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얼굴은 하나의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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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얼굴은 하나의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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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 45분경에 동장을 출발합니다.

동장 안은 무척 조용했습니다.

그러면 죽은 시신이 떠들기야 하겠습니까?

학생들로 숨소리를 죽여가며 사진만 찍습니다.

이곳에서 들리는 소리는 佳人 카메라의 둔탁한 셔터 소리만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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먀오족의 동장은 치우와 연관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탁록대전에서 한족의 황제에게 패한 후, 치우의 후손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먀오족의 역사에 의하면 동으로 이동한 무리가 동이족이고 남으로 이동한 무리가 먀오족이라 합니다.

또 어느 학자는 고구려가 멸망 후 포로로 끌려간 수십 만의 유민이 남으로 내려와 지금의 먀오족이 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이곳에 살아왔던 먀오족은 나중에 치우의 환생을 기다리며 땅에 묻히지 않고 이렇게 동굴 속에 잠들어 있다고 합니다.

다시 치우의 곁으로 돌아가 예전의 영광을 누리기 위해서랍니다.

시신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지만, 영혼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먀오족의 고향이 아니기 떼문에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가 묻히기를 바라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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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죽은 이를 포함하여 모든 먀오족이 이 고원에 피는 들꽃을 지르밟고 치우의 곁으로 진군할 것입니다.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원합니다.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그 장엄한 광경을 상상합니다.

아름다운 들꽃이 만발한 이 고원에 산 자와 죽은 자가 모두 손에 손을 잡고 고향을 향하여 걸어가는 모습을.. 

 

실제로 먀오족의 최대 마을인 시지앙(서강:西江) 천호묘채에 있는 박물관에 가면 치우로부터 이어온 족보가 있습니다.

그 내용을 나중에 시지앙 편에 사진과 함께 올려보겠습니다.

그 후 한족과 북방민족의 핍박을 받으며 5천 년 동안 저항하며 고향을 빼앗기고 피난 다니며 살아온 고난의 민족 먀오족.

최근까지 중원의 세력에 맞서 용감히 대항했던 먀오족의 가슴에 응어리는 아마도 영원히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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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받고 마지막까지 중원의 힘에 밀려 하늘을 점점이 수놓은 듯 알알이 골짜기마다 박혀 살아가는 먀오족...

먀오족을 견제하기 위해 마지막 토벌까지 당하며 살아온 고난의 민족

그 흔적은 펑황고성 근처에 있는 남방장성이 있습니다.

 

진핑에서 리핑으로 내려오는 길 두 갈래 중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왼쪽 길에 롱리꾸청이라고 있습니다.

그 꾸청이 인위적으로 만든 한족의 둔보로 지금도 그 마을은 한족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꾸청이 바로 먀오족의 준동을 억제하기 위하여 명나라 때인 1388년에 만든 한족의 군사 요충마을입니다.

그해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의 최영장군이 하늘의 별이 되었고,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짚신 거꾸로 신고 도성을 향하여 창칼의 방향을 돌린 해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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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시기에는 시지앙의 천호묘채는 청군이 불을 질러 먀오족을 토벌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중원의 입장에서는 가장 껄끄러웠고 마지막까지 독립정권을 이루며 살아왔던 민족이 먀오족이었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중원은 먀오족이 언제나 눈엣가시였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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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먀오인들이여~ 

모두 손에 손을 잡고 죽은 자도 일어나 다시 치우의 곁으로 돌아가는 꿈을 꿉시다.

전쟁의 신이라는 치우도 9번의 전투에서 이기고 마지막 한 번의 전투로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한족이 가장 숭배하는 한나라에서도 전쟁을 준비하며 제일 먼저 제를 올렸던 인물이 치우였을 정도였으니 전쟁의 신으로 인정

받아 전혀 부끄럽지 않을 겁니다.

 

지금은 비록 음습한 동굴 속에 있다 하더라도 그대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이 오면 손에 손을 잡고 들꽃이 만발한 이 너른 고원을

힘차게 두 발로 밟고 일어나 모두 함께 치우 곁으로 돌아갑시다.

 

佳人과 함께 꽃길을 걸어 희망의 나라로 나아갑시다.

허걱! 마눌님이 이상한 상상 하지 마시고 두 발로 길을 걸어 칭옌가는 버스 정류장으로 가자 하십니다.

왜 당신이 먀오족의 죽은 자와 함께 길을 나서냐고 하십니다.

 

생각해보니 마눌님 말이 맞군요.

그날이 오면 제가 왜 여기에 와야하며 또 그들과 함께 힘들게 걸어서 그들 고향까지 동행해야 하나요? 

먀오족은 우리와 사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佳人이 잠시 오바했나 봅니다.

그래 마눌님! 칭옌꾸전으로 돌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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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별이라도 잘난 놈은 늘 하늘을 밝게 비추는 폼나는 태양이 되지만,

그렇지 못하는 놈은 그냥 해가 진 후에만 혼자 밤새도록 용만 쓰다 아침이 오면 황망히 사라집니다.

 

그래도 내일 밤에 다시 반짝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유효기간이 다 되어 생명을 다하는 별똥별은 마지막 섬광을 하늘에 그리며

마지막으로 반짝 세상에 존재감을 나타내고는 스스로 자신을 태워버립니다.

젠장... 사라진 별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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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민족을 기억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 민족이 과거에 부끄럽기도 했던 일도 있었고 자랑스러운 일도 있었을 겁니다.

그래도 끈질기게 버티며 견뎌왔기에 지금 우리에게는 조국이라는 것이 있지 그 조국이 사라져 버렸다면

민족의 희망도 존재감도 모두 별똥별처럼 사라졌을 겁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우리 민족을 사랑하고 나라 사랑에 모두 한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도 중국 정부에서 하는 행위를 보면 얼마나 어거지며 말도 되지 않는 꼴통같은 요구를 합니까?

우리 선조가 그런 더러운 경우를 모두 참으며 지켜왔기에 지금 우리에게 조국이 있습니다.

야량국도 사라지고 남조국도 없습니다.

한 때 大唐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송첸캄포의 나라 토번도 이 지구상에서 모두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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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함께 우리와 이곳에 왔던 구이저우 민족대학 친구들은 또 다른 동장으로 가야 한다고 먼저 자리를 떠버렸습니다.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는 시골길...

우리 부부 둘이서 터벅터벅 걸어 버스 타는 곳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저 멀리 머리도 수염도 깎지 않아 텁수룩하게 보이는 젊은 남자가 걸어옵니다.

그런데 그 사내의 손에는 낫을 들고 오는 겁니다.

우리 부부는 순간 섬뜩한 기분이 들어 그 남자가 걸어오는 쪽의 반대편으로 옮겨 걷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가까워져 옵니다.

얼굴이 자세히 보이는 위치까지 오니 그 젊은이의 얼굴은 매우 험상궂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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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용기를 내 먼저 그 남자에게 "니하오" 라고 했지만, 그 남자는 들은 척도 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더 크게 "니 하오!"를 외치며 웃는 얼굴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 뱉으랴~

그제서야 그 젊은이가 우리 부부를 바라보며 웃으며 또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니 하오~"라고 답을 합니다.

 

그의 웃는 얼굴을 보니 전혀 험상궂지 않았습니다.

더벅머리 차림은 시골에서 농사만 짓는 순박한 차림으로 보였습니다.

그의 손에 든 낫은 흉기가 아니라 그의 가족을 위하여 맛있는 저녁거리를 베로 가는 중인 듯했습니다.

아마도 소에게 먹일 여물을 베러 가는 길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젠장... 사람의 마음이 이리도 간사합니까?

조금 전에 느꼈던 평가가 인사 한 마디에 180도 바뀌는 게 사람 마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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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를 지나쳐 한 참 더 걸은 다음 울 마눌님에게 말했습니다.

낫을 들고 오는 남자가 사실은 겁이 났다고...

"왜요?" 머리도 길고 수염도 덥수룩해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요.

"당신 얼굴을 보세요. 당신이 수염을 깎지 않아 그 남자보다 더 이상하게 보여요.

아마도 그 젊은이가 당신에게 그런 감정을 갖고 인사했어도 받지 않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려고 했을 거예요."

佳人은 나중에 숙소에 돌아와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니...

바로 흉악하게 생긴 사람은 수염도 깎지 않고 여행 중인 佳人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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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니 그랬습니다.

내 얼굴에 나타난 표정과 모습은 알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얼굴과 표정을 금방 읽어냅니다.

정말 어리석은 佳人입니다.

 

사람의 얼굴은 하나의 풍경입니다.

얼굴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이 그대로 얼굴에 담겨 있습니다.

주름이 늘어갈수록 그리고 깊어갈수록 희로애락이 얼굴에 가득 담겨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은 한 권의 그림책입니다.

더군다나 나이가 들어가며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가 얼굴에 그대로 그려져 있습니다.

수많은 삶의 기쁨과 슬픔이 얼굴에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주름이 늘어갈수록 그리고 깊어갈수록 더 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야기책입니다.

 

2 Comments
佳人1 2011.03.19 10:23  
글이 잘려버렸습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아래 블로그를 클릭하시면 ....

http://blog.daum.net/nhk2375/7163544
곰돌이 2011.03.19 14:43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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