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다 보니까 행복한 순간에도 행복하다는 표정을 짓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미워해야 할 순간에 칭찬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알아도 모른척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몰라도 알고 있는 듯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여행하다 보니까 눈물을 보이지 않을 곳에서 눈물을 보일 때가 있습니다.
웃어야 할 때 웃음을 삼켜야 할 때가 있습니다.
칭찬해야 할 때 모른 척하며 외면하며 지나쳐야 할 때가 있습니다.
욕이라도 하고 싶은데 억지웃음이라도 웃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여행하다 보니까
아름다운 사람을 모른척하며 떠나보낼 때가 있습니다.
미워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척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피곤하고 쉬고 싶어도 강행군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지루해도 재미난 것처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여행하다 보니까
상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도 알아들은 것처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상대가 전하는 의미를 완전히 알아도 못 알아 들은 척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여행하다 보니까 말입니다.
내 마음과 다른 행동을 해야 할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그런데 어디 이런 일이 여행할 때만 그런가요?
살다 보니 늘 그런걸요.
아침에 시지앙의 전경을 보기 위해 마을 안으로 올라갔다 왔습니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골목 몇 번 왔다갔다 서성거리면 모두 봅니다.
아침은 돌아다니다 길에서 파는 빵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24원을 주고 1시 30분에 출발하는 카이리행 버스를 탑니다.
슬픈 역사가 아이러니하게도 참 아름다운 마을을 만들었습니다.
더 많이 아팠고 더 오랜 세월 고통받았기에 더 오래 기억에 남고 더 많이 생각했습니다.
떠남을 생각하는 사람은 마음 한편 허전함을 느낍니다.
그 허전함은 다른 여행자를 위해 남겨놓아야 합니다.
비록, 캔버스에 그리다가 만 그림이 되었지만, 佳人 나름대로 열심히 그리려 했습니다.
나머지는 또 다른 분이 오셔서 이곳을 그려나가실 거라고 확신합니다.
뭐 늘 佳人의 이야기는 그리다가 만 그림이고 부르다가 만 노래입니다.
여행이란 멋진 풍경, 좋은 느낌만 받는 게 아닌 모양입니다.
비록 시지앙을 떠나지만, 佳人의 사랑 한 덩어리를 살포시 남겨두고 가렵니다.
그 사랑이 이곳 시지앙에 뿌리를 내려 무럭무럭 자라나 먀오족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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