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고성을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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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고성을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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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안갯속의 봏황은 새로운 얼굴이었습니다.

지금 고성의 아침을 찾아갑니다.

 

고성 안은 대부분 돌아본 듯합니다.

이제는 완밍타라는 만명탑 아래인 퉈지앙의 하류 방향인 아래로 걸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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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관광객이 거의 찾지 않기에 무척 한가한 지역입니다.

한국인 관광객도 이곳은 별로 찾지 않을 것입니다. 

어제 이곳 봉황 고성을 올 때 지난 다리가 보입니다.

저 다리를 지나며 바라본 이곳의 풍경이 아름다워 지나치는 게 무척 아쉬웠는데 바로 그곳이 봉황의 한자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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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봉황 고성에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생각됩니다.

위치는 완밍타 앞으로 오른쪽으로는 홍치아오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퉈지앙의 하류입니다.

사진속의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만약 그런 생각이 드셨다면 그 속을 걸어보세요.

그러시면 님께서는 수채화 속에 그림이 되실 수 있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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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우리 부부는 수채화 속으로 들어갑니다.

봉황 대교 아래에서 출발한 놀잇배는 이곳까지 내려옵니다.

지금 적벽대전에 출전합니까?

중국인들은 무지하게 많이 배를 타고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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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각형 배 위에는 먀오족 아가씨가 있어 늘 배가 가까이 다가오면 간드러지게 노래 한 자락 부르면,

어떤 배는 타고 있는 관광객이 답가를 구성지게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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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잇배는 여기까지 왔다가 다시 상류로 돌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부터는 배도 다니지 않고 관광객조차 찾지 않은 곳입니다.

봉황을 흐르는 퉈지앙의 하류에 속하는 이곳에도 무척 많은 놀잇배가 있어 호객행위가 대단합니다.

그러나 승선료는 고성을 오르내리는 배에 비하여 저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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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와 하류를 갈라놓았지낭, 퉈지앙을 건너갈 수 있도록 징검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더 내려간다고 볼 게 사실은 없습니다.

다만, 징검다리 아래는 그곳에서 뱃놀이할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그들만의 마이너 리그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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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이곳 풍경조차 무척 한가합니다.

방금 걸어온 길을 바라봅니다.

퉈지앙을 오르내리는 배조차 이곳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수채화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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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를 건너 다시 고성 방향으로 올라가려는데 길가에 있는 이정표에 심종문 묘지라고 보입니다.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 위치를 물어보니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면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봉황이 낳은 문인인 션총원(심종문:沈從文)의 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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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왔는데 올라가 봐야 하지 않겠어요?

여기까지 온 김에 봉황의 자랑이라는 심종문이라는 사람의 묘나 들렀다 가지요, 뭐~

잠시 내려오다 보니 오른쪽 산 위로 올라가라는 푯말이 보입니다.

묘지는 바로 언덕 중간에 있습니다.

입구에 그분의 책도 팔고 기념품도 파는 가게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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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죽으면 묘지 앞에다 글을 남겨달라고 미리 유언했으며 여기에 새겨놓은 글이

바로 자신이 남긴 글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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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소박한 묘지입니다.

오화석으로 묘비를 만들고 묘지 위를 돌로 덮어놓았습니다.

그는 이곳 봉황에서 숨을 거둔 게 아니고 북경에서 죽었다는군요.

그래서 이곳에는 그의 유골 일부만 묻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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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로 들어가는 입구에 그의 책이나 그 밖의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습니다.

그냥 들어가 구경합니다.

그가 썼다는 삐엔청이라는 책을 뒤적여봅니다.

푸~ 하하하~~

뒤적여봐야 사실 흰 종이에 검은 글씨뿐이지요.

너무 야단치지 마세요. 글자 모른다고 메뉴판도 못 봅니까? 나 원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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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스스로 호남봉황인이라고 했답니다.

봉황에서 태어난 그는 평소 이곳을 무척 사랑했고 그의 작품 세계도 주로 그 무대가 이 부근의 일을 썼다는군요.

먀오족 출신으로 왜 먀오인을 내세우지 않고 봉황인이라고 했을까요?

 

심선생... 이름도 바꾸셨군요?

경력도 화려하시고요. 

베이징에서 활동하시려면 먀오인이라고 하시는 게 부끄러우셨나요?

봉황인이 자랑스러우셨나요?

佳人이 봉황을 메뚜기라 했으니 선생께서는 메뚜기인이라고 불러도 괜찮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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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뤄뽀라는 무입니다.

수분이 많고 달콤해 갈증에도 좋고 그냥 손으로 껍질을 벗겨도 되기에 가지고 다니며 먹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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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부패하여 버려야 하는 음식이 있고 
반대로 시간이 지나면 별 볼 일 없는 음식도 발효되어

예전보다 더 값어치가 뛰어난 음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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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패하는 사람이 있고
세월이 흐르면서 발효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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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무척 훌륭하고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던 사람이

세월이 흐르고 나서 추하게 변질하여 "저 사람이 왜 저렇게 되었지?"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우리 기억에 가물거리고 그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던 사람이 

존경할만한 사람이 되어

우리가 자랑스럽게 "그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이야~"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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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썩은 음식은 그 자체로만 문제가 아닙니다.

썩은 음식은 옆의 멀쩡한 음식도 같이 상하게 합니다.

 부패한 사람은 가까운 이웃까지도 함께 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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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우리는 살아가는 하루하루에 신중해야 합니다.
나를 부패하게 하는 일도 내 마음가짐에 달렸고
나를 발효되게 만드는 일도 내 생각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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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도 이제 생산일자가 많이 지나 유효기간이 가까워져 갑니다.

저는 어느 쪽에 해당이 될까요?

혹은 여러분은 어디에 속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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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든 사람이든 흐르지 않고 한곳에 고이면 썩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佳人은 오늘도 부패하지 않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겠습니다.

생각 또한 한 가지만 생각하면 발전이 없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세상을 보아야만 발효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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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명망이 높고 훌륭한 분이라고 제대로 발효된 듯 한 사람도

왜 모두 청문회장에만 나가 앉으면 상한 냄새가 진동하죠?

이곳 봉황에 펄럭이는 것은 웨딩드레스 입고 촬영하는 새색시만이 아니고 객잔에 널어 말리는 침대 시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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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오래되면 변하지만, 마을도 마찬가지입니다.

봉황이라는 옛 마을도 시간이 지나 부패하지 않고 발효되어 지금은 예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오고

사랑받는 마을이 되었습니다. 

봉황고성도 한 번 대한민국 국회청문회장에 올리면 썩는 냄새가 진동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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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오족의 공연 중 목욕탕 의자처럼 생긴 의자 두 개를 흔들며 추는 춤이 있습니다.

반덩우(판등무:板凳舞)라고 부르는 의자 춤입니다.

지금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지만, 예전에 우리 어린 시절 목욕탕에 가면 바로 저렇게 생긴 나무 의자에 앉아 목욕했습니다.

 

이들도 워낙 우리 민족처럼 가무에 뛰어난 치우천황의 자손이라 몸속에서 이글거리는 신명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

임금님 귀 당나귀 귀라고 외쳐야 화병이 사라집니다.

신바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신바람을 몸속에 꾹꾹 누르고 있으면 병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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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아낙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밤에 변변치 못한 신랑 흉도 보고 자식자랑도 하며 놀다가

끼가 다분히 많은 한 여편네가 흥이 나면 앉았던 의자를 들고 벌떡 일어나 옆의 아낙 의자를 뺏어 두 개의 의자를 부딪히며

소리 내 박자를 맞추며 구성지게 한 곡조 뽑기라도 하면 함께 있던 아낙도 어울려 빙글빙글 돌며 노래하고 춤을 추었을 것입니다.

반덩우(판등무:板凳舞)라고 부르는 전통춤 ... 이렇게 시작된 게 아닐까요?

 

살풀이면 어떻고 한풀이면 어떻습니까?

여편네 속에 쌓였던 한을 함께 둘러앉아 노래라도 부르며 이렇게 풀고 나면 한결 시원하잖아요.

신명 나게 어깨춤도 추어가며 소리라도 질러대면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가슴 짓누르던 응어리가 뻥하고 뚫어지는 기분이잖아요.  

전통이라는 것 참 쉽죠~ 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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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먀오족에만 이런 춤이 전통춤입니다.

다른 마을에서도 끼가 많은 아낙이 수 천 년간 내려오며 같은 행동을 했겠지만,

핏속을 흐르는 끼가 여러 사람의 심금을 울리지 못했기에 일회성으로 끝이 났을 겁니다.

그러기에 어떤 행위가 부족마다 어울리며 후손에게 전해지며 자주 행하다 보면 풍습이 되고

전통이 되어 그 부족을 대변하는 행위예술이 되는 게 아닐까요?

옴마나~ 먀오족 처자를 다시봐도 예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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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먀오족을 감시하기 위한 성루입니다.

중원의 처지에서 협조하는 먀오족과 반항하는 먀오족을 나누기 위해 남방장성을 쌓았고 그 장성의 중심에

봉황 고성을 짓고 그 성 위에 이런 누각을 만들어 감시하며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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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 성벽이 바로 봉황 고성의 성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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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션총원(심종문:沈從文)의 옛집입니다.

아마도 말 잘듣고 중원에 순응했던 먀오인의 후손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 사람도 청문회에 올려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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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봉황 고성을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이 들리는 명소입니다.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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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의 모습은 다른 곳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소수민족의 배낭같은 소쿠리를 여기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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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소쿠리에 담아 키우고...

무척 용도가 많은 것이지요.

관광객과 현주민이 함께 어울려 아침을 엽니다.

중국의 유명한 빨간 깃발부대가 아침부터 고성을 누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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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아가는 모습은 근본은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그 속을 파고들면 조금씩 다른 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대부분 아침을 길거리에서 사먹는 중국인에게는 우리 눈으로 보면 이상하지만, 사실 그 또한 하나의 생활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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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오족(묘족:苗族)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매우 다양한 문화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춤과 노래를 즐기며, 뛰어난 민속 문학을 유지해 왔습니다.

악기는 무구(木鼓)와 통구(銅鼓) 같은 타악기, 루성(芦笙)과 망통(莽筒) 같은 관악기 등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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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는 루성우(芦笙舞), 구우(鼓舞), 반덩우(板凳舞) 등이 잘 알려졌습니다.

비록 박해받고 수천 년간을 쫓기며 살아왔지만, 원래 신명이 많은 민족이라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술이라면 코가 삐뚤어질 때까지 손님에게 권하는 민족이 먀오족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봉황은 골목마다 먀오족의 아픔이 남아 있습니다.

아웃사이더로 중국에서 버텨왔습니다.

치우천왕을 모시고 5천 년이 넘게 살아왔습니다.

우리 눈에는 중국인이지만, 그들은 중국인이 아니고 먀오인입니다.

 


1 Comments
pej6803 2011.10.17 17:58  
사진과 글 감사히 잘보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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