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Banyan, Old Bridge, Old Villag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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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Banyan, Old Bridge, Old Village 1

佳人1 2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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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큰 사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길을 따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서 경구입구 방향으로 계속 내려옵니다.

古榕, 古橋, 古寨(Old Banyan, Old Bridge, Old Village)라고 풍경구 지도에 표시된 곳까지 왔습니다.

계속 가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마을 안으로 들어갈 것인가를 잠시 고민하지만, 우리 부부는 쉽게 결론을 냅니다.

오래된 다리가 있고 옛 마을이라는데 당연히 들려봐야지요.

지금까지 완펑린에 대한 많은 여행기를 보았지만, 이 마을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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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만개의 봉우리가 있는 남쪽 마을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관봉로에서 바라보면 건너편에 무수히 많은 봉우리가 있고 그 봉우리로 향하여 가는 외줄기 길이 보이는 곳입니다.

이런 일에 우리 부부는 서로 의견을 내고 바로 한 사람이 결정하면 무조건 따르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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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다 보면 함께 가는 사람과 가끔 의견이 달라 곤란을 겪기도 합니다.

어느분 여행기에서는 친구와 함께 여행하다가 서로 의견이 달라 중간에 서로의 길로 가신 분도 계시더군요. 

아무리 오랜 세월 함께 살아온 부부 사이라도 서로 의견을 달리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우리 부부도 여행하다 보니 서로 의견이 맞지 않기도 하고 또 기간이 조금 길어질수록 그런 다툼이 많아지기도 하더군요.

서로 위한다고 떠난 여행이 다른 갈등을 만들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다른 사람과 여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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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 부부는 그런 문제를 원천봉쇄하기 위하여 사전에 서로 역할을 분담하여 자기의 일을 결정해 놓고 출발합니다.

중요하고 큰일은 남편인 제가 결정하고 그 외 소소하고 작은 일은 울 마눌님이 전적으로 결정합니다.

 

일단 서로의 할 일이 주어졌고

그 사람이 책임진 일의 결정에 얼굴을 찡그려서도 안 되고 혹시 언성을 높인다든가 하면 경을 칩니다.

그러고 이렇게 하며 다녀보니 싸울 일이 거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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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마눌님의 할 일은 아주 작고 소소한 일입니다.

배낭을 꾸리는 일에서 환전하고 여행 스케쥴 짜고 숙소결정과 식사결정 그리고 이동문제 등등입니다.

그러니 여행의 츨발에서부터 돌아올 때까지의 소소하고 작은 일은 마눌님이 결정하면 제가 무조건 따릅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이상의 일을 제외하면 나머지 제가 할 일이 없다고요?

모르는 분은 누구나 흔히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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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남편인 제가 결정했던 크고 중요한 일이란 무엇일까요?

6가지 중요한 일... 누가, 언제, 어디를, 누구와, 왜, 어떻게 간다를 결정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배낭을 메고 뒤를 따라가는 든든한 동행이 되어주는 일입니다.

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일입니까?

그래서 당연히 제가 책임지고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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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짐꾼인 것 같으시다고요?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군요?

저도 그런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하지만, 울 마눌님은 그 말에는 아주 강력한 부인을 합니다.

행복한 동행이라나 뭐라나... 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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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속도 없이 산다고요?

저요? 늘 그렇게 사는걸요.

사실 이렇게 결정하고 다니니 속은 편했습니다.

속 없이 살아보세요... 속이 엄청 편합니다.

 

감독이 어디 운동장에서 직접 공을 찹니까?

지시하고 항의하고 소리만 지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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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가 결혼하고 함께 가정을 이루고 살아오며 늘 중요한 일은 모두 제가 결정했습니다.

그 결정이 무엇이냐고요?

제거 결정한 일은 아주 중요하고 큰 문제인 "우리 결혼하자!"라고 말하고 결혼식에 갔던 일이었습니다.

 

결혼 후 집안에 생기는 모든 작고 소소한 문제는 울 마눌님 책임 아래 꾸려 갑니다.

제게는 아직 큰일이 한 번도 생기지 않아서 지금까지 별로 할 일이 없었습니다.

왜 사느냐고요?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따지지 마세요.

살아가는 게 무슨 이유가 있습니까? 그냥 사는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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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걷다 보니 다리가 있고 그 아래로는 물이 흐르는데 작은 폭포를 이룹니다.

그냥 갔더라면 이런 모습을 보지 못하고 지나쳤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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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걸어가다 뒤를 돌아봅니다.

지금까지 앞만 바라보고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새로운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인생의 길에서도 앞만 바라보지 말고 가끔 뒤도 돌아보며 가야 합니다.

그러나 너무 뒤만 보고 가다 보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과거의 끈을 잡고 올라가다 어느 시점에서는 그 끈을 놓아 주어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그 끈에 얽매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뒤를 돌아보니 산 중턱으로 길을 만들어 란처가 다닐 수 있고 완펑린을 관망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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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부부는 저 위를 올라가 아래를 바라보지 않고 직접 그 봉우리 아래 있는 마을을 향하여 걸음을 옮깁니다.

이미 푸저헤이에서 정말 아름다운 봉우리를 보았고요,

오늘 이곳에 와보니 이른 아침에는 안개가 심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을에 도착하자 고용수(古榕樹)라는 팻말이 있어 골목 안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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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나무가 있습니다.

벵골 보리수라는 반얀(Banyan)트리 입니다.

중국어로 용(榕)이라는 글이 벵골 보리수 나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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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자라고 또 나무뿌리가 무척 크기에 어지간한 폭풍에도 견딜 수 있어

예전에 부처께서 바로 이 나무인 보리수 아래서 수도하셨다고 했던가요?

울 마눌님이 나무 옆에 서 있지만, 크기가 짐작이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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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무뿌리 사이에 무슨 조형물이 보입니다.

행위 예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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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이족은 이 나무 아래 뿌리 부분에 신당을 차려놓았습니다.

돌을 좋아하는 부이족은 돌 스토커라 역시 돌로 할배형상을 만들어 모셔놓았습니다.

나무 뿌리에 사람 형상의 돌이 우리 인간에게 무슨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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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뒤를 돌아봅니다.

입장료 수입 외에 관광객에게 더 짜내는 방법으로 관람차가 다니는 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니 역시 자연파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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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멀리 밭 가운데로 걸어나와 찍어야 겨우 나무 전체의 모습을 담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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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다가가면, 결국 나무줄기만 찍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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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벵골보리수인 반얀트리라도 이곳에 있는 나무는 아까 나무보다 작습니다.

앞으로 수십 년이 더 지나면 이 나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리고 카메라 세례를 받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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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무를 보았으니 옛 다리와 마을을 보면 이곳에 온 목적을 달성합니다.

드디어 다리를 찾았습니다.

佳人은 다리 사진을 좋아합니다.

 

혹시 기억나세요?

얼마 전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라는 영화에서 클린트 이스트 우드가 다리 사진만 찍는 다리 전문 사진작가로 나온

영화가 있었지요?

그 사내는 다리 사진 찍는다고 메디슨 카운티에 갔다가 메릴 스트립이라는 아줌마 다리에 반해 아름다운 메디슨 다리는 팽게치고

아줌마 다리 사진 찍는다고 셔터는 누르지 않고 눈만 껌뻑거리며 엉뚱한 다리 사진만 찍은 사내 이야기 말입니다.

무슨.... 자기 눈이 카메라 셔터입니까?

다리만 아니고 허벅지도 찍었지요? 아마도...

그러나 佳人은 나쁜 아찌처럼 아줌마 다리 말고 진짜 이런 다리 사진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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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은 이런 다리를 좋아합니다.

트럭이 지나가도 될 정도로 튼튼합니다.

어디 이 근처에 메릴 스트립은 없나요? 있다면 佳人도 며칠 쉬었다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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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오래된 다리를 보면 많은 생각을 합니다.

이 다리를 건너다닌 수많은 사람이 있었을 겁니다.

그 사람은 모두 자기만의 사연을 안고 건너다녔을 겁니다.

그곳에는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가 있어 佳人은 다리를 좋아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풀 방구리 쥐 드나들 듯 뻔질나게 건너다녔을 테고....

다리 건너 사는 새색시 향단이가 응삼이에게 시집간다고 가마 타고 건넜을 다리가 아니겠습니까?

살기 어려워 고향을 등지고 떠났던 사람도 건넜을 다리입니다.

청운의 푸른 꿈을 꾸고 입신출세를 위해 대처로 가기 위해서도 건넜을 거고요.

그리고 마지막 삶을 마감하며 다른 세상으로 떠났을 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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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흐르는 물을 바라봅니다.

물은 깨끗하지는 않지만, 원래 이 동네 물 색깔이 이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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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는 입구에 각각 양쪽으로 반얀트리를 심어 모두 네 그루의 나무가 마치 다리를 보호나 하듯 우뚝 서 있습니다.

우리 부부도 그 다리를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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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편으로 넘어와 다시 한 번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이제 나무와 다리를 보았습니다.

이 다리에 오면 두 가지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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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리에도 또 붉은 천으로 장식한 서낭당 같은 것이 있습니다.

뭬가 그렇게 빌고 싶은 게 많았을까요?

건강, 부자, 대를 잇는 후손, 출세 등이 아마도 대부분이 아닐까요?

이렇게 빌면 반얀트리가 무얼 도와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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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옛 마을을 돌아봅니다.

학교 자리입니다.

원래는 이렇게 돌로 담을 쌓고 학교를 지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담장은 그대로 남겨놓고 학교 교사는 신식건물로 지었습니다.

그 돌로 쌓은 담장에는 옛날 드나들었던 문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참 예쁘게 잘 쌓았습니다.

이런 담장은 허물어지지 않고 오래도록 보존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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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양반 2011.03.06 12:33  
제가 국민학교 다닐때,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길에 아주 오래된 나무가 있었습니다. 어느날 다시 돌아와보니, 그 나무는 없어지고 길이 되어 있더군요.
과연 발전을 하는게 좋은것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그게 아직도 남아 있으면, 이렇게 여기저기 사진찍여서 전 세계를 다닐수 있지 않았을까..
佳人1 2011.03.07 08:34  
개발과 보존의 문제는 결정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직접 연관없는 사람은 무조건 보존하라고 할 것이고...
불편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은 편한 것을 추구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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