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팔괘(神州八卦)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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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팔괘(神州八卦)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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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만 봉우리 마주보며 길을 걷는다.

봉우리 사이로 안개가 잦아드니

혼탁한 세상은 이곳에도 있구나.

나도 함께 자연속에 묻혀보자꾸나.

 

운무는 수시로 일어났다 사라진다.

조석으로 변하는건 좋은게 아니잖니

푸른 봉우리야 변할리 없겠지만

제모습 지키면서 언제나 푸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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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부부는 또 걸어 신주팔괘라는 밭은 찾아갑니다.

다른 분의 사진으로 그 모습을 보고 '밭도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그리고 관광상품이 될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신주팔괘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렵니다.

우리 부부가 오늘 관봉로를 걷지 않고 버스 길을 걷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신주팔괘를 직접 들어가 보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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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으로 들어가는 길은 버스가 다니는 길에서 옆을 슬쩍 건너다보면 작은 폭포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징검다리가 있고요.

징검다리 건너편에는 돌로 만든 이 마을 전통의 집이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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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징검다리를 건너갑시다.

조심조심...

옆에는 작은 폭포의 물이 흐르는 소리 때문에 약간은 겁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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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을 돌아서면 바로 저기 팔괘전이라는 밭이 보입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은 세상의 모든 산이 이렇게 생겼다고 생각하며 살아갈 겁니다.

이곳에서는 애드벌룬을 띄워 비싼 요금을 받고 장사해야 하는 데 전혀 중국 같지 않습니다.

높이 올라가 수많은 봉우리를 내려다보는 기분도 무척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먄 산을 허물어 길을 내는 우매한 방법을 택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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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 집 옆에서 생강을 추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인임을 알고 생강밭 옆에 있는 콩밭에 자라는 콩을 한 움큼 훑어와 먹어보라고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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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그냥 딴 생콩인데 그냥 쓱쓱 닦아 먹어보라네요.

비릿내가 날 것이라는 생각에 머뭇거리자 자꾸 권합니다.

콩은 껍질채 그냥 먹는다고 시법까지 보이는데...

먹어야죠. 죽어도 먹고 죽어야 때깔이 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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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마눌님은 생강 뽑는 일을 도와준다고 佳人만 팔괘전에 다녀오라네요.

바로 저 앞에 팔괘전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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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뒤를 돌아봅니다.

저 위에서 관망대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네요.

틀림없이 "저 사람이 왜 팔괘전 안으로 들어가지?"라고 하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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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은 저 사람들이 못 본 것을 보러 가는 중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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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 길을 따라 빙글빙글 돌며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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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가운데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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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두렁길을 따라 팔괘전으로 들어갑니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습니다.

다 왔습니다.

 

팔괘전이란 기하학적이고 아름답게 만들려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었습니다.

한 뼘의 땅 떼기라도 더 만들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원초적인 고육책이었습니다.

가장 원초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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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가운데는 이렇게 물이 고여 있습니다.

늘 이 정도의 물이 고여 있답니다.

비가 많이 내리기라도 하면 자연히 땅속으로 난 수로를 따라 정처없는 여행을 떠날 겁니다.

 

생긴 모양은 멀리서 볼 때가 아름답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바라보니 그냥 그렇습니다.

세상에는 가까이에서 보았을 때 아름다운 것이 있고 멀리서 바라보아야만 아름다운 게 있습니다.

 

아마도 이 물은 지하로 스며들어 어디로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겠지요.

사실 땅 밑으로 지하수가 흐르고 바로 이곳이 스며드는 곳 중의 한 곳이 아닐까요?

어느 날 또 푹하고 꺼지면 이곳이 마링허 협곡처럼 될 소질이 많은 곳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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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함은 사라졌습니다.

그곳은 그저 평범한 물구덩이에 불과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모두 알고 나면 허탈합니다.

때로는 가림의 미학이 필요합니다.

 

이제 다시 버스가 다니는 큰길로 나옵니다.

완펑린 입구를 향하여 아직 걸어야 할 길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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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에 올라 내려다봅니다.

윤곽이 조금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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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 완펑린이라는 봉우리마다 모두 이름이 있을까요?

있다 한들 세상에 달라지는 게 무엇이겠습니까?

사람은 이런 쓸데없는 일에 신경 쓰고 삽니다.

인간이 살아가며 느끼는 근심 걱정이 저 봉우리보다 더 많을 겁니다.

사실 근심 걱정하며 살아야 할 일은 하나도 없는데 인간은 걱정을 만들고 그 걱정을 풀기 위해 또 걱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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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처럼 중요한 일만 결정하고 소소하고 작은 일은 걱정하지 않고 살면 무척 편합니다.

그런데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나요?

걱정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조차 걱정인 걸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무엇인가를 마음속에 안고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과거의 슬픈 기억을 안고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고통스러웠든 기억을 안고 살아가고
어떤 사람은 아픈 상처를 안고 평생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아름다운 기억을 안고 살아갑니다.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과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마음에 어떤 생각을 품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어차피 주어진 시간 속에 살아가는 우리

공연히 힘들게 살아갈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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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우리를 향해 묻습니다.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맞냐!" 

봉우리가 갑자기 엄지손가락을 펴 맞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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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어린 시절 뒷동산을 뛰며 놀았던 즐거웠던 생각을 품고 살아가면 됩니다.

 길가에 핀 들꽃 한 송이를 바라보고도 미소 지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즐겁게 사는 방법입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을 기억하고 살아가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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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지난 여행 중 보았던 멋진 풍광과

여행지에서 만나 도움을 주었던 사람을 떠올리면 됩니다.

그리하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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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고 즐거웠던 일들을 기억하고 살아가면

우리의 삶이 행복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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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가에 미소를 짓고 살다 보면 미소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됩니다.

그 전염병은 열병처럼 다른 사람에게 옮겨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듭니다.

내가 미소 지으면 지구의 한구석에 미소가 퍼져 나가고 지구 한 귀퉁이가 밝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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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에 보이는 바위가 장군봉인가요?

관봉로를 따라가다 처음 정자 있는 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바위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바라보니 장군의 풍채는 보이지 않고 마치 하늘에 대고 손가락 욕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佳人 같은 소인배 눈에만 그리 보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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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래서 멀리 바라보면 장군봉이 아니고 문지기 봉입니다.

주변에 무수히 많은 봉우리 입구를 지키는 문지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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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에 따스반(大石板)이라는 마을에서 걸어 이곳으로 오며 옛 마을을 들려보고 나오니 11시였고,

학교 앞에서 팔괘전을 보고 버스가 다니는 도로를 따라 완펑린 입구에 도착하니 12시 30분입니다.

모두 걸어온 시간이 4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가 온 거리까지 고려하면 10km 이상은 걸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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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 입구 사무실에 있는 화장실은 5성급 화장실이었습니다.

물론 무료이용입니다.

화장실도 이용하고 경구 입구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잠시 꿀맛같은 휴식도 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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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모셔온 쌍유봉이라는 봉우리입니다.

참 재미있게 생겼구나 하며 보면 되지 무슨 의미를 부여하고 난리법석 피워봐야 머리만 아픕니다.

 

그런데 만봉림에 있는 봉우리는 정말 만 개일까요?

만약 세어보고 만 개가 아니면 입장료를 깎아줄까요?

또 머리가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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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 오늘 일정이 너무 일찍 끝났습니다.

그러면 오후에는 유씨장원(劉氏莊園)을 찾아갈까요?

이곳은 늘 격려를 아끼지 않는 1237님이 제게 소개한 곳입니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세상은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아름다운 게 있고 가까이에서 보았을 때 아름다운 게 있습니다.

신주팔괘는 전자에 해당합니다.

너무 알려고 하면 다칠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아픔이 있어 마음을 다칩니다.

신비함이 사라지면, 그곳은 그냥 평범한 곳입니다.

 

 


2 Comments
곰돌이 2011.03.07 14:03  
팔괘전을 가까이서 보니,  신비감이 떨어지는군요...

그래도,  가까이 가서 봐야지요 ^^;;


저곳을 멀리서 보면.... UFO 내려 앉은 자리라고 우길수도 있겠네요 ^^*
佳人1 2011.03.08 08:53  
우리 눈에는 생소하게 보이고 마치 외계인이 장난한 것으로 보이는 모습도
가까기 다가가 바라보니 벼 한 포기라도 더 심으려는 호구지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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