린...

칭찬받을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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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이린은 중국의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무척 깨끗한 편입니다.

그래서 꾸이린을 山靑, 水美, 洞奇, 石美라고 하던가요?

맑은 산, 아름다운 물, 기이하게 생긴 동굴, 아름다운 돌이라는 말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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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은 옅은 안개 때문에 전혀 맑지 않습니다.

이 지방의 날씨도 내륙성 기후로 늘 안개가 많은가 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계수나무 한 나무...

이런~ 여기는 계수나무가 한 그루만 있는 게 아니라 가로수가 모두 계수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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